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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할인카드, 코디법, 준비물 총정리

by 무한 2010. 5. 18.
노멀로그 독자의 8할을 차지하고 있는 솔로부대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지난 로즈데이에 놀이공원을 다녀왔다. 커플티를 입고 놀이동산을 누비는 상상은 커녕 오늘도 문자를 우걱우걱 씹어먹는 상대 때문에 얼굴에 주름 하나 더 추가하고 있을 대원들에게 이런 '놀이공원'이야기를 하는 것이 미안하긴 하지만 나중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들도 알려주기 위함이니 너무 슬퍼하거나 노워여 하진 말길 바란다.

놀이공원 갈 때 필요한 것들은 늘 가기 전엔 생각 안 나고 도착해서야 생각나는 법이다. 그리곤 놀이공원을 나서며 잊게 되고, 다음에 갈 땐 같은 실수를 다시 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매뉴얼이 없이 "놀이공원 갈 때  코디법 좀 알려주세요." 따위의 질문만 넘치기에 '놀이공원 매뉴얼'을 만들어 두기로 했다.

"러브라인 진행중인 오빠랑 놀이공원에 가기로 했는데, 날씬해 보이는 코디법은 뭔가요? 놀이기구에 앉을 때 뱃살이 접힐까봐요. 좀 알려주세요."

이런 질문에는 "뱃살은 감출 수 있어도 안전바가 배를 압박하는 건 숨길 수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드리며, 언젠가 가게 될 '놀이공원'을 위해 하나씩 체크해 보자.


1. 예매와 할인


우선, 놀이공원 기행을 함께 하기 전에 '예매'단계를 살펴보자. 놀이공원 이용료 따위는 껌값이라고 생각하는 대원들도 있겠지만 몇 백원 어치 포인트를 모으려고 '뭐뭐캐시백'을 열심히 오리거나 '꽝'이 절반 이상인 인터넷 쇼핑몰 쿠폰 이벤트에 진지하게 응했던 대원들은 그렇지 않으리라.

현재 대표적인 놀이공원 L과 E의 경우, L은 일부 통신사 멤버십 할인이 되는 반면, E는 통신사 멤버십 할인이 되지 않는다. 매표소에 줄을 서서 기다릴 때 앞에 서 있던 한 사람이 이동통신 3사의 카드를 다 내밀다가 해당사항이 없자 울먹이는 표정으로 돈을 다 냈다는 것을 적어둔다.

신용카드를 내밀었지만 '실적'이 안 되어 할인을 못 받는 사람들도 있었다. 해당 놀이공원 홈페이지에서 할인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니 미리 체크하길 권한다. 카드를 만든지 3개월 이내면 '실적'과 관계없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나 더 적어두자면, 대부분의 카드할인은 '본인에 한함'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으니 잘 확인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제휴할인'부분을 돌아다니다 보면 50%의 할인이 가능한 '체크카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역시 3개월간 실적과 관계없이 할인해 주므로 잘 활용하길 바란다. 은행에 들러 체크카드만 하나 발급받으면 된다. 이 외에 '뭐뭐할인' 따위의 자체적인 할인서비스도 있지만 할인률이 좋지 않다.




2. 교통편


놀이공원 주변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 '가는 길'에서 엄청난 체력소모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일상에서 탈출한다는 기쁨은 42분 19초 까지다. 그 이후로는 정신력 싸움(응?)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원들이라면, 평일 오전이라고 해도 "아니,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오늘 회사도 안 가고 어떻게 놀이공원에 가는 거지?"라는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뭐,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진 않아도 좋다. 그 사람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용하는 노선의 제일 마지막 부분을 찾아 가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일산에서 출발한다면 강남까지 가는 9700을 탈 때 출발지인 '대화역'에서 탑승하란 얘기다. 출발지와 먼 '마두역'에서 버스를 탄 사람은 1시간 넘게 서서 간 까닭에 환승하기 전부터 다리를 덜덜덜 떨고 있었다. 5002번으로 환승할 때에도 양재역이나 뱅뱅사거리가 아닌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환승하는 것이 앉아서 갈 가능성을 높인다. 2시간 넘게 서서 간다면 도착해서 바이킹 하나만 타도 집에 가고 싶을 수 있다. 

내가 타고 간 버스는 놀이공원으로 가는 오르막에서 관광버스를 2대나 추월하는 스릴을 선물했는데, 재미있긴 했지만 손잡이를 너무 꽉 잡고 가는 바람에 매표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살짝 지쳤다. 그리고 하나 더, 대중교통 내에서 조용히 얘기하느라 상대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는 건 좋지만 오랜시간의 이동으로 인해 입냄새가 날 가능성이 크니 껌이라도 하나 씹는 걸 추천한다. 앞 좌석에 있던 남자사람이 계속 옆에 앉은 여자에게 말을 거는데, 여자사람은 햇볕을 가리는 척 하면서 종이로 코를 가리고 있었다. 


3. 최적의 동선


개장한 지 1시간이 넘었다면 '최적의 동선'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1시간 이상, 인기있는 놀이기구는 2시간 정도 기다리게 된다. 나도 3분간 운행하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104분을 기다렸는데, 그렇게 기다렸다 타고 나자 다른 걸 타고 싶다는 욕망은 사라져 버렸다. 줄이 길고 햇볕이 강할 때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별로 없는 놀이기구 부터 공략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당신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몇몇 일들이 펼쳐질 수 있다. 야외에서 1시간 가까이 기다렸더니 건물 내부로 들어가 다시 1시간을 기다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앞에 서 있던 꼬꼬마에게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 붙을 수도 있다.

