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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모임에서 관심있는 상대에게 어필하는 방법

by 무한 2009. 11. 30.
'루저녀' 돌풍이 분 지 얼마 안되어 '어그녀'가 등장했다. 어그부츠를 사느라 돈을 다 써서 살아남기 위한 '생계형 소개팅' 했다는 글을 올린 그녀는 2주간 13명의 남자와 소개팅을 했다고 한다. 모여대 익명게시판에 올라왔던 내용으로, "괜찮은 남자도 별로 없었어요 급하게 막 구한거라"라는 내용과 "제일 맛있는거 얻어 먹은게 송아지스테이크" 그리고 "소개팅할때는 무조건 직장인..학생이랑 하면.. 무슨 약속이나 한듯 스파게티 파티.." 이런 내용들이 전국의 수 많은 솔로부대원을 분노하게 했다.

2주 내 소개팅에서 송아지 스테이크를 산 적 있는 솔로부대 남성대원이 본다면 췌장이 딱딱해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노멀로그를 구독하는 솔로부대 남자대원들은 괜히 자신도 처음 먹어보는 메뉴가 있는 음식점은 삼가도록 하자. 엄마한테는 겨울 내복 하나, 점퍼 하나 선물 안하면서 낯모르는 여자사람에게 송아지 먹이면 살림살이 좀 나아지겠는가? 개인적으로는, <식객>에 나온 맛집이나 동네에서 소문난 맛집들을 택해 함께 가 보는 일을 권한다.

자신도 처음 와보는 식당이라 한 마디 할 수 없는 곳 보다는, 식당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 줄 수 있는 '단골집'이 괜춘한 선택이 될 수 있단 얘기다. 그렇게 의미부여가 시작된다! 또한, 당신이 자주 찾을 정도면 그 집의 맛 역시 보증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패밀리 레스토랑 등은 나중에 기념일마다 순회하며 하나씩 정복해도 늦지 않다. 비오는 날, 종로5가 광장시장의 <순희네>서 빈대떡, 장수막걸리와 함께라면 스페인의 엘 불리도 부럽지 않을테니 말이다.(사실, 좀 부럽다.)

각설하고, 오늘은 '동호회'나 '교회' 혹은 '절'등 사람이 많은 모임에서 관심있는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궁금해했던 사항으로, 설레며 갔다가 밥만 먹고 오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밥은 집에서도 실컷 먹을 수 있으니, 밥만 먹지 말고 뭘 해야 할지 함께 살펴보자.


1. 무슨 모임에 나갈 것인가 


사람에 등급을 매길 수는 없는 일이지만, 맹자의 어머니께서 맹자를 위해 세 번이나 포장이사를 한 것을 떠올려 보면 '누구를 만나는가'는 '어디에 있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상식선에서만 생각해 보도록 하자. "꽃꽂이 동호회"에 있는 남자사람 보다는 "헬스 동호회"에 탄탄한 근육을 지닌 남자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호회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꽃꽂이 동호회에도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자들 있는데요?" 같은 얘기를 잠시 접어두잔 말이다. 이러한 전제조건을 둘 수 있다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노멀로그와 노멀로그 응급실등을 통해 "솔로부대 남자사람이 가면 괜춘한 동호회"로 엄지손가락을 든 곳은 <홍차동호회>였다. 물론, 자신이 관심사를 가진 동호회에 참여해서 같은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상대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별다른 취미가 없다면 참여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여자가 많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답하겠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 했듯, 집에서 타이어만 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타석에 가서 스윙을 해야 타율이 오르든 내리든 할 것 아닌가. 이왕 이렇게 된 거 <홍차동호회>를 비롯하여 <인테리어동호회>, <일본어동호회>, <요리동호회>, <어학원> 정도를 밝혀두도록 하겠다. <육아동호회><유치부교사동호회>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품절녀'라는 것도 덧붙인다. 이 외의 답변에 대해서는 친절한 구독자 분들께서 댓글로 알려주시리라 생각한다.

이것만 적어두면 여성대원들의 항의가 있을지도 모르니, 여성대원들을 위한 권장 동호회도 적어두도록 하겠다. 우선 지난 매뉴얼에서 남자들에게 권했던 <보드게임동호회>를 권한다. 지난 번엔 여자들이 많다고 하더니 무슨 소리냐고 할 지 모르지만, 노멀로그에서 소개한 이후로는 "노멀로그 때문에 보드게임 동호회가 남탕이 되었다." 라는 항의가 있을 정도로 남자사람들이 많아졌다. 차가 있다면 <차종별자동차동호회>도 괜춘할 것이고, <운동관람동호회>도 괜찮다는 제보가 있다. 단, '운동관람'이 아니라 '운동'동호회라면, 뻘줌하게 구경만 하거나 국가대표 마크를 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 <민둥산>이라는 이름만 보고 산악회인 줄 알고 가입했다가, 알고보니 머리카락이 없으신 분들 모임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동호회를 가입할 때에는 잘 살펴보도록 하자.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 "교회나 절은 이성을 만나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와 같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단순히 연애를 위해 동호회를 나가는 것은 속물적인 일 아니냐?"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훌륭한 생각이다. 더욱 신앙에 열심을 내시고, 동호회를 통해 자기계발에 힘을 써 주시기 바란다. 자, 솔로부대원들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우리는 태어나서 죽기 전 까지 모든 사람들을 다 만나 본 뒤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유성우를 너무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가 해 뜰 때 일어나, 해 질 때 잔다면, 평생 유성우를 한 번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와의 '인연'을 위해서 유성우가 언제 떨어지는 지 알아보는 것 만큼만 노력하고, 그 유성우를 보기 위해 인공적인 불빛이 거의 없는 곳을 찾아가는 것 만큼만 움직여보자. 결국 당신의 동선이 당신 삶을 만들어 갈 테니 말이다.


