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부에 남겨주신, '글쓴이에게한표를'님의 댓글에 폭풍같은 반응이 있었다. 5년째 사귄 남자친구가 군에 갔고, 하사(직업군인)로 간 까닭에 1년간 '자기뿐이야, 나만봐라, 주말마다 너 나갈까봐...'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요즘은 한숨도 많이 쉬고, 조금만 다퉈도 '아..지겹다.. 그만하자' 같은 이야기를 한다며 헤어지자는 말을 한다는 것이다. 사귀는 5년동안 아웃백이나 빕스 같은데를 한번도 못 가봤기에, 그런데를 가면 긴장하는 남친을 위해 준비했다는 거다. 뭘 준비했을까?
많은 예비역들이 '정말 최고이십니다' 또는 '정말 천사 같으시네요', '정말 대단하신듯' 같은 찬사로 화답했고, 다른 곰신분 께서는 '내가 남자라면 그런 옷 입고 그러면 싫을 것 같아요. 싸보이잖아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뭐, 이벤트로 준비하셨다니, 거기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고 나중에라도 기회가 되신다면, 결과(?)를 댓글로 남겨주시길 부탁드려 본다.
물론, 이렇게 재미있는 댓글만(당사자는 심각한) 달린 것이 아니었다. 역시나 군대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나 나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이별이야기. 댓글을 통채로 살펴보며 그 기막힌 사연들을 훑어 보도록 하자.
아는 오빠와 전 여자친구를 동물원에 넣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댓글이다. 백일휴가를 나가려고 해도 70일 정도 남았을 때일텐데, 저 때 '돌아온인격자'님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다는 돌아온 인격자님의 댓글 너머로 눈물이 보인다. 탈영없이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신 것에는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막장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든 상황, '9사백마'님의 마지막 말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누군가와의 상담이 큰 도움이 된다. 다른건 다 접어두고서라도 그런 상담이 휴가증을 만들어 줄 수 도 있으니, 그냥 나가지 말고 일단 구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움을 구해라. 군대도 사람 사는 데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집착은 사랑이 아니다. 그저 여자친구로 자신의 만족을 채울 뿐, 서로간의 믿음이 없는 교제는 결국 이별을 맞이 할 수 밖에 없는 길을 달리는 것과 같다. 서로 맞춰가는 것과 일방적으로 맞춰가는 것을 확실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건 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야기.
댓글들을 더 소개하고 싶지만, 이번 발행글을 쓰며 댓글로 꽉 차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댓글을 옮겨적는 것은 여기까지 하기로 한다. 그 외에 흥미로운 댓글을 요약해서 딱 3개만 소개한다면,
● 남친 보내고 대학교 후배와 사귀었는데, 논산만 두번 갔다온 사연, 남동생까지 세번.
● 군대간 남친의 친구랑 몇 번 술마시고, 그 놈(?)이 스킨쉽도 해서 흔들린다는 사연.
● 애인과 헤어진 세명의 군바리들이 결국 다방 이쁜이(?)들과 재미있게 논 사연.
궁금하신 분은 [군대간 남친, 여친에 대한 진짜 속마음 1부](클릭)에 달린 댓글들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피가 되고 살이되는 경험담들과 희망적인 이야기, 그리고 절망적인 이야기들이 섞여 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가져다가 잘 적용하면 되겠다.
자, 그럼 그 유명한 '일말상초(일병 말호봉, 상병 초봉)'에 대해 알아보자.
1. 일병 삼개월의 저주
많은 분들이 '일말상초'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일병 삼개월'이다. 플러스 마이너스의 오차는 좀 있지만, '일병 삼개월'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왜? 그것은 바로 일병 3개월 되는 달이 군생활 9개월에 접어드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아홉수!
인터넷 검색으로 유명한 연예인 커플들의 이별시기를 잘 살펴보면 대충 감 잡을 수 있다. 실명까지 거론하며 그들의 연애사를 들추고 싶진 않기에 실명을 밝히진 않겠지만 지모씨의 경우 일병 삼개월! 그리고 김모씨의 경우도 일병삼개월 때부터 이별소문! 주변의 많은 예비역들에게 물어봐도 입대 몇 달 전 사귀기 시작해 이등병때 헤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진지한 교제가 일병 때 많이 깨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하필이면 일병때 일까?
