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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완씨는 내게

 

“제가 이 연애를 온전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서 노력해야 할까요?”

 

라고 말했는데, 사실 이 사연에서 노력해야 할 사람은 동완씨의 여자친구이지 동완씨가 아니다. 굳이 ‘동완씨가 해야 할 노력’에 대해 말하자면

 

-그간 ‘노력’이라 생각하며 동완씨 혼자 했던 것들을, 이젠 여자친구도 당연히 분담하도록 노력.

 

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서 보기에 현재 동완씨가 하고 있는 건 머슴살이에 가까워 보이며, 동완씨의 여자친구가 요구하는 건 “입장을 바꿔서, 너라면 할 수 있겠어? 너는 나에게 그래 줄 거야?”라고 묻는다면 그녀는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볼 것 같은 불공평한 일이니 말이다.

 

나름 열심히 여친에게 헌신했는데, 이젠 이별 얘기가 나오네요.

 

 

또 동완씨는 내게

 

“제게 이 관계를 유지할 역량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도 했는데, 보통의 연애를 함에 있어 동완씨의 역량은 이미 충분하다. 동완씨가 그간 이 연애를 버텨온 걸 보면, 동완씨에겐 보통 사람의 1.7배 정도 되는 이해와 헌신이 있으며, 누가 봐도 불공평할 이 관계를 두고도 여전히 ‘노력’을 해서 극복하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애가 어렵고 힘이 든 건, ‘보통의 연애’에 비해 관계가 상당히 많이 기울어져 있으며, 동완씨가 한 그간의 ‘노력’이라는 게 상대의 기대와 욕심만 살찌게 만들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동완씨는 첫 연애인 까닭에 어떻게든 이 관계를 지키고 싶어하며, 죽지 않을 정도라면 어떤 노력이든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같은데, 이 관계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당연히, 그녀와 헤어질 수 있다. 헤어진다고 모든 게 끝장나는 건 아니다. 그녀와 헤어져도 내 삶은 남아 있으며, 즐거움보다 고난이 크다면 이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는 거다.

 

라는 마음을 먹는 거다.

 

지금까지 둘의 관계가 유지되었던 건, 동완씨가 헤어짐은 아예 고려대상에 넣지 않은 채 어떤 상황에서든 여자친구의 기분을 풀어주려 이해와 헌신과 양보를 했기 때문이지 않은가. 동완씨는 연애 중 자신이 억울하거나 기분 나쁜 일을 겪어도 감정대립을 종료하기 위해 결국은 자신이 사과를 해야 했으며, 여친의 ‘나는 되지만 너는 안 되는’ 일도 참고 견뎌왔다. 동완씨는 그게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던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점점 그건 여자친구에게 ‘당연한 일’이 되었으며, 그녀의 요구 역시 계속 늘어 동완씨가 감당하기 벅찬 일이 되고 말았다.

 

 

헤어질 수 있다는 마음을 먹는 게 해결책의 전부는 아니다. 그런 마음을 먹어야 하는 건 동완씨의 ‘이별은 전혀 고려하지 않기에, 여자친구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묵묵히 견디며 뒤치다꺼리만 하게 되는 모습’을 좀 교정하며 무엇보다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기 위한 거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 방법들로 난

 

-갈등 상황이 벌어졌을 때, 내 감정과 생각 얘기하기.

-‘그렇게 안 한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님’을 말하기.

-다툼 시, 상대의 투명인간 취급이 내겐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얘기하기.

-평소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걸 말하는 것처럼, 나도 내가 원하는 걸 말해보기.

 

등을 권하고 싶다.

