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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여자가 오해하기 쉬운 남자의 애매한 행동들

by 무한 2010. 2. 3.
대부분의 솔로부대 남성대원들이 '해결책'을 묻는 반면, 여성대원들은 "이건 관심이 있다는 증거인가요?"등의 이야기로 '확인'을 받고 싶어 한다. 이런 남녀의 차이야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 차이점은 관심을 가진 상대에 대한 '오해'를 불러오게 된다.

이번 매뉴얼에서는 '여자가 오해하기 쉬운 남자의 애매한 행동들'에 대해 다룰 생각이다. 미리 일러둘 것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을 살펴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가 하이힐을 신고 나갔는데, 남산을 올라가자고 하더라구요. 이건 절 물 먹이려고 하는 건가요?" 라는 질문에 대해, "그 남자가 남산타워를 주축으로 하는 데이트동선을 계획하고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라고 대답한다는 얘기다. 지금은 부부로 살고 있는 어느 커플의 이야기 인데, 이야기의 남자주인공은 '여자들은 분위기에 약하다니까, 남산타워에 올라가서 분위기 좀 잡아야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 너무 많은 생각은 결국 손 쓸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출처-이미지검색)


위의 이야기를 여자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 배려심이라곤 하나도 없군요.' 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남자는 하이힐을 신을 일이 없기 때문에 힐 신은 여자사람의 고통을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남산타워 분위기로 정ㅋ벅ㅋ'이라는 생각만 했을 수 있다. 이렇듯 '긍정적'인 부분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너무 많은 의미부여를 하느라 결론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솔로부대원을 위한 매뉴얼이니 가타부타 하기 보단 '그런 이유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1. 소개팅 나와서 TV보는 남자


소개팅에서 2차로 맥주를 마시러 간 남녀가 있었다. 남자의 개그 콤보에 여자는 열심히 리액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호프집 TV에 축구경기가 나오자 남자가 돌변했다. 이야기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TV쪽을 힐끗힐끗 바라보더니, 나중에는 아예 자세를 돌려 축구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여자도 어쩔 수 없이 TV쪽으로 돌려 앉았지만, 이미 여자의 머릿속에는 '이 색히 뭐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친절히 선수소개까지 해 주며 TV를 보는 남자에게, 결국 여자는 '너는 아웃'을 선언하게 된다.

이 부분은 물론 남자가 '너는 아웃'을 받기 당연한 상황이지만, 남자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남자 둘을 그 자리에 앉혀놨다고 생각해보자. 그들에겐 그 행동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TV에서 흥미로운 것이 나오면 둘 다 TV를 보고 있을 것이다.

이건 분명 연애를 하게 되어도 경험할 것이다.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놀러 간 곳에서 남자친구는 TV를 보고 있거나, 남자친구가 집으로 초대해 놓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상황 말이다. 이건 싫어하거나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하기 아무래도 힘든 것임을 이해해 주자.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다중작업이 가능할 때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며 담배를 피우는 것 정도다. 연애시 전화통화를 하며 남자의 대화가 끊긴다면, 그건 분명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거나 TV에 재미있는 것이 나온 것이다. 그러니 소개팅에서 TV를 봤다고 '관심이 없어서'라고 단정짓진 말자. 


2. 귀가한 후 연락하지 않는 남자
 

이 부분은 '연락없는 남자'와 좀 다르다. 만날 때에는 사귀는 사이처럼 자상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남남처럼 연락이 없다면 '어장관리'를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귀가한 후 당일 연락이 없다고 무조건 '어장관리'라고 생각하거나 '내가 마음에 안 들었나?'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핸드폰을 보며 궁금해 하고 있는 것 처럼 상대방도 새카맣게 타 들어가는 중일 수 있다. 

칭찬받고 싶어하는 꼬마 아이를 생각해보자. 남자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무사히 귀가한 뒤 상대방에게서 오늘의 데이트를 '평가'받고 싶어하는 남자들이 꽤 많다. 심지어 '연락이 온다, 안 온다'를 앞으로의 가능성으로 삼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이 궁금증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매뉴얼에선 여성대원들에게 "문자는 다음 날 아침에 보내는 것도 괜춘합니다." 라고 써놨지만, 사실 이건 남자사람을 피마르게 할 수 있는 가혹한 형별이 될 수 있다. 남자사람은 '역시... 소감도 남지 않을 만큼 별로였다는 건가...'라며 절망하다 잠들곤, 다음 날 아침에 도착한 문자에 하늘을 날 테니 말이다. 

둘 다 채점을 받고 싶어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상대방의 연락이 없다고 방바닥에 동그라미를 그리기 보단, 그에게 빨간색 동그라미를 쳐주며 '참 잘했어요'라는 메세지를 보내도록 하자.


3. 전혀 꾸미고 나오지 않은 남자
 

노멀로그에서 실시했던 '노멀로그 뮤지컬팅'에도 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다수의 남녀가 만나서 뮤지컬을 보고 뒤풀이를 하기로 했던 날, 여성대원들은 대부분 꾸미고 나온 반면, 남성대원 중에는 츄리닝 차림으로 나온 사람도 있다는 얘기였다. 츄리닝 차림에 대해서는 네 가지의 추론이 가능하다.

