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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1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 관계에 함몰되어있는 대원들의 사연을, 난 사실 좀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별 후 이쪽의 이야기는 사실 상대와 아무 관련이 없음.

-기억의 왜곡으로 인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 경우가 많음.

-상대가 정말 밉다면서도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곤 함.

-조언을 구한다면서, 조언을 해주면 날 증오하거나 미워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저 마지막 부분이 나를 참 힘들게 하는데, 그건 내가 “이 사연은 이러이러한 부분이 문제였으며, 그러니 이러이러한 선택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할 경우,

 

“내가 1년간 한 마음 고생을 고작 ‘미련’이라는 말 같은 걸로 표현하는 거냐.”

“다른 사람과 잘 될 거라 말하지 마라. 난 이 사람 아니면 아무도 필요 없다.”

“네가 우리에 대해 뭘 아냐. 우린 결코 네가 말하는 것 같은 관계가 아니었다.”

 

등의 반응이 돌아오는 걸 말한다. 그 관계가 자신에겐 엄청나게 큰 의미이며 그만큼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1년 넘게 못 잊고 있는 것이긴 하겠지만, 집에 가득 찬 쓰레기 때문에 발 디딜 곳이 없다는 사람에게 내가 분리수거를 권하자, 전부 다 의미 있는 물건이라 버릴 것이 없다고 하며 왜 함부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냐고 하니 나는 머쓱해져 버리고 만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그간 피해왔던 사연들이 또 한 가득 쌓인 까닭에, 오늘은 그 사연들 중 빈번하게 보이는 유형을 묶어 정리할까 한다. 출발해 보자.

 

 

1.외롭고 심심할 때면 여지를 남기는 상대

 

그래도 한 때 연인이었던 사이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게 참 안타깝긴 하지만, 이젠 이렇다 할 호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외로움이나 심심함을 달래는 존재로 이용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대개 여성대원들이 구남친에게 당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들은 자신이 외롭고 심심할 때 이쪽이 좋아할 법한 것들을 내밀어 다가오게 한 뒤 잠깐 동안의 연인감정을 즐기고는, 금방 또 남남처럼 살던 때로 돌아가곤 한다. 어젯밤 술과 식재료를 사들고 와 요리까지 해준 뒤 하룻밤 자고는, 다음 날 집에 돌아간 이후부터는 찬바람 쌩쌩 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 둘의 테두리 바깥에서 보면야 한두 번만 봐도 그의 행동에 진정성이 없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지만, 테두리 내에서 ‘사랑했던 옛 사람’이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걸 직접 경험하면 판단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특히 상대가 아주 작정하고는

 

-다시 만나보자.

-이번엔 결혼을 전제로 만나보자.

-네가 나 아니면, 내가 너 아니면 누굴 만나겠냐.

 

라는 떡밥까지 풀며 다가올 경우, 진짜 이번엔 뭐라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세 번 속고도 또 속으며, 네 번 속고도 또 속는다.

 

특히 저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 중에는 무책임한 태도로 살아오며 책임회피와 뒤집어씌우기 기술이 발달한 사람이 많기에, 뒤통수 몇 번 맞은 여성대원이 항의를 하면

 

“이래서 내가 널 못 만난다는 거야. 봐봐. 너 또 지금 나한테 그러고 있지?”

 

라는 식으로 ‘네가 이상한 여자’라는 세뇌를 시키곤 한다. 하지만 그래 놓고도 몇 주 뒤 다시 아쉬워 질 때면 다른 걸 구실로 연락하거나, 찾아올 때 늘 보이는 그 다정한 눈빛과 서비스를 펼치기에, 이런 남자에게 3년 이상 시달리며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라며 열 번 넘게 뒤통수를 맞은 대원도 있다.

 

여자 쪽이 다른 남자와 썸을 타기 시작하면, 상대는 더 적극적으로 들이대며 ‘걔는 별로다. 나랑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역시나 그렇게 해서 판을 엎어버리고 난 뒤에는 여러 핑계를 대며 방치해두거나 무성의한 태도로 대꾸하다가 잠수를 타기도 한다.

