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지는 십삼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작가지망생이야.
중학교 일학년 때 처음으로 원태연 시집 읽고, 작가가 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삼땐가 신춘문예에 글 보내 놓고, 난 당선될 줄 알았어. 그래서 12월 31일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서 전화 대기 했는데, 신문에는 내 이름이 없더라. 원고지 80매인가 채우라는데, 에이포 용지로 세장 써서 냈으니, 읽어 봤을리도 없지.
난 서른쯤 이상문학상을 받고, 마흔이 되면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었어. 그 후 말년에는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썬텐하는 의자에 앉아 개미 더듬이 흉내를 손으로 내며 오륀지 쥬스나 빨대로 들이키고 싶었지.
물론, 염려가 없었던 건 아니야. 이상이나 김수영 윤동주가 스물 여덟 전후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천재는 요절하니까, 나도 피해갈 수 없구나, 생각을 했지. 난 지금 스물 일곱인데, 기침이 잦아. 젠장. 아직 이렇다 할 소설 한편도 못 내놨는데 말이야.
고교시절엔 백일장이나 문예공모를 휩쓸었어. 전국 팔도 다니면서 백일장에서 상도 받고, 교지에 소설 싣고 하면 여자애들이 학년 가릴 것 없이 쪽지도 주고 그랬어. 제주도에 K군 하고, 안양예고 다니는 그 여자애 하고, 정발고의 무한™, 이러면 '아, 글 좀 쓰는구나' 했단 말이야.
애들 쓰는 대회에서 상 받기는 쉬워. 이게 좀 여성스러우면서도 순수하면서도 굳은 의지가 보이며, 사물들의 경우 약간 의인와 해주면 또 심사위원들이 뻑 간단 말이야.
"리트머스 종이에 물 젖은 듯 / 파아랗게 오는 새벽 / 고운 연필을 깎아 흰 종이에 / 사각사각...."
이러면 그냥 입상은 됐다고 보면 돼. 끝나.
대학교 입학까지도 순조로웠어. 입학식 전날 만해백일장에서 입상을 하며, 창창한 20대의 시작을 알리는 듯 했으니까. 만해백일장에 대한 팁좀 달라고? 만해가 누구야. 한용운 선생님 이잖아. 스님이셨어. 그럼 불교색이 짙은 글을 쓰는 거야.
"고독한 우물가를 돌아 / 흙내 짙은 산 길을 따라 오르면 / 절의 종소리 / 그곳에 나는 반가사유상..."
그냥 게임 끝나는 거야. 난 기독교란 말이야. 만해백일장에서 "예수의 십자가와 흘린피 / 그리스도를......" 이런 글 쓰면 그냥 갔다 올 차비로 호수공원에서 소주나 한 병 마시는게 나은거야. 저런건 카톨릭 대학교에서 문예공모 하면 그때 한 번 내봐.
근데, 스물이 넘어서는 저런 글을 못쓰겠더라는 말이지. 마음속에서 '개구라쟁이 색히' 이러고 있는데, 어떻게 양심을 제껴두고 가서 저런 글을 쓰겠어. 그래서 난 솔직한 글을 썼어. 따지고 보면, 솔직한 글 쓰기가 진짜 어려운 거거든. "방귀가 잦아 똥을 싸니 / 속이 시원타" 이 글을 쓰는데 5년이 걸렸단 말이야. 그런데도 심사위원들은 인정을 안해.
작년에 천상병 예술제 가서 내가 진심으로 맛있다고 생각한 마두역 김말이 집에 대해, 결국 노점상 철거 때문에 사라진 이야기를 써 놨더니, 여지 없이 탈락이야. 우리끼리니까 얘기지만, 이건 독자들을 감동시켜야 상을 받는거야, 아니면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켜야 상을 받는 거야.
신춘문예만 봐도 그렇잖아. 그 글이 '올해 1월 1일 신문에 낼 소설' 이라고 누가 결정해? 결국 심사위원이란 말이야. 난 이제 이런 글을 써 놨으니, 앞으로 몇 년안에 등단하긴 더 어려워 질 수도 있겠다. 심사위원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지못미' 이런 말의 뜻을 그들이 알겠냐고. 그러니까 현실과 가까울 수록 더 등단은 어려워 지는 거야. 물론, 나보다 더 잘쓰는 애들이 글 속에 사회문제 녹여내고, 시대의식을 가지고 글을 쓰고 하니까 내가 떨어지겠지만, '방귀가 잦아 똥을 싸니 / 속이 시원타' 이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카타르시스를 시에서 언제 느껴볼 수 있겠냐 이거지.
