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때문에 고생하는 골드미스들, 해결책은?
34세 이상의 소녀들이여!('소녀'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미리 독자 분들의 양해를 구한다. 전에 한 번 '34세의 아줌마'라고 했다가 귓방망이를 맞을 뻔 한 일이 있으니.) 무도회는 끝났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를 벗어 놓고 사라졌고, 왕자는 발냄새를 맡으며 신데렐라를 찾아 나섰다. 새벽 네 시다. 신데렐라가 열두 시에 나갔고, 왕자도 그때쯤 나갔는데, 그대는 여전히 무도회장에서 댄스 삼매경에 빠져있다.
계속 거기서 그러고 있다간 세상이 우울해진다. 꼬꼬마들과 경쟁하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 거식증 찾아오고, 의학의 도움을 너무 빌리다 압구정 증후군에 걸리게 된다.(압구정 증후군이란, 압구정에서 유행하는 성형법이 전국으로 퍼져 어디서 성형을 하든 비슷비슷한 얼굴을 갖게 되는 걸 말한다.) 연상을 만나 예쁜 척 하다가 팽당하고, 연하를 만나 폭풍대시에 정신줄 놓았다가 "누나는 엄마 같아."라는 말을 듣고 만신창이가 되는 대원들도 있다.
그러니까 이게, 나이 앞자리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니까 일어나질 못하는 거다. 지금은 2012년도 인데, 2002년도에 넘어진 얘기를 하고 있으니 결론이 안 난단 얘기다. 오늘 우리 꾹꾹 눌러 감춰왔던 이야기 시원하게 토해놓고(응?),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보자.
우리 이제 나이도 좀 있고 하니, 애들처럼 미니홈피에다가
따위의 글 적어가며 개그는 하지 말자. 김밥 값 천오백원에서 이천원으로 올랐다고 열 내면서, 오천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생활개그는 꼬꼬마들이 하게 내버려 두잔 얘기다. 저걸 꼬꼬마들이 하면 귀엽게라도 봐줄 수 있지만, 어른이 저러면 무서워진다. 즉시 그 사람의 한계로 느껴지니 말이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저런 모습을 본 남자는 그대의 Fe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철이 덜 들었다고 생각한단 얘기다. Fe의 부족이 위와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면, Fe의 과다는 조금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철이 너무 많이 들어버리면, 현실의 끄트머리에 서서 낭만을 좇거나, 인문학, 외국어, 음악, 미술 등에 대한 또 다른 허세를 보이게 된다. 남자는 그런 여자에게, 결혼 후 집에서도 정장을 입고 있어야 할 듯한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철이 과다하게 든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오버센스'도 문제가 된다. 그녀들은 실제로 5정도 되는 상대에게 상상 2, 환상 2, 망상 1 정도를 더해 10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10의 남자사람은, 실제인 5의 남자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를 10이라 믿으며 기대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그 때 상대는?
라며 굿바이. 여기서 잠시 눈물 닦을 시간을 갖도록 하자. 이제 나이도 있고 결혼도 생각해야 하니, '모든 걸 다 갖춘 남자'를 찾아 정착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대원들에게도 문제는 발생한다. 다 갖춘 남자를 찾다가, 오 맙소사, 지져스, 이런! 아내나 가정까지 갖춘 남자를 찾아버리는 것이다. 유부남 관련 이야기를 하면 얘기가 너무 길어지니 그 얘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자신의 Fe 수치가 어떤지 살펴보기로 하자.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듯, 타인의 시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천천히 둘러보기 바란다.
여성을 사전에서 찾으면 "성(性)의 측면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이라 쓰여 있고, 여인은 사전에서 찾으면 "어른이 된 여자."라고 쓰여 있다.