 

 

2.말끔히 잘라지지 않은 상대와의 마지막

 

이건 주로 남성대원들이 경험하는 사례가 많은데, ‘헤어질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무언가에 대해 과격하게 따지다가, 상대가 그만 하자고 말해서 홧김에 그러자고 답한 뒤 이후부터 ‘이전으로 돌릴 수 없는 관계’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가정해 보자. 여친이 바람을 피웠다. 그걸 우연히 남자가 알게 되었고, 그것에 대해 분노하며 따졌다.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여친이 울며 사과하는 것이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여친이 순순히 수긍하며 이제 우린 헤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한다. 남자는 화도 내보고 애원도 해보지만, 여친은

 

“아냐. 이렇게 된 거면 끝이야. 다시 돌릴 수 없어.”

 

라면서 이별통보를 한다.

 

남자는 분명 이게 지금 자신이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은데, 화를 내자니 손톱만큼의 재회 가능성도 없어질 것 같고, 그래서 붙잡아 봤는데도 여친은 저럴 뿐이니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일단 헤어지자는 여친의 말대로 헤어지긴 했는데, 미련과 분노도 가라앉지 않을뿐더러 대체 이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과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함, 그리고 다시 한 번이라도 만나 말끔하게 뭔가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그 관계를 놓지 못한다. 그러면서 내게

 

“그녀와 저는 이렇게 되고 말았지만, 지금부터라도 더 이상 아니고 싶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해 내가 “네? 뭘요? 뭐가 더 이상 아닌 거여야 하는 거죠?”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것이고 말이다.

 

내게 얘기를 하면 내가 ‘그런 사람과는 안 만나는 게 좋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할 거라는 걸 알고 또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헤어진 지 일 년이 지나도록 그 관계를 놓지 못한 채 폐허에서 숙식하고 있는 그들을 생각하면 나도 안타깝다. 상대가 다른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는 여자가 되었을 거란 생각에 괴로워 하다가, 둘이 좋았을 때 그녀가 했던 표현들을 생각했다가, 다시 또 나와 사귀며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거짓말을 했던 것에 분노했다가, 지금이라도 정말로 사랑했다는 걸 고백하면 어찌되었든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건 아닐까 또 다시 희망하는….

 

 

3.끝난 연애를 해부하는 사람들.

 

이건 주로 ‘첫 연애’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일주일 사귀고는 일 년 동안 이별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든가, 아니면 한 달 사귀고는 2년 씩 힘들어 한다든가 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사귀다 보면 딱히 결정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헤어질 수 있는 게 연애이며, 이쪽이 아무 잘못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마음이 바뀌어 헤어질 수 있는 게 연애다. 쇼핑에서, ‘상품이상’으로 인한 반품이 아닌 ‘단순변심’에 의한 반품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쪽이 원래 그런 사람인 건 아닌데, 상대가 이쪽의 어떤 모습만을 보고는 겁을 먹어 사귀자고 했던 걸 물릴 수도 있다. 예컨대 내가 가상의 인물인 A양과 사귀기로 한 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전날 내가 밤낚시를 한 것을 두고 A양이 삐쳐 일부러 전화도 받지 않고 오늘도 밤낚시나 가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면, 난 A양과의 관계엔 비전이 없으며 A양이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진짜 오늘도 밤낚시나 갈 수 있다. 그러면 우리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이고, A양이 내게 헤어지자고 말한 뒤 내가 수긍할 수도 있고 말이다.

 

이렇듯 사귀다 보면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이별이 찾아올 수 있는 건데, 그 연애가 너무 강렬했으며 이쪽에서 정말 큰 의미를 부여했던 관계였다면, 또는 이쪽에서 약간의 완벽주의자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이별 역시 이성적으로, 감성적으로 완벽하게 ‘누가 봐도 헤어져야 하는 사이’가 된 이후에나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경우, 오래 전 끝난 관계를 계속 해부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 수 있다.