1. 집 근처라서 편한 마음으로 나왔다. 
2. 이렇게 입어도 인연이 있다면 나와 만나게 될 것이다. 
3. 이성의 외모나 스타일이 중요한가?
4. 아무 생각 없다.
 

남자대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뉴얼을 읽은 여자대원이라면 이미 누누히 들었겠지만, 키보드 청소용 솔처럼 콧털이 튀어나온 남자사람이라고 해서 연애에 아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이 밥을 먹고 나와서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은 손이나 명함으로 열심히 꺼내는 것, 당신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 게 아니란 말이다. 연애경험이 전무할 수록 자신도 처음 써 보는 진한 향수를 뿌리고 나오거나, 상의와 하의가 따로 노는 패션을 구사하거나, 모자를 눌러쓰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별로 신경쓰고 나오지 않은 상대에 대해 여자사람들은 예의가 없다거나 소개팅 할 마음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그 사람의 스타일인 경우도 있고, 정말 편한 마음으로 나왔을 수도 있다. 또 하나, 외모나 스타일에 얼마나 중점을 두나 시험할 못된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고, 이렇게 꾸미지 않아도 자기를 좋아해 줄 사람을 찾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상대의 외모나 스타일에 너무 많은 의미부여를 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 보는 것이 좋겠다.


4. 옛 연애의 흔적이 남아있는 남자


이미 한 번 '옛 여자친구가 준 선물을 아직 갖고 있는 남자'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당시 대부분의 여자사람들이 '아직 못 잊어서'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남자들은 '돈이 없어서'라거나 '새로 사기 아까워서'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 놓았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커플티로 입던 옷을 헤어지고도 아무렇지 않게 입고 다니는 친구도 있고, 선물받았던 지갑은 대부분 못 쓰게 될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꼭 '아직 못 잊어서'가 아니란 얘기다.

만나서 과거 연애사나 짝사랑하던 여자사람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남자의 경우 그게 '레퍼토리'가 되어 버린 경우도 있다. 별 의미 없는 '사랑합니다 고객님'같은 멘트가 된 것이다. 자신이 변화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땐 너무 어려서 집착하게 되었었나봐..." 라거나 순애보를 강조하기 위해서 "나를 알릴 틈도 없이 그녀는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되었지..." 따위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야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진 말길 바란다. 정말 옛 여친을 못 잊거나 짝사랑이 진행중이라면 누구에게 말도 못 할 고민 때문에 약간의 조울증과 깊은 절망을 느끼고 있을테니 말이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 외에도 대화에 자기자랑만 가득한 남자가 있을 것이다. 그건 듣고 있기 짜증나겠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을 어필하고 싶다는 것 정도로 이해해주자. 뿐만 아니라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범접하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바짝 긴장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움츠러들지 말고 그와 이야기를 더 나누어보자. 첨부하는 아래 이미지처럼 자빠링(응?)을 목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 지각한완벽주의자.jyp (출처-SBS)


매뉴얼에서 '오해'라고 한 것들이 '사실'인 경우도 있을텐데, 굳이 긍정적인 부분만 이야기를 한 것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너무 타이트하게 재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대부분 손가락과 발가락을 합친 갯수보다 더 오래 살았을텐데, 그렇게 지내오며 만들어진 성격이나 됨됨이를 짧은 시간에 파악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이성이라면 몇 마디 나누거나 몇 시간 함께 보낸 것으로 단정짓는 건 책 목차만 보고 덮는 것과 같다. 

상대의 행동이나 함께 나눈 이야기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만으로 선을 긋기보단 상대를 좀 더 알아갈 수 있길 권한다. "이번 주말에 보기로 했는데, 아직 연락을 안하네요. 이 사람 마음이 뭔가요?" 라는 는 물음의 답은 주말이 되면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미 여러 번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매뉴얼을 접하지 못한 남자사람들이 여전히 소개팅에서 연예인들 뒷담화를 주제로 삼고, "왜요? 재미없어요? 마음에 안 드세요? 화 났어요?" 따위의 얘기나, 학교 다닐 때 좀 놀았다는 얘기를 한다는 소식이 여전히 메일로 들려오는 것도 이 매뉴얼을 적는데 큰 동기가 되었다. 그 남자사람들이 절대 악의를 갖거나 힘 빠지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단순한 이유로 그럴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면접이 아니라 대화를 하자. NBA의 전설이 된 농구선수 매직존슨은 첫 경기에서 전반전 내내 주눅들어 코트에 서 있거나, 공이 가는 대로 쫓아다니기 바빴다고 한다. 감독은 그를 교체해 버릴 수도 있었지만, 전반전이 끝나고 무득점을 기록한 그에게 교체 대신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 시합은 져도 상관 없어. 그냥 하던대로 신나게 해. 널 믿어."

그리고 그 시합의 후반전, 그는 환상적인 경기를 펼쳐 '매직(마술을 부리는 플레이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감독이 전반전 플레이를 보고 그에게 '너는 아웃'을 선언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깃털같이 많은 날들이 있으니 그를 좀 더 알아보잔 얘기다.






▲ 맑다.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자작부화기를 만들기로 했다. 활 열순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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