내 주변에도 몇몇 골드미스가 있는데, 최근의 추세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연하남'과의 문제를 고민이라며 꺼내 놓는다. 얘기를 듣다 보면 열에 아홉은 상대가 이쪽을 '여성'으로만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좀 있으니 까다롭거나 까칠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을 거고, 산전수전을 겪었을 것이니 이성에 대한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을 것이며, 통금시간 같은 거 없고 외박에 대해서도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는 것.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자유로운 영혼이라 말하는 여성 몇 훅 가고, 상대의 호기심을 호감이라 착각한 여성 몇 훅 가고, 소울메이트 어쩌구 하던 여성 또 훅 가고, 이제 그만 좀 갔으면 좋겠는데 '에라 나도 모르겠다.'라며 저지른 여성 훅 가고, 그렇게들 가버린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일 년 사이에 다들 훅훅 가버리는 것이다. 뜨끈한 국밥이라도 한 그릇 사 먹이며,
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저렇게 얘기를 했더니 어느 지인은
라고 말하던데, 그럼 좀 여리고 약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무작정 징징거려서야 되겠는가. 우선, 나이가 많다고 해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려 하지 말고, 무작정 상대를 가르치거나 키우려 하지 말길 권한다. 잔소리와 구박 대신, 어른들만 보여줄 수 있는 '존중'을 보여주잔 얘기다.
그리고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긴데, 제발 이상한 부분에서 까칠해지지 말자. 나이가 많다는 것에 대해 혼자 피해의식 느끼며 상대에게 틱틱 거리지도 말자. 연하남에게 무리한 데이트를 기대하는 대원, 그리고 별 거 아닌 얘기를 혼자 오해해 싸우려드는 대원들이 있어서 하는 얘기다. 자기가 부탁을 해 놓고는 "싫으면 거절해도 돼."라고 말하고, '날 노처녀로 생각하는 거야 이 자식?'이란 생각으로 못되게 구는 사람을 누가 계속 좋아할 수 있겠는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저렴하게 설명하자면, 허기짐에 대해 말만 하지 말고 밥그릇부터 챙기라는 말인데, 남산 위에 저 소나무처럼 철갑을 두르고 있던 올드미스 대원들은 사르트르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타인의 말에 금방 귀가 팔랑거리는 대원이나, 정신적 지주를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두고 살아 온 대원들. 그 둥지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단 얘기다.
서른 중반인데 이십대처럼 보인다는 얘기나, 고학력에 연봉도 꽤 된다는 그런 얘기는 접어두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지 않는가. 괜찮은 상대와 인연이 닿지 않는다며 시무룩하게 있을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리고 좀 더 공격적으로 임해야 할 때다. 학년 바뀌면 새로운 이성들이 주루룩 나타나던 학창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지 않았는가. 나이를 먹을수록 동선은 짧아지고 만나게 되는 이성의 수는 줄고 말이다.
아, 새롭게 동선을 구축하기 전에, 버려야 할 카드는 얼른 버리자. 정말 괜찮더라도 잠수함을 여러 대 보유하고 있는 남자, 카사노바처럼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남자, 효도하는 셈 치고 결혼할 생각이라는 남자, 돈 많이 벌어오는 전문직 부인을 만나겠다는 남자 등은 어서 정리하기 바란다. 그런 상황에서 철없는 아이 하나 키운다 생각하며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거 상대가 휘파람새 먹어 갔는데 종달새와 왜가리 들고 고도리 하려는 것과 같다. 고도리 이미 깨졌단 얘기다.
무조건 이성과 마주칠 수 있는 곳에 동선을 두란 얘기는 아니다. 꼭 직접 이성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면, 그들이 알아서 주변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올해 84세 이신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보건소에서 알게 된 참한 처자를 할머니 친구 분 손자에게 소개시켜 주셨고, 둘은 3월에 결혼 할 예정이다.
