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보기  댓글쓰기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이젠 안면도 없는 녀석이 TV에 나와 다짜고짜 말을 놓는다. 아직 인천국제공항도 못 가봤는데, 미국 어디까지 가봤냐니, 싸우자는 건가?

그런데 내 주변 지인들의 미니홈피를 돌며 파도를 타다보니, 꽤나 자극을 받으신 모양이다. 언제부터 백화점에 카드 긁으러 비행기 타고 가는 일이 배낭여행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호텔에 머물며 가이드와 쇼핑하고 여기저기 구경하며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있다.

"오빠~ 저 6월에 홍콩으로 배낭여행가요~ 6박 7일~ 선물 사올게요~"

"내가 수학책 들고 놀러가면 수학여행이냐?" 라고, 차마 말은 못하고, "응 잘다녀와. 선물은 무거운 걸로" 라고 짧게만 말해주었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배낭여행' 은 근성가이들의 여행이다. 푸른 초원에 하얀 집을 꿈꾸며 배낭하나 메고 해외로 나갔지만, 도착하니 현실은 시궁창. J군(27세,6년째호주배낭여행중)은 2003년도에 호주에 갔는데 아직도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작년에 마지막으로 받았던 전화에서 호주의 어떤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같다.

배낭여행이나 해외여행이나 말만 다를 뿐인데, 왜, 뭐하러, 까칠하게 반응하는지 궁금하실 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배낭여행 [背囊旅行]
[명사]필요한 물품을 준비하여 배낭에 넣고 떠나는 여행. 경비를 절약하고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러운 것도 부러운 거지만, 이렇게 정의되어 있는 배낭여행은 이미 라면만 먹고도 챔피언 먹었다는, 옛날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로마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맛을 잊을 수가 없어"

"우리나라에도 에펠탑 같은 거 하나 있어야지. 왜 안만들어? I ♡ 파리"


싸이월드(라고 쓰고 허세월드라고 읽는다) 미니홈피에 들어가 파도를 타다보면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뉴스는 우리나라 문제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외여행 이야기가 넘쳐난다. 스펙에 한 줄 추가하기 위해서는 필수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나처럼 지갑이 IMF가 와 있는 청년들에겐 '아.. 젠장 이대로라면.. 20년쯤 후에는 우주선 정도는 타 줘야 어디서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해외여행이나 관광등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해외를 다녀와서는 '신세계'를 다녀온 듯 이야기 하는 일부 여행기에 달아주고 싶은 댓글들을 정리해봤다. 


1. 홍콩에 도착하니 시차적응이 안됨 ㅡ.ㅡ 여행 내내 피곤했음

▶ RE : 님하, 홍콩과 한국의 시차는 한시간


2. 무전여행이라 너무 힘들었어요.

▶ RE : 현지인들은 특별한 날에나 먹을 듯한 요리에, 스파, 맛사지 사진 등은 뭐임? 거기서 노가다라도 해서 돈 번거임?


3. 역시 원산지라 그런지 미국에서 샀더니 완전 고급스러움 >.<

▶ RE : 루이비통의 원산지는 프랑스아니었음? 미국에서도 만드는 것들도 몇 있지만, '루이비통'은 '프랑스' 브랜드일텐데.. 제조쪽으로 원산지라면 차라리 중국제를..


4.  노트르담 성담 같은 곳이 있으면 정말 맨날 미사 드릴 것 같아요.

▶ RE : 군대시절 사진에는 불교 군종병 마크가 있던데, 개종하신거?


5. 어제 이시간엔 발리에 있었는데~

▶ RE : 앞으로 군대에 입대하실 듯 한데, 군대가면 더욱 확실한 아쉬움이 뭔지 알 수 있을 거임. 휴가 복귀 후, '어제 이 시간엔...' 좋은 경험 하시길. 빨리는 쨉도 안됨.  


6. 역시, 미국 피자. 한국에도 이런 피자파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RE : 파파존스, 체인점임. 114에 전화해서 시켜드삼. 


7. 중국에도 버거킹이 있네. 완전 대박.

▶ RE : 중국에선 곤충튀김만 파는 줄 알았음?


8. 로마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 RE : 잊지마시길.



