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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물고기가좋다

오렌지 클라키(애완가재)를 위한 특별한 간식

by 무한 2011. 1. 10.
그러니까, 다들 그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앞선 사육자나 전문가들이 적어 놓은 매뉴얼대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키우고 있는 애완동물에게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예를 들어, 남들이 모두 사슴벌레를 발효톱밥에서 사육할 때, 난 영지버섯 폐목톱밥에서 사육해 '우락부락 사슴벌레 1호'를 탄생시키고 싶다는 열정이 용솟음 치는 그런 것 말이다.

나만 그런가?

뭐, 내 친한 친구 홍박사도 꼬꼬마 시절 '이 거북이는 열대지역에서 살다 왔다고 했지? 거기처럼 환경을 만들어 주면 쑥쑥 클 거야.'라며 거북이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익은 거북'을 만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으니, '나만의 사육방법'을 찾는 사육가들이 나 말고도 몇 명은 더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키우고 있는 오클(오렌지 클라키) 오남매 에게도, 특별한 간식을 줘 봤다.




▲ 이렇게 모두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꼴뚜기를 주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모여들었다.

꼴뚜기를 물에 좀 불려 염분을 빼고 어항에 넣어 줬다. 먹이 반응은 폭발적. 아무래도 비린내 때문인지 가재들이 금방 감지하고 달려들었다. 사료를 넣어주면 어항을 돌아다니다 앞에 있는 사료를 발견하고 먹는 것과 달리, 꼴뚜기를 먹을 때에는 '사냥꾼'의 모습을 보였다.




▲ 위와 같은 사진. 녀석들을 좀 더 가까이서 찍어봤다.

위 사진에서 꼴뚜기를 타고 먹는 녀석이 현재 어항내 서열 1위 오클(오렌지 클라키)이다. 2011년 1월 1일에 다른 녀석들도 탈피를 해 지금은 크기가 비슷해졌다. 아, 탈피 사진도 한 장 올려야지.




▲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오클이 벗어 놓은 탈피각(허물)이 있다.

탈피를 하고 나면 몸집이 이전보다 커진다. 집게발이나 더듬이 등이 잘려 있던 녀석들도, 탈피를 마치면 다시 새 집게발이나 새 더듬이가 생긴다. 잃었던 부분들이 '재생'되는 것이다. 벗어 놓은 탈피각은 자신이 먹는데, 이 행위에 대해서는 '탈피 시 소진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먹는다.'는 의견과 '탈피 후 몸이 말랑말랑해 작은 공격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에 자신의 탈피를 감추기 위해 먹는다.'는 의견이 있다.




▲ 꼴뚜기를 맛있게 먹고 있는 두 녀석. 카메라를 들이대자 꼴뚜기를 권하고 있다.

사이 좋게 먹고 있는 듯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 먹이를 차지하기 위한 숨막히는 결투. 왼쪽의 오클이 승리했다.

아직까지는 집게발이 크지 않은 까닭에 서로 위협 하는 정도의 싸움이지만, 녀석들이 조금 더 크면 상대의 더듬이를 자르거나 집게발을 자르는 등의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상대를 두동강 내 먹는 일도 벌어진다.




▲ 밥 잘 먹곤 온도계에 올라가 몸개그 중인 녀석.

녀석들은 탈출의 명수 답게 높은 곳을 찾아 오르는 일을 즐긴다. 열심히 올라간 후엔 위의 사진과 같은 '몸개그'를 보여주며 다시 아래로 내려온다.

'어~ 어어어~'

라며 미끄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 이번엔 소고기를 좀 잘라 넣어줘 봤다. 역시 폭발적인 반응.

가재들은 깔끔하게 먹기 보다는 먹이를 "푸우우~" 뿌려가며 먹는다. 사진에 하얀 눈발처럼 보이는 것들은 녀석들이 먹으며 뿌리는 소고기 잔재다. 소고기의 기름기가 수면에 유막(기름막)을 만들기 때문에, 기름기가 있는 먹이는 이 주에 한 번 정도만 급여 할 생각이다.




