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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와~ 자유다!! 끝났어!! 이야아아아아아-"

군대 위병소에서 예비군 모자를 쓰고 나오며 "행정반, 위병조장 상병 조짬내 입니다. 금일 전역자 위병소 통과했습니다." 라는 무전을 들었던 어느 날 처럼, 세상이 아름다웠다. 난 내가 <끝>이라고 쓴 것이 자랑스러웠다. 확실한 것도 없고, 결정된 것도 없고, 여전히 불안은 호주머니 가득 들어있었지만 아, 벌써 겨울이 이만큼이나 와 있었구나. 돌보지 못했던 모든 것들이 고개를 들었고, 고맙게도 곁에 있어 주었다.

난 기회가 되면 이 멍청한 작가지망생의 이야기를 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소설가 김홍신씨가 TV프로그램에 나와 "하루에 20장씩 씁니다." 라고 하는 얘기를 듣곤, A4용지 10장 분량의 단편도 끝내지 못하고 빌빌대는 자신을 자책해, 각성을 돕는 커피와 한숨을 돕는 담배를 물곤 풍차를 향해 돌진했다.

가자! 로시난테!

말발굽 소리를 요란하게 내는 키보드로 맥박처럼 뛰고 있는 커서를 오른쪽으로 민다. 아무리 글을 써 넣어도 커서는 따라잡히지 않는다. 쓰지 않고 읽기만 해 비만에 걸린 생각들은 커서를 따라잡지 못하고 지친다. 휴지와 마주 앉아 술을 마시다가, 휴지에게 왜 술을 마시지 않냐고 혼냈다는 선배가 생각났다. 그 선배가 술을 쏟았을 때, 그 쏟은 술을 휴지로 닦다가, 휴지가 자신보다 술을 더 잘 마신다는 걸 깨닫곤 시를 썼다고 했다. 높아지기만 한 눈은 나를 보지 못하게 한다. 회색곰 왑이구나! 나보다 더 높은 곳에 낸 발자국을 보며 움츠러든다. 김홍신씨가 나왔던 프로그램을 다시 돌려보자, A4용지가 아니라 200자 원고지 20장이라는 걸 알게 된다. 아직 희망은 있구나.


2.

악플이 늘었다. 블로거들의 한 해를 평가하겠다는 수상식의 밥상이 차려지자, 난 닭고기를 싫어하는 데 왜 닭고기가 밥상에 올라왔냐며 투정을 하는 사람이 보인다. 최고의 반찬이라면 다들 즐겨먹는 김치 따위 말고 고급스러운 너비아니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사람들도 있다. 별 대꾸를 하진 않지만, 도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다 만나면, "숭헌… 좌회전은 제발 우물쭈물 대지 말고 가라고. 신호도 짧은데. 페에엥-" 같은 얘기를 해 주고 싶다.

트위터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내신 때문에 친구에게 공책을 보여주지 않던 세대' 라는 부분을 읽은 적이 있는데, 글쎄, 그게 아버지가 IMF로 거지 되는 꼴을 두 눈으로 목격하며 유년기를 보낸 세대에만 한정되는 건지 모르겠다.  뒤늦게 찾아본 '시골의사'와 '권지예'의 표절시비를 보며, 떨어진 깃털 모아 새들의 여왕이 되고 싶어하는 까마귀의 얘기는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순위가 당락을 결정짓는 것에 길들여진 까닭에 나도 노멀로그가 몇 번째로 꼽히고 있나 들여다 볼 때가 있다. 엄지로 꼽힐 때에는 뒤가 서늘하다. 매복을 하고 있어야 할 병사가 오줌을 누러 나왔다 횃불을 든 적군에게 포위당한 듯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파트 옥상에서 멀리 날릴 준비를 했을때, 하얗게 질리던 종이비행기가 생각난다. 종이비행기엔 고소공포증이 없던가. 묻지도 않고 날린다.  떨어지는 것이 겁나긴 나나 종이비행기나 피차일반 일 텐데 말이다.


3.

도무지 설 줄 모르는 나의 등신(等神)을 책으로라도 애무해 보겠다는 이야기에 날 선 말이 들려온다. 그래, 댁의 말대로 라면, 동주도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롭다니, 미니홈피에 올려두면 "퍼가요~♡"의 댓글은 많이 받겠다. 타는 목마름으로, 라는 시를 쓴 이에게는 냉장고에 물 있다며 운운.


4.

후방으로 가고싶다. 그게 힘들다면 전방으로라도 가고 싶다. 최전방의 고지엔 고라니나 맷돼지만 남겨두고 나에겐 좀 일용할 양식이 준비되었으면 좋겠다. 다음 링거가 비축되어 있는지 확인도 못한 채 또옥, 또옥, 떨어지는 오늘만 바라본다.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온다면, 뭐 하다 이제 왔냐며 아구창이나 한 대 갈겨주는 하극상을 벌이고 싶다. 산타의 멱살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입이 바짝바짝 탄다.


5.

오늘 밤만 자고 일어나면 책이 나올 것 같다. 책들이 창고에서 얼어죽지 않도록 사람들이 안전한 가정에서 보살펴 주었으면 한다고, 운운.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동주는 언제 읽어도 좀 짱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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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2009.12.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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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이라 정말 ㄷㄷㄷ 해요
제가 거기 일조한거 맞겠죠? ㅋㅋ
무한님 글 언제나 즐겁게 감사히 때로는 깊이 생각하며 본답니다~
오늘 글도 감사히 ^^
여러가지 좋은 일들 축하드리면서

betty2009.12.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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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카 드립니다.
저도 사인회 찬성이요~~

왜 이리 슬픈 듯, 기쁜 듯.
마치 제가 100만힛 한 것 같군요.
응급실 가야할까 봐요.

