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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라이트10

사수인 여자선배와의 관계, 그린라이트인가요? 이런 상황에서 그린라이트인지를 알아보려면 ‘주말에 상대와 단둘이 만나도 이상할 것 없는 관계인가?’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평일에 회사 끝나고 맥주 한잔 하는 건 상대가 사교적이기만 해도 가능한 일이지만, 이렇다 할 이슈도 없는데 굳이 따로 약속을 잡아 주말에 만나는 건 어느 정도 호감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요청을 했을 때, 상대가 ‘주말에? 단둘이? 너랑? 왜?’ 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한다거나 ‘나중에’라는 기약도 없이 거절할 것 같다면, 그 관계는 그린라이트로 보긴 아무래도 어려운, 그냥 ‘친한 직장동료’ 정도인 거라 생각하는 게 맞겠다. 이렇게만 적어 놓으면 사연의 주인공 E씨는 “그럼 전 그린라이트가 아닌 건가요? 그녀와 저의 관계는 다른 직원들과는 분명 다르며, 여러모로 봐도 ‘.. 2019. 5. 15.
소개팅 후 그와 깨알같이 연락하고 자주 만났는데, 끝났어요. C양의 사연과 엄청난 양의 카톡대화를 다 읽고 난 후, 내가 적은 한 줄 소감은 -웃으며 리액션을 할 수 있는 지점에서도 지지 않으려 맞짱을 뜬 게, 문제. 였다. 지지 않고 드립을 다 받아내려 하니 실수도 많아지고, 그냥 서로 놀리고 웃는 것에 초점을 두다 보니 처음엔 뭐 그러려니 하다가도 나중엔 둘 다 기분 나빠지고 만 거라 할까. 재치있고 쿨한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너무 막 재치만 자랑하려 하다간 모든 걸 장난식으로 대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으며, 분명 상처받았는데 그것도 당시엔 개그로 승화했다가 나중에 “아 근데 나 뭐 하나 말해도 돼요? 전에 오빠가 말한 A와 B와 C는 좀 기분 나빴어요. 그때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 한 건지….” 라는 식으로 액체질소를 끼얹으면 둘의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을.. 2018. 8. 16.
낯가리고, 예민하고, 여리고, 걱정이 많은 남자의 짝사랑. 옷을 입고, 신발을 신자. 날이 추우면 알아서 두꺼운 옷을 찾아 입어야 하는 거고, 길이 험하면 발 다치지 않도록 탄탄한 트래킹화라도 챙겨 신어야 하는 거다. J씨는 옷도 안 입고, 신발도 안 신고 있는 사람 같다.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들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며,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는 길도 J씨에겐 한 발짝 내딛기 겁나는 길이 되어버렸다. 남들은 SNS에 댓글 하나 달 때 그냥 별 의미 없이 수다 떨 듯 달곤 하는데, J씨는 “그로부터 15시간이 지나 그녀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 SNS에 그녀의 댓글이 달린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라며 엄청난 의미로 받아들인다. 짝사랑 할 때 유독 겁이 많아지고 작은 일에도 의미부여하기 십상이라지만, J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 2016. 11. 4.
감정의 널뛰기만 계속하는 짝사랑, 종결의 방법. 그대가 만약 후쿠오카에 갈 예정이라고 했을 때, 누군가에게 물어도 되는 바람직한 질문은 “공항에서 텐진까지 버스타고 가는 게 낫나요, 아니면 전철이 낫나요?” 정도다. 질문을 하더라도 그렇게 거기 가서 뭐 할 것인지를 좀 정한 뒤에 해야지, 그냥 정말 아무 것도 없이 “이번 휴가 후쿠오카로 다녀오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거기 가서 뭐 하는 게 좋죠? 먹는 건요? 그건 어디서 사먹는데요? 맛있어요? 가격은요? 거기 몇 시까지 해요? 쉬는 날 없고요?” 라고 물으면, 인내심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결국 짜증을 내고 말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는 정보가 있어도 대화 자체를 회피하게 될 것이고 말이다. 나 역시 “서로 단톡방에 있기 때문에 상대랑 개인톡 할 수 있거든요. 개인톡 해볼까요? 뭐라고 톡.. 2016.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