 

위에서 ‘말하기, 얘기하기’가 세 개나 등장하는 건, 동완씨의 행동 패턴이

 

여친이 하는 말 듣기 -> 혼자 판단하기 -> 사과와 함께 결과를 말하기(또는 행하기)

 

이기 때문이다. ‘함께 논의하고 생각하기’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까. 경영이라고 치면, 무슨 목표를 함께 어떻게 이끌어갈지 토의하는 시간이 없이, 그냥 ‘불만카드’같은 것만 받아 다 고치겠다고 말하는 식으로 끌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니 카드만 써서 내면 어쨌든 다 들어주는 것에 상대는 익숙해지게 되고, 이쪽은 곤란하다거나 부담이 된다는 얘기도 없이 자기 뼈를 깎아내면서까지 들어주려는 노력만 하니 필연적으로 어렵고 지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걸 말해보기’를 권한 건, 동완씨의 경우 평소 상대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려고만 하다가, 축적된 불만을 나중에 갈등이 벌어진 후에나 말하기 때문이다. 이건 아홉 번 잘하다가 한 번 못해서 이전의 호의와 헌신을 전부 빛바래게 만드는 최악의 방법이니, 다 맞춰주려는 노력만 하지 말고 동완씨가 원하는 것들도(또는 불편한 것이나 부담이 되는 것들도) 말해봤으면 한다.

 

특히 생활에 지장을 겪으면서까지 상대의 말도 안 되는 요구와 애정능력시험에 응하려는 것은, 상대를 괴물로 동완씨를 노예로 만드는 일일 뿐이니, 뒤쫓아가며 다 들어주려 하지 말고 옆에 서서 나란히 걸었으면 한다. 상대를 모시기만 하며 자신은 아무렇게나 취급당해도 되는 것처럼 굴면, 결국 상대도 이쪽을 아무렇게나 취급할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라며, 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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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도2018.11.09 08: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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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입니다

푸휴푸퓨2018.11.09 09: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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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에 많이 올라오네요! 잘 읽겠습니다 무한님:D

아파트담보2018.11.09 1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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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그러면서 배우는 거죠 ㅋㅋ . 여자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요?

밀크티2018.11.09 10: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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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갑을 관계가 뚜렷한 사연을 보면 연애에도 권력다툼이 있는것 같아요. 노오력만 한다고 없는마음이 생기는게 아닌데... 참 어렵네요

김앨빈2018.11.09 11: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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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분 파이팅 입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무한님

히힛2018.11.09 12: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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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가 잘못됐는지 알고 싶으시면.

한 사람에게 연락 받으면서 모든 말에 대답을 해 줘 보세요. 무슨 말을 해도 기분나쁜소리 안 하고 참고 지내면 아침부터 춥다 졸리다 피곤하다 배고프다 퇴근하고싶다 오늘은 평소보다 똥을 많이 쌌다 이딴얘기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내 말은 안 듣습니다. 아무런 의미없는 하소연만 지속됩니다. 모든 말의 끝이 배고프다 피곤하다 퇴근하고싶다로 끝이 납니다.

그러고 퇴근하면 연락이 끊어지죠.
그리고 다음날 아침 출근하면서 저 짓을 시작합니다.

저걸 대답을 안 하면 다음날 아침 출근할때 왜 대답을 안 하느냐는 말같지도 않은 연락이 옵니다.

좋게좋게 배고프다 피곤하다 이런 의미없는 소리 하지 말라하면 한 이틀정도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연락와서 똑같은 짓을 합니다. 이미 존중을 잃은거죠.

저 상황에서 저걸 고치려면 정색을 하면서 말을 하거나 찾아가서 때려야 합니다. 연락을 끊을 생각은 당연히 해야죠. 존중을 잃게 하지 마세요. 관계에는 항상 긴장이 있어야 합니다. 이 관계에 내가 목을 매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지 못하게 해야합니다.

사연자분 파이팅입니다.

ㅇㅇ2018.11.09 14: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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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서 때려야한다니 생각하는 수준 참 ㅋㅋ 아무리 그래도 때린다고 없던 존중이 생기는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옵니까? 애들 때리는 학교 선생이나 가정폭력 범죄자들이 존중받는 세상에 사시는듯 ㅋㅋㅋ

히힛2018.11.09 14: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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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가정폭력 운운하면 글 내용 자체를 이해를 못하시는거 같은데요?