천성이 게으른데다가, 귀차니즘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회사 다니는 것 만으로 벅찬거야. 그래, 나도 '동정 없는 세상' 같은거 하나 써서 문학동네 신인상도 받고, 나중에 소설 쓰면 영화화 해서 스타들도 좀 만나 보고, 교보문고 같은데서 사인회 하면서 인세 받아 취미인 낚시가 빛을 발하게 하자. 생각했는데, 이건 도대체가 십삼년이 지나도록 백지 앞에 앉으면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하고 앉아 있는 거야.
블로그에는 물 흐르듯 쓰는데, '작품을 써야지' 생각하면 더 긴장돼. 이건 단어 하나하나 생각을 해야되니 똥줄 타는거야. 카트라이더도 그렇잖아. 멀티플레이 하면 이래저래 잘 가던 길도, 타임어택 시작하면 멀쩡히 지나던 코너에서도 박고, 그렇게 되잖아. 똑 같은 거야. 결국 두바퀴를 돌아야 하는 게임에서 한바퀴째만 수천번 반복하고 다시 또 컴퓨터를 끄는 거지.
글은 쓰고 싶고, 매일같이 백지 앞에서 맘에 안드는 글을 나의 오랜친구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고 지우고 작성하고 지우다 블로그라는 걸 알게 되었어. 야, 이거 아주 흥미로워.
그래,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방문자가 그걸 보고 설치한 애드센스를 클릭하면, 그게 나한테 돈으로 입금된다 이거지. 바로 이거야. 이것만 제대로 되면, 전업 블로거가 문제가 아니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또 작품도 쓸 수 있겠구나 싶었지.
근데, 블로그로 몇백만원 번다고 한 놈 누구냐?
이건 뭐, 나가서 파지 줍는게 더 빠를 것 같어. 백날 열심히 써 놓으면 '님, 저기 오타인듯' 이런 댓글만 달리고, 이슈로 떠오른 글을 썼다치면, 'A부분은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B부분은 물타기로 보입니다.' 그래 내가 졌다. 평가할 건 다 하면서 애드센스 클릭은 한 번을 안해주는구나.
영화 리뷰를 써볼까 했더니, 석학사 학위 받으신 분들도 쓰고 계시니 명함도 못 내밀겠고, 그래, 그렇다면 TV리뷰야! 하는 생각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난 TV를 잘 안보잖아. IT는? 개발자들이 블로그를 하니 따라 갈 수도 없고, 최신제품 리뷰는 최신 제품을 써본 적이 있어야 리뷰를 하든가 하지. 음악은? 음악은 역대 계보를 잘잘 외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들이 댈 수나 있겠어? 스포츠는? 난 이번 WBC에 이승엽 나오는 줄 알고 기다렸다. 일상생활은? 일상생활을 주부들이 꽉 잡고 있잖아. 40대 주부가 바라본 아내의 유혹을 따라잡을 수 있겠어?
그럼 내가 주력해야 할 카테고리는 뭘까? 어..없어.
왜? 카툰을 연재하는 사람들 보면 딱히 주제를 가지고 연재하는 건 아니잖아?
그건 카툰이지. 웹에서 소설은 귀여니 뺨을 때릴 정도가 아니면 쳐 주지도 않아. 그렇다고 판타지를 쓸까? 아니면 어디 팬클럽 가서 팬픽이라도 써?
그러니까 웹상에서도 제길슨 이란 말이고, 딱히 어디하나 둥지를 틀 데가 없단 말이야. 지금은 군생활 매뉴얼을 쓰곤 있지만, 독자가 다 입대를 앞둔 애들이야. 그러니까 저 글에 관심을 가지는 건 입대 전까지라고. 이제 막 많이 방문한다 싶으면 어느날 사라져. 왜? 군대 간거지.
