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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여자들이 연애하면 힘들어지는 남자유형 세 가지

by 무한 2009. 12. 7.
솔로부대원들이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주변의 누군가가 물을 것이다. "무슨 일 있어?" 라고 말이다. 하지만 정말 무슨 일이 있어서 그렇겠는가? 알고보면 "아무 일도 없어서" 그런 것 아니겠는가. 새해의 부풀었던 기대들은 아직 시작도 못해봤는데 2009년도 곧 막을 내리고, 언제 잘랐는지 기억도 안나는 손톱은 신경쓰지 않아도 열심히 자라 어느덧 손톱깎이를 찾아야 하는 시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솔로의 시간을 오래 갖다 보면, 누군가 내게 보여주는 작은 관심 하나에도 정신줄을 놓을 때가 있다. 쉽게 말해 실적이 하나도 없는 보험영업사원에게 곧 보험을 들어 줄 것 같은 고객이 하나 생겼다고 할까. 솔로부대원들이 메일을 보내 답을 듣고 싶어하는 것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준비했다. 여자들이 연애하면 힘들어지는 남자의 유형 말이다. 상대가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혹은 내가 상대에게 호감을 느꼈다고 해서 무작정 시작하는 연애는, 몸과 마음 모두 지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며 매뉴얼을 시작한다.


1. 혼자 진도를 나가고 있는 남자
 

'스킨십' 진도가 빠른 남자에 대해서는 이전 매뉴얼에서 한 번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 매뉴얼에 달린 댓글 중에는 "제가 아는 언니는 나이트에서 만난 첫 날 진도를 다 나갔지만, 아직까지 잘 사귀고 있는데요?" 같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물론 로또 1등 당첨자는 거의 매주 나온다. 하지만 1등 당첨자가 많을까, 아니면 복권을 구겨 버리는 사람이 많을까?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종종 메일로 도착하는 솔로부대 여성대원들의 '고민' 때문이다. 소개팅 등의 만남으로 얼굴 한 번 봤을 뿐인데 문자로 음담패설을 늘어놓거나, 당신과 삐-(자체심의) 하는 꿈을 꾸었다는 둥의 이야기를 늘어 놓는 남자. 뿐만 아니라 한 술 더 떠 당신의 미니홈피 사진첩을 보며 혼자 삐-(자체심의)를 했다는 남자. 그건 당장 신고를 해도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콩밥을 먹을 수 있는 얘기다. 아무리 '외로움'이란 갈증을 느낀다 하더라도 구정물을 마시진 않길 권한다. [여자들은 모르고 당하는 바람둥이들의 작업방법]이란 매뉴얼에서 마지막에 한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그는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인가?


급할 건 아무 것도 없으니 천천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정말 무서운 건, 연애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 하나 추가 할 것이 뻔히 보이는 '진심이 결여된 연애'다.


2. 품절남에 대한 솔로부대원의 착각들


결혼을 했거나, 연애중인 상대가 있는 남자를 좋아한다면, 종이접기 하듯 마음 접으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연애상담이 올라오는 <노멀로그 응급실>에서 잠깐 눈팅만 하더라도 왜 마음을 접어야 하는 지는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품절남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솔로부대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착각이 있다. "그 사람의 현재 사랑은 값어치가 없으며, 자신과 나누는 대화 및 감정 교환이 진짜" 라고 생각 하는 것. 착각은 많이 한다고 돈 드는 일이 아니기에 스스럼 없이 공짜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품절남이 자신의 연인을 놔두고 다른 사람에게 접근할 때에는 이미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 지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지금 이 곁다리로 시작하는 감정을 잃는다고 해서 아무 문제될 것이 없기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다. "재미없어요?" 따위의 물음을 던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와는 결혼할 생각이 없으며, 당신을 먼저 알았다면 분명 당신과 사귀었을거라고 그가 이야기 하던가? 그게 진심이라면 지금의 만남을 정리한 후에 진지하게 만나자고 해라. 정말 그가 그 만남을 정리하고 당신에게 올 것 같은가? 당신이 그의 마음을 파악하는 기준은 뭔가. 그가 주는 선물? 혹은 만날 때마다 둘이 연인처럼 행복하다는 것? 가상커플의 이야기를 다루는 예능프로그램을 본 적 없는가? 울고 웃고 다 하지만, 열애설은 다른 곳에서 터지거나, 실제로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뉴스를 본 적 없는가?

품절남을 좋아하든, 그의 양다리를 껴 안든 그건 당신의 자유다. 다만, 나는 당신이 길지 않은 청춘을 누군가의 세컨드로 허송세월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허무함이라는 종착역으로 가며 감정소모를 미리 겪은 솔로부대 선배들에겐 뭐가 남았는가. 주름살과 냄새 뿐이다.


