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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만족스러운 뷔페에 가보신 적 있습니까? 이건 제가 먹는 것에 욕심이 많아 그런 것일 수 있는데, 전 어느 뷔페를 가든 꼭 하나씩 아쉬운 게 있었습니다.

 

-여긴 장어가 없네.

-먹을만한 게 육회인데, 육회가 너무 짜.

-식혜가 없다니, 이거 실환가?

-소갈비 말고 스테이크!

-회가 없는 뷔페가 어떻게 뷔페야.

 

4인 가족이 외식할 수 있을 정도의 비용이 한사람 분의 식삿값인 뷔페에 가도,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은 늘 존재합니다. 물론 그걸 경험하곤 그보다 훨씬 저렴한 뷔페에 다시 가면, 이전의 그 뷔페가 얼마나 훌륭했는지를 뒤늦게 깨닫지만 말입니다.

 

‘내가 그땐 미쳐서, 두 종류의 스테이크와 양갈비도 나오고, 회도 직접 썰어주며, 대게까지 주는 곳에 가서도 불평을 했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겁니다.

 

대화가 안 되는 남자친구, 계속 이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뷔페에 대한 저런 제 마음이, 연애 중인 커플부대원들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나곤 합니다. 상대의 단점에만 너무 골몰한 까닭에 누굴 만나도 꼭 불만이 생기고 만다거나, 그 불만을 이유로 헤어진 후에야 구관이 명관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거나 하는 거랄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 번 사귀었으면 무조건 헤어짐 없이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 유명한 뷔페라고 해도, 내 입맛에 맞는 게 없으면 굳이 또 갈 이유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음식은 훌륭하지만 웨이팅이 늘 1시간 이상이라거나, 뭘 얼마나 떠가나 눈치 주고 티 낸다거나, 아니면 인테리어만 그럴듯하고 안엔 회도, 장어도, 스테이크도, 심지어 그 흔한 치킨도 없으면 또 갈 필요는 없는 것이고 말입니다.

 

이게 참 점수를 매겨 몇 점 이하면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 애매하긴 한데, 그래서 전 다른 건 몰라도 ‘존중과 책임감’의 측면은 꼭 보라고 입이 닳도록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게 된다면 아주 엉망이 아닌 이상 조율이 가능하며, 이쪽에게 바가지만 씌울 생각이 아니라 어쨌든 만족스러운 메뉴 구성에 최소한 신경은 쓰겠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말한 후에도 여전히 애매함이 남아 있게 되는 게, 상대의 ‘존중과 책임감’만 보려 하고 이쪽의 그것은 별로 고려하지 않으면 역시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이번 사연만 하더라도, 여자는 남자에게

 

-난 네가 진취적이며 계획성 있게 사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공부하거나 책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이 만남에 비전이 있는 건지 솔직히 고민된다.

 

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뭐, 할 수 있는 말이긴 한데, 반면 상대가 지적한 이쪽의 단점에 대해서는 이쪽은 그걸 ‘상처’라고 표현하는 괴상한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쪽이 일부러 좀 미루고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 상대가 지적하자

 

-난 원래 건망증이 좀 심한 편이다. 그래서 잊고 있었던 거지, 신경 쓰고 있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런데 가장 가까운 사람인 네가 내 아픈 부분을 지적하니, 난 상처 받았다.

 

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런 식이라면, 상대로서도 점점 존중과 책임감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상대는 혼나고 지적받아도 괜찮은 사람이며, 반대가 될 경우 ‘어떻게 나에게? 내 아픈 부분을?’ 의 반응이 나온다면, 결국 상대의 “됐고, 나 안 해.”가 등장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래서 이 사연이, 참 어렵습니다. 상대의 단점을 지적한 것만 보면 그냥 헤어지는 게 가장 빠르고 쉬운 해결책이긴 한데, 그렇다고 그냥 잘라버리고 말 게 아니라

 

-10중 8은 좋고 2의 문제가 있는 건데, 그걸 확대한 건 아닌지?

-이쪽이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나중에 폭발해서 상대도 맞대응한 건 아닌지?

-불공평한 잣대로 상대를 지적해 상대도 화를 낸 것은 아닌지?

-몇 가지 지점에서 그냥 포기를 하곤, 다른 몇 가지에 더 기대를 건 건 아닌지?

