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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확신이 안 드는 남자와 사귀지 말아야 하는 이유 세 가지

by 무한 2012. 8. 7.
확신이 안 드는 남자와 사귀지 말아야 할 이유 세 가지
지난주에

'연인처럼 지내는데 사귀자는 말 없는 남자'


에 대한 매뉴얼을 발행했더니, 그 보다 좀 더 복잡한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는 대원들이 있었다. 그 대원들이 가진 고민은

'연인처럼 지내고 사귀자는 말도 하는데 확신이 안 드는 남자'


에 대한 것이었다. 오늘은 그 중 '고민할 필요도 없이 쳐내야 할 경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종종 "지금 이 남자 말고는 아무 썸남이 없으니 일단 사귀어 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면 되는 거 아닌가요?" 라고 묻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건 바다에서 표류하다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아주 잠깐은 갈증이 해소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그 후엔 세포 속의 수분을 빼앗겨 갈증이 더 심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고백을 앞장세워 다가왔다 하더라도 만나지 말길 권하고 싶은 바닷물 같은 남자, 어떤 남자인지 함께 살펴보자.


1. 정신적 막내


한 대원이 보낸 사연을 보자. 7월분은 제외하고, 8월 1일 부터 지금까지 상대가 주제로 삼은 것들을 아래에 잠시 옮겨 적겠다.

1일 - 좀 더 있고 싶었는데 일찍 들어가네. 암튼 조심히 들어가.
2일 - 회사 짜증나네. 사표내고 옮겨 버릴까.
3일 - 어제 화냈더니 머리 아프네. 난 아픈데 넌 말로만 내 걱정 하지?
4일 - 이것 봐봐. 아프다는데 밥도 안 챙겨주고, 먹었냐고 묻기만 하고.
5일 - 넌 나 안 보고 싶은가 보네? 잘 놀아라.
6일 - 내가 만나자고 하기도 전에 네가 약속 있다며. 너 어떻게 하나 본 거야.



저런 곰팡이 같은 얘기들을 다 받아주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저 남자에게 아쉬울 것 없는 여자라면 "난 아픈데 넌 말로만 내 걱정하지?"라는 부분에서 로그아웃을 했을 거다. "넌 나 안 보고 싶은가 보네?"에서는 스팸차단을 했을 거고 말이다.

잘 삐지고, 엄살 심하고, 조르는 일이 많으며, 무슨 말만 나오면 "난 잘못 없는데? 다 네 잘못이지."라고 말하는 남자와는 아예 상종을 하지 말길 권한다. 저 남자가 카톡을 주고받는 유일한 남자라 쉽게 놓을 수 없다면, 카톡을 삭제해서라도 엮이지 말아야 한다. 친구로라도 알고 지내지 말자. 어쩌다 한 번 연락하는 사이도 안 된다.

이렇게 강력하게 반대를 하는 이유는, 저런 남자는 연애에 대한 트라우마를 남기기 때문이다. 앞서 저런 남자와 연애를 했던 여성대원들은 대부분 정신적으로 바싹 말라 비틀어졌다. 그녀들은 분명 연애에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에게 '나쁜 사람' 취급을 당했고, 늘 지적질만 당한 까닭에 누군가가 '짜증'이라는 말만 꺼내도 덜컥 가슴이 내려앉게 되었다.

어느 날 그대가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폭발하면, 저런 남자는 돌변해 꼬리를 내리고 급사과 모드로 돌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몇 번은 그렇게 넘어갈 수 있겠지만, 나중엔 그 직언에 빈정이 상해 잠수를 타는 경우가 생긴다. 잠수를 마치고 수면으로 나와서는 "내가 잠수를 탄 것도 따지고 보면 다 네 책임."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말이다. 시도 때도 없이 징징거리고 아무데서나 드러누워 고집을 부리는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즉시 관계를 정리하길 권한다.


2. 팬클럽 모집남


"보고 싶다.", "나밖에 없지?", "사랑해." 등의 이야기를 안부인사처럼 건네는 남자들도 있다. 그들의 취미는 '술 취해 애정표현하기'인 듯 보인다. 노래 <취중진담>의 가사에 나오는

"아무에게나 늘 이런 얘기하는 그런 사람"


이라고 보면 꼭 맞다. 그들은 대화를 나누다가 분위기가 좀 무르익으면 '사귀자는 말'을 별 어려움 없이 꺼내는 까닭에(그게 전화든, 문자든, 카톡이든) 남자의 관심이나 들이댐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대원들

'곧 정식으로 사귀자는 말을 하겠지?
사귀자고 말하면 뭐라고 대답하지? ㅎㅎ'



라며 김칫국을 마시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연애를 할 '가능성'이 있는 관계에 있는 여자들에게 비슷한 얘기를 할 뿐이다. 그러다 가장 적극적으로 떡밥을 무는 여자와 만나는 것이고 말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어장관리'인 것인데, 약간의 차이라면 이들은 여자사람을 대상으로 '어장 가입 설명회' 식의 호객행위를 한다는 거다. 하나 더, 이들은 '사귀는 것'에 대해 그닥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래서 찔러 본 여자 중 맞장구를 잘 쳐주는 여자에게 사귀자는 말도 어렵지 않게 한다. 역시 그에게 아쉬울 것 없는 여자들은 그에게 "그만 좀 찝쩍대시죠?"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은 여자들은 커플링 맞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을 사전에 구별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을 사전에 구별한 대원은 몰래 그의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들여다 본 이들 뿐이다. 새벽 두 시에

