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를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좋을 지 캘리포니아 식으로 탄 커피(커피2, 설탕2, 건포도1)를 한 잔 마시며 생각했다. 사실, '쉬운여자'가 되어 버리는 것은 자신의 성격 탓도 있지만 상대방에 따라서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냥 남자에게 반해서 헌신하면 쉬운여자 되는 거 아닌가요?"
뭐, 그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누군가는 그 사랑에 '감사'하지만, 또 다른 누구는 그 마음을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정의하기가 참 어렵다. 이 이야기를 하면 남자대원들이,
"왜 이런 얘기들을 해서 여자 만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드냐!"
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뭘 더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제목에는 '쉬운여자'라고 써 놨지만, 그 단어를 '쉬운남자'로 바꾸어도 별 무리 없는 얘기다. 내 간절한 마음이 상대에게는 그저 부담이 된 경험이 없는가? 분명 처음 만날 때는 금방이라도 커플링 낄 것 같다가, 시간이 지나며 어느 한 쪽이 애걸복걸하는 형태로 바뀐 적은 없는가?
그러한 사연들을 그동안 매뉴얼을 통해 여러 번 소개했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남의 얘기고, 일반적인 상황보다 좀 더 극단적인 얘기라 "저건 저 사람이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저 같으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대부분 이었다. 그러나 나 같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고 있는 것이 지구라는 행성아닌가. 매뉴얼을 읽으며 '남'에 대해 얘기 하기 보다 '나'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오늘은 '보고 싶은' 당신의 모습이 아니라, '보고 싶지 않은' 당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생각이니 말이다.
매뉴얼을 읽으며 아플 지도 모르지만, 그 아픔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건너지 않아도 되는 강을 건너며 아픔을 직접 경험하는 것 보다는, 다른 이들의 경험담을 참고해 미리 아파보자. '이별예방접종'은 아프지만 결코 죽지는 않는다. 오늘도 달려보자.
연애 얘기만 하면 '난 아냐'라거나 '난 달라'라며 발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냥 일반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당신 주변에 있는 친구 중에 분명 대하기 어려운 친구가 있는 반면, 쉽게 생각되는 친구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얘길 하면, "전 모두에게 똑같이 대해요. 쉬운 친구 같은 건 없어요."라며 또 슬그머니 발을 뺄 테니, 좀 다르게 얘길 해 보자. 친구 결혼식에 가며 모두 똑같은 액수의 축의금을 내는가? 친한 친구는 좀 더 많이 하고, 그렇지 않으면 3만원과 5만원 사이에서 '눈 한 번 딱 감을까 말까'를 고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똑같은 '친구'인데 이러한 격차가 생겨난 걸까?
그건 서로가 얼마나 어울렸냐, 가 기준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상대방의 행동'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매번 "난 잘 모르는데"라거나 "난 잘 못하는데, 어쩌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라면 그 친구를 대하는 것에 바리케이트가 하나씩 없어질 것이다. 그래서 직설적인 말도 쉽게 할 수 있고, 은연중에 무시하는 태도가 만들어 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친하기 때문에 '격식을 크게 차리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오늘 매뉴얼에서는 그 '은연중에 벌어지는 마음의 변화'에만 주목해 보자.
조금만 가까워져도 쉽게 의지하는 경우 처음에는 "넌 내가 없으면 안되는 바보야, 사랑해." 이따위 손발 로그아웃하는 멘트를 하겠지만, 결혼한 커플부대원들이 보내온 메일엔 위의 상황이 지속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넌 할 줄 아는 게 뭐야. 집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한 커플이 이렇게 변화하는 걸 알았기에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는 훼이크고 당신의 자신감 없음이나 부족한 자존감은 결국 어떠한 형태로는 그닥 좋지 않은 일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거지만, 마냥 기대고 있다가는 '짜증'이 축적되고 부담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가 한 발짝만 움직여도 기대고 있던 이쪽은 쓰러지고,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상황, 누가 찾아오면 또 기대고, 가면 또 넘어지고,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렇게 넘어진 쪽에서는 "예전 처럼 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이쪽에서 어떤 제스쳐를 취하든 무조건 순종한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도 아니고 참 가슴아픈 일이다. 이건 나이가 든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다. 게이트볼 장에 가 보면(거긴 왜 간거야?) 할아버지들이 웃으며 대하는 할머니가 있는 반면, 관심을 못 받는 할머니도 있다.
