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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적인연애2

일 년 반 동안 수입이 없던 남친과의 이별, 진짜 끝낼까요? 그에겐 이 관계가, 일종의 진통제였던 것 같다. 별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현실에서 눈 돌릴 수 있게 해주는 관계라고 할까. 공부 막 시작하려고 책 폈는데 친구들이 나오라는 얘기하면 ‘그래. 오늘까지만 애들 만나서 놀고, 내일부터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나갈 수 있듯, 그런 느낌으로 나가 P양과 데이트를 즐겼던 것 같다. P양 역시 외로움을 느끼던 상황에서, 일주일에 5일을 만날 수 있으며 언제든 연락이 닿는 남친이 생겼으니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PC방에서 게임하는 데이트가 주를 이뤄도 불만을 품지 않았고, 식사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해도 그땐 그저 좋았을 수 있다. 그런 소비적인 연애의 종말을 난 200일 정도로 본다. 첫 3개월, 그러니까 한 100일까지는 그냥 얼굴만 봐도 즐거운데다 .. 2017. 12. 12.
두 달 간 불타오르며 올인 하던 남친,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데 남친이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이야기를 하기 바로 전날 H양이 술취해 그와 통화를 한 적 있다면, 그 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내게 말해줘야 한다. H양이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상세히 말해줘야 나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거지, 연애에 대해 그냥 뭉뚝하게 ‘어디 갔을 때 행복했다’, ‘거기선 분위기 좋았다’, ‘며칠 전까지 크리스마스에 갈 리조트도 같이 예약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만 하면 나도 그냥 ‘에구, 힘내요.’ 정도의 얘기밖에 해줄 게 없다. 다만 H양 사연의 경우, 남친이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H양이 그걸 캐치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 이렇게 매뉴얼을 발행하게 되었다. H양은 남친이 한 말을 제대로 듣지는 않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2016.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