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1084

40대 남자의 연애, 진짜 최선을 다했는데 썸녀는 왜 식었죠? 김형, 여자가 데이트든 대화든 둘 사이의 무언가에 대해 '재미없다'는 뉘앙스로 말하는 건, -뭘 할 지 뻔히 다 보이는데, 그걸 진짜로 뻔히 다 해서, 나도 뻔한 리액션만 해야 함. 인 상황이란 얘기야. 김형과 내가 서로 좋은 관계가 되겠다며 매일 아침마다 날씨 얘기하며 인사하고, 좋은 하루 보내라고 빌어주고, 저녁이 되면 오늘 하루 어땠냐면서 격식차려 묻고 주례사식 축복만을 빌어준다면, 일주일만 지나도 부담스러우며 대답해 주는 것 자체가 의무로 느껴질 것 같지 않아? 김형의 사연을 읽으면서, 읽는 내가 다 지겨울 정도였어. 김형과 썸녀와의 대화는, 내가 우리 큰어머니랑 대화할 때랑 비슷하거든. 잘 계시죠, 건강하시고, 가족들 다 행복해야죠 아프지 말고, 저 양화대교요. 이런 느낌. 40대는 불혹이라고 .. 2022. 1. 18.
갑자기 연락없는 남자, 썸남의 마음이 식은 이유는? 이번 매뉴얼에선, 둘의 관계가 썸이 아닌 '일시적인 친분 쌓기'의 과정이었는데 그걸 썸으로 착각했다거나, 상대가 그저 집에 와서 라면 먹고 가게 할 생각으로 들이대다가 안 통하자 접었다거나 하는 사연들을 논외로 하자. 그런 경우들 말고, 진짜 좀 뭔가 되어가는 분위기였는데 썸남이 '갑자기 연락없는 남자'가 되었다거나, 이쪽의 잘못으로 인해 썸남의 마음이 식을 수 있는 사례들만 추려봤다. 갈 길이 머니 바로 출발해 보자. 1. 인터뷰 하듯 물어야만 답하며, 'And you?'가 없어서. 이건 아마, 10년 넘게 연애매뉴얼을 작성하며 가장 많이 얘기한 지점인 것 같다. -본인처럼 그렇게 리액션 하는 사람을 만나면, 본인도 더는 대화하기 싫을 수 있습니다. 낯을 가려서든, 소심해서든, 상대 앞에서 머릿속이 하.. 2022. 1. 11.
다정하고 살가운 이 남자. 썸인가요, 어장인가요? 사연에 첨부된 카톡대화를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보아도 둘 사이엔 아직 뭐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관계를 두고 "이게 썸이라면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만약 썸이 아니고 어장이라면, 한 방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라는 요구를 하는 여성대원들이 생각보다 많다. 어느 대원은, 아직 상대와 말도 놓지 않았으며 상대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면서 그 관계가 썸인지 어장인지 빨리 판단해달라며 재촉하기도 하고, 또 다른 대원은 비슷한 상황에서 상대가 이쪽의 말에 필요 이상으로 격한 리액션을 해주었다며 '끼부리는 꾸러기'에 가깝지 않냐며 내게 얼른 동의하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문제가 심각한 오늘날 이 시점에, 바다 위에 떠 있는 병뚜껑 같은 걸 마음대로 삼켜버리.. 2022. 1. 6.
친구들과 자주 가는 곳에서 일하는 그녀, 점점 멀어집니다. 밥 먹었냐는 질문은, 이렇다 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대화가 (1) 남자 – 밥 먹었어? 여자 – 네 좀 전에 먹었어요. 남자 – 그래. 잘 했네. (2) 남자 – 점심 먹었어? 여자 – 아뇨. 이따 먹으려고요. 남자 – 잘 챙겨 먹어야지…. (3) 남자 – 밥 먹었나? 여자 – 생각 없어요. 몸이 안 좋아서…. 남자 – 에구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라는 패턴의 반복일 경우, ‘노잼’인 것은 당연하며 상대에겐 그 대화가 의무적으로 대답해줘야 하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밥 먹었냐고만 물은 건 아닌데요. 출근도 묻고, 데려다준다고도 했는데….” 그러니까 그게, 전부 다 그렇다는 겁니다. 결국 그 세 가지 질문으로 돌려막기만 했으며, 한 달 전이나 .. 2019.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