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과 관련된 막장 사연들이 한 주에 두세 편씩은 꼭 도착합니다. 하지만 전에도 이야기 했듯 저는 법원이나 병원, 경찰서로 가야 하는 사연들은 다루지 않고 있기에, 매뉴얼로는 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네가 잘못한 게 없으면 내가 널 때리겠냐고 말하는 남자, 헤어지자고 했더니 가족들까지 다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는 남자, 복수를 하겠다며 여친 집에 들어와 돈을 훔쳐가는 남자, 여친 차를 부수는 남자, 여자친구의 정신과 상담 내역을 지인들에게 떠벌이며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소문을 내는 남자, 신체와 관련된 부분을 들먹이며 다른 남자도 널 한심하게 볼 거라고 말하는 남자, 몰래 찍어 놓은 영상이 있다며 그거 퍼트리고 징역 살겠다는 남자, 여자친구 개인정보를 이용해 모든 걸 다 추적하고 있는 남자 등, 메일함을 뒤지지 않고 지금 바로 떠올리기만 해도 이런 사연들이 기억납니다.
저런 사례들은 우리가 함께 살펴보며 뭐가 문제인지를 짚어보는 게 먼저가 아니라, 보다 강력한 통제와 처벌을 할 수 있는 법의 도움을 받는 게 먼저입니다. 그리고 혹 현재 저런 일을 당하고 있는 대원이 있다면, 그건 뭐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용서하고 할 게 아니라 당장 연을 끊어야 한다는 얘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가면 갈수록 막장이 될 뿐이며, 상대가 하는 걸 똑같이 갚아주려 하다가는 둘 다 죽는 치킨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자극하지 말고, 받아주지도 말아야 합니다. 상대가 폭력을 쓰긴 했지만 그래도 눈물까지 흘려가며 사과를 하니 받아주기로 하고, 그러면서 다시 만나는 와중에 상대가 '폭력을 썼다'는 걸 약점 삼아 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의 잘못을 구실로 다른 부분에 대한 화풀이까지 하는 건데, 그러다간 정말 목숨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또 저는, 분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해주고 끝내려던 여성대원이, 칼을 들고 찾아온 남친을 마주하게 되었던 사례도 알고 있습니다. 상대나 상대 친구, 상대의 부모님에 대한 욕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상처 한 번 더 내주고 끝내고 싶으시더라도, 무조건 참으시길 권합니다. 그건 폭탄에 망치질을 하는 것과 같은 행위일 뿐이니 말입니다.
1. 지인들의 잘못된 조언.
제가 Y양의 사연을 다루기로 한 건, 이미 폭력과 관련된 문제는 이별로 해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 지인들의 잘못된 조언과 구남친의 저주로 인해, Y양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인데, 남친이 그렇게 된 걸 보면 너도 잘못한 게 있는 것 같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 나는 거 아니냐. 너도 같이 부딪혀서 그렇게 된 거다."
"네가 얼른 사과를 하거나 남친의 화를 풀어주려 했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거다."
최근 몇 년 새 사회적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들이 터지다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A에게 잘못이 있지만 B도 잘 한 건 없음. 그러니 A만 탓할 수는 없음."
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솔로몬병 같은 것에 걸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가 푸드코트에서 뜨거운 국을 아이에게 엎질렀다며 인터넷에 올린 글이, 나중에 CCTV가 공개되자 아이가 뛰어 다니다 부딪혀 상대에게도 피해를 입힌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음식점에서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맞았다는 누군가의 주장에 대해서는, 나중에 쌍방과실로 밝혀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한 쪽의 주장만 듣고 성급히 판단하지 말자는 자세는 나쁘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만, 모든 사안에 대해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억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피해자의 어느 행동 하나를 가져다 '그게 원인이 되어 벌어진 일'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진 않은 일이고 말입니다. 집에 들어오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처자식을 때리다 구속된 어느 남자의 기사에
"폭력을 쓴 게 나쁜 것이긴 하지만, 처자식에게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런 일이 벌어졌을 것임. 아무 문제없이 행복한 가정이었다면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진 않았을 거 아님?"
