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슬픈 메일을 하나 받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연애에 대해, 체했다거나 위염 때문에 밥을 잘 못 먹겠다는 대원들을 위해 매뉴얼을 쓰다보니, 밥 굶으며 바싹 말라가고 있는 '모태솔로'대원들에게 무신경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안면'까지는 텄지만, 그 이후로 별 진전이 없는 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을 발행하고자 한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아래와 같은 방법이 '남자를 어장관리 하는 여자들의 특징'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하는 이유는 "저 아직 연애도 한 번 못 해봤는데 흰머리가 나고 있어요.."라거나 "무한님, 여자도 솔로로 오래 지내면 사리가 나오나요?"라는 질문을 하는 대원들을 그냥 둘 수 없기 때문이니, 나쁜 곳(응?)에 쓰지 말고 마음을 흔드는 그 사람에게 다가갈 때에만 쓰길 권하며, 자, 출발해 보자.
마음에드는 남자를 버스에서 발견해 가슴만 콩닥 거리고 있다가, 내려야 할 곳을 한참 지난 뒤 뭔가에 홀린 듯 그 남자를 따라 내렸다는 여자대원이 있었다. 예전에 "커플부대원 연애수기"모집할 때 왔던 사연인데, 규칙적으로 타는 버스도 아니고 어쩌다 한 번 타게 된 버스라 '이번에 놓치면 영영 못 본다.'라는 생각으로 함께 내렸다고 한다.
그 후 남자의 뒤를 밟으며 쫓아가던 그녀는 남자를 불러 세운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상대에게 누구냐고 묻는 자빠링을 해 버렸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서로 알아가다 지금은 잘 사귀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그렇다고 오늘부터 버스에서 누굴 따라 내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사람에 따라 당신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농담이고,
뭘 하든 일단 '계기'를 만들라는 거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 지 모르면, 다리라도 걸어라. 미안하니까 뭐라도 대접하겠다며 인연의 끈을 묶을 수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은 방법이든, 아니면 환경상 자연히 알게 된 사람이든, 그 후에는 '연락'을 해야 한다. 지난 매뉴얼에 나왔던 그 여섯 달 간의 사랑 얘기 기억하는가? 인사를 하게 된 지 여섯 달이 지나도록 상대의 핸드폰 번호를 모르고 있다니, 그건 자동차를 사 놓고 한 번도 시동을 걸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연락 얘기만 나오면 "상대가 리드하는 편이 아니라서 어색하게 몇 마디 나누고 끊어요..."라거나 "도대체 뭐라고 보내야 하나요? 두 달 째 밥 먹었냐만 물어보고 있어요..." 라고 이야기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거 어려운 거 아니다. 노멀로그 애독자 '봄구름'님이 달아주신 댓글에 괜춘한 예가 나오니 함께 살펴보자.
옷에 묻어 지워지지 않는 볼펜자국은 물파스로 간단히 지울 수 있다는 것 만큼이나 유용한 팁이다. 감정이 진행되며 필요한 팁들은 노멀로그를 통해서도 계속 업데이트 될 예정이니 쫄지 말고, 버스에서 졸지도 말고 일단 다가가란 얘기다. 단, '그동안 남자사람과의 연락에 굶주려 왔다'는 걸 고스란히 보이게 될 '문자 폭격'같은 건 하지 말길 바란다. 적당히, 당신의 리듬을 만드는 거다.
요즘 시대에 무슨 '여성스러움'이나 '남성스러움'을 이야기 하냐고 할 지 모르지만, 이거 진짜 중요한 거다. 왜 모든 동물들의 '아기'는 귀여운 것인지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알고 있는가? 그것은 천적이나 위험한 주변상황으로 부터 '보호본능'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여성들이 '남자의 매력'에, 주차권을 입에 물고 한 손을 보조석에 올린 채 폭풍 후진 하는 것을 꼽는다던가 걷힌 소매 아래로 드러나는 그의 울끈불끈한 팔뚝, 또는 앞쪽에 섰을 때 보게 되는 짐승같은 목덜미와 뒤태 등을 꼽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남자들이 여성을 바라봤을 때에도 이처럼 '훅 가는' 부분들이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한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는 이전 매뉴얼에서 엉덩이를 의자 앞쪽으로 살짝 빼고 똥꼬에 힘을 주면 퍼펙트한 뒤태가 나온다든가 하는 얘기를 한 적 있으니 궁금한 분은 참고하시길 바란다.
