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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사연모음] 돈 없는 남자 외 2편
매뉴얼로 발행하긴 어딘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자꾸 눈에 밟히는 사연들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 금요사연모음의 시간이 돌아왔다.

여친 - 내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어.
남친 - 뭐가?
여친 - 생각해 보고 있는 중이야.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남친 - 뭐에 대해서?
여친 - 얼굴 보지 않고 이렇게 톡으로 말하기엔 좀 그런 거 같다.
남친 - 그럼 내일 만나서 얘기해.
여친 - 이것 봐. 자긴 지금도 내가 하는 말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하잖아.
남친 - 톡으로 말하기 좀 그렇다며? 그럼 내가 뭐라고 말해?
여친 - 일단은, 나한테 자기가 친구 대하듯 대한다는 거야.
남친 - 그럼 어떻게 대해?
여친 - 여자친구한테는 여자친구처럼 대해야지. 
         나랑 카톡하는 게 귀찮아?
남친 - 아니.
여친 - 난 자기가 ㅇㅋ, ㅇㅇ, ㄴㄴ 라고 대답할 때마다 
         나랑 대화하는 게 귀찮아서 그러는 건지 헷갈려.
남친 - 나 원래 그렇게 말했잖아. 남들한테도 다 그렇게 보내는데?
여친 - 그러니까 남들하고 여자친구한테는 달라야 한다는 거야.
남친 - 나 진짜 졸려서 그러는데, 우리 내일 만나니까 얼굴보고 말하자.
여친 - 이것 봐. 진지한 얘기 하려고 하면 자기는 또 피하잖아.

(잠시 후)
여친 - 뭐해? 자?
남친 - 내가 너한테 보낸 톡 지금 다 확인했는데, 대체 뭐가 문젠지 모르겠다.
여친 - (톡 내용 캡쳐 사진) 이때 난 연락 안 돼서 걱정되어 보낸 건데,
         자기는 그냥 짧게 'ㄴㄴ' 이러고 말잖아.
남친 - 근데 너 나 '**놈'이라고 저장해 둔 거야?
여친 - 그건 미안해. 아까 너무 화나서 저렇게 바꿔놨어. 다시 바꿀게.
남친 - 됐고. 나중에 얘기하자.
여친 - 화났어? 미안해. 지금 다시 얼른 바꿀게.



사연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꽁트를 보내왔다. 이런 거 재미있으니까 자주 보내주길 바란다. 자겠다는 사람 붙잡고 새벽 두 시 넘어서 저러고 있다는 게 웃음 포인트다. 재울 거 재우고 먹일 거 먹인 뒤, 불만사항은 그렇게 등 따뜻하고 배부를 때 좀 말하도록 하자. 저건 그냥 갈굼이며 가혹행위다. 요즘은 군대에서도 저녁 10시 넘으면 (갈굼을 위한)집합 안 시킨다. 결국엔

남친 - 앞으로 잘 할게. 좀 더 부드럽고 다정하게. 이제 나 자도 되지?
여친 - 그래. 노력해준다고 하니 고마워. 잘 자.



라며 일 다 보지도 못했는데 급하게 밑 닦는 것처럼 마무리 되지 않았는가. 저런 대화 백날 해봐야 '얜 정말 피곤한 타입이야.'라는 생각 말고는 들지 않는다. '진지한 얘기'는 TPO를 잘 살펴서 하길 바란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출발해 보자.


1. 돈 없는 남자


남자친구가 돈 없는 게 너무 싫었다는 대학원생 여성대원(K양)의 사연이 있었다. 위로를 바라고 사연을 보낸 것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난 그녀가 가진 '연애에 대한 환상'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남자의 경제적 능력 같은 걸 따지려면, 남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지났을 때 따지도록 하자. K양의 남자친구는 같은 대학원생 아닌가. 입 아프게 얘기하지 않아도 지갑사정은 뻔하다.

"그냥 보통 연인들처럼 파스타 먹고 스테이크 먹는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고기 먹으러 가서도 그가 끙끙대는 게 눈에 보였어요.
제가 바라기만 한 건 아니에요. 오히려 분위기 있는 곳에 가선 거의 다 제가 계산했어요."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그 돈이 K양이 번 돈이 아니잖은가. 지갑 사정 뻔한 상황에서 누가 돈을 더 쓰고 그런 걸 따지는 건, 부모님 지갑에서 누가 더 돈을 잘 꺼내오나를 따지는 것 밖에 안 된다.

"제가 은근히 무시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을 논한다는 게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게 아니라, K양에 대해 '얜 철이 안 들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상대가 누누이 이야기 하지 않았던가.