이라고 달린 댓글들 보다가, 저는 그 댓글을 단 사람의 집에서 저런 일이 벌어졌어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인들의 조언이 어떻든, 주변의 평가가 어떻든, Y양 자신부터 스스로를 챙기시길 권합니다. Y양이 어느 회사에 들어갔는데, 그 회사 사장이 화가 날 땐 골프채를 휘둘러대며 위협을 한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얘기를 지인들에게 했더니 '원래 회사생활이라는 게 여러 가지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남의 돈 먹기가 쉬운 줄 아냐. 비위 맞춰야지.'라는 조언을 합니다. 그 얘기를 듣고 회사를 계속 다니다 어느 날 골프채에 맞아 머리가 터지면, 그땐 누가 뭘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Y양 구남친이 Y양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조르고, 밀어 넘어뜨리고, 물건을 집어 던졌던 건 절대 정상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또, Y양에게 저런 이야기를 했던 지인들은 Y양과 구남친을 둘 다 아는 지인들이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막무가내로 그냥 화해를 주선하거나 다시 이어주려고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사건 터지면 그제야 차라리 둘이 헤어지는 게 나았을 거라거나, 아니면 그럴 사람 아닌데 그런 짓을 했다고 의아해 할 뿐이고 말입니다. 그러니 겨우 남들이 하는 얘기 때문에 Y양 목숨을 걸고 시험해 보지 마시고, 이 관계에선 완전히 손을 떼시길 권합니다.
2. 맞으면서도 못 헤어지는 여자들.
연인에게 맞으면서도 못 헤어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남친이 폭력을 쓴다는 걸 빼면 정말 이런 사람 또 없는 것 같아서.
ⓑ 남친과 헤어지면 그가 정말 무서운 일을 벌일 것 같아서.
Y양이 ⓑ의 경우는 아니라는 게 천만다행입니다. 제게 도착한 사연 중엔 ⓑ의 사례들이 있는데, 그녀들은 당장 법의 도움을 받고 싶어도 훗날 돌아올 결과가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사례들은 좀 어두운 쪽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이며, 아주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도 사실 저런 사연들을 받기 전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사연을 보니, 그녀는 그냥 상대와 어플에서 알게 된 후 호기심에 만나러 나갔다가 저런 일을 당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 만남을 시작으로 상대의 구속과 집착이 시작되었고, 상대의 오피스텔에서 감금당하다시피 한 채 생활하게 된 것입니다.
저 사연을 보낸 건 그녀의 친구였는데, 대신 신고를 하겠다고 하자 그녀는 펄쩍 뛰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말렸다고 합니다. 이미 한 번 헤어지자고 했다가 정말 당장 죽을 수 있다는 공포를 경험한 적 있고, 상대의 성격 상 지구 끝까지 찾아가 보복하겠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게 보통의 삶과는 좀 동떨어진, 저 멀고 구석진 어디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하십니까? 이건, 경기도 일산 한복판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Y양은 ⓐ의 경우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슴을 쓸어내리고만 있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강제로든 스스로든, 그 관계에 묶여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입니다. Y양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거의 모든 여성대원들이 Y양과 같은 말을 합니다.
"때린다는 걸 빼면, 그는 정말 또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입니다."
정말 유심히 잘 봐야 합니다. 그간 Y양이 상대의 '챙겨줌'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상대의 '소유욕'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상대가 Y양에게 힘을 내게 도와주고 조언해준 것이라 느꼈던 것들이, 사실은 상대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고 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지막 단락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니, 우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든 '때리는 남친'의 좋은 점을 보려는 여성대원들은,
"좋지 않았던 가정환경과 불화로 인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남친도 불쌍한 거죠."
"남친이 처한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피해의식이나 자존심이 자극받아 더 그런 것 같아요."
"자기도 자신이 싫으며 본인이 한 행동들에 정말 후회한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도 했어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 저게,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과 같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인질사건과 같은 극한상황에 처하게 되면 강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으로 인해 인질범들이 자신을 해치지 않는 것을 오히려 고맙게 여겨 차츰 그들에게 온정을 느끼게 되고, 결국은 자신을 구출하려는 경찰들에게 반감까지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 두산 백과, <스톡홀름 신드롬>에 대한 설명 중.