'여성스러움'에 대해 눈물 많고,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거라고 착각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오해할까봐 말해두자면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오히려 평상시에는 높은 '콧대'를 가지고 있다가, 종종 '모성애'를 보여주라는 이야기에 가깝다. 어렵다면 자신의 롤모델을 하나 가져보자. 그럼 쉽게 답 나온다. 징징대는 것은 최악이라는 것과, 바다같은 모성애를 보여주다가 '누난 엄마같아.' 같은 소리 듣는 다는 거 잊지 말자.
지난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외모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뭐 넣고 째고 하라는 게 아니라 자신을 '방심상태'에 두지 말라는 거다. 여자사람이 고무줄을 입에 물고 머리를 고쳐 묶으려 할 때 드러나는 목덜미에 훅 간 남자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이와 관련해서는 역시 노멀로그 애독자 '깡이'님이 달아주신 댓글이 있으니 함께 살펴보자.
꾸민다고 해서 무작정 좋은 결과가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왜 백화점에서는 검은 비닐봉지가 아닌 쇼핑백에 물건을 담아주는 지 잘 생각해 보자. 구두를 샀는데, 박스에 포장해서 주는 것과 봉지에 담아 주는 것은 어떻게 느낌이 다른 지도 생각해 보자.
사람의 외모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건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잠깐 쇼룸에서 일할 때, 가구를 사러 목 늘어난 티를 입고 온 부부와 슈트를 입고 온 부부를 대하는 내 마음은 분명 달랐다. 외모와 됨됨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정답이 두개란 얘기다.
그동안 매뉴얼을 통해서는 스킨십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노멀로그 때문에 즐기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아질까봐 걱정이다."라는 댓글이 달렸겠는가.
그 댓글에 대해서는, 얘기가 길어길어지지 않게 간단히 답을 하자면, 오스트랄로 블라블라 등의 녀석들이 있을 때, 남성들은 상대하는 여성의 수를 늘려 자손을 퍼트리려 하고, 여성의 입장에서는 임신과 육아의 과정이 있으니 상대하는 남성의 '수'보다는 '질'을 높이려 했다는 '어디서 본 이야기'로 답을 하겠다. 나도 그 당시를 살아본 게 아니라 내 통장을 걸 정도로 확실친 않지만, 아무튼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르고,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들을 마음껏 즐기게 해방시켜야 한다"라는 것은, "여성들도 모두 서서 볼 일을 볼 수 있게 해방시켜야 한다."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뭥미?'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자, 이런 원초적인 '사랑'을 나누던 시기를 지나, 결혼상대를 집에서 연결해주는 시대도 지나고, 이제 자유롭게 자신의 원하는 사람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영화는 사람 많아서 싫고 디비디를 보러 가자는 꼬꼬마도 넘쳐나고, 자신은 '기타등등'을 하고 나면 더 잘해주는 타입이라고 개그를 치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 근데 쓰다 보니까, 이걸 얘기하려는 게 아닌데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지금.