"놀 때 쓰는 돈을, 따로 부모님께 받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도 K양이 '친구들은 남친이랑 호텔 레스토랑….' 운운하니, 그는 부모님 카드를 가져와 '분위기 있는 곳'에 데려간 적이 있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모습에 실망이 커졌어요."
"남자친구와 찜질방에 가는 건 좋지만, 돈이 없어서 찜질방엘 가는 건 싫었거든요."



K양이 스물 셋만 되었어도 난 그저 '허허, 여자가 철분부족.'이라며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물여섯 아닌가! 세뱃돈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진 그 시점에 대학원생 남자친구를 두고 '경제력'을 말하면 코미디가 되어 버린다.

친구들, 아는 언니들 얘기에 귀를 팔랑거리며 남자친구를 괴롭히는 일은 즉시 그만두자. 서운하다는 노래만 부르는 여자와 사귀고 싶은 남자는 아무도 없다. 아직 남자친구와 연락이 된다고 하니, 오늘이라도 철없이 굴었던 모습에 대해 사과부터 하길 권한다.


2. 스터디의 그녀에게 고백을 하려 합니다


- 요청으로 인해 삭제합니다.


3. 술자리로 부르는 여자


친구들의 충동질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다간 진상녀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그녀 - 술 한 잔 할래요?
심남이 - 친구들이랑 마시고 있어요.
그녀 - 나도 마시고 있는데 ㅋㅋ
         친구들한테 찬규씨 얘기 했더니 보여 달라고 그러네요~

심남이 - 제 얘기요??
그녀 - 지금 신촌으로 올 수 있어요?
심남이 - 친구들이랑 마시는 중이라….

(잠시 후)
그녀 - 지금도 못 와요?
심남이 - 네.
그녀 - 그래요. 안녕.
심남이 - ^^


(1시간 후)
그녀 - 아직도 술 마셔요?
심남이 - 아뇨. 이제 정리하고 집에 가려고요.
그녀 - 그럼 신촌으로 올 수 있어요?
심남이 - 너무 늦은 시간이라, 음, 다음에 마셔요~
그녀 - 못 와요?
심남이 - 담에 마셔요~



징하다. 심남이가 그 술자리에 온다고 해서 연애가 시작되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렇게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 저런 일을 한 번 겪고 나면, 톡 메시지만 봐도 미저리스러움이 느껴진다. 여자로 느껴지긴커녕 가는 길 막고 호객행위에 열중하는 사람처럼 보인단 얘기다.

그러니 자연히 나중에는, 이쪽에서 무슨 얘기를 하든 상대가

"ㅋㅋ 네. 쉬세요~"


라며 가볍게 쳐내게 된다. 주로 연하남에게 관심을 둔 연상녀들이 벌이는 짓인데, 저러다가 혼자 상상연애에 빠져

"그런데 찬규씨랑 나는 무슨 사이? 우리가 어떤 사이라고 생각해?"


따위의 자빠링(자전거 타다가 넘어지는 일)을 하며 몰락한다. 카톡에 대꾸 좀 해주면 무슨 정신적 교감을 나눈 것처럼 들뜨는, 그런 짓 좀 제발 하지 말자. 그런 모습이 그대를 '부담덩어리'로 만든다. 우리, 매력녀가 되긴 어려워도 진상녀는 되지 말자.


마지막으로 데이트 시 계산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할까 한다. 전에 그 얘기를 했더니,

'6:4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
전에 이 남자가 55,800원 짜리 밥을 사고 12,000원 짜리 커피를 샀으니
계산하면, 27,000원 정도의 식사를 내가 사면 되겠구나.
그러면 1인당 15,000원 정도면 적당한가? 어느 식당으로 가지?'



라고 고지식하게 생각하는 대원들이 있는 것 같다.

"제가 내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그가 산다며 계산했어요! 어쩌면 좋죠?"


라며 다급한 메일을 보내는 대원도 있었다. 오히려 그런 태도는 더욱 정 없이 계산하는 태도로 보일 수 있으니 자제하자. 밥은 꼭 밥으로 갚아야 한다는 법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잖은가. 이렇게 건조할 때엔 립밤이나 핸드크림을 사줄 수 있는 거고, 좋은 화장품이 있으면 사서 권해 볼 수도 있는 거다. 상대가 장갑 없이 다니면 장갑을 하나 사줄 수도 있는 거고 말이다. 친구에게 선물하듯 자연스레 건네면 되니, 융통성을 발휘하길 바란다.