이렇게만 적어 두면 또 여기저기 소개팅이나 선만 부탁하는 대원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진 말자. 특히 결혼과 취업을 한 번에 하려는 대원들. 소개팅이 돌고 도니, 소개팅으로 만나서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에게 다시 또 소개팅이 들어오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자기와 연락하고 지내는 중이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사연에서 핏발을 세우던데, 입장을 바꿔보면 똑같은 거 아닌가? 이쪽도 만나는 사람 없다며 연락처 줬다가 알게 된 거 아닌가. 밥그릇을 알아서 챙기자는 말이지, 밥상을 여러 개 차리자는 말이 아님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두드리면 열리는 '골드지갑'이 되거나, 좋은 조건만 찾다 '골드가정부'가 되지 말길 권한다. 매뉴얼을 통해 '존경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고 말했더니, 그런 남자를 찾아가 무릎을 꿇는 대원들이 있다. 자신을 막 대하는 남자를 존경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얘기만 좀 통하면 소울메이트 운운하는 대원들도 꽤 있는데, 소울보다 더 중요한 게 '책임감'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기쁠 때 함께 웃는다고 슬플 때도 함께 울어줄 것 같은가? 책임감 없는 남자는 함께 웃을 다른 사람 찾아 떠날 것이다.
이런 걸 접어두고 그저 전화가 왔네 안 왔네, 애프터를 했네 안 했네, 고소득 전문직이네, 연봉이 얼마네, 왜 애인이 없냐는 소리를 듣네, 동안으로 보이네, 뭐 요따위 얘기를 백날 해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꾹꾹 눌러 숨겨둔 얘기 오늘 좀 했으니 시원하게 털어내고, 내일부터는 "괜찮은 사람을 찾습니다." 말고, "이 행복을 같이 느끼실 분?"을 외치기 바란다. 분명 너도 나도 손을 들 테니 말이다.
▲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곤란합니다(응?). 추천은 무료! 로그인도 필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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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이상의 소녀들이여!('소녀'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미리 독자 분들의 양해를 구한다. 전에 한 번 '34세의 아줌마'라고 했다가 귓방망이를 맞을 뻔 한 일이 있으니.) 무도회는 끝났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를 벗어 놓고 사라졌고, 왕자는 발냄새를 맡으며 신데렐라를 찾아 나섰다. 새벽 네 시다. 신데렐라가 열두 시에 나갔고, 왕자도 그때쯤 나갔는데, 그대는 여전히 무도회장에서 댄스 삼매경에 빠져있다.
계속 거기서 그러고 있다간 세상이 우울해진다. 꼬꼬마들과 경쟁하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 거식증 찾아오고, 의학의 도움을 너무 빌리다 압구정 증후군에 걸리게 된다.(압구정 증후군이란, 압구정에서 유행하는 성형법이 전국으로 퍼져 어디서 성형을 하든 비슷비슷한 얼굴을 갖게 되는 걸 말한다.) 연상을 만나 예쁜 척 하다가 팽당하고, 연하를 만나 폭풍대시에 정신줄 놓았다가 "누나는 엄마 같아."라는 말을 듣고 만신창이가 되는 대원들도 있다.
그러니까 이게, 나이 앞자리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니까 일어나질 못하는 거다. 지금은 2012년도 인데, 2002년도에 넘어진 얘기를 하고 있으니 결론이 안 난단 얘기다. 오늘 우리 꾹꾹 눌러 감춰왔던 이야기 시원하게 토해놓고(응?),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보자.
1. Fe의 부족, 혹은 과다가 미치는 영향.
우리 이제 나이도 좀 있고 하니, 애들처럼 미니홈피에다가
"그레이 주문했는데 회색이 왔다. 반품 귀찮아서 그냥 쓰기로 함."
"My vora curtain♥"
"일본 갔을 때 사진. 일본에도 훼미리마트가 있었다. 역시 한류열풍!"
"My vora curtain♥"
"일본 갔을 때 사진. 일본에도 훼미리마트가 있었다. 역시 한류열풍!"