군대 갔다 와서 애들이 매뉴얼 다시 보겠어? 그때는 직장 찾기 바쁘고, 굶주렸던 연애생활 하기 바쁜거지. 그러니까 또 제길슨 이란 말이야.
TNM에 가입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거기서 먼저 제의가 오지 않는 이상, 여기서 하겠다고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거기서 요청이 온다고 해도, 무슨 카테고리로 등록할래? 이건 뭐 누가 어디서 소개해 주고 싶어도 블로그 특징이 없잖아. 특징이.
그냥 블로그 하면서 그나마 있는 일상생활을 할 시간 뺏기느니 차라리 문예지나 신춘문예로 등단하는 걸 생각하는게 어때? 그래. 생각중이야. 블로그로 돈 번다는 것도 강연 다니거나 전문서적 출판하거나 그런 사람들 얘기지, 일반 블로거들에게는 '귀신봤다' 는 이야기 일 뿐이야. '이렇게 이렇게 하면 돈 벌 수 있다' 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주변에 돈 번 사람은 없다는 거지. 있어도 한 두명이야.
그럼 블로그를 접을꺼야? 일단 하는데 까지 해 봐야지. 그러다 보면 나중엔 좋은 연재를 하다 출판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그게 아니면 어디에 원고 송고 하면서 돈 받을 수도 있고, 방문자가 많아져서 애드센스 수익이 늘어나면 뭐, 이런 저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전업 작가 할 정도만 되면, 그때는 준비해 둔 작품을 책으로 내면서 생계 걱정 없이 글 쓸 날이 오겠지.
불가능?
그건, 해 봐야 아는 얘기다.
<덧>
앞으로 이 연재는 반말로 진행될 듯 하오니, 존대가 아니면 닭살이 돋는 분들이시라면 카테고리상 '작가지망생으로살기'라는 코너는 피해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사실, 그림 실력이 있으면 카툰으로 연재를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서 '글툰' 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연재를 해 봅니다. 카테고리명 그대로 '작가지망생으로 사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덧2>
아디다스 광고 형식으로 작성된건 빠렐님의 포스팅을 릴레이 해 봤습니다.
중학교 일학년 때 처음으로 원태연 시집 읽고, 작가가 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삼땐가 신춘문예에 글 보내 놓고, 난 당선될 줄 알았어. 그래서 12월 31일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서 전화 대기 했는데, 신문에는 내 이름이 없더라. 원고지 80매인가 채우라는데, 에이포 용지로 세장 써서 냈으니, 읽어 봤을리도 없지.
난 서른쯤 이상문학상을 받고, 마흔이 되면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었어. 그 후 말년에는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썬텐하는 의자에 앉아 개미 더듬이 흉내를 손으로 내며 오륀지 쥬스나 빨대로 들이키고 싶었지.
물론, 염려가 없었던 건 아니야. 이상이나 김수영 윤동주가 스물 여덟 전후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천재는 요절하니까, 나도 피해갈 수 없구나, 생각을 했지. 난 지금 스물 일곱인데, 기침이 잦아. 젠장. 아직 이렇다 할 소설 한편도 못 내놨는데 말이야.
고교시절엔 백일장이나 문예공모를 휩쓸었어. 전국 팔도 다니면서 백일장에서 상도 받고, 교지에 소설 싣고 하면 여자애들이 학년 가릴 것 없이 쪽지도 주고 그랬어. 제주도에 K군 하고, 안양예고 다니는 그 여자애 하고, 정발고의 무한™, 이러면 '아, 글 좀 쓰는구나' 했단 말이야.
애들 쓰는 대회에서 상 받기는 쉬워. 이게 좀 여성스러우면서도 순수하면서도 굳은 의지가 보이며, 사물들의 경우 약간 의인와 해주면 또 심사위원들이 뻑 간단 말이야.
"리트머스 종이에 물 젖은 듯 / 파아랗게 오는 새벽 / 고운 연필을 깎아 흰 종이에 / 사각사각...."
이러면 그냥 입상은 됐다고 보면 돼. 끝나.