"뭐해? 자?"
"그냥."
"보고 싶네~"



따위의 똑같은 멘트를 다른 여자에게도 날렸다는 걸 발견한 대원들 말이다. 안타까운 건, 저 멘트를 발견한 뒤에 "이거 웃기는 놈이네."라며 내치진 못하고, "이거 뭐야?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줘."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종종 "그 사람 마음이 대체 뭔지, 진실을 알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대원도 있는데, 눈으로 직접 본 것 말고 더 확실한 진실이 어디 있겠는가? 길게 보면 보인다는 것. 그리고 끈적끈적 하게 달라붙을 때에는 뒤가 구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3. 기억 못 하는 남자


매일 연락하고, 주말에 만나고, 고백하면 받아줄 건지 상대가 떠보는 상황이라고 해서 너무 들뜨진 말자. 그대에게 호감이 있어서 그런 행동들을 할 수도 있지만, 그냥 연애가 고파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상대가 그대를 '꿩 대신 닭'에서의 '닭'의 느낌, 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일 수 있단 얘기다.

호감이 생겨 잡고 싶다기 보다는, 싫지 않으니 사귀어 볼까 싶어서 연애를 시작했다는 남자들의 사연이 꽤 많았다. A를 좋아하는데 A와는 잘 될 가능성이 없으니, 지금 가장 가능성이 높은 B와 연애를 시작했다는 이야기. 그냥 현재 형편에 맞춰 가방을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들고 다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애정이 생기긴 어려운.

그런 상대와 대화를 나누면 대략 아래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A.
"카톡 사진 뭐야? 네가 키우는 강아지야?"
(며칠 후)
"너 강아지 키워?"

B.
"7월 17일? 제헌절이 생일이네?"
(며칠 후)
"너 생일 언제야?"

C.
"난 내년에 차 살 거야. 무리를 해서라도 꼭 사야지."
(며칠 후)
"나 내년에 차 사려고."



들은 얘기를 기억 못할 뿐더러, 자신이 한 얘기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어 그런 게 아니라면, 이건 그대에게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일 가능성이 98.72% 정도 된다. "나한테 시집 와라."라든가 "나 너한테 반한 것 같아. 어쩌지?" 따위의 이야기를 하며 사람 들었다 놨다는 잘 하지만, 그 분위기만을 즐길 뿐 그대에게 집중하거나 자신이 한 얘기에 무게를 두진 않는다.

한 발 더 나아가 열심히 사람을 휘둘러 놓고, 다음 날 "난 기억이 안 나는데?"라며 자신의 고백을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남자가 들이대니 사귀는 것이 어렵진 않겠지만, 그 연애는 그냥 시간낭비 및 감정낭비가 되어 버릴 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은 남자를 만나면서 "확신이 안 든다."고 말하는 대원들. 그녀들에겐 '지금 그대에게 찾아온 그 예감'이 맞을 거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 상황에서 결과가 어떻든 자신이 다 책임을 질 생각이라면 'GO'해도 좋지만, 당장 사람이 아쉬워서 그러는 거라면 무조건 'STOP'을 하길 바란다.

저런 일들로 고민하게 만들거나 미심쩍게 만들지 않는 남자도 얼마든지 있다. "빨리 빨리 연애하자."며 들이대지 않는 남자도 많고 말이다. 어떤 상황에도 통할 하나의 해결책을 적을 순 없지만, 휘둘리는 걸 방지할 수 있는 팁을 제시할 순 있다.

'엄마에게 내가 이런 남자를 만나고 있다고 하면, 엄마는 뭐라고 할까?'


라며 가정해 보는 것이다. 그럼 명쾌한 답이 하나 떠오를 것이다. 그 답을 따라가면 최소한 휘둘릴 일은 없다. 어머니께서는 그 남자에게 아쉬울 것 없으니 명쾌한 판단을 내리실 수 있다.(단, 어머니께서 딸의 안티로 활동하고 계시다면-예를 들어, "넌 감사하게 생각하고 만나야지. 널 누가 데려가." 식으로- 어머니가 아닌 직설적인 친구나 시니컬한 오빠의 대답을 떠올리길 바란다.

늘 얘기하지만 새벽 두 시든 네 시든 연락하기만 하면 언제나 답장을 보내는 편의점 같은 여자가 되진 말기를 권한다. 위의 사연 모두 술 먹고 늦은 시간에 전화해 주정을 하거나, 혼자 분위기에 취해 새벽 두세 시에 전화를 하거나, 약속 없이 아무 때나 와라 가라 한 남자들과 관련된 이야기다. 아쉬워하지 않는 여자에겐 욕먹을까 무서워 전화도 못 걸 텐데, 그대에겐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그대에게 떠오른 그게 정답이다.



"그러지 마. 사람 헷갈리게."는 돌직구가 아니라 치라고 던지는 아리랑 볼이다.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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