비오는 후라이데이, 물금이다. 평소 맛있는 파전집 하나 알아 두었다가 이런 날 가면 딱 좋다. 웹서핑 하며 누가 누구랑 사귀네 마네 하는 얘기에만 귀 기울이지 말고, 근처의 맛집 하나쯤 조사해 두자. 조사해두었다면, 무얼 망설이는가. 해물 잔뜩 들어간 기막힌 파전 한장 같이 먹자고 얼른 연락해야지!



"시간 있어요?"가 아니라 "새우가 통째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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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웅2013.02.02 03: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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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어서 자야 하는데 긴장돼서 잠이 안 오네요.. 기분이 꽁기해선가 사연도 다 앞날 깜깜해 보이고;; 그 와중에도 스터디남님한테 하신 조언에 담긴 센스에 슬쩍 웃고 갑니다 ㅎㅎ "일단 공부부터 하시져" 라고 할 수도 있는 말을 저리 좋게 하시다니 역시 무한님이세요 ㅎㅎ 여하튼!! 다들 고민 잘 해결하시고 이쁜 사이 가꾸시길 바라며.. 제 일도 다른 분들 일도 다 잘 되길 바라며 자야겠어요!!

FD2013.02.02 04: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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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비용은 계속 등장하는 문제이군요...

인정2013.02.02 09: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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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짱

wai2013.02.02 1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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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들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왠지 저도 했었을 행동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그러네요ㅋㅋㅋ

wai2013.02.02 11: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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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들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왠지 저도 했었을 행동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그러네요ㅋㅋㅋ

gelgel2013.02.02 17: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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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경우는 남자에게 술값을 계산하게 하려는건 아니었는지 심히 의심이 되는군요.

백예쁜2013.02.02 20: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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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숭어회 먹었어요 헤헤 ㅋㅋㅋㅋ
뻘댓글 죄송해요ㅜㅜ
숭어가 통째로!!

피안2013.02.03 00: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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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이 아닌 물금 ㅎㅎ
아.. 무한님 글을 이렇게 몰아서 읽는 맛도 쏠쏠하네요
얼마만에 찾은 여유인지

보리스2013.02.03 03: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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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에서 빵 터지고, 첫 번째 사연에서 빵빵 터지고, 두 번째 사연에서 한숨 하~, 세번째 사연에서 두숨 하하~

의리2013.02.03 18: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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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에 들어와 보게 되는군요.

안그래도 광장시장에서 전에 막걸리를 먹었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후후.

Mr. Curiosity2013.02.04 01: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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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도대체 상담받으려는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묻지않고 상대방을 어떻게 바꿀까 묻는건지 이해할 수 없다.

"너나 잘하세요"

Mr. Curiosity2013.02.04 01: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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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도대체 상담받으려는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묻지않고 상대방을 어떻게 바꿀까 묻는건지 이해할 수 없다.

"너나 잘하세요"

2013.02.04 01: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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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게 한숨쉬며 읽어내리더 새우가 통째로에서 결국 터졌습니다 앜ㅋㅋㅋㅋㅋㅋ 저 센스 어디서 사나요?

보라2013.02.04 03: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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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건네는것같이.이게 저한테 키포인트네요!무한님글에서 요즘은 행동력을 배우고있어요ㅋㅋ스터디멤버들한테도 가족들친구들한테도요ㅎㅎㅎ남자는 아직 없지만요ㅎㅎㅎㅎㅎ

보통2013.02.05 00: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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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군이 지금 저러는 건 공부를 하고 있어서일 가능성이 커요. 일단 시험에 합격해서 취직을 하고 나면 예민함도 여린마음도 찌질함도 사라질 꺼에요. 그러니까 공부에 올인하고 여자 문젠 유보해 두세요.

planta2013.02.05 02: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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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나마 겪어본 일 같아요^^;; 피해자로서 혹은 가해자로서요.. 이 글을 읽고 제가 할 수 있는건 반성밖에 없네요 ㅠㅠ

해밀2013.02.11 15: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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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가 통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심하다가 완전 빵 터졌네요 ㅋㅋㅋ
멘트들이 어쩜 그리 센스넘치시는지
학원차리셔도 되겠어요 ㅋㅋㅋ

주부구단2013.02.18 00: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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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글 잘 읽었습니다..
빵빵 터지네요 ㅋㅋ
어쩜.. 무한님의 센스는 줄어들지 않는군요.. ㅋ
마치 화수분 처럼.. ㅋㅋ
근데 다른 사연보다..
꽁트 사연이 제일 재밌는거 같아요 ㅋㅋ
이런거 너무 좋아요 ㅋㅋ

2013.03.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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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시시시2013.04.05 09: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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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비용 반반부담은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당연한건데
여자들은 얻어먹을 궁리나 6:4, 7:3이러구 있구..
반반 낼 생각은 도저히 머리에 없는건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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