철저한 계획으로 아래와 같은 계획표를 짤 수도 있다.

티익스프레스 -> 렛츠트위스트 -> 롤링X트레인
-> 더블락스핀 -> 콜럼버스대탐험 -> 후룸라이드 ->사파리



이런 계획을 짰다면 20대는 여기서 2개를 빼고, 30대는 3개를 빼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대신 놀이기구 말고 즐길 수 있는 다른 것들도 많다. '본전'생각 하다간 즐거움 대신 근육통만 얻을 수 있다. 커플이 되어 놀이공원에 왔다는 것으로 이미 '본전'은 찾았다고 생각하자. 구두 신고 온 여자분 뒷꿈치가 벗겨졌는데 같이 온 남자사람이 "괜찮아? 참을 수 있어? 후룸라이드는 꼭 타야지. 가자."라고 이야기 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이정하 시인의 시였던가,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응?)





4. 필수 준비물


왜 아무도 이 얘기를 하지 않는 지 모르겠지만 '양산'을 꼭 챙기길 바란다. 학생들의 '소풍'공격과 외국인들의 '관광'공격에 대처하는 방법은 '양산'밖에 없다. 줄을 서서 기다릴 때나 야외 벤치에 앉아서 쉴 때,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어 어느 여고생의 말 대로 "야~ 네 머리에서 다리미 냄새나 ㅋㅋㅋ"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센스있게 '양산'을 준비하자.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같이 온 상대와 각각 PMP나 MP3등을 들으며 서 있는 커플들이 있었는데 그건 그닥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적어둔다. 같이 온 이유가 함께 즐기기 위해서지, 놀이기구 타야 될 의무 때문에 온 것은 아니지 않은가. 훌륭한 대화의 시간에 남남처럼 자기 할 일 하며 보내진 말자.

도시락에 대해서는 준비해 가거나 현지에서 사 먹거나 둘 다 괜찮다고 생각한다.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현지의 음식 가격은 패스트푸드를 제외하면 '패밀리 레스토랑의 음식가격'과 비슷하며, 사먹는 사람과 도시락을 준비해 온 사람의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다르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말이지만 도시락을 싸 온 사람은 좀 구석진 곳에 피크닉 어쩌구 하는 식사공간이 따로있다. 배불리 사 먹으려면 자유이용권 가격보다 음식값이 훨씬 많이 나올테니 1인분만 준비해 가고 1인분은 사 먹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하면 라이브 음악 들으며 야외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멋쟁이들은 힐이나 구두를 신고 가겠지만, 사진찍어서 미니홈피에 올리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최대한 놀이기구들을 즐길 수 있는 옷차림과 많은 이동에도 발이 편한 신발을 신길 권한다. 최적화 시킨 옷차림을 하고 가도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아서 힘든데, 친구 결혼식 가는 것 처럼 입고 온 사람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놀이공원에 갈 땐 편한 옷차림이 가장 좋은 거다. 그래도 '폼'이 중요하다면 선글라스 정도만 준비하길 바란다.


막 들뜬 기분이 되었다면 여기까지만 읽을 것을 추천한다. 아래에서는 좀 더 진솔한 놀이공원 수기를 몇 자 적을 예정이니 말이다.

놀이공원에 도착해 1시간도 안 되어 "맞아. 난 10대가 아니었지."라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가장 스릴있고 재미있다는 놀이기구를 타 봐야 올라오는 건 아까 먹은 샌드위치고 내릴 땐 만원버스에서 내린 것 같은 해방감이 든다. 격렬한 기구를 탔다면 약간의 두통도 동반할 수 있고 말이다.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놀던 '놀이공원'을 생각한다면 큰 실수다. 뭐,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른 것이기에 '이렇다'라고 정의하기 어렵지만, 처음 가는 놀이공원이 아니라면 '재미있는 것/재미없는 것'의 구분이 이미 되어있을 거고, 재미있는 것은 이미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있는 관계로 쉽게 타긴 힘들 것이다. 

막 애정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관계라면, 놀이기구를 타는 것에 욕심을 내기보다 꼬꼬마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찾길 권한다. 목숨걸고 놀이기구를 쫓아다니는 꼬꼬마들은 소소한 재미가 있는 부분에는 신경을 안 쓰기 마련이다. 무슨무슨 체험장이나 실내 전시관등이 그렇다. 뭐, 이러한 부분에는 '유모차부대'나 '어린이집 소풍'의 역습이 있긴 하지만 사람에 치일 정도는 아니다. 차분한 템포로 진행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야외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 였다. 파라솔이 달린 테이블에 앉아 독일식 어쩌구 하는 음식과 생맥주를 놓고 외국인 가수들이 라이브로 부르는 팝송을 들으며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간간히 주변 놀이기구에서 쏟아지는 비명이 섞이며 놀이공원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주었고, 공쥬님과 난 흐뭇한 엄마미소를 지었다.(그런건 짓지마!) 

놀이공원에 다녀와서는 토마토를 심었는데,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잘 못 걷고 있다. 것핏하면 '귀농, 귀농' 쉽게 얘기했는데, 밖에 나가서 삽질을 30분만 해 보면 '귀농'소리가 쏙 들어간다. 자, 토마토 얘기는 다음에 더 이어서 하기로 하고, 이사준비와 이런 저런 일들이 겹쳐 업데이트가 늦은 점을 사과드리며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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