 

등을 살펴볼 필요도 있기 때문입니다. 쌍방과실로 맞게 되는 이별 중 특히 이 사연은

 

-여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연애와 현실의 연애를 비교함.

-남자는 그 지점에 대해 억울함을 말해야 하는데, 다혈질이라 화를 냄.

-여자는 자기 변호만 하고, 남자는 그걸 논리적으로만 반박해서 대화가 어려워짐.

 

이라는 지점들이 얽혀있기에, 이걸 뭐 하나하나 물어가며 ‘누가 먼저 잘못했나’를 따지기도 좀 그렇고, 신청서에 ‘싸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이야기’들은 각색해 달라고 한 까닭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좀 어렵습니다.

 

상대는 뷔페를 준비하는 쪽이며 이쪽은 소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같이 메뉴를 정해가며 뷔페를 운영하는 중이라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다며 불평만 할 게 아니라 그 가격대에서 최선인 것을 함께 찾을 수 있는 것이며, 요구를 다 맞추는 게 말처럼 그렇게 쉽진 않다는 걸 함께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하나 둘 포기하고 실망해가며 혼자 점점 마음 정리해 결국 이별이란 선택지밖에 안 남는 상황을 만들기보다는, 상대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 모자라거나 상처 받는 부분이 있으며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알지만 못 하는 부분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하며, 또 상대의 단점만 상대인 게 아니라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도 전부 상대라는 것까지도 다시 한번 떠올려 보며, 그렇게 조율해 보다 안 되면 그때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지금까지는 둘 사이의 갈등이 완전히 곪아 더는 못 버틸 때가 되어서야 울며 화를 낸 것과 같으니, 이제는 나라는 사람의 마음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연습이라도 해본다는 생각으로 차분히 대화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상대가 하는 말은 쳐내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며 그렇게 말했는데 상대가 물러서 주지 않으면 ‘대화가 불가능’한 거라 생각하지 마시고, 상대가 하는 말을 최대한 이해해 보려 애쓰며 대화해 보셨으면 합니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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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과 좋아요, 댓글을 남겨주신 분은 곧 뷔페에 가실 겁니다.(응?)

ㅅㄹ2018.11.19 20: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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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상담은 해야겠으나 신상보호를 위해 각색을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무한님이 날이 갈수록 비유의 신이 되어가고 계신거였군요.....

ui2018.11.20 21: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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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b

우앗2018.11.19 20: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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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히힛2018.11.19 20: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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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장미2018.11.19 20: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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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과 책임감 두번세번 중요해요

뷔페는 뷔페파크

우앗2018.11.19 21: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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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아니군요ㅠ 댓글을 남기는 건 아니지만
즐겁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무한님의 방식이 좋아서 늘 들어와 읽고 있습니다!

금홍2018.11.19 21: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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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소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같이 메뉴를 정해가며 뷔페를 운영" 요 문장 좋다ㅎㅎ 모든 음식이 골고루 완벽하진 않아도 서로 엄청엄청 좋아하는 음식이 있을테니.. 특색있는 뷔페로 같이 구성하면 좋을듯.ㅎ
뷔...뷔페 가고싶어서 댓글 썼어요^----^

Amy2018.11.19 21: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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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읽었었습니다 무한님!!연달아 올려주시니 너무좋아요!!^ㅁ^!!

플라썸2018.11.19 22: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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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뷔페 vs 수제포도주
후자 선택했는데여 뷔페가 다시 내 손에 돌아오길 바라며...

사실 이쯤되면 대화는 대화가 못되는 경우가 더 많을 거라고 보거든요 왜냐면 속이 둘 다 엄청 쫍아져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먼저 인내하고 베푸느냐가 열쇠인데 내가 왜? 먼저?? 더??? 내가 왜!!
쌓인 게이지가 쓰려 자물쇠만 꿈쩍않기 때문이다... 소모적인 연애 해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ㅋㅋㅋ

그런데 무서운 것은, 여기서 내가 먼저 손을 내밀면
좋아지느냐?에 대한 함정이죠
이걸 거듭해서 실패하면 갈등이, 상처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넘어서 사람이 지쳐버릴 수 있다 보거든요
애초에 잘못한 주체가 쌍방이냐 내탓이냐 네탓이냐도 내가 얼마든지 왜곡해서 인지할 수 있는 부분(가령 무한님 가정과는 반대로-이 사연을 가리켜 하는 말은 아니고 그저 반대의 예-
실은 쟤탓인데. 아냐 쌍방이겠지!하며 혹은 내가 더 잘하면 될거야!하며 합리화 이쪽으로 하는 사람도 있죠~)