아무튼 위의 내용은 독자분들이 자체적으로 스킵해가며 읽으시리라 믿고(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닿는 대로 매뉴얼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다르게 보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당신은 '터치'를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솔로의 시간을 오래가진 여성대원들이 가끔 "오늘 심남이가 제 머리에 뭐 묻었다고 닦아주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을 뻔 했어요."라는 이야기를 하듯, 남자들 역시 이 '터치'에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있다. 어장관리를 하는 여자사람들 처럼 남자사람에게 팔짱을 끼고 허그까지 하면서 "그건 친구들 사이에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라는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의 화면이 작은 터치로 바뀌듯 어정쩡한 심남이의 마음도 당신의 '터치'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심남이의 옷깃이 이상하게 접혀 있다면, 살짝 고쳐주는 '터치'가 필요하다는 거다. 그렇다고 '이건 내 몫이야, 아무도 건들지마. 내가 할 거야.'라며 달려들진 말고, 만약 밖에서 따로 만나며 밥일도 먹게 되었을 땐 적당량의 '스킨십'을 활용하라는 거다. 그가 '야구연습장'에 들어가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나왔다면 뒤돌아서서 밥 먹으러 갈 생각만 하지 말고, 이두박근이라도 한 번 검지로 찔러 보는 거다. 소량의 감탄사와 함께 한 '터치'는 그에게 분명 각인될 것이다. 총알같은 스피드로 그가 이두박근에 힘을 넣는 것도 느낄 수 있을 거고 말이다.
이처럼 적당한 스킨십은 둘의 관계에 '플러스'요인이 된다. 그동안 노멀로그를 통해서 이 부분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은, 그걸 '오해'해 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스킨십'과 관련해 당장 경찰서에 가야 되는 수준의 사연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스킨십을 '애원'하거나 집요하게 달려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일이다. 왜 연애를 다루고 있는 수 많은 소설, 영화, 이야기들에서 여자사람이 남자의 손목을 살짝 잡았을 때 잠시 '일시정지'가 되는 지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을 이야기 하자면, 그 상황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실례를 무릅쓰고 이야기를 좀 하자면, 늘 수능이 끝나고 나면 꼬꼬마 친구들 몇명이 자신의 성적을 비관하며 지구에게 안녕이라고 말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 당시 그들에게는 그 일이 정말 감당할 수 없고 더이상 잘 할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서 몇 발짝 떨어져 있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시기를 잘 넘겼다면 '다른 좋은 일'도 많이 있었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귄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아직 상대 남자사람이 몇 살때 변성기를 겪었는가도 모르면서 '이 사람이 정말 제 전부에요.'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방에 들어가 문을 닫는 일이 되어버린다.
혹, 여러가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남과 잘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길 바란다. 나도 꼬꼬마 일 때, 침대에서 라면을 먹다가 쏟고 나선 엄마에게 유서를 쓰고 삶을 그만둬야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긴 일 아닌가. 지금 당신이 슬프고 힘들더라도,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은 분명 온다. 매뉴얼을 통해 당신이 잊고 있던 리듬을 되찾아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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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뭐 하지 말라는 매뉴얼은 그만 써 주시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좀 써 주세요...
하지 말라고 하는 거 다 안 하고 있어요. 할 기회도 없구요..
여기는 읍단위의 작은 마을 이거든요..
남자가 씨가 말라서...
어제는 정수기 물통 갈러 온 아저씨 팔뚝 보고 아찔했네요..
읍사무소에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어필할 수 있을까요.. 제발 방법 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좀 써 주세요...
하지 말라고 하는 거 다 안 하고 있어요. 할 기회도 없구요..
여기는 읍단위의 작은 마을 이거든요..
남자가 씨가 말라서...
어제는 정수기 물통 갈러 온 아저씨 팔뚝 보고 아찔했네요..
읍사무소에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어필할 수 있을까요.. 제발 방법 좀..."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연애에 대해, 체했다거나 위염 때문에 밥을 잘 못 먹겠다는 대원들을 위해 매뉴얼을 쓰다보니, 밥 굶으며 바싹 말라가고 있는 '모태솔로'대원들에게 무신경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안면'까지는 텄지만, 그 이후로 별 진전이 없는 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을 발행하고자 한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아래와 같은 방법이 '남자를 어장관리 하는 여자들의 특징'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하는 이유는 "저 아직 연애도 한 번 못 해봤는데 흰머리가 나고 있어요.."라거나 "무한님, 여자도 솔로로 오래 지내면 사리가 나오나요?"라는 질문을 하는 대원들을 그냥 둘 수 없기 때문이니, 나쁜 곳(응?)에 쓰지 말고 마음을 흔드는 그 사람에게 다가갈 때에만 쓰길 권하며, 자, 출발해 보자.
