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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55

모태솔로 초식남으로 살아온 30년, 탈출 좀 도와주세요.(34) ‘모태솔로 초식남’에서의 탈출이, P씨에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걸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나 역시도 P씨의 사연을 읽고는 막막함부터 느꼈는데, 이건 P씨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깨지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깨우치거나 뉘우쳐야 하는 걸 내가 총대를 메고 괜한 일을 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지금까지도 든다. 남들에게도 P씨와 같은 모습이 있긴 하지만, 보통 그런 모습들은 10대에 1차로 흑역사 기록하며 대부분 봉인되고, 20대에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다듬어지곤 한다. 그런데 P씨의 경우는 마치 어디 수감되어 있다가 이제야 세상에 처음 나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듯한 모습을 보이기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거 내가 P씨가 밉다거나 싫어서 하는 얘기들이 아니고, 잠.. 2019. 9. 18.
특강 강사였던 남자 선생님들, 제게 호감이 있었던 걸까요?(18) 지지난 주였나, 마트에서 열무와 얼갈이를 싸게 팔길래 난생처음 물김치를 담가봤다. 풀을 쑤고 뭐 하고 하는 복잡한 과정 없이, 절인 후 그냥 다른 재료를 갈아 넣어 물과 함께 놔뒀더니 맛있는 물김치가 되었다. 정성과 손맛이 들어간 어머니의 정통 물김치보다 내가 담근 게 맛있다는 게 충격이긴 했지만(내일이 어버이날인에 어머니 죄송합니다.), 여하튼 난 그렇게 간편하게 담근 물김치를 끼니마다 꺼내 시원하게 들이키고 있다. 뜬금없이 물김치 얘기로 매뉴얼을 시작한 건,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L양이 빈속에 김칫국을 시원하게 들이켜며, 한 사발 더 마셔도 되냐고 내게 물었기 때문이다. “무한님 그 얘기는…. 이 모든 게 그냥 제 기대일 뿐이라는 거죠?” 솔직히 난 너무나 분명하게 “네,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2019. 5. 7.
회사 띠동갑 여직원을 6개월째 짝사랑하는 중입니다.(117) 박형, 나도 정말 박형을 도와주고 싶은데, 이건 어느 모로 보나 좀 아닌 것 같아. 사랑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그건 둘 다 그렇게 생각할 때 수용될 수 있는 거잖아. 그러니까 이걸 참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띠동갑이어도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관계는 분명 썸의 모양이 나타나거든? 그런데 이건 확연하게 ‘삼촌과 조카’의 모양이야. 상대가 예의 바르게 대답해주며 듣기도 잘 들어주는 거지, 먼저 막 관심을 가지고 물으며 호감도 내보이는 관계가 아니야. 상대가 박형에게 살갑게 대하는 건 상대 특유의 친화적인 특성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박형과 상대 정도의 나이 차이가 나면 ‘연애상대’로 생각하기보다는 ‘멘토 삼촌’ 정도로 여기기에 아무 긴장 없이 대할 수 있는 거거든. 예컨대 내 조.. 2018. 8. 17.
모두에게 친절한 썸남, 그의 마음이 헷갈려요.(28) 이건, 그가 헷갈리게 하는 게 아니라, 그를 ‘썸남’이라고 생각하니까 H양이 헷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썸 타는 중’이라고 하면 -상대와 사적으로 자주 연락함. -상대에게 지금 톡 보내면 최대 다음 끼니 전까지는 연락이 옴. -상대와 단둘이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게 가능함. -상대나 이쪽 둘 중 누가 고백해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음. 정도의 사이는 되어야 하는 건데, H양과 상대의 관계엔 저것 중 하나도 해당하는 것이 없다. “근데 식당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제 테이블로 와서 메뉴 시켜서 같이 먹었다니까요! 그렇게 같이 밥 먹으면서 저에게 달달한 얘기도 했고요!” 바로 그 지점이 H양의 치명적인 문제라 할 수 있으니, 그 지점부터 시작해 H양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자. 1. ‘친한 남자’가 없었던 여자의.. 2018.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