 

난 이런 사연들을 매뉴얼로 발행했다가 귓방망이를 몇 번 맞은 적이 있는데, 그들은 이미 답을 가지고 있다. 그 ‘답’이라는 게 ‘무엇이 어찌되어 그렇게 되었다’는 답이 아니라, ‘누가 이걸 두고 뭐라고 하든 그건 아니다’라는 답이다. 여기서 봤을 땐 분명 아까 답은 나왔고 그게 문제라서 헤어진 건데, 그걸 부정하며 ‘장담하는데 그 사람은 그것 때문에 헤어지자고 할 사람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나오고 만다.

 

솔직히 난, 그렇게 이미 나온 답을 부정한 채 계속 해부를 하고 있으니, 그 기간만 자꾸 길어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몇몇 경우는 연애할 때에도 그렇게 ‘내가 생각하는 연애’,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모습’, ‘내가 생각하는 연인상’만 고집하니 상대가 좀 그런 척 해보려 노력하다 떠난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고 말이다. 여하튼

 

“우린 정말 좋았었는데 헤어졌어요. 왜 헤어진 거죠?”

 

라는 말에,

 

“좋기만 한 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이러한 부분들은 좋아서 그랬던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라고 답할 경우,

 

“좋았다니까요? 뭘 안다고 안 좋았다고 하는 거죠? 내 얘긴데 내가 잘 알아요, 당신이 잘 알아요?”

 

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난 엄마한테 이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뭐 그렇다.

 

 

이런 대원들에게 공통적으로 해주고 싶은 얘기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 담글 수 없다잖는가.

-그 시절 그 사람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있는 상대를 보자.

-혼자 과거에 살고 있으면서 현재와 미래가 바뀌길 바라는 건 기대일 뿐이다.

 

라고 할 수 있겠다. 참 진부한 얘기들이긴 한데, 저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왜 헤어졌는지’에 대한 80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해도 거기엔 아무 의미가 없다. 폐허가 된 곳에 혼자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세상은 점점 나를 빼고 돌아가는 것 같고, 나는 이미 틀려버린 것 같고, 이제 기억 속 상대가 날 찾아와 구해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으니, 일단 거기서 일어나 큰 길로 좀 나오길 권한다.

 

그래야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일도 생기고, 새로운 기쁨도 맞이할 수 있다. 오늘이 금요일인데 불금을 보낼 준비는 되어 있는가? 이번 주말에 주어질 자유가 기대되는가? 그런 게 전혀 없다면 그대는 그저 옛 추억에 함몰된 채 우중충한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일 수 있다. 내가 2015년도의 이야기를 지금까지 반복해서 하며 우는 소리만 하고 있으면, 그대도 내가 하는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을 것 아닌가.

 

추억은 마음 속 상자에 담아 쌓아두었다가 나중에 시간 날 때 꺼내보면 되니, 지금은 분별할 것 없이 다 담아두고 일단 새로운 나날들을 맞이해보자. 그거 좀 그렇게 내 인생부터 살아가면서 시간 날 때 정리도 하고 분석도 하고 해야 하는 거지, 그러느라 주저앉아 있으면 이월도 안 되는 아까운 청춘 다 지나가 버리고 만다. 이미 국가대표급 5년차, 7년차 장기 미련 전문가 선배대원들이 있으니, 그 자리를 넘보지 말고 오늘 이 순간에 털고 가자. 내일도 늦다. 오늘 털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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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과 오늘이 같아선, 지난 주와 오늘이 같아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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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2017.07.14 2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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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때는 누가 뭐래도... 사실 자기 생각하고 싶은 대로만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랜 연애 끝에 헤어지고 너무 기가막혀서 묻어두고 절망만 했더니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심지어 다른 연애를 하면서도) 꿈에 나타나고, 또 생각나고 그러더라고요.
사실 그 사람이 그리워서라기 보다 그 시절의 제가, 또 그 때의 그 느낌이 그리운 걸 텐데요-