1. 다리든, 전화든 걸어라.
마음에드는 남자를 버스에서 발견해 가슴만 콩닥 거리고 있다가, 내려야 할 곳을 한참 지난 뒤 뭔가에 홀린 듯 그 남자를 따라 내렸다는 여자대원이 있었다. 예전에 "커플부대원 연애수기"모집할 때 왔던 사연인데, 규칙적으로 타는 버스도 아니고 어쩌다 한 번 타게 된 버스라 '이번에 놓치면 영영 못 본다.'라는 생각으로 함께 내렸다고 한다.
그 후 남자의 뒤를 밟으며 쫓아가던 그녀는 남자를 불러 세운다.
여자 - 저기요... 저... 누구세요?
남자 - 네?
남자 - 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상대에게 누구냐고 묻는 자빠링을 해 버렸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서로 알아가다 지금은 잘 사귀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그렇다고 오늘부터 버스에서 누굴 따라 내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사람에 따라 당신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농담이고,
뭘 하든 일단 '계기'를 만들라는 거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 지 모르면, 다리라도 걸어라. 미안하니까 뭐라도 대접하겠다며 인연의 끈을 묶을 수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은 방법이든, 아니면 환경상 자연히 알게 된 사람이든, 그 후에는 '연락'을 해야 한다. 지난 매뉴얼에 나왔던 그 여섯 달 간의 사랑 얘기 기억하는가? 인사를 하게 된 지 여섯 달이 지나도록 상대의 핸드폰 번호를 모르고 있다니, 그건 자동차를 사 놓고 한 번도 시동을 걸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연락 얘기만 나오면 "상대가 리드하는 편이 아니라서 어색하게 몇 마디 나누고 끊어요..."라거나 "도대체 뭐라고 보내야 하나요? 두 달 째 밥 먹었냐만 물어보고 있어요..." 라고 이야기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거 어려운 거 아니다. 노멀로그 애독자 '봄구름'님이 달아주신 댓글에 괜춘한 예가 나오니 함께 살펴보자.
"데이트걸기에 특화된 정서를 가지고 있는 제가 살짝 조언을 드리자면,
주말에 시간난다고 하지 마세요, 주말에 보자고도 하지 마세요. 그냥
"아, 벚꽃보러가고싶다."
요렇게만 쓰세요. 정말 꼭 만나셔야만 한다면,
컴퓨터가 안 켜진다거나 집에 불이 안 들어오는 데 물어볼 사람이 없다거나,
심남이가 사는 동네에 (다른 볼일로) 가게 되었는데 집에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 지 모르겠다거나 이런 거 전화로 물어봐주시고
답례로 약속을 잡아주세요 :)"
주말에 시간난다고 하지 마세요, 주말에 보자고도 하지 마세요. 그냥
"아, 벚꽃보러가고싶다."
요렇게만 쓰세요. 정말 꼭 만나셔야만 한다면,
컴퓨터가 안 켜진다거나 집에 불이 안 들어오는 데 물어볼 사람이 없다거나,
심남이가 사는 동네에 (다른 볼일로) 가게 되었는데 집에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 지 모르겠다거나 이런 거 전화로 물어봐주시고
답례로 약속을 잡아주세요 :)"
옷에 묻어 지워지지 않는 볼펜자국은 물파스로 간단히 지울 수 있다는 것 만큼이나 유용한 팁이다. 감정이 진행되며 필요한 팁들은 노멀로그를 통해서도 계속 업데이트 될 예정이니 쫄지 말고, 버스에서 졸지도 말고 일단 다가가란 얘기다. 단, '그동안 남자사람과의 연락에 굶주려 왔다'는 걸 고스란히 보이게 될 '문자 폭격'같은 건 하지 말길 바란다. 적당히, 당신의 리듬을 만드는 거다.
2. 누가 뭐래도 '여성스러움'은 플러스가 된다.
