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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대필과 수정을 맡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당시 수능을 마치고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에 열을 올리던 몇몇 친구들 것을 대필해 줬는데, 그 소개서를 본 이과 어느 반의 선생님이 아예 학교 독서실에 앉혀놓고 자기 반 아이들의 자기소개서를 담당하게 했다.

기본적으로 '인터뷰'를 한 뒤, 필요한 내용만을 뽑아 작성하는 방법을 썼다. 소개팅 자리에서 솔로부대원들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 것 처럼, 소개서를 앞에 두고 그 여백을 채우는 것은 카오스(창세 이전의 혼돈)상태로 만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다보면 의식하지 못했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오르며 여백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이야기가 쏟아진다. 당시 학교에서 모든 남학생들의 구애를 받았던 여학생과 인터뷰를 할 때에는 장난을 좀 치기도 했다. 

무한 - 남자친구를 사귄 적은?

퀸카 - 그런 것도... 들어가나?

무한 - 안 들어가도 기본적인건 다 알아야 하는거야.

퀸카 - 아... 두 번

무한 - 티셔츠 사이즈는?

퀸카 - 티셔츠 사이즈는 왜?

무한 - 학업 계획을 세우려면 자신을 먼저 알아야지! (응?)

퀸카 - 그런가;; 구십....



물론, 장난만 친 것은 아니다. 그녀가 자기소개서에 쓸 생각도 못했던 일들을 끄집어내 뼈대에 붙이기도 하고, 그닥 괜춘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빼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대학, 대학교들과 자기소개서 100%로 신입생을 뽑던 사이버대학까지 애들을 합격시키니 뿌듯했다. 그리고 다음 입시에서는 그네들의 동생들 소개서를 쓰기도 하고, 낯모르는 이들의 소개서를 쓰며 담배값을 벌었다.

소개서를 대필해주는 업체가 있기도 하지만, 업체의 단점은 문제은행식으로 많은 문장 들 중 필요한 것을 가져다가 끼워맞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비슷비슷한 소개서가 나오게 되고, 팜플렛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의 소개서를 제출하게 된다. 쉽게 말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단 얘기다.

지금은 종종 입사를 위해 부탁하는 친구들의 소개서만 읽고 느낀점을 이야기 해 주는 정도로 소개서와 바이바이 한 상태지만, 노멀로그의 수험생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서 매뉴얼을 작성하기로 했다. 이전 글에서 밝힌 '선물' 이 바로 이 매뉴얼이다. 수능시험을 앞두고도 노멀로그를 방문하며 애정을 보여준 그대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한다.


매뉴얼의 슬로건은 '쓸 수 있게 하자' 다. 남들 다 하는 얘기처럼 '개성있게'나 '간단하지만 구체적으로' 또는 '진솔하게' 등등의 이야기를 늘어 놓지는 않을 생각이다. 나도 참고를 위해 자기소개서에 관련된 책들을 읽어봤지만 그 책들을 읽고 바로 소개서를 쓰기엔 무리가 따른다. 글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노인과 바다>를 분석해서 설명한 뒤 소설을 쓰라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가. 이제부터 시작할 소개서의 매뉴얼은 '꼼수'도 포함이 되고, 우리끼리의 얘기지만 '오버'가 좀 섞일 수도 있다. 없는 말을 지어서 쓰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하마의 머리를 보여줄 것인지, 발을 보여줄 것인지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이런 소개서를 쓰고 싶은가? (출처 - 엔사이버)



우리의 목적은 증명사진 같은 소개서가 아니다.


무엇을 보여줄지는 당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출처 - 네셔널지오그래픽)



다음 회부터 본격적인 매뉴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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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서온여자2009.11.18 09: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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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법이지요.
만약을 대비해 저도 열심히 배워두겠습니다. ^ㅡ^

별일없이산다~2009.11.18 1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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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멀로그 주제 다양해요ㅎㅎ
자소서 써본적이 없어서 창작의 고통을 모르지만
친구들보면 참 고생하더라구요
친구한테 소개시켜주고 싶네ㅋㅋ

Sonagi™2009.11.18 1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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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기대되는 ~
유후~ 무한님

푸레2009.11.18 10: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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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완전 기대 기대 +.+

이거슨미지수2009.11.18 10: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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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도써도 힘든게 자소사라능 +_=

캬아 ㅠㅠ
저도 열심히 답습 해야 겠습니당.

sAviOr2009.11.18 1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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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기대가 됩니다!!

2009.11.18 11: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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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무한님은 정말 능력자시군요!+_+

깡이2009.11.18 11: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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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선플..
밥 먹고 오겠슴..;;;

오오... 이거 아주 도움 되는 메뉴얼이겠는데요?^^

불타는곰팅이2009.11.18 1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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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겠네요 ㅋㅋㅋ
전 아직 멀었지만(응?)

맹지~2009.11.18 13: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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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매번 상황이 되어도 당황한 질문..

자네 5년 뒤엔 뭘 할 건가? 라든지

10년뒤에도 지금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겠나?

아오 ..머리야..

비록 연애 매뉴얼은 아니지만..2009.11.18 13: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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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위 안에 리플을 달게 되네요. 한때 김성모 작가가 "만화공장"이라고 불렸는데 무한님은 "글공장" 쯤 되는 거 같에요 어떻게 이렇게 글들이 쉼없이 쏟아져 나오시는지...다른 일도 하시면서;;; 글쓰기를 얼마나 사랑하면 이정도가 가능한지 저로써는 짐작도 안되네요.
노멀로그 팬으로 그냥 덧) 슬램덩크 매냐를 위한 포스팅은 혹시 계획없으신가요?ㅋㅋ

가짜몽상가2009.11.18 20: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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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름 수험생들을 위한 선물 차원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옆자리로 옮겼어요ㅜ

넒은 아량으로 아이피 차단은 풀어주세용~

그리안2009.12.16 17: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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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한님~ 대단하쉽니다~

2010.02.07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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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그것은 엄마미소2010.10.22 04: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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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저 하마! 대박입니다 ㅎㅎ

résidence pour ainés anjou2012.06.19 21: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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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좋은 소식입니다. 나는 많은 방문객이 아주 유용합니다 확신합니다.

Graviditetstøj2012.07.24 16: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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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하고 품위 포스트. 내가 정확하게 찾고 있었는지까지로,이 정도 정보를 발견. 이러한 게시물 주셔서 감사하고 그것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Dametøj2012.07.26 16: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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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씽2012.08.22 21: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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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쓰는 게 늘 막막했는데.. 저에게 정말 유용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무한님 짱@

페페코카2013.02.04 23: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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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만 봐도 막 읽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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