"아 그냥 얼른 빨리 쳐요."
처음부터 이랬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당신은 어떤 도구를 이용하든, 가능한 무슨 수를 쓰든 '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는가? 전혀 오차가 없는 완벽한 '동그라미'말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절대 당신은 '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릴 수 없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개미 다리털(응?)보다 작은 '오차'는 분명히 생긴다는 거다. 그 '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은 머릿속으로만 가능하다.
아직 연애 경험이 없거나 연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대원들에겐 미안하지만, 연애도 결국은 '인간관계'에 속하는 일이다. 당신 속에만 하더라도 손가락 수 보다 많은 마음이 있고, 그 중 당신에게 익숙한 것을 당신은 '내 성격'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상대도 마찬가지다. 처음 만날 때에는 상대의 마음이 '언 땅'같았지만 사귀다 보니 그 땅이 녹아 생각지도 못한 애로사항이 여기저기서 꽃 필 수도 있는 거고, 분명 이 사람은 검지손가락 같은 사람이었는데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가운데 손가락 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란 얘기다.
동화란 여러개의 손가락들 중 하나의 손가락일 뿐이다. 자신이 생각했던 손가락의 모습과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는 있지만, 처음에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사람과 만나며 그 사람을 볼 생각을 하지 않고, 왜 자신이 만든 이미지만 보고 있는가. 그러다가 무슨 일이 발생하면 "너 이런 사람 아니잖아..." 다행히, 그런 오해는 스스로만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도 하고 있는 까닭에 어느정도 '회복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아 맞아. 나 이런 사람 아닌데."라며 상대가 만든 상상의 옷을 입어주는 사람도 있단 얘기다.
그러나, 동화속에 살고 있는 상대를 그저 자신의 필요에 의해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런 이야기를 여기에 적는 것은, 아직까지 산타를 믿고 있는 꼬꼬마 친구에게 "그건 유치원에서 고용한 알바란다." 라고 말하는 것 만큼이나 마음속에 무거운 돌맹이 집어 넣는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이 가진 환상을 '완전히'깨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거 다 깨고 나면 인생의 즐거움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상대에 대한 환상이 없다면 연애는 '만찬'의 느낌이 아니라 '설거지'하는 기분이 되어 버릴 것이다. 다만 상대를 '종교'로 만들거나 '유일한 목적'으로 만들지는 말길 바란다. 당신에게 어설픈 부분이 있는 것 처럼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누구나 다 어설픈 부분이 있다. 그 '어설픔'을 간과하고 그에게 당신이 만든 상상의 옷을 입히는 순간, 당신은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에 발을 들여 놓은 것과 같은 상태가 될 것이다.
위의 내용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원들을 위해 정리하자면, '가슴아픈 이별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나왔던 김창식씨'를 좋아하는 허숙희양이 있었는데, 허숙희양은 김창식씨가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을 사랑하고 있었다. 평소의 김창식씨는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허숙희양이 싫지 않았기에 김창식씨는 사귀자고 제안했고, '문제'가 시작되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른 상대라는 것을 깨달은 허숙희양이 헤어지려 했지만, 김창식씨는 그 때 마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한 번씩 보여줬고, 꽤 오래 그런 관계가 지속되다 헤어졌다.
유치한가? 실명을 쓰지 않았지만 실제 배우와 사귀다 헤어진 어느 솔로부대원의 사연이다.
자, 오늘 마무리는 짧게 가자.
"저랑 말하기 싫으신가봐요?"
이런 얘기를 하면 정말 말하기 싫어지고,
"귀찮으세요?"
이런 얘기를 하면 정말 귀찮아진다.
스스로 자신을 깎아내리지 말라는 얘기다. 그냥 한 번 떠보는 "근데 제가 고백 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이따위 문자에도 어쩔 줄 몰라하지 말고, "숨어서 돌 던지지 말고 남자답게 얘길하세요."라고 확실하게 답을 하란 말이다. 첫 인상이 좋았던 사람이 나중에는 별 볼일 없게 생각되게 되는 것, 그건 남들이 그렇게 만든 게 아니다. 스스로 붕괴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화장을 좀 강하게 해서 강한인상 줄 생각 하는 안타까운 여자대원이 있다면, 화장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행동'에 더욱 신경을 쓰란 얘길 해 주고 싶다. 의존하고 의지하는 삶은 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와 같은 무시무시한 단점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 당신의 오늘 운세 : 귀인을 만나니 철저한 상태로 준비할 것, 아, 추천 버튼도 누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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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남자에게 반해서 헌신하면 쉬운여자 되는 거 아닌가요?"