카라2009.12.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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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안피우면 작업은 안되는것일까요
뇌는 계속적인 니코틴의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계속적으로 유혹을 하겠죠
음 좋은거야
음 좋아
음 빨리 빨아들여 라고 ㅠㅠ

니코틴의 의존증..원래 작가님들은 다 담배를 피우시는건지 궁금해졌어요
지송지송^^;;
헤헤

-

그 아무리 몸에 좋고 비싼 반찬이라고 상위에 올려놓아도
젓가락이 가는 것만 먹게되는 그런거 모..
이렇쿵 저렇쿵 거리는 거에 한눈감고 한귀막으시고
묵묵히 지금처럼만 홧팅!!

축하합니다.!!

책은 정말 저도 손꼽아 기다렸답니다.
좋은 스타트가 되시길 바라는 의미에서 내일 바로 서점에서 사야겠습니다.
두번째, 세번째.......출판을 기다리며..

쓰리가마2009.12.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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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최근 무한님의 글이 드래그가 안되네요.~ ^^*

그 동안에 제가 한글에 "드래그 - 원문 그대도" 를 통해 게시 했었는데...

물론 출저부터 시작해서 무한님의 개인정보(?) 까지 밝혔죠. ㅋㅋ

저작권 보호에 들어가셨는지.....

밟아네스2009.12.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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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 책입니까!!! 두번째와 세번째도 기다릴게요!

드자이너김군2009.12.16 15: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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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권의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까! ㅋ 축하드립니다.
책도 1000만명도^^
요즘 책을 출간 하신다는 블로거 분들이 많내요.
왕 부럽다는..ㅋ

소담2009.12.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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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아침에 이 창을 켜놓고
방금 전에야 맨 끝까지 다 읽었어요(댓글 제외) ㅠㅠ

좋아하는 블로그 글 하나 못 읽는 이러한 바쁨이 참 싫지만,
그래도 일하고 있다는 감사함으로
나머지 시간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무한 님~
언제나 건필하세요.
그리고 저포함 천만 독자님들!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해주자구요!!

화이트오팔2009.12.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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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글읽는 내내 두근거려 붕~떠서 읽었습니다.ㅋ

내가 이런데 무한님은 어떨지,,장이 베베 꼬이는 느낌이죠?ㅋ
축하드립니다.

화애2009.12.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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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

따르그송2009.12.1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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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방문10,000,000+
매일매일 4,000자
무한님이 준비하는 꿈 1.2.3.4.5.
정진하세요.
제 마음까지 두둥~
화이팅입니다.
댓글도 악성댓들도 모두 무한님께 관심있어서 그런거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

아크몬드2009.12.1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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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네요... 역시 무한님의 인기는 ㅎㅎㅎ
오는 2010년에도 흐름과 시기를 잘 타시길 바랍니다.

건승을 빕니다.
박광수 드림.

깡이2009.12.1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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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방문자 1000만명에 즈음하여 안 적으시나 했더니
벌써 올리셨군요..;;
요즘 저도 제 꿈을 위해 달리려고
결심만(!) 선 상태인데..
역시 행동으로 옮기기란 참 쉽지 않군요...

이 게으르디 게으른 몸뚱아리
인터넷으로부터 멀어져야 뭘 해도 할텐데...
끊지 않고서 하려니 왜 이리 의지 박약인지..

노멀로그와 응급실 해독제 찾아
방황중인 깡입니다..^^;;

1000만힛 정말 정말 축하드리구요~
작가로서 굵은 선 하나 찌익~ 그으시기 바랍니다..^-^

2009.12.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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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거위소녀2009.12.2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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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과제와 함께 징하게 보내고 있으니
새해 연휴때, 책들을 창고에서 구해오겠슴당!
우리집에서 재워주고 먹여주고...

(전 정말...시는 모르겠슴당. 그래도 윤동주와 정호승의 시들은 이별의 연애편지를 읽는 맘이랄까...읽을 때마다 울고 싶은 맘이 들어 계속 그 구절들을 읽고 또 읽고 하게 됩니다.)

센스형이2010.01.1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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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저도 헤어진지 1년정도 돼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동안의 연애들을

돌아보면 실수 투성이거든여

이글들을 보니 많은 참고가 돼어서 앞으로의 연애에

도움이 많이 될거 같습니다 ㅎㅎ

luce pulsata2011.06.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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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서점에 가봐야 하는 것인가요+ㅁ+
축하드려요!

come fare soldi velocemente2011.08.2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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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희(33), 캄방누르카효(36), 유스프하에파(35)...이분들의 의로운 희생이 우리 마음속에 담아 두기엔 너무도 무겁고 흐르는 눈물을 닦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 아픈데..빈소가 마련 되었음에도 조문객이 없다는거.. 쓸쓸함만 더해갔습

virility ex2011.10.2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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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공유할 수 있습니다.

Dametøj2012.07.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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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위한 감사합니다.

dompet kulit pria2013.05.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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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검색 엔진 최적화에 대해 모르고있어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내 사업 사이트 낮은 평가를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는 전문 제출 디렉터리 서비스에 문의 할 수 있으며 모든 좋아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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