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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여자12

그녀의 남친들이 전부 무성의하고 무기력해진 이유는? 분명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몇 번이나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상대가 날 사랑하긴 할 거야.’ ‘날 좋아한다고, 보고 싶다고 했던 말은 거짓이 아니겠지.’ ‘그래,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한 번 더 이해하자.’ 하며 끌고 가면, 결국 막장을 보게 될 가능성만 높아질 뿐이다. 이런 연애 더는 못 하겠다며 이별을 말했으면 그 결정을 지켜가야지, 며칠 지나 외롭고 허전하며 지금 잡으면 상대가 받아줄 거란 생각에 붙잡으면, 재회는 할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의 ‘이별사유’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구멍 난 양말 뒤집어 신는다고 구멍이 없어지는 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또, 초반 6개월 풍덩 빠졌다가 나머지 18개월 속만 까맣게 태우는 이런 패턴의 연애를 반복하면, 스물다섯에 만난 남자.. 2016. 8. 18.
밀당을 해달라는 여친, 어쩌면 좋을까? 외 2편 움베르트 에코의 부고를 듣고 이틀간 긴 글을 썼다가, 그냥 저장 해두었다. 쓴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고인에게 보내는 늦은 팬레터 같고, 최대한 감추려고 해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마는 팬심에 내 손이 오글거렸다. 그는 내가 참 사랑하는 작가였다, 정도로 적어두기로 하자. 난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가 천 년을 산 듯한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좀 이상하다. 편히 쉬시라는 말씀과 함께, 장미 한 송이와 담배 한 개비 드리고 싶다. 장미는 내 애정이고, 담배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에코가 미소 지으리라 생각한다. 에코는 세상을 떠났지만, 내 메일함에는 "사연이 많이 밀려서, 아니면 제 사연이 매뉴얼로 발행되기 부적합해서 다루시기 힘들면, 그냥 제가 끝에 한 질문.. 2016. 2. 22.
연애는 시작했는데, 이제 어쩌죠. 결혼하고 싶어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어제는 2년 전 사연을 보내주셨던 분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 분은 당시 폭풍우가 치는 망망대해에서 표류중인 사람의 모습을 하고 계셨는데, 지금은 아이 엄마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후 연락이 없어 혹 여전히 힘들어 하시는 건 아닐까 마음을 쓰고 있었는데, 약간의 산후우울증이 찾아온 것 말고는 큰 문제가 없다니 참 다행입니다. 아 그런데, 그러면 신혼여행 다녀오시면서 제 열쇠고리라도 하나쯤 사오셨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웃자고 하는 소리 아니니까 마음 깊이 새겨두시기 바랍니다.(응?) 예전엔 이렇게 서두에서 수다도 떨고 그랬는데, 언젠가부터 수다를 생략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누가 너 강아지 키우는 얘기 듣고 싶대?" "사연이나 빨리 말하지 뭔 말이 많아." 등의 댓글.. 2015. 7. 17.
선톡도 오는데, 이거 그린라이트 아닌가요? 외 1편 단호박처럼 말씀드리겠습니다.(응?) 그린라이트가, 아닙니다. 제가 며칠 전부터 붙잡고 있다가 다루지 않기로 한 사연이 하나 있는데, 그 사연의 주인공인 여자 분이 아래와 같습니다. - 질문에 답을 해주면 바로 따르는 여자. - 전혀 반대하거나 반발하지 않고 순종하는 여자. - 말을 걸거나 연락을 하면, 성실하게 응답해 주는 여자. - 만나자고 하면 거절 않고 만나주는 여자. 남자 입장에서 보면,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상대는 '곧 사귀게 될 것 같은 이성'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아는 이성들, 특히 아는 '오빠들'을 저렇게 대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모임 내에서 원활한 관계를 맺기 위해 그랬던 겁니다. 내가 힘들 땐 오빠가 좀 도와주고, 오빠가 힘들 땐 내가 좀 도와주.. 2015.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