뭐, 그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누군가는 그 사랑에 '감사'하지만, 또 다른 누구는 그 마음을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정의하기가 참 어렵다. 이 이야기를 하면 남자대원들이,
"왜 이런 얘기들을 해서 여자 만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드냐!"
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뭘 더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제목에는 '쉬운여자'라고 써 놨지만, 그 단어를 '쉬운남자'로 바꾸어도 별 무리 없는 얘기다. 내 간절한 마음이 상대에게는 그저 부담이 된 경험이 없는가? 분명 처음 만날 때는 금방이라도 커플링 낄 것 같다가, 시간이 지나며 어느 한 쪽이 애걸복걸하는 형태로 바뀐 적은 없는가?
그러한 사연들을 그동안 매뉴얼을 통해 여러 번 소개했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남의 얘기고, 일반적인 상황보다 좀 더 극단적인 얘기라 "저건 저 사람이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저 같으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대부분 이었다. 그러나 나 같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고 있는 것이 지구라는 행성아닌가. 매뉴얼을 읽으며 '남'에 대해 얘기 하기 보다 '나'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오늘은 '보고 싶은' 당신의 모습이 아니라, '보고 싶지 않은' 당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생각이니 말이다.
매뉴얼을 읽으며 아플 지도 모르지만, 그 아픔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건너지 않아도 되는 강을 건너며 아픔을 직접 경험하는 것 보다는, 다른 이들의 경험담을 참고해 미리 아파보자. '이별예방접종'은 아프지만 결코 죽지는 않는다. 오늘도 달려보자.
1. 당신 주변에 있는 '쉬운 친구' 이야기
연애 얘기만 하면 '난 아냐'라거나 '난 달라'라며 발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냥 일반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당신 주변에 있는 친구 중에 분명 대하기 어려운 친구가 있는 반면, 쉽게 생각되는 친구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얘길 하면, "전 모두에게 똑같이 대해요. 쉬운 친구 같은 건 없어요."라며 또 슬그머니 발을 뺄 테니, 좀 다르게 얘길 해 보자. 친구 결혼식에 가며 모두 똑같은 액수의 축의금을 내는가? 친한 친구는 좀 더 많이 하고, 그렇지 않으면 3만원과 5만원 사이에서 '눈 한 번 딱 감을까 말까'를 고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똑같은 '친구'인데 이러한 격차가 생겨난 걸까?
그건 서로가 얼마나 어울렸냐, 가 기준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상대방의 행동'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매번 "난 잘 모르는데"라거나 "난 잘 못하는데, 어쩌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라면 그 친구를 대하는 것에 바리케이트가 하나씩 없어질 것이다. 그래서 직설적인 말도 쉽게 할 수 있고, 은연중에 무시하는 태도가 만들어 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친하기 때문에 '격식을 크게 차리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오늘 매뉴얼에서는 그 '은연중에 벌어지는 마음의 변화'에만 주목해 보자.
조금만 가까워져도 쉽게 의지하는 경우 처음에는 "넌 내가 없으면 안되는 바보야, 사랑해." 이따위 손발 로그아웃하는 멘트를 하겠지만, 결혼한 커플부대원들이 보내온 메일엔 위의 상황이 지속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넌 할 줄 아는 게 뭐야. 집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한 커플이 이렇게 변화하는 걸 알았기에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는 훼이크고 당신의 자신감 없음이나 부족한 자존감은 결국 어떠한 형태로는 그닥 좋지 않은 일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거지만, 마냥 기대고 있다가는 '짜증'이 축적되고 부담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가 한 발짝만 움직여도 기대고 있던 이쪽은 쓰러지고,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상황, 누가 찾아오면 또 기대고, 가면 또 넘어지고,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렇게 넘어진 쪽에서는 "예전 처럼 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이쪽에서 어떤 제스쳐를 취하든 무조건 순종한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도 아니고 참 가슴아픈 일이다. 이건 나이가 든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다. 게이트볼 장에 가 보면(거긴 왜 간거야?) 할아버지들이 웃으며 대하는 할머니가 있는 반면, 관심을 못 받는 할머니도 있다.
"아 그냥 얼른 빨리 쳐요."