이제 좋은 말로는 고칠수가 없다는 비유입니다만.

1112018.11.11 17: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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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서 때려야 한다니 ㅋㅋㅋ 어떤말로도 고칠수없다는 비유라니 ㅋㅋ 웃고갑니다

하늘2018.11.12 08: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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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연애가 뭔지모르시나봐요. 일부러 지루한 내용으로 일상공유하면서 뭘 시험하라는건지 모르겠네요. 억지로 시비걸고 그게 존중을 잃은 거라니. 게다가 정중한말투로 찾아가서 때리라니 맥락이 완전 뒤틀렸어요.

모바일 정보창고2018.11.09 14: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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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

앙스모멍2018.11.09 15: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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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너무 어려워요...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ui2018.11.09 16: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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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않는 게 목표가 되면 안 될 듯...

Ace2018.11.10 14: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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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호진셋(호구와 진상은 세트)..

진상들은 어떻게 항상 호구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고 낚아채는 걸까요.

호구들은 호구끼리 만나야 행복한 것 같아요. 내가 잘 해 주면 자기가 뭘 받은 줄 알고 고마워 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죠. 대부분의 사람은 가만 있으면 가마니인 줄 알고 잘 해 주면 호구인 줄 아니..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고, 존중도 받아 본 사람이나 존중받게 행동할 줄 알게 되는 것 같아서 조금 안타까워요.

002018.11.10 22: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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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
지배하고 싶은자가 있고,
지배받고 싶은자가 있으니까요.
SM이 한세트이듯이....

피안2018.11.10 20: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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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ㅎㅎ

만두리아2018.11.12 06: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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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글을 좋아하는 팬이에요. 사실 저는 연애 상담 글은 읽지 않고 무한님 취미 생활 글이나 작가로 살기 등 무한님이 직접 정한 주제에 따라 쓰는 글을 좋아해서 찾아와 읽는데.. 요즘은 그런 글을 통 올리지 않으시네요.. 바쁘신가요? ㅜㅜ 보고서 블로그에도 통 업뎃이 안 되고.. 무한님이 하는 무한님 이야기들이 고픈 팬입니다. 글 좀 써주세요 ^^

흰둥이2018.11.12 12: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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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연도 잘읽었습니다
잘해보려고 사랑해주려고 힘 닿는 데까지 닿아보려는 마음 조금 알거같아요 마음이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어요

AtoZ2018.11.12 21: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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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잘 안되지? 내가 도대체 뭘 잘못한 걸까?" 첫 연애라 최선을 다하려 하고, 잘해주려다 보니까 상대가 선을 넘었음에도 이쪽이 더 노력을 하는 상황이 되었나봐요. 서로 같은 마음이면 참 좋을 텐데 상대의 호의에 감사할 줄을 모르고 그걸 나의 권리로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이 참 안타깝네요.

희서니2018.11.13 03: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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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ㅠㅠ 글 잘읽고갑니다.

리세2018.11.13 16: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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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글인줄 알았네요... 저는 27살 진지한 교제는 3번했는데 전부 이런 흐름이 되더라고요. 을의 연애라고 해야되나. 상대는 처음엔 감동하고 좋아하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난 돼 넌 안 돼 식으로 나오고 저는 점점 지치고... 그러다 이별. 세상에 이런 여성분들 뿐인건지, 저라는 사람이 맞는 상대를 잘 못찾는건지.. 힘들고 만나기 겁이 나요. 헤어질 때쯤 되면 저는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상처를 받거든요

피스2018.11.15 16: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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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워요 ㅠㅠ 세상엔 그런 여자분만 있진 않습니다. 연애 시작하는 패턴을 바꿔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상처를 받았다 하시니 안쓰럽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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