2. 치고 빠지는 시점을 분석하자


노멀로그에서 진행한 뮤지컬팅과 오프라인 노멀팅을 분석한 부킹대학 상하이지부에서는 "단들장물"의 이론을 발표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대원들이 있겠지만 "단기적인 만남에는 들이대고, 장기적인 만남에는 물러서야 한다." 라는 뜻이다. 이 부분에서 범하는 실수를 짚어보자면 이렇다.

<무엇이 문제인가>

단기적인 만남에 들이대야 하지만 물러남
장기적인 만남에 물러나야 하지만 들이댐


그렇기에 여자는 "그 남자는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고민하게 되고, 남자는 "싫으면 싫다고 말이라도 해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아니던가. 1박 2일의 '오프라인 노멀팅'이든, 반나절의 '뮤지컬팅'이든 다시 만날 약속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상대에게 신호를 보내고, 신호를 보냈음에도 상대가 못 알아 차릴 경우 직접 들이대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이미지 관리를 하며 술잔만 기울이다가는 취해서 필름이 끊길 것이고, 조용히 고기만 먹는다면 상대는 당신의 마음을 알 방법이 없을 것이다.

단, 장기적인 만남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위에서 얘기한 '교회'나 '동호회'등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경우, 초반의 들이댐은 결국 발길을 끊어야 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게 할 수 있다. 이전에 예를 들었던 '보드남'과의 대화를 기억하는가? 동호회에 나간지 얼마 안되어 A양에게 고백하고, 거절의 말을 듣자 다시 B양에게 고백했다. 마찬가지로 거절을 당한 뒤 무성한 뒷담화가 오갈 때 C양이 등장했고, A양 B양과 친해진 C양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관심이 가는 사람이 생겼다면 너무 티를 내지 말길 권한다. 다시 만날 기약 없는 단기적인 만남이라면 몰라도, 장기적인 만남에서 무작정 들이대는 행위는 결국 '자진탈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3. 내가 아는 나와 상대가 보는 나


2005년경, 대한민국을 떠들썩 하게 만든 '연예인 엑s파일'을 본 적 있는가? 루머와 카더라 통신의 집대성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는 연예인들에 대해 그 문서를 작성한 사람들의 '관점'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은 이미 대스타가 되었으니 실명을 밝혀 이야기 하자면, 당시 엑s파일 속에는 배우 '김명민'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연기에는 관심이 있어 보이지만 주인공으로 활약할 가능성은 희박함, 톱배우로 성장할 가능 없으며 조연으로 적합" 이런 류의 말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나 <베토벤 바이러스>가 나왔을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연기에 매료되었으며 이번 대종상에는 <내사랑 내곁에>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이야기에서 한 부분만 따오자면, 현재 당신이 솔로인 이유는, 아직 당신에게 어울리는 '작품'을 만나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만날 때 마다 자신의 재미없음을 자각한다면 당신의 매력을 이끌어 내 줄 상대를 못 만나서 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무작정 남만 탓하고 있을 수도 없다. 김명민이 내사랑 내곁에 촬영을 위해 20Kg 감량한 것만큼의 노력을 당신도 하고 있나 생각해 보자. "난 그냥 내 지금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좋아" 라는 이야기로 자신의 노력안함을 합리화 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알고 있는 당신과, 남들이 보는 당신은 분명 다를 수 있다. 그 간격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는 당신에게 달린 이야기다. 

그저 '연출'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여자사람들에게는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았을 때,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똥꼬에 힘을 줘야 알흠다운 뒤태를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래야 긴장없이 고개를 내민 배둘레햄을 숨길 수 있다는 얘기다. 남자를 만나면 시선처리도 어색하고 긴장하게 된다는 여자사람에겐 상대를 "백화점에서 초특가로 세일하는 명품백"을 마주하는 심정으로 대하라는 이야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도움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을 것이다.

남자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타고다니는 차종과 내가 대접하는 식사, 그것이 나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면 돈이 있을 때엔 상대에게 잘 보일 수 있겠지만 당신이 어려움을 겪을 때, 그것들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BMW를 타고 집을 알아보러 간 사람과 마티즈를 타고 집을 알아 보러 간 사람에게 부동산 업자가 보여주는 물건부터 다를 테니 말이다. 사회적인 시선에 신경쓴다면 당신의 부족함은 끝이 없어 보이겠지만, 난 당신의 진심이 그것을 뒤집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의 무엇을 보냐는 질문에 '외모''능력'그리고 '학벌', '돈' 등이 높은 자리를 선점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남자는 돈만 많으면 된다.""여자는 이쁘면 된다" 라는 이야기를 한다. 틀린 답은 아니다. 저러한 것들을 우선해서 사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매뉴얼 서두에 밝힌 '어그녀'와 같이 소개팅을 생계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깝게는 부모님, 멀리는 주변의 결혼한 모든 이들을 살펴보자. 결국 남자사람과 여자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꾸리고 평생을 약속하는 것은 '사랑'이 바탕이 되야 할 수 있는 일이다. 평생을 의지하며 함께 할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슬픈 일은 어디 있겠는가. 많은 이들이 외모, 능력, 학벌, 돈 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학 문제집을 보며 우는 사람은 없지만, 소설을 읽으며 우는 사람이 있는 한, 난 이것이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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