아마 이성적으로는 무한님의 얘기를 잘 받아들일 수 있구 이해도 되지만.. 그냥 그게 적용이 안 되고 문득문득 너무 괴로워서 죽고 싶고 그 감정에 휩싸여서 다시 찾아 가고 싶다가 또 밉다가 좋다가 미친 사람처럼 있는 걸 거예요~
오랜 시간 힘들어하는 분들이 (저도 그런 계열인지라) 좀
빨리 이걸 이겨내실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라는 말도 다~ 한숨 돌려야 들어오는 말들이니 마음껏 슬퍼하시고 자책하지 마시고 그리고 헤어짐에서 오는 다행인 부분들을 찾으시길 바라요~:) 이거 사실 말이 쉽지 죽을 것 같은 거.. 저도 잘 압니다 ㅠ

쫑이2017.07.15 01: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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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내가 그리운 것 같아요.

저도 바보처럼 일년동안 누구를 잊지 못하고있는데, 이상하게 공부와 일, 인간관계 때문에 바쁠땨는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뭔가 기분이 꿀꿀하고 (제겐 현재 상태가 마음에 안든다는 뜻) 우울할때 그 사람이 보고싶고요. 그 시절의 풋풋하고 나름 걱정없던 제가 보고싶은것 같아요.

고구마2017.07.16 2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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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제게 해주시는 말씀같아요 다른사람을 만나도 계속 생각나는건 뭘까 했는데 이게 그 감정이로 군요. 이겨내야할텐데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한가봅니다 휴우~

이십각형2017.07.18 23: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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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굉장히 미련 넘치는 성향이라 그맘 잘 알죠.. 꼬마님 댓글 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시가 있어서 적어두고 가요
저도 그 사람을 좋아하던 그때의 제가 그리웠던 시절이 있었어요
우리 행복해 지는걸 두려워 말자구요 ;)

이생진 - 나를 있게하던

나를 있게하던 그 사람이
나를 없게하던 그 날부터
내가 찾아다닌 것은 그 두 사람
나보다 더 찾고 싶은 것은
나를 있게하던 그 사람

뭉키2017.07.14 23: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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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말이 맞습니다.
오래 끌수록 나오기 더 힘들어요ㅜ

Ace2017.07.14 23: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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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답답하면서도 안타깝고 안타까운데 또 한편 답답하고 그렇네요. 아무리 해결책이 뻔히 보이는 상황도 본인이 문제의식이 없으면 해결이 안 되는 법이니.. 전 도와달라고 찾아온 사람이 제 말 안 들으면 이 따위로 할 거면 때려치라고 하는데, 무한님은 상냥해서 안 그러실 듯 ㅠㅠ

그나저나 조직생활이란 건 힘든 거였군요. 특히나 내가 상당히 이질적인 비주류인 상황에서의 조직 생활이란, 참 사람 지치게 하는 것 같아요. 내가 백 날 친하게 지내봐야 자기들이랑 이해관계 배치되면 안면몰수하겠지.. 그걸 깨닫고나니 로열티도 떨어지고 사람들에게 공 들이고 싶은 맘도 별로 안 나고 그렇네요.

거북이등짝2017.07.15 00: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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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은 낚시에 대한 미련이...ㅋㅋㅋㅋ
청춘은 이월되지 않는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나중에 생각하면 정말 후회될거예요ㅠㅠ
헤어진건 헤어진대로 두고 삶을 살아가시길!!!!

zin2017.07.15 00: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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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짝사랑러, 라고 해야 할까요?