▲ 간디(애완견)가 먹는 육포도 좀 넣어줘 봤다. '우왓! 육포닷!'이라며 달려드는 모습.

낚시에서는 떡밥에 강아지나 닭, 돼지 사료등을 섞거나 밑밥으로 쓴다. 그걸 이용해 간디(애완견)사료를 좀 넣어줘 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물이 금방 오염될 것 같아서 강아지용 육포를 대신 넣어 봤다. 양고기로 만든 육포인데, 가재들이 잘 먹는다.




▲ 육포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치열한 신경전.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녀석들이 서로 위협할 때에는 저렇게 더듬이를 V(브이)자로 만드는 듯 보인다. 그리곤 집게발을 어깨높이(응?)로 들어 벌린 후 "우왁~ 비켜, 우왁~"하며 경계를 한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작년 12월 29일 녀석들이 먹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위와 같은 포즈로 서로 위협하는 것을 목격하였고, 그렇게 자기 자리를 잡은 녀석들은 올해 1월 1일 탈피를 했다. 탈피 전 은신처 확보를 위한 작업이 아니었나 조심히 생각해 본다.




▲ 냉장고에 있던 애호박을 좀 잘라서 넣어줬다. 아예 머리를 호박에 박고 먹는 녀석.

가재 발색에 도움이 된다는 '당근'과 식이섬유가 듬뿍 들어 있는 '고구마', 그리고 아무튼 몸에 좋을 것 같은 애호박을 급여하고 있다.




▲ 애호박을 사이에 두고도 이렇게 싸움이 벌어진다. "우왁~ 비켜, 우왁~"

보일 지 모르겠지만, 애호박의 절단면 테두리를 유심히 보면 가재가 뜯어 먹은 흔적을 볼 수 있다. 애호박은 고기나 육포 등을 넣어줬을 때 만큼 호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심심하면 다가와서 뜯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밥 다 먹고 몸을 닦고 있는 녀석. 팔굽혀펴기 하고 있는 줄 알았다.

녀석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더듬이와 눈을 닦거나 저렇게 꼬리와 다리 등을 손질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얼핏 보면 "가재의 매력은 갑화와 삼두근이지."라며 팔굽혀펴기를 하는 듯 보인다.




▲ 두둥! 공쥬님(여자친구)이 키우기 시작한 화이트 클라키 '백설이'.

지금까지 본 오클들이 체장 1cm~1.5cm의 치가재인 반면, 공쥬님(여자친구)이 키우기 시작한 화이트 클라키는 체장 8cm의 성체다. 크기가 잘 짐작되지 않는다면 지금 책상 위에 있는 마우스와 비슷한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항 표면에 생긴 이끼를 닦으려 손을 넣었을때, '혹시 집게발로 날 물진 않을까?'하는 염려가 들게 할 정도의 크기다.

이거 순서가 너무 많이 밀려 버렸는데, 어제 백설이(화이트 클라키, 암컷)의 결혼식이 있었다. 상대는 3개월 정도 연하의 수컷 화이트클라키 였는데, 어제만 해도 데면데면 하던 두 녀석이 오늘 아침 저 코코넛 은신처 안에 함께 들어가 있었다. 서로 집게발 한 번 맞잡기도 전에 합방이라니, 요즘 애들이나 요즘 가재들이나, 참 빠르다.(응?)

농담이고, 다음 시간에는 '백설이'의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 집에 새로 자리를 잡은 '플로리다 허머'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할 예정이니 다음 이야기를 부르는 아래의 추천버튼들을 아낌없이 눌러주시길 바라며. 늦었지만, 월요일을 꿀꺽 삼키며 한 주 시작해 보도록 하자!




▲ 오렌지 클라키와 화이트 클라키, 플로리다 허머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추천버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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