3. 벽 보고 대화하는 느낌이 드는 남자 


한 가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말 일이 바쁘며 큰 시험 등을 준비하고 있는 남자와 벽 보고 대화하는 느낌이 드는 남자를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가 샤워하느라 문자에 답장을 보내지 못한 것인데도 "제 연락이 부담스러우면 솔직히 말해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분명 연락을 했지만 일주일 넘게 아무 대답도 없으며, 지가 필요할 때만 연락해서 잠깐 보자는 둥, 어디로 나오라는 둥의 이야기만 하는 남자다. 

당신은 더이상 반했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칼자루를 쥐어준 채 그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일등 참치가 되지 않아도 좋다. 그의 어장에서 뛰쳐나오란 말이다. 어장관리에 대한 매뉴얼에서도 이미 밝힌 바 있지만, 어설프게 그에게 복수를 하겠다거나 그를 내 어장에 집어넣겠다는 생각은 안하는 것이 좋다. 내가 장담하는데 그런 상황을 맞이하는 것은 로또 1등에 4주 연속 당첨되는 것 보다 어려울 것이다. 어장관리를 하는 그에게 '복수' 할 수 있는 건, 무관심해 지는 것 뿐이다. 더이상 그의 연락에 설레발을 치지 말잔 얘기다.

'존경' 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신을 '존중' 하지 않는 사람과 무엇을 더 하고 싶은가. 스펙, 스펙, 스펙. 그 스펙 때문에 상담 메일을 보내는 분이 있는 것도 안다. 평소에 누군가를 만나서 "남자를 몇 명이나 사귀어 봤어요? 마지막으로 사귄게 언제에요?" 라고 말하면 이뭐병(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이러며 따귀라도 올려붙일 분이, 월 500을 번다는 그 사람 앞에선 대충 얼버무리고 집에와서 불평만 했다는 사연도 받아 본 적 있다. 당신을 농수산물 장터에서 사과 고르듯 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면 내가 상관할 바 아니겠지만, 돈, 그거 많아도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리는 사람들 많다. 그래도 스펙에 목숨을 건다면, 벽하고 결혼한다고 해도 굳이 말리진 않겠다. 단, 당신도 그의 손목시계나 지갑, 구두같은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 매뉴얼을 작성하며 가장 애매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그럼, 그런 남자들에겐 변화의 시기가 없는가?" 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변화의 시기는 있다. 만남의 계기와 장소가 어떻든 처음엔 그저 장난처럼 시작한 연애를 둘의 단단한 중심으로 바꾼 커플도 있고, 상대의 집착 때문에 헤어졌다가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만나 행복함을 만끽하는 커플도 있다. 학교다닐 때에는 공부를 안했지만 스무살이 넘어 정신을 차린 사람도 있는 것 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이런 남자는 만나라, 혹은 만나지 마라" 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다만 내가 염려하는 것은, 변화해야 할 시기에 만난 당신이 상대로 인해 무던히도 많은 상처를 마음에 새기게 되는 것이다. 특히, 솔로의 시간을 오래 가진 대원들은 마른 낙엽 같아서, 작은 불씨만 있어도 산 하나는 금방 태울 만큼 활활 타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가 보여준 작은 관심이나 다정한 말, 혹은 한 순간의 배려에도 아찔함을 느끼며 "왜 이제 왔나요, 내 사랑" 이따위 대사를 꺼낸다는 얘기다.

당신 마음의 고삐는 당신이 잡도록 하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발걸음만 더하다가는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을 너무 많이 낭비할 위험이 있다. 위에서 말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를 만나면, 그의 철없음이나 이기적인 모습들까지 당신이 모두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당장 남자가 이 사람 뿐인데, 난 어쩌면 좋나요?" 라고 할 지 모르지만, 당신의 첫 사랑을 기억해보자. 날 때부터 지금까지 솔로였다면, 호감을 느꼈던 상대라도 떠올려보자. 당시엔 세상의 전부인 것 같은 그 사람,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당신, 잘 지내고 있지 않은가.

인생에 가장 기뻤던 순간을 떠올려라. 그리고 지금 떠오른 그 마음, 그 미소를 잃지 말아라. 그게 바로 매력적인 당신의 모습이다.
 


▲ 막걸리를 엄청 마시고 이틀간 고생 했다. 이놈의 술, 다신 먹지 말아야지 결심한게 거짓말 좀 보태서 내 신발 사이즈 만큼의 횟수가 되는 것 같은데 또 잊고 언젠가 이런 다짐을 다시 하게 될 것 같다. 당신도 반복하고 있진 않은가. 연애, 이젠 하고 싶지도 않다, 라고 말하지만 며칠 후 친구에게 소개팅이라도 시켜달라고 부탁하는 모습. 손가락 버튼을 눌러야 할 때다.


▲ 착각도 무료고 추천도 무료라면, 난 착각보단 추천을 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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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이런 행동, 정말 관심있어서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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