내성이 생기는 기간, 9개월
쉽게 말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한 면역이 된다. 곧 죽을 것 같이 가슴아프던 이별의 상처도 점점 굳은살이 되어가는 것 처럼, 서로에 대해 뜨겁게 불타올랐던 감정들이 어느정도 사그러 들었다는 이야기다. '난 2년간 한 번도 마음이 변하거나 흔들린 적 없어요' 라고 이야기 하는 군화나 곰신이 있다면, 난 그 분을 달라이라마로 임명해주고 싶다. 일단 머리 깎고 오시길.
서서히 굳어간다. 남자는 정신 없이 이등병 생활과 일병 생활을 하며 사회에 대해 무뎌진 마음을 느낄 것이고, 여자 역시 이제는 남자친구 대신 만나던 친구들, 그리고 서로 함께 의미를 담으며 샀던 물건들보다 혼자서, 혹은 친구와 함께 구입했던 물건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남자는 여자가 모르는 군대용어나 군대에서의 기억들이 점점 늘어간다. 여자는 반대로 남자가 모르는 사회의 이야기나 추억들이 점점 늘어간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것들을 나눠 갖고 공유해야 하지만, 그러기에 일병 삼개월은 시간이 없다. 이등병들 교육도 해야 하고, 소대 청소나 정리도 해야 하고, 계획을 잡고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공부도 해야 한다. 가장 바쁠때다. 군대와 다른 사회의 시간과 맞추어 보자면, 이제 남자는 뉴스가 끝나는 10시에 잠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여자는 10시에 시작하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당연해 진다.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줄어든다.
남자는 이런 상황을 모른 채 자기 얘기를 많이 꺼내는 여자와 통화하는 것이 힘들어 질 수 있고, 여자는 항상 찾아오는 공허함과 빈자리에 밤 새 잠못 이룰 수도 있다. 마치, 다가오지 말라고 꼬리를 치켜드는 고양이를 본 강아지가 같이 놀자는 줄 알고 다가가 장난을 치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고 할까?
'나 상병 달면 부분대장 될 것 같아. 잘하면 일찍 분대장 달 수도 있겠어' 이런 얘기가 여자에겐 달나라 이야기 처럼 들리고, '내 친구 주희 있잖아. 다음달에 결혼한데, 남자가 공무원이라고 하던데? 공무원만 되도 좋겠다. 일산쪽에 아파트 사서 벌써 같이 살고 있나봐.' 이런 여자의 이야기는 남자에게 아무런 실감도 나지 않는다. '뉴욕에 사는 존 햄링턴 씨가 빅마우스에게 고환을 물려 911에 실려갔데' 차라리 이런 이야기는 웃기기라도 하다.
물론, 이런 이유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자는 군대에서 듣는 많은 이야기들로 여자친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을 수도 있고, 여자는 사회생활을 하며 만나는 남자들에게 자신의 남자친구보다 더 많은 매력을 느꼈었을 수도 있다. 지난 댓글에서 나온 이야기 처럼, 10시면 잠들어서 통화도 할 수 없는 남자친구보다 자신의 외로움과 답답한 심정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는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굳이 덧붙이자면, 그 공백을 넘어서도 사랑할 만큼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미안하다.
이런. 좀 재미있게 쓰려고 다짐에 다짐을 했지만, 윗 글을 작성하면서도 또 라면국물 같은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다. 베란다에 말려 놓은 손수건을 가지고 와 눈물을 닦으며 더 작성을 해 보려 하지만, 이미 코가 막혀서 숨쉬기가 곤란하다. 아무래도 더 작성하는 것은 무리가 될 수도 있겠다.
다음 발행글에 상병과 병장 이야기를 다루며, 앞 부분에 일병의 이야기도 좀 더 적도록 하겠다. 윗 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끝 없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느낌을 가지고 계실 곰신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희망을 가져라. 내 주변엔 군대 갔던 남자친구를 현재 남편으로 두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물론, 그게 두번째 남자였다는 사실은 굳이 밝히지 않겠다)
3부에서 다시 뵙기를 바라며, 다른 곳에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무한의 노멀로그(http://normalog.com) 에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란다. 그래야 댓글을 종합해서 소개하거나 3부 작성에 참고하여 싣기가 조금 수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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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좋은 주말 되길 바라며!
