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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친과 이별 후, 1년을 애매한 사이로 만나는 중입니다. 내 동생이 이 사연을 양고기 집에서 내게 털어놓았다면, 난 “지가 그러고 싶을 때만 그러는 구남친은, 제대로 된 연애 대상이 아니야 인마.” 라는 이야기와 함께 칭따오를 한 병 더 시키라고 했을 것 같다. 얼마 전 난 양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 양고기에 대해선 ‘이것보단 소고기가 더 낫군’이란 생각을 했지만 시원하게 목넘김과 함께 다음 날 근육통도 없는 칭따오에 대해선 큰 매력을 느꼈다. 아무튼 지금 칭따오가 중요한 게 아니고. 떨어져 있을 때에는 생사도 확실히 알 수 없다가, 몇 주 또는 한두 달 만에 연락해 만나면 세상 이런 남자 또 없을 것처럼 잘해주는 구남친에 대해서는 희망을 접자. 그런 구남친에 대해 ‘사귀는 것 빼고는 정말 다 잘해주고 완벽하니, 이제 사귀기만 하면 되는 거야.’ 라는 생각을 .. 2018. 6. 16.
스위스 신혼여행. 취리히 공항에서 취리히 시내, 숙소까지. 내겐, 대세를 따르면 되는 순간에도 굳이 어렵게 혼자 개척해나가려는 병이 있다. 결혼식만 놓고 보더라도, 그냥 청첩장은 종이와 모바일 둘 다 업체에 맡기고, 영상은 예식장에서 준비해준다고 하니 사진과 영상 넘기고, 축가는 남에게 부탁했다면 참 쉽고 간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한 땀 한 땀 내 손길로 만들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품었고, 그 결과 결혼을 앞두고 여러 감정들을 음미할 시간도 없이 영상제작 툴을 익히고, 포토샵과 일러 사이에서 헤매며, 결혼식 당일 새벽까지 주례를 대신할 스토리 영상을 제작해야 했다. 다행히 겨우 완료한 까닭에 결혼식을 망치진 않았지만, 웨딩촬영도 셀프로 하고, 축가도 부르고, 영상도 만들고, 청첩장도 제작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결혼식이 끝나 있었다. 어찌 됐든 결혼식을 무.. 2018. 6. 15.
제가 좋아하는 오빠가, 절 여자로 안 보는 것 같아요. 요정도면 ‘아주 좋은’ 상황인 거다. 상대는 하늘씨에게 친절하고, 성실하게 대답해주며,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 하고, 별 의미 없는 말들에도 웃으며 대답해주지 않는가. 하늘씨는 그간 적극적으로 대시 하는 남자들만 만나온 까닭에 이게 연애와는 거리가 먼 미지근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는 사이’로 시작하는 관계는 원래 이렇게 진행되는 거다. 자주 대화하고, 얼굴 보고, 이것저것 같이하며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는 방식으로. 내가 보기에 현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건, ‘상대가 하늘씨를 여자로 안 보는 것 같다’가 아니라, ‘하늘씨가 곧 부담스럽고 귀찮은 여자로 여겨지게 될 것 같다’는 지점이다. 어떤 부분이 왜 문제가 되는지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상대에게 하는 얘기가, 대부분 부정적이진 않은.. 2018. 6. 13.
잘 다녀왔습니다. 노멀로그 오늘부터 다시 오픈합니다. 1. 신혼여행 가기 전 남긴 글을 보니 제가 13일에 복귀한다고 써놨더군요. 당시 마음이 하도 급해서, 언제 돌아오는지도 잘 모른 채 대충 계산해서 말했나 봅니다. 주말에 복귀했고, 복귀해서는 코다리찜과 비빔냉면 신김치삼겹살 등 버터 냄새를 빼줄 음식을 주로 먹었습니다. 2. 다녀와 보니, ‘스위스->이탈리아’보다는 ‘이탈리아->스위스’의 동선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게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서울 투어 끝내고 강원도 투어 가서 심신을 달래는 게 아무래도 나을 것 같은, 뭐 그런 의미에서 말입니다. 꼭 그런 의미에서 말고도, 스위스에 있다가 다른 곳 가면 다른 곳이 오징어처럼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3. 어쨌든 취리히 -> 루체른 -> 그린델발트 -> 밀라노 -> 베네치아 -> .. 2018. 6. 11.