더불어 상대가 세뇌를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전 여자친구들에게 난 한 번도 폭력을 쓴 적 없다. 너한테 처음 쓴 거다. 그럼 그게 너에게 문제가 있어서라는 생각이 들지 않냐."
"내가 널 기절할 정도로 때렸냐, 아니면 입원할 정도로 때렸냐. 겨우 한두 대 맞은 것 가지고 유난 떨지 마라. 이건 진짜 때린 거라고 할 수 없다."
"내가 너 미워서, 싫어서 때린 거냐. 제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 고쳐주려고 말하는데 네가 열 받게 하니까 때린 거 아니냐. 그리고 너는 왜 내가 분노할 때까지 계속 부채질만 하냐. 너도 끝장을 볼 생각으로 날 도발한 거 아니냐."
이게 이렇게 그냥 글로 옮겨 적어두면 무슨 저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가 있나 싶을 수 있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 말에 세뇌되어 '정말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가?'하고 있는 대원들이 많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Y양 역시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3. 정말 Y양이 이상한 여자고 Y양에게 문제와 원인이 있는가?
헤어지자고 하면 정말 상대가 큰일 낼까봐 못 헤어지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남친과 못 헤어지고 있는 여자들은 대개 상대의 '정신적 노예'가 되어 있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 사례에 등장하는 남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 넌 무식하다.
- 너에겐 하자가 있다.
- 너 강해지라고 내가 이러는 거다.
- 나 아니면 너 같은 사람 구제해 줄 남자 없다.
- 나니까 참고 너 만나는 거다. 감사한 줄 알아야 한다.
정말 여자 쪽 학벌이나 지능이 낮아서 저렇게 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아는 사례 중엔 여자가 서울 4년제 H대 졸업생이고, 남자는 전문대 중퇴인데도 남자가 늘 여자를 가르치고 개조하려는 태도를 보인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 Y양의 사연에서 역시, Y양은 대학 들어갈 때 수능 2등급이었고, 남친은 7등급이었습니다. 물론 출신 대학이나 수능 등급이 지식의 절대수치는 아닙니다만, 가위가 영어로 뭔지 모르는 사람이 토익 준비하는 사람에게 훈수 두는 건 아무래도 좀 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대처하나 가만히 보면, 그녀들은 상대의 저런 훈수를 또 진지하게 듣고 있습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기대는 일이 많다 보니, 그게 습관화 돼 기호, 가치관, 성향 등 모든 면에서 그냥 기대게 된 것입니다. 어떤 남자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할까 한다는 여친에게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은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하는 거다. 미래가 없는 그런 걸 뭐하러 준비하려 하냐."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은 집에서 노는 백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요즘 여자들이 어떻다느니 하는 소리를 하며 여친을 자극하고, 정치 얘기를 꺼내며 여친을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무식한 여자'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 Y양의 사례와 소름끼치도록 똑같지 않습니까?
저것뿐만이 아닙니다. 위 사연 속 여자네 집이 좀 잘 살았는데, 그걸 두고도 남자는 여친 부모님들까지도 비판했습니다. 기득권 세력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여친 부모님께서 여친에게 차를 사주자, 그걸 또 비꼬며 비웃어댔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어느 날은 자신을 분당까지 좀 태워다 달라는 얘기를 하는, 코미디를 선보이는 걸 잊지 않았고 말입니다. 그때 여친이 남친의 말과 행동이 다른 걸 지적했는데, 그러자 남친은 게거품을 물며 흥분하다 결국 또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Y양 구남친이 헤어지면서 한, 그래서 Y양이 아직까지도 괴로워하고 있는 그 말을 보겠습니다.