(새 글을 기다리시는 동안 카테고리의 다른 글들을 읽어보세요. 좀 재밌음 ^^b)
그리고,, 지마켓에서 간호사옷도 구매해봤어요-_ㅡ..;;
예전에 남친집 컴터에서 남친이 따운받아놓은 동영상중에 반이상이
일본간호사복을입여성들이더라구요..;;; 씁쓸했지만,,
암튼 나름 ,, 준비했어요
좋아했음하네요,,ㅎ
-1부에 달린 '글쓴이에게한표를'님의 댓글중-
예전에 남친집 컴터에서 남친이 따운받아놓은 동영상중에 반이상이
일본간호사복을입여성들이더라구요..;;; 씁쓸했지만,,
암튼 나름 ,, 준비했어요
좋아했음하네요,,ㅎ
-1부에 달린 '글쓴이에게한표를'님의 댓글중-
많은 예비역들이 '정말 최고이십니다' 또는 '정말 천사 같으시네요', '정말 대단하신듯' 같은 찬사로 화답했고, 다른 곰신분 께서는 '내가 남자라면 그런 옷 입고 그러면 싫을 것 같아요. 싸보이잖아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뭐, 이벤트로 준비하셨다니, 거기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고 나중에라도 기회가 되신다면, 결과(?)를 댓글로 남겨주시길 부탁드려 본다.
물론, 이렇게 재미있는 댓글만(당사자는 심각한) 달린 것이 아니었다. 역시나 군대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나 나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이별이야기. 댓글을 통채로 살펴보며 그 기막힌 사연들을 훑어 보도록 하자.
입대 당일 : 기다릴테니까 안심하고 잘 다녀와.
2주차, 첫 편지 : 아는 오빠가 소개팅 대타 좀 뛰어달래.
3주차, 두 번째 : 하도 졸라대서 동물원만 같이 가기로 했어.
4주차, 세 번째 : 오늘 그사람(-_-)이랑 어디 다녀왔어(사진 첨부).
첫 전화 : 드라마 보는 중이니까 끊어.
두번째 전화 : XX씨, 받지 말까요(웃음)? 뚜- 뚜- 뚜-
-1부에 달린 '돌아온인격자'님의 댓글 중-
2주차, 첫 편지 : 아는 오빠가 소개팅 대타 좀 뛰어달래.
3주차, 두 번째 : 하도 졸라대서 동물원만 같이 가기로 했어.
4주차, 세 번째 : 오늘 그사람(-_-)이랑 어디 다녀왔어(사진 첨부).
첫 전화 : 드라마 보는 중이니까 끊어.
두번째 전화 : XX씨, 받지 말까요(웃음)? 뚜- 뚜- 뚜-
-1부에 달린 '돌아온인격자'님의 댓글 중-
아는 오빠와 전 여자친구를 동물원에 넣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댓글이다. 백일휴가를 나가려고 해도 70일 정도 남았을 때일텐데, 저 때 '돌아온인격자'님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다는 돌아온 인격자님의 댓글 너머로 눈물이 보인다. 탈영없이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신 것에는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등병이었는데 100일휴가 며칠전에 여자친구였던 인간에게(^^?) 청첩장을 받고 그길로 앰블런스로 위병소 돌진하고, 자유로 지나서 한참을 달려가서-앰블 의외로 튼튼하더이다,,ㅋ- 사고내고 택시 올라서 'xx로 가주세요'했다 부대로 잡혀왔죠,,, 100일만에 결혼한다고 하는 여친이나 그걸 보고 탈영한 놈이나, 군용차량탈취한걸-저런 상황이면 뭘못하겠습니까..ㅜㅜ- 무장탈영으로 보고해서 일크게 만든 인사장교,,ㅜㅜ- 참 안타까웠었죠..혹 입대안하신분들 여자친구와의 헤어짐이 걱정되시면 그냥 나가지 마시고 누군가와 상담을 하십시오,정 안되면 의무대중대장이나 군종이라도 찾아가십시오. 휴가증을 하사하실 수 있습니다,
제발 아무것도 없이,그냥 위병소를 나가지는 마세요...
-1부에 달린 '9사백마'님의 댓글 중-
제발 아무것도 없이,그냥 위병소를 나가지는 마세요...