따위의 글 적어가며 개그는 하지 말자. 김밥 값 천오백원에서 이천원으로 올랐다고 열 내면서, 오천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생활개그는 꼬꼬마들이 하게 내버려 두잔 얘기다. 저걸 꼬꼬마들이 하면 귀엽게라도 봐줄 수 있지만, 어른이 저러면 무서워진다. 즉시 그 사람의 한계로 느껴지니 말이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저런 모습을 본 남자는 그대의 Fe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철이 덜 들었다고 생각한단 얘기다. Fe의 부족이 위와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면, Fe의 과다는 조금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철이 너무 많이 들어버리면, 현실의 끄트머리에 서서 낭만을 좇거나, 인문학, 외국어, 음악, 미술 등에 대한 또 다른 허세를 보이게 된다. 남자는 그런 여자에게, 결혼 후 집에서도 정장을 입고 있어야 할 듯한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철이 과다하게 든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오버센스'도 문제가 된다. 그녀들은 실제로 5정도 되는 상대에게 상상 2, 환상 2, 망상 1 정도를 더해 10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10의 남자사람은, 실제인 5의 남자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를 10이라 믿으며 기대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그 때 상대는?
'아니, 이거 뭐야? 이거 왜 이래?'
라며 굿바이. 여기서 잠시 눈물 닦을 시간을 갖도록 하자. 이제 나이도 있고 결혼도 생각해야 하니, '모든 걸 다 갖춘 남자'를 찾아 정착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대원들에게도 문제는 발생한다. 다 갖춘 남자를 찾다가, 오 맙소사, 지져스, 이런! 아내나 가정까지 갖춘 남자를 찾아버리는 것이다. 유부남 관련 이야기를 하면 얘기가 너무 길어지니 그 얘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자신의 Fe 수치가 어떤지 살펴보기로 하자.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듯, 타인의 시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천천히 둘러보기 바란다.
2. '여성'이 아니라 '여인'이어야 한다.
여성을 사전에서 찾으면 "성(性)의 측면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이라 쓰여 있고, 여인은 사전에서 찾으면 "어른이 된 여자."라고 쓰여 있다.
내 주변에도 몇몇 골드미스가 있는데, 최근의 추세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연하남'과의 문제를 고민이라며 꺼내 놓는다. 얘기를 듣다 보면 열에 아홉은 상대가 이쪽을 '여성'으로만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좀 있으니 까다롭거나 까칠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을 거고, 산전수전을 겪었을 것이니 이성에 대한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을 것이며, 통금시간 같은 거 없고 외박에 대해서도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는 것.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자유로운 영혼이라 말하는 여성 몇 훅 가고, 상대의 호기심을 호감이라 착각한 여성 몇 훅 가고, 소울메이트 어쩌구 하던 여성 또 훅 가고, 이제 그만 좀 갔으면 좋겠는데 '에라 나도 모르겠다.'라며 저지른 여성 훅 가고, 그렇게들 가버린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일 년 사이에 다들 훅훅 가버리는 것이다. 뜨끈한 국밥이라도 한 그릇 사 먹이며,
"우리, 꼬꼬마한테 징징거릴 나이 아니잖아?"
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저렇게 얘기를 했더니 어느 지인은
"나도 보호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라고 말하던데, 그럼 좀 여리고 약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무작정 징징거려서야 되겠는가. 우선, 나이가 많다고 해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려 하지 말고, 무작정 상대를 가르치거나 키우려 하지 말길 권한다. 잔소리와 구박 대신, 어른들만 보여줄 수 있는 '존중'을 보여주잔 얘기다.
그리고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긴데, 제발 이상한 부분에서 까칠해지지 말자. 나이가 많다는 것에 대해 혼자 피해의식 느끼며 상대에게 틱틱 거리지도 말자. 연하남에게 무리한 데이트를 기대하는 대원, 그리고 별 거 아닌 얘기를 혼자 오해해 싸우려드는 대원들이 있어서 하는 얘기다. 자기가 부탁을 해 놓고는 "싫으면 거절해도 돼."라고 말하고, '날 노처녀로 생각하는 거야 이 자식?'이란 생각으로 못되게 구는 사람을 누가 계속 좋아할 수 있겠는가?