프로 까지는 아니지만, 저도 오랜 기간 동안 떠나간 연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던 경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슬픈(?) 경험을 한 분들마다 사연이 다 다르실 거에요. 저의 경우에는 무한님이 이야기하신 위의 세 가지와 함께, ‘내가 이 사람이 아니라면 사랑받지 못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첫사랑이었고, 상대에 대한 감정이나 예전의 다정했던 관계에 대한 그리움, 우리의 관계가 특별하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 문제의 중심은 저더라고요.
이걸 깨닫고 나니, 조금은 풀리더군요. 모나고 못난 사람들도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게 주위의 프로 짝사랑러들이 과거의 사랑을 졸업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 행복하게 만나는 모습들을 목격한 것을 통해서였어요. 저 사람들도 저렇게 할 수 있다면, 나에게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전에는 그런 것이 굉장히 슬픈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사랑이 끝나는 거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라는 단편을 정말정말 좋아하는데, 거기에 ‘어떤 감정들은 아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있지 않음의 상태로 접어드는 것 뿐이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사랑이 딱-하고 끝나고, 이제 나는 너에 대한 감정따윈 없고, 내 사랑은 영원히 끝이야, 가 아니라, 그냥, ‘있지 않’게 된 거라고 할까요. 말로 제대로 전하긴 어렵지만, 읽으면서 느꼈던 거에요.

이런 상태에서 여행을 가서 가방을 통째로 잃어 버렸어요. 이탈리아의 열차 안에서 가방을 두고 내렸는데, 그 가방 안에 그 친구에게 주려고 썼던 편지들이랑, 기념품, 여행사진들이랑 카메라, 그리고 그 친구와의 추억이 담긴 일기장까지 통으로 잃었어요. 시스템 상 되찾기도 어렵더라고요. 그 순간 아쉬움이랑 함께 ‘내 가방이 될 운명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잃어 버린 것은 잃어 버린 것이고, ‘지금 이 순간’에는 그걸 되찾을 수는 없다는 생각도요.
그 생각을 하고 처음으로 좀 후련했던 것 같습니다. 가방이던, 짝사랑 경력이던, 새로 산 캐논 화이트 EOS 100D 카메라와 여행사진들이던, 이런 것들은 제 의지와 상관 없이 잃을 수 있더군요. 끝까지 제 것이 되지도 못하는 것들이기도 하고요. 그제야 찾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더라고요. 그게 그간의 경력을 접고 새로 시작할 수 있던 결정적 계기였던 것 같아요. 어쩌면, 당신 탓이 아닐 지도 몰라요. 그저 당신은 무언가를 잃었을 뿐인데, 그걸 되찾을 수도 있을 거고 아니면 더 좋은 세상을 만나게 될 지도 몰라요.

(사실 기적적으로 가방은 다시 찾았습니다. 헤어진 애인은 다시 찾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이대로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가 접어야 했던 그 시절 그 사랑은 알게 모르게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보다 훨씬 좋은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거나요-)

2017.07.1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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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하기하기2017.07.15 09: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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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사랑얘기는 언제나 생각을 많이하게 하네요

경이2017.07.15 11: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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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글, 좋은 댓글 잘 읽었습니다^^

blueee2017.07.15 16: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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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다 보면 딱히 결정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헤어질 수 있는 게 연애이며, 이쪽이 아무 잘못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마음이 바뀌어 헤어질 수 있는 게 연애다.

오늘의 볼드체 :) 즐거운 주말되세요~

국어2017.07.16 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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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보는데 재밌네요 ㅋㅋ 정말 공감. 당사자가 되면 달라지는 얘기지만 3자에서 보면 ㅜ 노답 .... 본인이 이미 답정함 ..

Kiri2017.07.16 06: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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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합의하에 1년 간의 연애를 마감했습니다.
정말 많이 사랑했었습니다. 때문에 서로 주고 받았던 많은 기억들을 뒤로 하기 너무 싫었고, 참 바보같이 이별 뒤 하루가 지나자마자 후회가 되더라구요. 전 3번 유형같네요. 진짜 다 알죠. 헤어진 이유를. 근데 자꾸만 근본적인 그 원인은 퇴색되고, 이미 머릿 속에서는 과거 미화가 진행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후회되고 빌어서라도 다시 잡고 싶은 맘도 있지요. 상실감을 좋아할 사람은 없죠. 잠시나마 그걸 뿌리치려고 계속 앉아서 추억을 하든지, 앞으로의 삶을 위해 잊고서 나아가든지.. 제게 주어진 두가지 방법 중 전자를 향해 나아가려 하고 있던 와중에 정말 고맙게도 이런 글이 있었네요. 등짝 스매싱을 맞은 기분입니다 ^^;
이제 털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감사2017.07.16 10: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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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감사합니다·제목부터보고뜨끔했어요
이제 거의 일년되가는데
소개도받아보고 여행도가고
참 바쁘게살았는데 한번씩 힘들일이 생길때마다
맘적으로힘들고 의지할곳이없을때
지난 좋았던추억들이 저를붙잡네요
그러면서 헤어진 사람도생각나고·
언제까지 과거에만 머물러있을수없으니
마음과 생각을좀더바꿔야겠습니다
잘되려나모르겠지만요^^;
좋은을감사해요~

