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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디15

저는 왜 이상한 남자들만 만나게 되는 거죠? 외 4편 연말이라 그런지,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는데 본인만 외로운 것 같아 위축된다는 이야기를 하신 분들이 있다. 난 그분들에게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을 해보시길 권해주고 싶다. 나도 요즘 괜히 떡집에 들어가 떡을 산다든지, 내 돈 주고는 절대 사먹지 않을 것 같은 콩나물 국밥을 사먹어 본다든지, 평생 탈 일 없을 것 같은 오토바이 매장에 들어가 오토바이를 구경한다든지, 인도나 아랍 음악을 들어본다든지 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다. 물론 '이게 왜 내 취향이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군….'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긴 하지만, 나쁘지 않다. 대화의 소재로 삼을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만났을 때에도 최근의 경험을 꺼내며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2015. 12. 28.
장거리 연애도 이겨냈는데 결국 헤어졌어요. 뭐가 더 힘들고 안 힘들고를 이야기하는 게 좀 이상할 순 있겠습니다만, 우리끼리니까 툭 터놓고 말하자면 '장거리 연애' 중에서도 그 힘듦의 정도가 좀 덜할 수 있는 상황이 있습니다. - 상대가 나를 더 좋아할 때. - 상대만 멀리 간 게 아니라 나도 멀리 갔을 때. - 내가 연애에 할애하는 마음이 적은 상황일 때. 예컨대, 제가 현재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는 중이고 제 친한 친구는 미국에 가 있다면, 우린 종종 '언제 한 잔 하냐'라는 대화는 나누겠지만, 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까닭에 또 나름 알아서 잘 살아가지 않겠습니까? 친구가 내년 7월이나 되어야 한국에 들어온다고 해도, 제가 오매불망 그를 그리워하기보다는 '때 되면 오겠지'하는 생각으로 지낼 수 있는 것이고 말입니다. 친구와 연인은 그 경우가 다.. 2015. 12. 19.
'연인의 의무'를 말하다 매번 헤어지는 여자 외 1편 '연인의 의무'를 말하다 매번 헤어지는 여자 외 1편 어제 비가 그치고 혹 무지개가 뜰까 해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안타깝게도 기다리는 동안 무지개는 뜨지 않았다. 지난주엔가 쌍무지개가 떴을 때, 집까지 달려가 카메라를 가져오는 동안 무지개 하나는 사라지고 다른 하나는 희미해져 버린 까닭에, 이번에는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가 찍으려고 했는데 무지개가 나타나질 않았다. 저번에 찍어둔 무지개 사진을 일단 한 장 투척할까 한다. 오늘부터 며칠간 또 비가 왔다 그쳤다 하는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니, 독자 분들께서는 비가 막 쏟아지다 잠깐 그쳤을 때, 하늘에 무지개가 떴나 안 떴나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란다. 별 거 아니지만 보고 나면 기분이 참 좋으니 말이다. 자 그럼, 금사모 출발해 보자. 1. '연인의 의무'를 .. 2014. 8. 22.
여행지에서 만난 그녀, 물리적 거리의 한계 외 2편 여행지에서 만난 그녀, 물리적 거리의 한계 외 2편 영화 에서 장국영은 장만옥에게 부탁한다. 자신의 시계를 1분만 같이 봐 달라고. 시계의 분침이 2시 59분에서 3시로 옮겨가자, 장국영은 말한다.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당신과 나는 1분을 같이 했어. 당신 덕분에 난 그 1분을 기억할 거야. 지금부터 우리는 1분의 친구지. 이건 당신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으니까." 저걸 장국영과 장만옥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나도 기억하고 있다. 저 중독성 있는 멘트는 한 번 듣고 나면 잊히질 않는다. 감수성이 풍부한 학창시절에 저 장면을 보게 되면, 어느 사람에게건 나중에 써먹고 싶어지는 충동이 든다. 때문에 내 친구 Y군은, 꼬꼬마 시절 이성과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2014.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