3. 참여연애론, 혹은 실존연애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저렴하게 설명하자면, 허기짐에 대해 말만 하지 말고 밥그릇부터 챙기라는 말인데, 남산 위에 저 소나무처럼 철갑을 두르고 있던 올드미스 대원들은 사르트르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타인의 말에 금방 귀가 팔랑거리는 대원이나, 정신적 지주를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두고 살아 온 대원들. 그 둥지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단 얘기다.
서른 중반인데 이십대처럼 보인다는 얘기나, 고학력에 연봉도 꽤 된다는 그런 얘기는 접어두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지 않는가. 괜찮은 상대와 인연이 닿지 않는다며 시무룩하게 있을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리고 좀 더 공격적으로 임해야 할 때다. 학년 바뀌면 새로운 이성들이 주루룩 나타나던 학창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지 않았는가. 나이를 먹을수록 동선은 짧아지고 만나게 되는 이성의 수는 줄고 말이다.
아, 새롭게 동선을 구축하기 전에, 버려야 할 카드는 얼른 버리자. 정말 괜찮더라도 잠수함을 여러 대 보유하고 있는 남자, 카사노바처럼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남자, 효도하는 셈 치고 결혼할 생각이라는 남자, 돈 많이 벌어오는 전문직 부인을 만나겠다는 남자 등은 어서 정리하기 바란다. 그런 상황에서 철없는 아이 하나 키운다 생각하며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거 상대가 휘파람새 먹어 갔는데 종달새와 왜가리 들고 고도리 하려는 것과 같다. 고도리 이미 깨졌단 얘기다.
무조건 이성과 마주칠 수 있는 곳에 동선을 두란 얘기는 아니다. 꼭 직접 이성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면, 그들이 알아서 주변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올해 84세 이신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보건소에서 알게 된 참한 처자를 할머니 친구 분 손자에게 소개시켜 주셨고, 둘은 3월에 결혼 할 예정이다.
이렇게만 적어 두면 또 여기저기 소개팅이나 선만 부탁하는 대원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진 말자. 특히 결혼과 취업을 한 번에 하려는 대원들. 소개팅이 돌고 도니, 소개팅으로 만나서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에게 다시 또 소개팅이 들어오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자기와 연락하고 지내는 중이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사연에서 핏발을 세우던데, 입장을 바꿔보면 똑같은 거 아닌가? 이쪽도 만나는 사람 없다며 연락처 줬다가 알게 된 거 아닌가. 밥그릇을 알아서 챙기자는 말이지, 밥상을 여러 개 차리자는 말이 아님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두드리면 열리는 '골드지갑'이 되거나, 좋은 조건만 찾다 '골드가정부'가 되지 말길 권한다. 매뉴얼을 통해 '존경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고 말했더니, 그런 남자를 찾아가 무릎을 꿇는 대원들이 있다. 자신을 막 대하는 남자를 존경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얘기만 좀 통하면 소울메이트 운운하는 대원들도 꽤 있는데, 소울보다 더 중요한 게 '책임감'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기쁠 때 함께 웃는다고 슬플 때도 함께 울어줄 것 같은가? 책임감 없는 남자는 함께 웃을 다른 사람 찾아 떠날 것이다.
이런 걸 접어두고 그저 전화가 왔네 안 왔네, 애프터를 했네 안 했네, 고소득 전문직이네, 연봉이 얼마네, 왜 애인이 없냐는 소리를 듣네, 동안으로 보이네, 뭐 요따위 얘기를 백날 해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꾹꾹 눌러 숨겨둔 얘기 오늘 좀 했으니 시원하게 털어내고, 내일부터는 "괜찮은 사람을 찾습니다." 말고, "이 행복을 같이 느끼실 분?"을 외치기 바란다. 분명 너도 나도 손을 들 테니 말이다.
▲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곤란합니다(응?). 추천은 무료! 로그인도 필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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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해야 할 것들
늘 짧은 연애만 반복하게 되는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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