신혼여행 다녀오겠습니다. 1. 내일 아침 비행기로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당일 새벽 2시가 다 된 지금에서야 현지 예약을 모두 마쳤습니다. ‘남들이 30일 걸려야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3일이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다 보니, 늘 이렇게 간단한 일에도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에서 토끼를 맡고 있는 느낌입니다. 근데 뭐, 한 번 뿐인 인생 꼭 거북이처럼 살 필요 있겠습니까. 어쨌든 결혼식 당일에도 새벽 두 시에 영상을 마무리했고, 신혼여행도 이렇게 출발 당일에 예약을 마무리했습니다. 시간에 쫓기며 느끼는 희열을, 아는 사람을 알겠지요. 2. 비행기, 숙소, 열차 정도만 예약하고 신혼여행을 가봅니다. 이럴 경우 싸움을 필연적이지요. 괜찮습니다. 12년 연애하면 이런 건 기본으로 잘하는 것 아니냐고 하던데, 그것보다는 맷집이 늘지.. 2018. 5. 29.
늦게 쓰는 휴재공지(결혼 D-1) 1. 결혼식 앞두고 차분히 돌아보며 소감이라도 몇 마디 쓰려 했는데, 청첩장 돌리며 술자리를 돌아다니다 보니 자체제작 하기로 한 영상도 아직 다 못 만들었습니다. 예식장에서는 "내일이 결혼식인데 아직도 영상이 안 만들어졌으면 어쩌자는 거?" 하는 중입니다. 이따가 미용실도 가야 하는데…. 2. 뭔가 얘기하려고 했는데, 막상 글쓰기 창을 여니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여하튼 결혼식은 내일이고, 신혼여행은 다다음 날 떠나는데, 아직 현지 열차편 예매를 못했습니다. 아, 맞다. 유심 주문해야 하는데…. 3. 축가도 내가 하기로 해서 연습해야 하는데…. 4. 한 일주일만 시간을 더 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5. 분명히 시간은 꽤 있었는데 뭘 어떻게 보낸 건지 모르겠습니다. 일주일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2018. 5. 26.
남친이 소심한 게 아니라, 제가 이기적인 건가요? 둘 다다. 남친도 소심했고, Y양도 이기적이었다. 남친은 소심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Y양이, 길게 만날 여자로 적합한가? 를 중점으로 보며 저울질을 했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 Y양은 연애에 푹 빠지지 않는 상대에게 실망해 곁을 더 주지 않았던 것 같다. 둘 다 눈치 게임을 하며 -네가 좀 더 하면, 그때 나도 더 하겠다. 라며 간을 보고 있던 상황이라고 할까. 때문에 현 시점에서 ‘누가 더 잘못한 건가?’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고, 그것보다는 이 짧은 연애를 통해 Y양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Y양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게 ‘Y양의 잘못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은 아니라는 걸 먼저 밝히며, 출발해 보자. 1. 해주는 것에 감동만.. 2018. 5. 18.