-1부에 달린 '9사백마'님의 댓글 중-
막장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든 상황, '9사백마'님의 마지막 말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누군가와의 상담이 큰 도움이 된다. 다른건 다 접어두고서라도 그런 상담이 휴가증을 만들어 줄 수 도 있으니, 그냥 나가지 말고 일단 구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움을 구해라. 군대도 사람 사는 데다.
대학시절, 순수 동기가 있었는데요
대학 첫미팅때 필이 꽂혀 사귀게 되었대요
그러다 얼마 안돼서 남자친구가 군입대를 했고..
어머나!!
면회 꼬박 챙겨 가고, 하다 못해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간다는 걸 가지말라 한다고 안가고..
아무튼.그런게 사랑이라 생각하고 거의 다 맞춰주고, 그렇게 정말 정말!!
2년2개월을 기다렸습니다.
결론은 남자의 그런 집착성때문에 안좋게 헤어졌다는 ㅠ.ㅠ
-1부에 달린 '카라'님의 댓글 중-
대학 첫미팅때 필이 꽂혀 사귀게 되었대요
그러다 얼마 안돼서 남자친구가 군입대를 했고..
어머나!!
면회 꼬박 챙겨 가고, 하다 못해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간다는 걸 가지말라 한다고 안가고..
아무튼.그런게 사랑이라 생각하고 거의 다 맞춰주고, 그렇게 정말 정말!!
2년2개월을 기다렸습니다.
결론은 남자의 그런 집착성때문에 안좋게 헤어졌다는 ㅠ.ㅠ
-1부에 달린 '카라'님의 댓글 중-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집착은 사랑이 아니다. 그저 여자친구로 자신의 만족을 채울 뿐, 서로간의 믿음이 없는 교제는 결국 이별을 맞이 할 수 밖에 없는 길을 달리는 것과 같다. 서로 맞춰가는 것과 일방적으로 맞춰가는 것을 확실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제 후배 같은경우는 여자친구가 군대 갔습니다 두둥~~~~~~~
직업군인이라 자주 만나더니 1년차 지나고 나서부터 둘 사이가 이상해지더니
나중에 헤어지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군대간 여자가 군대에서
다른 사람을 사귄것 같더군요..
-1부에 달린 '하늘아래서'님의 댓글 중-
직업군인이라 자주 만나더니 1년차 지나고 나서부터 둘 사이가 이상해지더니
나중에 헤어지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군대간 여자가 군대에서
다른 사람을 사귄것 같더군요..
-1부에 달린 '하늘아래서'님의 댓글 중-
이건 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야기.
댓글들을 더 소개하고 싶지만, 이번 발행글을 쓰며 댓글로 꽉 차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댓글을 옮겨적는 것은 여기까지 하기로 한다. 그 외에 흥미로운 댓글을 요약해서 딱 3개만 소개한다면,
● 남친 보내고 대학교 후배와 사귀었는데, 논산만 두번 갔다온 사연, 남동생까지 세번.
● 군대간 남친의 친구랑 몇 번 술마시고, 그 놈(?)이 스킨쉽도 해서 흔들린다는 사연.
● 애인과 헤어진 세명의 군바리들이 결국 다방 이쁜이(?)들과 재미있게 논 사연.
궁금하신 분은 [군대간 남친, 여친에 대한 진짜 속마음 1부](클릭)에 달린 댓글들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피가 되고 살이되는 경험담들과 희망적인 이야기, 그리고 절망적인 이야기들이 섞여 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가져다가 잘 적용하면 되겠다.
자, 그럼 그 유명한 '일말상초(일병 말호봉, 상병 초봉)'에 대해 알아보자.
1. 일병 삼개월의 저주
많은 분들이 '일말상초'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일병 삼개월'이다. 플러스 마이너스의 오차는 좀 있지만, '일병 삼개월'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왜? 그것은 바로 일병 3개월 되는 달이 군생활 9개월에 접어드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아홉수!
인터넷 검색으로 유명한 연예인 커플들의 이별시기를 잘 살펴보면 대충 감 잡을 수 있다. 실명까지 거론하며 그들의 연애사를 들추고 싶진 않기에 실명을 밝히진 않겠지만 지모씨의 경우 일병 삼개월! 그리고 김모씨의 경우도 일병삼개월 때부터 이별소문! 주변의 많은 예비역들에게 물어봐도 입대 몇 달 전 사귀기 시작해 이등병때 헤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진지한 교제가 일병 때 많이 깨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하필이면 일병때 일까?