대학교 입학까지도 순조로웠어. 입학식 전날 만해백일장에서 입상을 하며, 창창한 20대의 시작을 알리는 듯 했으니까. 만해백일장에 대한 팁좀 달라고? 만해가 누구야. 한용운 선생님 이잖아. 스님이셨어. 그럼 불교색이 짙은 글을 쓰는 거야.
"고독한 우물가를 돌아 / 흙내 짙은 산 길을 따라 오르면 / 절의 종소리 / 그곳에 나는 반가사유상..."
그냥 게임 끝나는 거야. 난 기독교란 말이야. 만해백일장에서 "예수의 십자가와 흘린피 / 그리스도를......" 이런 글 쓰면 그냥 갔다 올 차비로 호수공원에서 소주나 한 병 마시는게 나은거야. 저런건 카톨릭 대학교에서 문예공모 하면 그때 한 번 내봐.
근데, 스물이 넘어서는 저런 글을 못쓰겠더라는 말이지. 마음속에서 '개구라쟁이 색히' 이러고 있는데, 어떻게 양심을 제껴두고 가서 저런 글을 쓰겠어. 그래서 난 솔직한 글을 썼어. 따지고 보면, 솔직한 글 쓰기가 진짜 어려운 거거든. "방귀가 잦아 똥을 싸니 / 속이 시원타" 이 글을 쓰는데 5년이 걸렸단 말이야. 그런데도 심사위원들은 인정을 안해.
작년에 천상병 예술제 가서 내가 진심으로 맛있다고 생각한 마두역 김말이 집에 대해, 결국 노점상 철거 때문에 사라진 이야기를 써 놨더니, 여지 없이 탈락이야. 우리끼리니까 얘기지만, 이건 독자들을 감동시켜야 상을 받는거야, 아니면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켜야 상을 받는 거야.
신춘문예만 봐도 그렇잖아. 그 글이 '올해 1월 1일 신문에 낼 소설' 이라고 누가 결정해? 결국 심사위원이란 말이야. 난 이제 이런 글을 써 놨으니, 앞으로 몇 년안에 등단하긴 더 어려워 질 수도 있겠다. 심사위원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지못미' 이런 말의 뜻을 그들이 알겠냐고. 그러니까 현실과 가까울 수록 더 등단은 어려워 지는 거야. 물론, 나보다 더 잘쓰는 애들이 글 속에 사회문제 녹여내고, 시대의식을 가지고 글을 쓰고 하니까 내가 떨어지겠지만, '방귀가 잦아 똥을 싸니 / 속이 시원타' 이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카타르시스를 시에서 언제 느껴볼 수 있겠냐 이거지.
천성이 게으른데다가, 귀차니즘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회사 다니는 것 만으로 벅찬거야. 그래, 나도 '동정 없는 세상' 같은거 하나 써서 문학동네 신인상도 받고, 나중에 소설 쓰면 영화화 해서 스타들도 좀 만나 보고, 교보문고 같은데서 사인회 하면서 인세 받아 취미인 낚시가 빛을 발하게 하자. 생각했는데, 이건 도대체가 십삼년이 지나도록 백지 앞에 앉으면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하고 앉아 있는 거야.
블로그에는 물 흐르듯 쓰는데, '작품을 써야지' 생각하면 더 긴장돼. 이건 단어 하나하나 생각을 해야되니 똥줄 타는거야. 카트라이더도 그렇잖아. 멀티플레이 하면 이래저래 잘 가던 길도, 타임어택 시작하면 멀쩡히 지나던 코너에서도 박고, 그렇게 되잖아. 똑 같은 거야. 결국 두바퀴를 돌아야 하는 게임에서 한바퀴째만 수천번 반복하고 다시 또 컴퓨터를 끄는 거지.
글은 쓰고 싶고, 매일같이 백지 앞에서 맘에 안드는 글을 나의 오랜친구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고 지우고 작성하고 지우다 블로그라는 걸 알게 되었어. 야, 이거 아주 흥미로워.
그래,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방문자가 그걸 보고 설치한 애드센스를 클릭하면, 그게 나한테 돈으로 입금된다 이거지. 바로 이거야. 이것만 제대로 되면, 전업 블로거가 문제가 아니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또 작품도 쓸 수 있겠구나 싶었지.
근데, 블로그로 몇백만원 번다고 한 놈 누구냐?