연애에 집중하던 CC남친, 왜 이제는 무관심해진 거죠? CC인 까닭에 뭘 하든 둘이 하는 게 당연한 듯 여겨지다 보니, 둘이 함께 있지 않은 시간들이 전부 -나에 대한, 상대의 무관심. 으로 여겨지고 말았던 것 같다. 서로 각자의 친구를 만나 밥을 먹거나 놀 수도 있는 거고, 각자 할 일을 하다 보면 몇 시간 정도는 연락하지 않은 채 있을 수도 있는 건데, 거의 늘 둘이 붙어 있던 것에 익숙했던 까닭에 그런 일이 생기면 초조함과 불안부터 찾아오게 된 것 같다. 이런 증상은, 24시간 중 자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내는 커플에게서 흔하게 나타나곤 한다. 굳이 약속을 잡지 않아도 만나는 게 당연하고, 같이 밥 먹는 것도 당연하며, 수업 끝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보니, 그러지 않는 시간이 찾아오면 한 사람은 다른 한쪽을 .. 2018. 5. 16.
정말 잘해줬는데,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진 남자. 이유는? 다정하고 착하고 섬세하기까지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지는 사람들이 있어. 지훈씨처럼. 지훈씨의 사연을 다른 여자들이 들으면 “어머? 이렇게까지 잘해주고 다정하게 챙겨준 사람이, 왜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진 거죠?”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남의 이야기로 들을 때에나 막 좋아 보이지, 막상 경험해보면 금방 지겨워지기도 해. 지훈씨와의 연애는 먹는 거, 마시는 거, 자는 거, 노는 거 다 제공되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 와있는 것과 같거든. 얼마간은 분명 좋긴 하겠지만, 원헌드레드퍼센트 곧 지겨워져. 뭐가 어떨지 전부 예측 가능하며 그 선을 절대 벗어날 일도 없다는 걸, 매일매일 반복해서 경험하며 알게 되니까. 그러니까 내 말은, 지훈씨 연애의 가장 큰 문제가 저렇게 고립되어 있었다는 거야.. 2018. 5. 11.
남자친구를 지치게 만드는 여자의 행동 BEST3 이 행동들을 한 번의 연애에서 전부 한, K양의 사연을 받았다. 보통 이런 행동들은 두세 가지만 등장해도 몇 달 내로 이별을 맞이하기 마련인데, 놀랍게도 K양과 남친은 일 년 반이나 연애를 했다. 이 정도면 K양의 남친을 ‘보살’로 부르는 걸 국가에서도 인정해야 하며, ‘매 맞는 남자’ 아래 등급 정도의 연애보호대상자 대우를 해줘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K양의 남친은 현재 완전하게 번아웃 되어 “연애를 쉬고 싶다. 연애라는 것 자체를 좀 쉬고 싶다.” 라는 말을 할 지경이 되었으며, 아무래도 그는 이제 K양에게서 연락이 오면 ‘내가 뭘 잘못했지? 분명 뭔가를 잘못해서 또 지적당할 텐데, 뭐지? 아까 혹시 내가 점심 맛있게 먹으라는 얘기만 하고 사랑해와 하트를 안 붙여서 그런가?’ 하며 덜컥 겁부터 집어.. 2018. 5. 9.
그녀가 먼저 다가왔는데, 이젠 제가 부담스럽다네요. S씨의 첫 번째 문제는, 까닭 없이 너무 다급하다는 점이다. 다급한 사람은 상대에게 ‘부담스러운 사람’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처음엔 상대가 호감을 느껴 다가왔더라도, 그 상대와 24시간 연결되어 있으려 한다거나 10가지 중 잘되고 있는 9가지를 접어두곤 안 되는 것 1가지에 매달린다면, 결국 상대는 “더더더더!”를 외치는 이쪽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것 아니겠는가. 연애를 처음 하는 대원들이나 금사빠 증상이 심한 대원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오늘만 날인 것처럼’ 만나거나 연락하려 들며, 그 제안에 상대가 응하지 않거나 못 할 경우 급격히 들떴던 것만큼이나 쉽고 깊게 상심한다. 그들은 상대가 말하는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좀 쉬고 싶다. -다른 약속이 있으니 내일 보자. -지.. 2018. 5. 7.