내성이 생기는 기간, 9개월
쉽게 말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한 면역이 된다. 곧 죽을 것 같이 가슴아프던 이별의 상처도 점점 굳은살이 되어가는 것 처럼, 서로에 대해 뜨겁게 불타올랐던 감정들이 어느정도 사그러 들었다는 이야기다. '난 2년간 한 번도 마음이 변하거나 흔들린 적 없어요' 라고 이야기 하는 군화나 곰신이 있다면, 난 그 분을 달라이라마로 임명해주고 싶다. 일단 머리 깎고 오시길.
서서히 굳어간다. 남자는 정신 없이 이등병 생활과 일병 생활을 하며 사회에 대해 무뎌진 마음을 느낄 것이고, 여자 역시 이제는 남자친구 대신 만나던 친구들, 그리고 서로 함께 의미를 담으며 샀던 물건들보다 혼자서, 혹은 친구와 함께 구입했던 물건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남자는 여자가 모르는 군대용어나 군대에서의 기억들이 점점 늘어간다. 여자는 반대로 남자가 모르는 사회의 이야기나 추억들이 점점 늘어간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것들을 나눠 갖고 공유해야 하지만, 그러기에 일병 삼개월은 시간이 없다. 이등병들 교육도 해야 하고, 소대 청소나 정리도 해야 하고, 계획을 잡고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공부도 해야 한다. 가장 바쁠때다. 군대와 다른 사회의 시간과 맞추어 보자면, 이제 남자는 뉴스가 끝나는 10시에 잠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여자는 10시에 시작하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당연해 진다.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줄어든다.
남자는 이런 상황을 모른 채 자기 얘기를 많이 꺼내는 여자와 통화하는 것이 힘들어 질 수 있고, 여자는 항상 찾아오는 공허함과 빈자리에 밤 새 잠못 이룰 수도 있다. 마치, 다가오지 말라고 꼬리를 치켜드는 고양이를 본 강아지가 같이 놀자는 줄 알고 다가가 장난을 치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고 할까?
'나 상병 달면 부분대장 될 것 같아. 잘하면 일찍 분대장 달 수도 있겠어' 이런 얘기가 여자에겐 달나라 이야기 처럼 들리고, '내 친구 주희 있잖아. 다음달에 결혼한데, 남자가 공무원이라고 하던데? 공무원만 되도 좋겠다. 일산쪽에 아파트 사서 벌써 같이 살고 있나봐.' 이런 여자의 이야기는 남자에게 아무런 실감도 나지 않는다. '뉴욕에 사는 존 햄링턴 씨가 빅마우스에게 고환을 물려 911에 실려갔데' 차라리 이런 이야기는 웃기기라도 하다.
물론, 이런 이유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자는 군대에서 듣는 많은 이야기들로 여자친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을 수도 있고, 여자는 사회생활을 하며 만나는 남자들에게 자신의 남자친구보다 더 많은 매력을 느꼈었을 수도 있다. 지난 댓글에서 나온 이야기 처럼, 10시면 잠들어서 통화도 할 수 없는 남자친구보다 자신의 외로움과 답답한 심정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는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굳이 덧붙이자면, 그 공백을 넘어서도 사랑할 만큼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미안하다.
이런. 좀 재미있게 쓰려고 다짐에 다짐을 했지만, 윗 글을 작성하면서도 또 라면국물 같은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다. 베란다에 말려 놓은 손수건을 가지고 와 눈물을 닦으며 더 작성을 해 보려 하지만, 이미 코가 막혀서 숨쉬기가 곤란하다. 아무래도 더 작성하는 것은 무리가 될 수도 있겠다.
다음 발행글에 상병과 병장 이야기를 다루며, 앞 부분에 일병의 이야기도 좀 더 적도록 하겠다. 윗 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끝 없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느낌을 가지고 계실 곰신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희망을 가져라. 내 주변엔 군대 갔던 남자친구를 현재 남편으로 두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물론, 그게 두번째 남자였다는 사실은 굳이 밝히지 않겠다)
3부에서 다시 뵙기를 바라며, 다른 곳에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무한의 노멀로그(http://normalog.com) 에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란다. 그래야 댓글을 종합해서 소개하거나 3부 작성에 참고하여 싣기가 조금 수월할 것 같다.
3부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아래 추천이라고 써 있는 숫자가 표시된 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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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좋은 주말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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