요즘 시대에 무슨 '여성스러움'이나 '남성스러움'을 이야기 하냐고 할 지 모르지만, 이거 진짜 중요한 거다. 왜 모든 동물들의 '아기'는 귀여운 것인지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알고 있는가? 그것은 천적이나 위험한 주변상황으로 부터 '보호본능'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여성들이 '남자의 매력'에, 주차권을 입에 물고 한 손을 보조석에 올린 채 폭풍 후진 하는 것을 꼽는다던가 걷힌 소매 아래로 드러나는 그의 울끈불끈한 팔뚝, 또는 앞쪽에 섰을 때 보게 되는 짐승같은 목덜미와 뒤태 등을 꼽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남자들이 여성을 바라봤을 때에도 이처럼 '훅 가는' 부분들이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한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는 이전 매뉴얼에서 엉덩이를 의자 앞쪽으로 살짝 빼고 똥꼬에 힘을 주면 퍼펙트한 뒤태가 나온다든가 하는 얘기를 한 적 있으니 궁금한 분은 참고하시길 바란다.
'여성스러움'에 대해 눈물 많고,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거라고 착각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오해할까봐 말해두자면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오히려 평상시에는 높은 '콧대'를 가지고 있다가, 종종 '모성애'를 보여주라는 이야기에 가깝다. 어렵다면 자신의 롤모델을 하나 가져보자. 그럼 쉽게 답 나온다. 징징대는 것은 최악이라는 것과, 바다같은 모성애를 보여주다가 '누난 엄마같아.' 같은 소리 듣는 다는 거 잊지 말자.
지난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외모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뭐 넣고 째고 하라는 게 아니라 자신을 '방심상태'에 두지 말라는 거다. 여자사람이 고무줄을 입에 물고 머리를 고쳐 묶으려 할 때 드러나는 목덜미에 훅 간 남자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이와 관련해서는 역시 노멀로그 애독자 '깡이'님이 달아주신 댓글이 있으니 함께 살펴보자.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반 친구 중에 하나는
쉬는 시간마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파우더를 치는 애가 있었어요.
하루는 그게 하도 신기해서 뭔 화장을 그리 열심히 하냐고 했더니,
하는 말이 정말 명언이었죠.
"언제 어디서 나의 인연을 만날 지 모르는데 항상 준비를 해야지.
예쁜 모습이고 싶다구~"
허허허... 사랑은 준비된 자에게 진짜 오는 걸까요?
쉬는 시간마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파우더를 치는 애가 있었어요.
하루는 그게 하도 신기해서 뭔 화장을 그리 열심히 하냐고 했더니,
하는 말이 정말 명언이었죠.
"언제 어디서 나의 인연을 만날 지 모르는데 항상 준비를 해야지.
예쁜 모습이고 싶다구~"
허허허... 사랑은 준비된 자에게 진짜 오는 걸까요?
꾸민다고 해서 무작정 좋은 결과가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왜 백화점에서는 검은 비닐봉지가 아닌 쇼핑백에 물건을 담아주는 지 잘 생각해 보자. 구두를 샀는데, 박스에 포장해서 주는 것과 봉지에 담아 주는 것은 어떻게 느낌이 다른 지도 생각해 보자.
사람의 외모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건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잠깐 쇼룸에서 일할 때, 가구를 사러 목 늘어난 티를 입고 온 부부와 슈트를 입고 온 부부를 대하는 내 마음은 분명 달랐다. 외모와 됨됨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정답이 두개란 얘기다.
3. 스킨십, 다르게 보기
그동안 매뉴얼을 통해서는 스킨십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노멀로그 때문에 즐기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아질까봐 걱정이다."라는 댓글이 달렸겠는가.