예의 바르고 조심성 많은 사람들, 왜 썸을 못 타고 겉돌까? 예의 바름과 조심성이, 갖추고 있으면 분명 좋은 덕목이긴 하다. 그런데 그게 다른 조건과 결합해 -예의 바름 + 수동적 -조심성 + 생각만 많음 -예의 바름 + 조심성 + 속내를 숨김 등의 상황이 되면,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다. 아무 실수도 하지 않으려 ‘완벽하게 안전한 이야기’만 하다가 그저 자리 뜨면 사라질 지루한 안부 인사만 나누게 될 수 있고, 조심스럽게 다가간다며 맹목적으로 상대에게 호의적이기만 한 모습을 보여주다간 이쪽의 진심을 오해받거나 아무 긴장감도 없는 사이로 흘러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난 특별히 실수하거나 잘못한 것 없는 것 같은데, 왜 잘 안 되는가? 를 묻는 대원들의 사연을 보면, 실수하거나 잘못한 것이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매력적이라거나 잘한 부분도 찾기 힘들다. 누.. 2018. 5. 2.
순댓국 고기와 순대 찍어 먹는 소스 만들기 뜬금없이 순댓국이라니,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이게 다 잘 먹고 잘살자고 하는 일 아니겠는가. 그래서 오늘은, 어제 집들이 갔다가 너무 달린 까닭에 글자가 또렷하게 보이지도 않고, 마침 속 풀러 갔다가 ‘오, 이걸 알려주면 분명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 하는 게 떠올라 찍어온 사진도 있고 해서, 이렇게 ‘순댓국 고기와 순대 찍어 먹는 소스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 소스로 말할 것 같으면 나도 K씨(42세, 무직)에게 전수 받은 것으로, 나와 함께 순댓국을 먹어본 적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이 소스 없이는 순댓국을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이건 혁신이다. 순댓국을 1.5배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너무 맛있어서 소스만 퍼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잘 어울린다... 2018. 4. 30.
낯가리는 여자에게 힘든 연애, 낯가림 극복 방법. 많은 이성들의 구애를 받지만, 낯가림이 심한 까닭에 그 중 한 사람과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 풍요 속 빈곤이란 말이 꼭 맞는 사례인데, 이런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그냥 우물쭈물하며 망설이다 흐지부지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K양 역시 그렇다. K양은 친구 커플이 자신들이 아는 남자와 잘되도록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중인데, 열 번 가까이 함께 어울리며 상대를 봤지만 상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으며, 대화도 제대로 한번 나눠본 적 없다. 상대의 속마음에 대해선 이미 친구 커플을 통해 -상대는 네가 맘에 든 눈치다. 너와 대화도 많이 하고 싶어 한다. -네가 진짜 예쁘며, 자기가 넘볼 수 있는 급이 아니라는 얘기도 했다. 라고까지 확인했는데, 그럼에도 불.. 2018. 4. 28.
신입인 여직원과 단둘이 일하는 중인데, 어떻게 풀어가죠? 현수씨가 ‘분위기도 좋고 뭔가 기회가 온 것 같다’고 생각할 만 한 것 같다. 상대가 잘 웃고, 잘 따르고, 호응도 잘 하고, 잘 맞춰주고, 질문도 잘 하고, 말도 많고, 유쾌하고, 발랄하고, 싫은 소리를 해도 얼른 고치겠다며 헤헤 하는 놀라운 사람이라, 이 정도면 누구라도 그린라이트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그녀의 처세이자 타고난 성격이 그런 까닭에 그린라이트로 보이는 거지, 꼭 상대가 현수씨라서 그런 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녀는 옆 사무실 남자직원과는 이미 말 놓고 편한 사이로 지내는 중인데, 그런 걸 보면 그냥 그녀는 모두에게 쾌활하고 긍정적이며 귀여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하튼 그래서 난, 어차피 그녀와 이번 6월 이후로 계속 일하게 될지 아닐지도 알 수 없는 .. 2018.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