처음부터 이랬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2. 더이상 동화가 아니다
당신은 어떤 도구를 이용하든, 가능한 무슨 수를 쓰든 '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는가? 전혀 오차가 없는 완벽한 '동그라미'말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절대 당신은 '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릴 수 없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개미 다리털(응?)보다 작은 '오차'는 분명히 생긴다는 거다. 그 '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은 머릿속으로만 가능하다.
아직 연애 경험이 없거나 연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대원들에겐 미안하지만, 연애도 결국은 '인간관계'에 속하는 일이다. 당신 속에만 하더라도 손가락 수 보다 많은 마음이 있고, 그 중 당신에게 익숙한 것을 당신은 '내 성격'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상대도 마찬가지다. 처음 만날 때에는 상대의 마음이 '언 땅'같았지만 사귀다 보니 그 땅이 녹아 생각지도 못한 애로사항이 여기저기서 꽃 필 수도 있는 거고, 분명 이 사람은 검지손가락 같은 사람이었는데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가운데 손가락 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란 얘기다.
동화란 여러개의 손가락들 중 하나의 손가락일 뿐이다. 자신이 생각했던 손가락의 모습과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는 있지만, 처음에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사람과 만나며 그 사람을 볼 생각을 하지 않고, 왜 자신이 만든 이미지만 보고 있는가. 그러다가 무슨 일이 발생하면 "너 이런 사람 아니잖아..." 다행히, 그런 오해는 스스로만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도 하고 있는 까닭에 어느정도 '회복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아 맞아. 나 이런 사람 아닌데."라며 상대가 만든 상상의 옷을 입어주는 사람도 있단 얘기다.
그러나, 동화속에 살고 있는 상대를 그저 자신의 필요에 의해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런 이야기를 여기에 적는 것은, 아직까지 산타를 믿고 있는 꼬꼬마 친구에게 "그건 유치원에서 고용한 알바란다." 라고 말하는 것 만큼이나 마음속에 무거운 돌맹이 집어 넣는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이 가진 환상을 '완전히'깨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거 다 깨고 나면 인생의 즐거움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상대에 대한 환상이 없다면 연애는 '만찬'의 느낌이 아니라 '설거지'하는 기분이 되어 버릴 것이다. 다만 상대를 '종교'로 만들거나 '유일한 목적'으로 만들지는 말길 바란다. 당신에게 어설픈 부분이 있는 것 처럼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누구나 다 어설픈 부분이 있다. 그 '어설픔'을 간과하고 그에게 당신이 만든 상상의 옷을 입히는 순간, 당신은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에 발을 들여 놓은 것과 같은 상태가 될 것이다.
위의 내용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원들을 위해 정리하자면, '가슴아픈 이별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나왔던 김창식씨'를 좋아하는 허숙희양이 있었는데, 허숙희양은 김창식씨가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을 사랑하고 있었다. 평소의 김창식씨는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허숙희양이 싫지 않았기에 김창식씨는 사귀자고 제안했고, '문제'가 시작되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른 상대라는 것을 깨달은 허숙희양이 헤어지려 했지만, 김창식씨는 그 때 마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한 번씩 보여줬고, 꽤 오래 그런 관계가 지속되다 헤어졌다.
유치한가? 실명을 쓰지 않았지만 실제 배우와 사귀다 헤어진 어느 솔로부대원의 사연이다.
자, 오늘 마무리는 짧게 가자.
"저랑 말하기 싫으신가봐요?"
이런 얘기를 하면 정말 말하기 싫어지고,
"귀찮으세요?"
이런 얘기를 하면 정말 귀찮아진다.
스스로 자신을 깎아내리지 말라는 얘기다. 그냥 한 번 떠보는 "근데 제가 고백 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이따위 문자에도 어쩔 줄 몰라하지 말고, "숨어서 돌 던지지 말고 남자답게 얘길하세요."라고 확실하게 답을 하란 말이다. 첫 인상이 좋았던 사람이 나중에는 별 볼일 없게 생각되게 되는 것, 그건 남들이 그렇게 만든 게 아니다. 스스로 붕괴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화장을 좀 강하게 해서 강한인상 줄 생각 하는 안타까운 여자대원이 있다면, 화장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행동'에 더욱 신경을 쓰란 얘길 해 주고 싶다. 의존하고 의지하는 삶은 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와 같은 무시무시한 단점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 당신의 오늘 운세 : 귀인을 만나니 철저한 상태로 준비할 것, 아, 추천 버튼도 누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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