"예전 여자친구들과 사귈 때에는 이런 문제가 전혀 없었다. 너를 만나서 나까지 망가진 거고, 그래서 난 폭력적으로 변해버렸다. 너랑 전에 사귀었다는 애도, 다른 애랑 사귈 땐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너랑 사귈 때만 널 속인 거 아니냐. 그건 다 네가 이상해서 남자들이 그렇게 되는 거다. 네가 친구도 없고 우울해 하는 것도 결국은 네가 원인인 거다."
남친의 논리대로라면, 결혼해서 남편의 가정폭력이 시작되면 아내가 이상해서인 거고, 몇 번의 연애 후 여자친구를 때리기 시작하면 그 여자친구가 이상해서 그런 거라는 말이 됩니다. 또, 첫 남친이 양다리를 걸쳐서 헤어지고 두 번째 남친이 폭력을 휘둘러 헤어지면, 그 여자가 남자를 그렇게 만드는 여자라 그랬다는 말이 됩니다. 대인관계 역시 사람을 넓고 얕게 사귀는 사람이 있고 좁고 깊게 사귀는 사람이 있는데, 그럼 좁고 깊게 사귀는 사람들은 다 성격이 모나고 어딘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겠습니까?
저런 헛소리까지 진지하게 들으며 '정말 내게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 걸까?'라며 고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그간 계속 상대의 '정신적 노예'로 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Y양은 남친이 사소한 부분들까지 지적하며 조언해주었다고 하는데, 그게 제가 보기엔 남친이 무슨 소리를 하든 Y양이 배우는 자세로 받아들이니, 그냥 신나서 훈수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상대가 Y양을 사랑해서 확인하려 하고 단속하려고 했다고 말했던 것들이, 제게는 그냥 소유욕 때문에 Y양을 구속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Y양에게 어떤 존재였는가에 대해서는 그만 보시고, 그냥 객관적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남 바라보듯 봐보시길 권합니다. 그럼 Y양도 '내가 대체 뭐에 홀렸길래 저런 남자한테 맞아가며 사귀고 있었던 거지?'라는 생각이 들 거라 저는 생각하는데, 어떠십니까?
제발 폭력은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더니,
"그럼 너도 맞을 짓 하지 말아라."
라고 말하는 남자와는, 그 자리에서 헤어져야 합니다.
"맞을 짓 하는데 안 때릴 남자가 어딨냐."
라고 말하는 걸 그저 가만히 듣고 이해하려 하면, 병원에 입원하게 되거나 신문 사회면에 이름이 등장할 일밖에 남지 않습니다.
"제가 뉴스에 나오는 데이트 폭력과 이별범죄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있거든요. 그런 일들로 번질까봐 무섭다고요. 그랬더니 남친은 자기를 그런 쓰레기들과 비교하는 거냐고 화를 내더라고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런 남자가 Y양의 남친이었던 겁니다.
지금도 상대는 가끔씩 Y양에게 연락을 하는 것 같은데, 편지나 택배가 오면 뜯지 말고 버리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면 받지 말며, 되도록이면 폰 번호도 바꾸시길 권합니다. 상대가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빌더라도 거기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폭력을 사용하는 남자들은, 주먹을 휘두를 때 열정적인 것처럼 사과를 할 때에도 열정적이기 마련입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도 주변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욕을 퍼붓거나 물건을 던졌던 것처럼, 사과 역시 대로변에서 울며 붙잡거나 집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등의 액션을 취하곤 합니다. 그런 사과에 또 넘어가서 만났다가 훗날 결국 실명위기까지 가게 된 선배대원의 사례도 있으니, 절대 흔들리지 말고 인생에서 완전히 도려낸다는 생각으로 인연을 끊으시길 권합니다.
도려내지 못 하고 만나다 덜컥 임신해 어찌어찌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사례도 있는데,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울며 검색창에 '이혼'이란 단어를 써 넣습니다. 여자 부모님이 남편을 경찰에 신고해 며칠 잡혀가 있었던 적도 있는데, 그 이후로 몸은 때리지 않지만 물건을 부수거나 다 같이 죽자고 협박합니다. '때리는 것만 빼면 정말 괜찮은 남자라서'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지옥문을 열진 마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 분위기 이렇게 될 줄 알았기에 이런 사연 안 다뤄왔던 건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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