뭐가됐든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까지 타인에게 애쓰지는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
'우리 관계에서 노력하고싶은 마음이 있다. 이건 상대에게 마음이 있어서 / 그리고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또 결국에 이 연애가 잘 안 돼도, 상처받은 적 없는 사람처럼 또 사랑할 자신이 있어!' 이 선까지. ㅎㅎ

Ace2018.11.19 22: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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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단에선 '앗, 나인가..!!' 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뒤로 갈수록 피곤.. OTL

혹시 두 분 다 커뮤니케이션이 서툰 건 아니세요? 저희 부모님도 좀 그러신 편인데, 한 사람이 웃자고 농담하면 상대방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화내고 정작 부당하게 갈궜을 때는 가만 있다 이상한 포인트에서 또 혼자 뻥 터지고 총체적 노답.. '남자가 다혈질' '여자는 자기 변호만 함' '남자는 논리적으로만 반박함' 읽다 보니 그런 총체적 노답 상황이 떠오르네요.

8가지가 다 맞아도 한두 가지는 안 맞는 게 있을 수밖에 없는 법인데, 안 맞는 게 있을 때마다 그런 식으로 소통하면 엄청 피곤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좀 더 원만하게 갈등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실 수 있기를!!

FR2018.11.19 22: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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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은 매뉴얼이네요! 무한님 글은 항상 좋지만 오늘 글은 특히나 소중하네요

john amyer2018.11.19 22: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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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생각이 다 다르지요.
그런데 내가 옳고 상대가 틀렸다고 생각하니까
갈등이 생깁니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나머지 부족한 면을 보충한다 라고
생각해 보셨음 해요.
글쓴이 먼저 상대를 이해하고 믿어주는
진정한 연인이 되어보셔요!
화이팅 입니다🤞

1763662018.11.20 02: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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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음에 안드는게 한두개 정도 있고 나머지는 괜찮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잘 맞는 편입니다.

가족하고도 부딪히는 부분이 있는데 하물며 남하고 얼마나 쿵짝이 맞을까요.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사람에게 아쉽다 이거 조금만.. 하면서 사는것보다는 감사하면서 사는게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겁니다

ㅇㅇ2018.11.20 14: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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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하게 손 맞잡고 하는게 연애인데 혼자 심사관 면접관되면 굉장히 피곤해집니다

피안2018.11.20 14: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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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페가고 싶어서 남기는건 아닙니다 ㅎㅎ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물방울2018.11.20 2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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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남남이 만나서 하는 거니 서로 다를 수밖에요.
콩깎지가 씌여져 있을 때는 그 다름이 매력적으로 보이다가
벗겨져갈 때쯤 다름이 크게 다가오는 거겠죠.
문제는 다름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는 것!
다름을 조율해서 화합해가느냐?
다름을 크게 키워서 서로 엇나가느냐?
이것도 결국 내 선택이겠죠.
그래도 엇나가는 것보다 화합해가는 능력이 성숙해보이기는 합디다.

희서니2018.11.22 20: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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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연애가 아니라도 친구사이에서도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존중과 책임 그리고 나에 대한 고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연자2018.11.24 02: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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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헤어진 뒤지만, 여러 번 다시 읽으며, 생각하게 되네요.
그의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의 이별이 상대의 잘못만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따지려드는 여자와, 대화에 서툴러 욱하고 마는 남자.
그 간극이 좁혀지지 못하고, 결국 갈라지게 된 것이겠지요..