이건 뭐, 나가서 파지 줍는게 더 빠를 것 같어. 백날 열심히 써 놓으면 '님, 저기 오타인듯' 이런 댓글만 달리고, 이슈로 떠오른 글을 썼다치면, 'A부분은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B부분은 물타기로 보입니다.' 그래 내가 졌다. 평가할 건 다 하면서 애드센스 클릭은 한 번을 안해주는구나.
영화 리뷰를 써볼까 했더니, 석학사 학위 받으신 분들도 쓰고 계시니 명함도 못 내밀겠고, 그래, 그렇다면 TV리뷰야! 하는 생각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난 TV를 잘 안보잖아. IT는? 개발자들이 블로그를 하니 따라 갈 수도 없고, 최신제품 리뷰는 최신 제품을 써본 적이 있어야 리뷰를 하든가 하지. 음악은? 음악은 역대 계보를 잘잘 외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들이 댈 수나 있겠어? 스포츠는? 난 이번 WBC에 이승엽 나오는 줄 알고 기다렸다. 일상생활은? 일상생활을 주부들이 꽉 잡고 있잖아. 40대 주부가 바라본 아내의 유혹을 따라잡을 수 있겠어?
그럼 내가 주력해야 할 카테고리는 뭘까? 어..없어.
왜? 카툰을 연재하는 사람들 보면 딱히 주제를 가지고 연재하는 건 아니잖아?
그건 카툰이지. 웹에서 소설은 귀여니 뺨을 때릴 정도가 아니면 쳐 주지도 않아. 그렇다고 판타지를 쓸까? 아니면 어디 팬클럽 가서 팬픽이라도 써?
그러니까 웹상에서도 제길슨 이란 말이고, 딱히 어디하나 둥지를 틀 데가 없단 말이야. 지금은 군생활 매뉴얼을 쓰곤 있지만, 독자가 다 입대를 앞둔 애들이야. 그러니까 저 글에 관심을 가지는 건 입대 전까지라고. 이제 막 많이 방문한다 싶으면 어느날 사라져. 왜? 군대 간거지.
군대 갔다 와서 애들이 매뉴얼 다시 보겠어? 그때는 직장 찾기 바쁘고, 굶주렸던 연애생활 하기 바쁜거지. 그러니까 또 제길슨 이란 말이야.
TNM에 가입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거기서 먼저 제의가 오지 않는 이상, 여기서 하겠다고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거기서 요청이 온다고 해도, 무슨 카테고리로 등록할래? 이건 뭐 누가 어디서 소개해 주고 싶어도 블로그 특징이 없잖아. 특징이.
그냥 블로그 하면서 그나마 있는 일상생활을 할 시간 뺏기느니 차라리 문예지나 신춘문예로 등단하는 걸 생각하는게 어때? 그래. 생각중이야. 블로그로 돈 번다는 것도 강연 다니거나 전문서적 출판하거나 그런 사람들 얘기지, 일반 블로거들에게는 '귀신봤다' 는 이야기 일 뿐이야. '이렇게 이렇게 하면 돈 벌 수 있다' 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주변에 돈 번 사람은 없다는 거지. 있어도 한 두명이야.
그럼 블로그를 접을꺼야? 일단 하는데 까지 해 봐야지. 그러다 보면 나중엔 좋은 연재를 하다 출판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그게 아니면 어디에 원고 송고 하면서 돈 받을 수도 있고, 방문자가 많아져서 애드센스 수익이 늘어나면 뭐, 이런 저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전업 작가 할 정도만 되면, 그때는 준비해 둔 작품을 책으로 내면서 생계 걱정 없이 글 쓸 날이 오겠지.
불가능?
그건, 해 봐야 아는 얘기다.
<덧>
앞으로 이 연재는 반말로 진행될 듯 하오니, 존대가 아니면 닭살이 돋는 분들이시라면 카테고리상 '작가지망생으로살기'라는 코너는 피해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사실, 그림 실력이 있으면 카툰으로 연재를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서 '글툰' 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연재를 해 봅니다. 카테고리명 그대로 '작가지망생으로 사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덧2>
아디다스 광고 형식으로 작성된건 빠렐님의 포스팅을 릴레이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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