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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프로젝트15

제4회 노멀로그 80일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꼬꼬마들에게 수학을 가르친 적이 있다. 수학이라고 하면 좀 거창해 보이니까 '산수'라고 하자. 아무튼 그 때 난 지식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목격했다. 산수를 잘 하는 꼬마는 새롭게 배우는 것들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은 꼬마는 '이건 또 뭔 소리야?'라는 표정을 하는 것. 방정식을 배울 때, 구구단을 완벽하게 외워 놓은 꼬마는 방정식도 무리 없이 이해했다. 그리고 그 방정식을 이용해 새로운 문제들도 어렵지 않게 풀었다. 하지만 '8x9'도 한참 생각해야 하는 다른 꼬마는, '숫자에 x를 곱한다니, 그건 또 뭔 소리?'라며 샤프로 이를 쑤셨다. 그물이다. 촘촘하게 그물을 짜 놓은 사람은 그 그물로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담지만, 대강 엉성하게 그물을 짜 놓은 사람은 모두 놓친다. 엉성하게.. 2011. 11. 20.
제3회 노멀로그 80일 프로젝트를 마치며 지구에서의 80일이 또 지났다. 개인적으로 이번 80일 프로젝트는 처참한 실패였다. 80일간 날씨도 좋았고, 시간도 많았다. 새로 이사 온 아래층의 강아지가 쉬지 않고 짖었다는 걸 빼곤 환경도 꽤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빠지기 쉬운, 바쁘니까 피곤하니까 내일부터 제대로 라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계속 미루다 보니 80일이 지나버렸다. 80일 전의 상황에서 몇 발짝 나아가지 못한 느낌이다. 여하튼 난 그랬다. 그대는 80일을 어떻게 보냈는가? 1. 운동 2. 공부 3. 생활습관 4. 연애 5. 인간관계 6. 독서 7. 돈벌이 8. 악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의 목표. 그 목표에 순위를 매기면 위와 같다. 불타는 열정을 가지고 깨알같이 목표를 적어주신 분들도 많은데, 다들.. 2011. 11. 19.
명절 지나고 헤어지는 커플들, 왜 그럴까? 친척들에게는 "저 다이어트 중입니다."라며 송편 하나 먹지 않는 비장함을 보여줘 놓고, 집에 돌아와선 정신줄 놓고 산적에 동태전을 흡입했다는 사연이 많았다. 80일 프로젝트에 '다이어트'를 목표로 한 대원들에겐 "야식의 유혹,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매우, 엄청, 늦은 겁니다."라는 얘길 해 주고 싶다. '나 열두 시쯤 잘 건데, 아직 아홉 시니까 괜찮아.'라며 먹었다간 끝장이다. 그건 그렇고, 추석과 함께 연애도 끝났다는 사연을 보낸 대원들도 많았다. 다시 솔로부대에 복귀한 걸 환영한다는 건 훼이크고, 오늘은 그 커플대원들이 왜 무사히 귀경을 못 하고 결국 이별의 차선으로 들어섰는지 함께 살펴보자. 1. 형, 왜 그래? 십여 년 전 추석, 할머니댁에서의 일이다. 다들 모여 앉아 늦은 점심식사를 마.. 2011. 9. 15.
제3회 노멀로그 80일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0. 할머니 생신 잔치를 하던 날, 할머니께서 엄마에게 말씀하셨다. "네 나이 때가 좋은 거야." 그 말을 들은 엄마는 친척누나를 가리키며, "얘 나이 때가 진짜 좋은 때지." 라고 말했고, 친척누나는 다시 날 가리키며, "내 나이가 뭐가 좋아, 얘 나이 때가 좋은 거지." 라고 말했다. 난 그 '좋은 시절'의 바통을 이어주기 위해 친척동생들을 찾았는데, 녀석들은 다 멀리 있었다. 할 수 없이 '좋은 시절'의 대표를 맡게 된 나는, 생각했다. '그래,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다 '좋은 시절'인 거구나.' 1. 올 여름, 자전거를 타고 목포까지 가려던 계획은 취소되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비가 계속 내린 까닭에 일정을 잡기가 어려웠고, 그 이후엔 너무 더웠다. 날씨가 좀 더 좋아지면, 좋아지면, 좋.. 2011.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