의지수2017.07.16 17: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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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이르고 싶다니 상담을 하는 역할도 고충이 있군요 ㅎㅎ

Toda2017.07.16 23: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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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질 못하겠네요. 애써 제 삶을 살만하면 얼굴 보자고 연락이 오고, 전 그 연락에 맥없이 1년전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상대방이 예의가 없는거라 비난하고 넘어가면 좋겠는데 제가 관계의 끝을 냈다는 것과 그만한 사람을 만날 자신이 없다는 것, 나이 등을 생각하면 모른 채 할 수가 없어 힘드네요.

Hyunj2017.07.17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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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요. 그냥 좋기만 했고 내마음이 흔들렸고 몇번 안되지만 근사한 데이트를 했어요. 제마음도 표현을 했고 이야기를 해보면 이성이지만 동성같이 대화도 잘통하고 나를 좋아하는 표현을 잘해주던, 그래서 자주 보고싶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잘 안되게 되었고요. 그래서 제가 원망섞인 문자도 보내었지만 카톡 화면에 미안 이렇게 남기고 헤어지게 되었어요. 의문만 많이 남은 관계라 할까요? 그후 한 두번 재회의 기회가 있었어요. 그쪽에서 한번 제쪽에서 한번 손을 내밀었었죠.

그때쯤 친구가, 나는 그사람 아닌 것 같다. 전에 네가 맘고생한 것을 생각해봐라. 난 네가 끌려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다 뉘앙스로 말을 했어요. 저는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냥 친구가 소중하기도 했고 '저 사귀는 사람 있어요'라는 말로 거절을 했어요. '아 그 사람이 부럽네요' 라는 대답을 들었고, 저는 미련이 심하게 남을 거라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태세 전환이랄까요? 제가 내뱉은 말로 인해서 이젠 제가 더이상 휘둘리지 않더라고요. 다시 만나서 좋은 사이가 되면 좋겠지만, 내가 그렇게 원할 때 이어지지 않지 않았나. 내의지가 아니라 그쪽에서 잠수도 했었고 내가 원해도, 내가 기다려도 오지 않던 관계 아니었던가 생각을 할수 있게 되었고, 침착해졌어요. 얼마전에도 '뭐해요'라는 문자가 왔어요. 그 이름을 보는 건 제게 좋은 기분이지만, 떡줄 사람 기다리듯이 설레고 있지 않아요. 늦은 시간이었어서 답하기 뭐하고 할말 있으면 다시 연락이 닿겠지 하고 그냥 두었어요. 제게 딱 맞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시작은 1년 반도 지난 것 같은데.. 이글 제목처럼 1년반 2년 반.. 무한반복하시는 분 계실까봐. 좀 냉정해지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적어보았어요.

palm2017.07.17 08: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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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내가 행복한게 제일 우선이죠 멋지십니다 응원할게요^^

맞아요2017.07.17 0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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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상황을 1년간 겪었습니다. 벗어나기전까지는 계속 휘둘리면서도 끊어내지못하다가 완전 진저리난후에야 끝낼수있었어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괴롭고 더빨리 끊어내지 못한게 한이되고 가끔 분하고 그러네요.

