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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백화점 같은 여자란?

by 무한 2011. 8. 25.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백화점 같은 여자
절대 만만해 보이지 않는 여자
에 대한 글을 쓰다가, "뱀의 눈을 가진 여자(응?)"따위의 얘기를 하며 혼자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글을 다시 새로 쓰기로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쉬운 여자'와 관련된 매뉴얼에서 이미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으니, 오늘은 짧고 굵게 가보자.


1. 백화점에 없는 것들


백화점에 '창문''시계', 그리고 '1층 화장실'이 없다.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일 테니, 거기에 대해선 간략히만 짚어 보자. 

'창문'과 '시계'가 없는 건 고객들이 시간이나 날씨 변화 등에 신경 쓰지 않고 느긋하게 쇼핑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1층 화장실'이 없는 건 미관상의 이유도 있지만, 그저 화장실만을 이용하러 온 사람들을 막거나 그들을 2층의 화장실로 올라가게 만들어 용변을 본 후 상품을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정도 만나며 서로를 알아가고 있으면, 우린 이러이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나, '난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을 가지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건 백화점에 '창문'과 '시계'를 달아 놓는 것과 비슷하다. 그 얘기를 들은 상대는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쇼핑은 그만 두고 집에 가야겠네.'라거나 '비오잖아. 나 집에 빨래 널어놓고 왔는데.'라며 덜컥, 뒤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백화점 같은 여자는 그런 이야기는 넣어두고, 그저 상대가 느긋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내버려 둔다. 

단, 그저 화장실을 사용할 목적으로 들어 온 상대가 허겁지겁 뛰어 들어와 일을 보고 뒤돌아 나가도록 놔두진 않는다. 2층까지 올라오기도 귀찮아하는 상대를 방지하기 위해서 '1층 화장실'은 없애 버렸다. 꼬꼬마 대원들도 보고 있는 글이라 '1층 화장실'에 대해 디테일하게 말하진 못하겠다. 센스 있는 노멀로그 독자 분들은 눈치를 챘으리라 생각한다.  


2. 백화점은 늦게 열고, 일찍 닫는다.


백화점 같은 여자는 그저 한 명의 고객이 아쉽거나, 하나라도 더 팔아야 겠다고 생각해 24시간 문을 열어 두진 않는다. 그녀는 늦게 열고, 일찍 닫는다. 그걸 가지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불평을 하면서도 결국 백화점을 찾는다.

이 부분에 대해 "그건 비효율 적인 거 아닌가요?"라고 말하는 대원들에게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 나온 대사를 소개해 주고 싶다. 

"고기를 많이 잡을 수도 있겠지만, 큰 고기 한 마리를 잡는 방법도 있어. 
낚시꾼 사진 중에 송어 여러 마리 들고 서 있는 거 봤어?"


"아뇨, 1톤짜리 청새치 한 마리 들고 있죠."

- 영화 <소셜 네트워크> 중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매달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그건 몸과 마음을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그대를 아무때나 드나들 수 있는 편의점으로 만들지 말자. 그랬다간 츄리닝 차림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오는 상대만 늘어날 테니 말이다.


3. 백화점의 음악은 시간과 경우에 따라 바뀐다.


패스트푸드점을 먼저 살펴보자.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사람들이 많을 때는 빠른 템포의 음악을 튼다고 한다. 식사 중인 사람들이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 음식을 빨리 씹고, 짧은 시간 내에 식사를 마치게 하려는 목적이다. 반대로 사람이 없을 때에는 느린 템포의 음악을 튼다고 한다. 느린템포의 음악이 식사 중인 사람들의 식사시간을 길어지게 만들면, 그에 따른 음료수 추가 주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솔로부대원들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많은 대원들이 '썸씽'이 적을 땐 빠른 템포로 다가가려 하고, '썸씽'이 많을 땐 '요즘 아주 그냥 풍년이여.'라며 정신줄을 놓은 채 늘어진다. 그러다 '썸씽'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나면 그때서야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며 내게 사연을 보낸다.

자, 백화점의 경우를 보자. 백화점은 이른 오전엔 느긋한 클래식, 나근해지는 정오 무렵엔 댄스나 경음악, 손님들이 많아지는 늦은 오후엔 차분한 쇼핑을 돕는 조용한 음악을 튼다. 그리고 폐장이 가까워지면 빠른 템포의 음악을 크게 들어 망설이는 고객에게 선택을 재촉한다. 백화점 같은 여자 역시, 자신이 가진 다양한 면을 상대에게 보여준다. 웃어야 할 상황에선 분명 웃지만, 표정을 지우고 진지해야 할 때는 진지하다.

매뉴얼을 통해 호감 가는 상대에게 많이 웃어주고, 리액션 잘 해주고, 칭찬해주라는 말을 했더니, 그냥 방청객이 되어 버린 대원들이 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박수치며 울고 웃으란 얘기가 아니다. 상대가 자신을 알리려 노력할 때에는 방청객의 자세로 차분히 들어줄 필요가 있지만, 함께 춤을 추려고 준비를 하면 그대도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한다. 상대는 기다리고 있는데 방청석에 앉아만 있진 말란 얘기다.

백화점 같은 여자는 고객이 다 알아서 하길 기다리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그녀는 '변화'를 통해, 그녀가 원하는 것을 상대가 하도록 '분위기'를 만든다는 걸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백화점 같은 여자는 정말 백화점 같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그녀는 컵라면이나 음료수, 삼각김밥이나 싸구려 와인만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녀에겐 지갑의 사정을 뒷전으로 미루면서도 당장 가지고 싶은 물건들이 가득하고, 여기 저기 더 돌아다녀 보고 싶을 정도로 눈길을 끄는 매장들이 있다.

24시간 문을 열고, 손님이 츄리닝 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들어와도 아무렇지 않도록 조끼 하나만 입고 있으며, 화장실 키는 달라면 주고, 주차공간도 마련하지 않아 놓고선 무작정 VIP나 VVIP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건, 그저 요행을 바라는 것일 뿐이다. 찾아 온 사람들이 술 먹고 싸움만 한다고, 라면 국물을 일반쓰레기 버리는 곳에 버렸다고, 물건은 사지 않고 화장실만 이용하고 갔다고 불평을 하기 전에 자신을 한 번 돌아보자. 그대는 편의점 같은 여자인가, 아니면 백화점 같은 여자인가? 설마, 李마트? 해피해피해피(응?)




▲ 만만한 여자가 되지 않으려고, 무서운 여자가 될 필요는 없다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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