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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순이의 죽음 0.둥지에서 떨어졌는지, 놔두면 어차피 죽을 목숨인 핏덩이 까치를 회사 물류팀에서 주워다가 돌봤습니다. 어떻게 보살폈는지는 솔직히 관심을 많이 두지 않아서 모르는데요. 개랑 비슷하게 낯선 사람이 오면 짖기도 한다는 까치는, 병아리와 닭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MZ 까치'의 느낌으로 자라났습니다. 이름은 투박하지만 직관적인 까순이였고요. 암컷이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걸 구분할 줄 알았다면 조류와 관련된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겠지요. 만약 '까돌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면, 아무 때나 배설을 해버리는 까치의 그것을 치우는 게 더욱 짜증났을 수 있기에, 울림소리가 들어간 -보다 부드러운- 이름을 지어줬을 거라고 막연하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1.까순이가 점점 커지며 우리가 아는 까치의 몸집이 되자, 먹고 싸는.. 2026. 6. 15.
첫 책의 추천사를 써주었던 독자와의 사요나라 0.간디(무직, 애프리푸들)가 벌써 17살이다. 강아지 평균수명이 15년인가 그렇다는데, 견령 1년이 사람 나이 7년이라고 치면, 100살이 훌쩍 넘었다. "정확히 계산하면, 119살 아닌가요?" 난 문과니까 그런 건 따지지 말자. 여하튼 이제 눈은 하얗고, 몸엔 검버섯이 피어있고, 현관에서 발자국 소리만 나도 짖어대던 녀석이 이젠 문 열고 가까이 다가가도 잘 모르지만, 지금도 날 알아보면 반겨준다. 수 년 전 침대에서 뛰어내리다가 삐끗해 지 몸 하다 못 가눌 때에도, 뒷다리를 질질 끌고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참을 수 없이 울컥하게 했던 것처럼, 내 삶에 박힌 채 여전히 꼬리를 흔든다. 1.첫 책의 추천사를 써주었던 독자에게 카톡 메시지가 왔다. 토스 이벤트에 참여하며 친구목록에 있는 내게 보낸 것 같.. 2026. 5. 10.
결혼준비를 하며 만난 사람들. 점포정리만 20년 일산 양복매장 사장님. 일산 외곽에는 ‘양복 할인매장’, ‘정장 상설매장’ 같은 이름을 단 매장이 몇 군데 있다. -정장 1+1 -와이셔츠 9,000원 -넥타이 5,000원 같은 현수막을 걸고 장사하는 곳인데, 늘 ‘점포정리’, ‘확장이전’, ‘폐업세일’ 같은 문구도 함께 적혀있다. 어디라고 말하긴 좀 그렇고, 예전에 내가 살던 동네 외곽에도 그런 매장이 있다. 고등학생일 때부터 그 매장을 봐왔던 것 같은데, 이후 내가 대학생이 되고, 군대를 가고, 전역을 하고, 회사엘 가고, 그러다 결혼까지를 준비하는 순간에도 ‘점포정리’, ‘확장이전’, ‘폐업세일’ 등의 문구를 붙이고 있었다. 대체 어떤 곳이길래 폐업 컨셉을 잡고 20년 넘게 장사를 하는 건지 언제나 궁금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혼식을 앞두고 양복을 보러 다니던 중 호기심.. 2018. 6. 27.
잘 다녀왔습니다. 노멀로그 오늘부터 다시 오픈합니다. 1. 신혼여행 가기 전 남긴 글을 보니 제가 13일에 복귀한다고 써놨더군요. 당시 마음이 하도 급해서, 언제 돌아오는지도 잘 모른 채 대충 계산해서 말했나 봅니다. 주말에 복귀했고, 복귀해서는 코다리찜과 비빔냉면 신김치삼겹살 등 버터 냄새를 빼줄 음식을 주로 먹었습니다. 2. 다녀와 보니, ‘스위스->이탈리아’보다는 ‘이탈리아->스위스’의 동선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게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서울 투어 끝내고 강원도 투어 가서 심신을 달래는 게 아무래도 나을 것 같은, 뭐 그런 의미에서 말입니다. 꼭 그런 의미에서 말고도, 스위스에 있다가 다른 곳 가면 다른 곳이 오징어처럼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3. 어쨌든 취리히 -> 루체른 -> 그린델발트 -> 밀라노 -> 베네치아 -> .. 2018.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