Machiavelli2017.07.17 08: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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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낚시는 아니고,
어 그냥 게임이나 해라
했던 적이 있는데 ㅋㅋㅋㅋ 남들도 다 그러나보군요

여행 좋아2017.07.17 11: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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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무한님 노멀로그 들어왔어요
연애 할때 무한님 글이 너무 재미져서 정신 없이 읽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하네요.
그때 글을 읽으며 정신차리기도 하고, 마음을 다잡기도 했드랬죠.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아도 가끔 어떤 상황이 오면 예전 남친이 생각 날때가 있어요.
생각까지만 딱 나죠. 그건 어쩔수 없드라구요.

최고2017.07.18 10: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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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댓글을 안 남길수 없는 칼럼이네요
진짜 촌철살인! 제가 이 경우입니다
맞아요 큰 의미부여 했고 강렬해서 계속 곱씹었어요
단순변심일수 있는 그 연애를!!! 감사합니다
깨우쳤어요!!!! 정말 글 읽고 많이 깨달았어요

헌신2017.07.20 12: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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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로그 안들어온지 좀 된것 같은데.. 오랜만에 와서 보니 제가 쓴듯한 글귀 한 부분이 여기에 있는것같아 찔리네요.
일단 저는 어떤 소리를 들을지 알면서도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되더군요. 분명 이런 상황에는 이 대답이 대다수일테지만...혹시 제가 모를 '또 다른 생각들이 있을까'의 스스로가 만드는 일말의 희망, 그리고 상대에 대한 분노..저는 아직도 오락가락 하는 중입니다.
그나마 근래들어 제 자신을 갉아먹는짓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생각만 오락가락 하고 있네요. 언젠가는 그 결정을 하게 되겠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하소연 하고 싶어서 글을 보내긴 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풀수가 없을 것 같더군요. 그런 글을 보내는게 무한님께 피해를 주었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그런 의견 하나라도 듣고 싶었거든요.
무한님께서 글을 쓰다보면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서 쓰게 된것입니다. 글의 두서가 없었던 점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랬다 저랬다 썼다는거 저 또한 압니다. 저는 그런 무한님을 욕하고 타박하려고 하려던게 아닙니다. 오히려 이렇게라도 또 다시 되새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결국 똑같은 말을 들으면서라도 되새기는 중이거든요.

이제는 알았습니다. 그녀는 이미 다른 사람의 여자라는걸.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가 언젠가는 ... 이라는 희망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저는 노력이란걸 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을 사랑하고 사랑받을수 있다는걸 이별한 그녀가 아닌.. 제 자신에게 보여주려고요. 예전과 같을순 없겠지만 그녀와 만났을때의 당당하고 자존감 있던 제 자신처럼요. 사람은 언제나 약해지고 강해지고를 반복한다지만, 약해졌을때 다시한번 일어설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걸 이제야 알았거든요. 어렸을적처럼 '별거아니야~' 라면서 무시할 정도에 이제는 그런 나이가 아니기도 하니까요. 사람이란게 쉽게 바뀌기가 힘들지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겁니다.
잊으라
시간이 해결해준다
멍청하다
고백해라
등등
어떠한 조언을 듣더라도 그말들에 제가 내린 결론은 노력을 하라 입니다.
내 자신에게, 상대에게, 주변인들에게...
나자신을 가꾸고
그녀에게 얼마만큼의 현실성을 전달해줄지
주변인들이 나를 도와줄수 있도록 혹은
그녀에게 첨언을 해줄수 있도록 말이지요.
결국 잃어버린 사랑은 쟁취해야한다는것.
혹은 새로운 사랑을 낚아야한다는것.
사랑이 쉬울수도 있지만,
모든 사랑이 쉽지만은 않으니까요
제가 할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서 새로운 사랑을 찾던지 과거의 사랑을 새롭게 만들던지 돌아오게하던지 할것입니다. 그럼에도 없다면 더 노력해야지요~! 아자아자 화이팅!!!!
다음생일지라도요ㅎㅎㅎ

생각나면2017.07.22 15: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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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전남친을 생각하면 분하고 괘씸해서 저주합니다.
죽었거나 병신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좋겠어요.
이것도 미련의 일종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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