사실 전, 저의 사연이
상대가 뷔페를 준비하는 사람이고, 제가 소비자처럼 비춰질 줄 사실은 몰랐습니다.
여러 번의 갈등 과정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대화를 시도한 것은 항상 저였기에 오히려 제가 이 연애를 조금 더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제가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런 대화 없이도 저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에겐, 대화를 시도하려는 것 조차 그를 평가하는 것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제가 조금 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가 조금 더 솔직했다면 우리 연애가 더 이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욱하는 상대에게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어 내 마음을 풀어 이야기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평소엔 한없이 다정한 그가 돌변해서 욱하는 모습을 마주하는게 여전히 무섭습니다.
최대한 그의 입장도 함께 고려하면서 신청서를 썼고, 무한님의 이야기를 보며 다시 한 번 그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이것은 저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그에게 존중과 책임감이 없었는가에 대해서는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들지만, 저에게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알기에.. 다음 연애에선 조금 더 잘해야겠지요...ㅎ

AtoZ2018.11.24 09: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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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욱한 것이 그 사람의 문제인지, 나의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지가 궁금해지는 댓글이네요. 대화를 하면서 상대를 화나게 만든다면 그게 대화를 시도하거나 리드하는 거라고 할 수 있는지도요. 그건 그냥 '내' 입장을 피력하고 상대가 나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려는 게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연애를 하면서 이해받고 싶어서 화가 나고 내가 이해하기는 싫은 상황을 겪어봤거든요. 저는 남친이 매번 섭섭해 했는데 내가 이해하는 쪽으로 마음을 내려고 하니 억울한 느낌이 들고 참 쉽지 않더군요. 상대가 화나 있을 때 나의 입장을 차분하게 설명하고, 상대 마음도 조곤조곤 풀어주면 상대방도 이해를 하게 되죠. 그런데 한두번은 그렇게 풀어도 그게 반복되면 화난 상대를 또 이쪽에서 풀어줘야 하는 게 참 피곤하고 지치더라고요.

아마 상대도 같을 거예요. 그래서 대화가 서툰 게 문제가 아니라 서로 그 마음을 내지 못한 게 문제가 아니었나 해서요. 언변이 능한 남자와 밤새 대화하는 건 또 그것대로 힘든 거거든요.. 이해할 마음 없이 밤새 얘기해봐야 끝장 토론인 거죠.. 불화만 더 생기는 거죠.

내가 상대에게 그래주길 바라듯이 나를 내려놓고 상대를 이해하며 화를 풀려고 할 때는 화가 풀리지만 어느 시점에서 내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차분하게 풀거나 "우리"로서 생각하는 걸 내려놓고 상대를 판단하고 분석하면서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간다면 상대도 더욱 방어적으로 될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갈등이 생겼을 때 이쪽만 계속해서 이해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입장이었다면 더 지속하기 힘들만큼 피곤해지는 것도 이해는 가요.

그런데 무한님 글에서 남친에게 했던 말을 보니 그 사람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무한님은 뭐 할 수도 있는 말이라 했지만 저는 애인이 저한테 그런 말을 하면 못 참을 것 같아요. 누구한테 들어도 너무 싫고 무례하게 느껴지는 말이지만 특히나 애인은 누구보다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화난 모습은 누구나 무섭죠. 욱한 모습 뒤에는 상처받은 마음이 있어요.

어휴..2018.11.28 20: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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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저런 관계를 유지하다 헤어졌습니다
평가당하는 쪽이 저였고 남자친구는 그 반대였어요
남자친구는 절 위한답시고 상처주는 말들을 했고
더이상 힘들어서 헤어지자 하면 남자 쪽에서 먼저 잡고 더 노력해보자고 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나면 항상 어떤게 서운했고 어떤게 부족했다는 말만..
울어도 보고 내 장점들 좀 봐달라고 부탁도 해봐도 안되고
나는 그 사람한테 불만 조금만 얘기해도 이래서 그랬다 이해해달라 내가 잘하는 거 알지 않냐 그러고
내 사정은 하나도 안봐주면서 자기는 그렇게 이해를 받고자 하는지..
그 사람이 나한테 하는 행동 그대로 했으면 진작에 헤어졌을거에요 나라고 그 사람이 100% 마음에 들어서 가만히 있는게 아닌데 그 사람은 그걸 모르더군요
결국 내 연애관 다 내려놓고 8 만큼 맞췄더니 나머지 2가 부족하다며 생각할 시간 갖자고 하길래 너무 지쳐서 이젠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고 하곤 헤어지자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그 사람은 날 그만큼 좋아한거같아요
더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안 그러겠죠
정신도 마음도 피폐해져서 회복중입니다..
좋았던 순간들 떠올리면 후회스럽다가도 내 자존심 팍팍 뭉겠던 그 사람이 했던 말들 생각하면 다신 돌아가고 싶지 않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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