그 댓글에 대해서는, 얘기가 길어길어지지 않게 간단히 답을 하자면, 오스트랄로 블라블라 등의 녀석들이 있을 때, 남성들은 상대하는 여성의 수를 늘려 자손을 퍼트리려 하고, 여성의 입장에서는 임신과 육아의 과정이 있으니 상대하는 남성의 '수'보다는 '질'을 높이려 했다는 '어디서 본 이야기'로 답을 하겠다. 나도 그 당시를 살아본 게 아니라 내 통장을 걸 정도로 확실친 않지만, 아무튼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르고,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들을 마음껏 즐기게 해방시켜야 한다"라는 것은, "여성들도 모두 서서 볼 일을 볼 수 있게 해방시켜야 한다."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뭥미?'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자, 이런 원초적인 '사랑'을 나누던 시기를 지나, 결혼상대를 집에서 연결해주는 시대도 지나고, 이제 자유롭게 자신의 원하는 사람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영화는 사람 많아서 싫고 디비디를 보러 가자는 꼬꼬마도 넘쳐나고, 자신은 '기타등등'을 하고 나면 더 잘해주는 타입이라고 개그를 치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 근데 쓰다 보니까, 이걸 얘기하려는 게 아닌데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지금.
아무튼 위의 내용은 독자분들이 자체적으로 스킵해가며 읽으시리라 믿고(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닿는 대로 매뉴얼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다르게 보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당신은 '터치'를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솔로의 시간을 오래가진 여성대원들이 가끔 "오늘 심남이가 제 머리에 뭐 묻었다고 닦아주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을 뻔 했어요."라는 이야기를 하듯, 남자들 역시 이 '터치'에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있다. 어장관리를 하는 여자사람들 처럼 남자사람에게 팔짱을 끼고 허그까지 하면서 "그건 친구들 사이에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라는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의 화면이 작은 터치로 바뀌듯 어정쩡한 심남이의 마음도 당신의 '터치'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심남이의 옷깃이 이상하게 접혀 있다면, 살짝 고쳐주는 '터치'가 필요하다는 거다. 그렇다고 '이건 내 몫이야, 아무도 건들지마. 내가 할 거야.'라며 달려들진 말고, 만약 밖에서 따로 만나며 밥일도 먹게 되었을 땐 적당량의 '스킨십'을 활용하라는 거다. 그가 '야구연습장'에 들어가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나왔다면 뒤돌아서서 밥 먹으러 갈 생각만 하지 말고, 이두박근이라도 한 번 검지로 찔러 보는 거다. 소량의 감탄사와 함께 한 '터치'는 그에게 분명 각인될 것이다. 총알같은 스피드로 그가 이두박근에 힘을 넣는 것도 느낄 수 있을 거고 말이다.
이처럼 적당한 스킨십은 둘의 관계에 '플러스'요인이 된다. 그동안 노멀로그를 통해서 이 부분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은, 그걸 '오해'해 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스킨십'과 관련해 당장 경찰서에 가야 되는 수준의 사연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스킨십을 '애원'하거나 집요하게 달려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일이다. 왜 연애를 다루고 있는 수 많은 소설, 영화, 이야기들에서 여자사람이 남자의 손목을 살짝 잡았을 때 잠시 '일시정지'가 되는 지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을 이야기 하자면, 그 상황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실례를 무릅쓰고 이야기를 좀 하자면, 늘 수능이 끝나고 나면 꼬꼬마 친구들 몇명이 자신의 성적을 비관하며 지구에게 안녕이라고 말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 당시 그들에게는 그 일이 정말 감당할 수 없고 더이상 잘 할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서 몇 발짝 떨어져 있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시기를 잘 넘겼다면 '다른 좋은 일'도 많이 있었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귄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아직 상대 남자사람이 몇 살때 변성기를 겪었는가도 모르면서 '이 사람이 정말 제 전부에요.'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방에 들어가 문을 닫는 일이 되어버린다.
혹, 여러가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남과 잘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길 바란다. 나도 꼬꼬마 일 때, 침대에서 라면을 먹다가 쏟고 나선 엄마에게 유서를 쓰고 삶을 그만둬야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긴 일 아닌가. 지금 당신이 슬프고 힘들더라도,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은 분명 온다. 매뉴얼을 통해 당신이 잊고 있던 리듬을 되찾아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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