크고 넓은 곳, 또는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관을 가지고 있는 곳을 가거나 전혀 다른 인종들 사이에서 거리를 걸어보는 일 같은 것은 분명 그 자체만으로도 느끼는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 글을 쓰다가 알았다. 

'지..질투..하고 있어..'

 가고싶다. 외국 항공사 소속 비행기에 올라, 파란 눈동자의 스튜어디스와 어륀지 쥬스를 마시며

"Do you understand?"  (너 물구나무 설 수 있니?)

이따위 농담이나 하며 LA에 들러, LA갈비도 맛보고 싶다.


<덧> 배낭여행과 해외여행, 그 허풍과 거짓말에 대해서 쓰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쓰다보니 내가 가여워 지는 이유는 뭘까?



위의 손가락 버튼을 누르기가 힘든가요? ㅠ.ㅠ 추천은 무료입니다.

이전 댓글 더보기

요술공쥬~2009.08.29 01:00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진짜 몇개월만에 이렇게 웃어본거 첨이예여.. 전 지금 홍콩 거주중인데 첫얘기랑 루이비통 얘기보고 기절하는줄 알았다는..

항상 잼나고 즐거운 글 써주시는 무한님 팬이예요!! ^^

zz2009.10.03 13:43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 글 재밌게 보고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유학말고 해외여행만 20번 정도 갔다왔네요. 배낭여행도 해보고 패키지여행도 해봤습니다. 호텔팩도 해봤고요. 배낭여행이란 제 생각엔 자유여행이라는 개념인데.. 패키지여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직살나게 고생만 하면서 다니는 게 배낭여행이라고만 생각하진 않아요.

20대 중반이 되니 여행에 미쳐 장기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여럿 봤습니다. 그런데 그네들이 하는 말을 보면 웃기죠. 패키지여행은 무조건 폄하하고 자신들처럼 통째로 일상생활을 날려버리고 오랫동안 고생스럽게 여행하는 게 진짜 여행이라며 우월감을 느끼는 장기 배낭여행자들을 적지 않게 봤습니다.

잠깐 여행갔다고 생색내거나 잘난 척하는 사람들을 보면 웃기지만, 뭐 귀엽게 봐줄수도 있는거죠. 제가 패키지 여행을 자주 가서 무한님 글이 좀 거슬렸는지도 모르겠네요. ^^ㅋ 요즘은 유럽 배낭여행도 거슬리는지 뭐 어디 남미나 아프리카 오지에 가서 하는 여행이 진짜 배낭여행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은 사람들도 있데요.

4~8번글은 무한님의 질투라고 보여지네요.. ^^ 저도 중국에 단기연수 갔을 때 kfc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 피자헛 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미국 피자헛이랑 한국 피자헛이 다르긴 합니다. ㅋ 젤라또가 그리울수도 있는거고 발리에 있었던 어제가 그리울수도 있는거고..

최근에 패키지여행에서 만난 분이 오지도 여행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자세히 여쭤보니 약간 부끄러워하시며 패키지로 다녀오셨다고 했는데 그런 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패키지가 맞는 사람이 있고(저 예전에 계획도 없이 현지에서 덜컥 배낭여행(?)을 계획해서 고생 지질라게 한 적이 있는데 길도 몰라 1시간 넘게 땡볕에서 헤매고 있을 때 저를 쳐다보며 버스를 타고 가던 패키지 여행자들이 어찌나 부러웠던지.. ㅠ 그 때는 배낭여행에 약간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패키지도 좋다는 걸 깨달았쬬. ^^) 또 배낭여행이 맞는 사람도 있고 한 건데.. 최근에 해외에서 만난 외국인들이 장기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이었는데 혼자 하는 오지여행이 최고라는 식으로 생각해서 제가 곧 갈 패키지여행 꺼내기가 민망하더라구요.. 뭐, 앞으로는 그런 거 신경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기 했지만 언제부터 장기 오지 배낭여행만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풍토가 생겼는지..

외국을 많이 다녀서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그런 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여행만 진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편협하다고 생각했어요. 모 유명 여행카페에 가보니 이것과 비슷한 주제로 성토의 글이 올라온 걸 보고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일로2009.10.07 20:56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 무한님이 맘속으로 악플을 달고 계시다는 ;;
그리고 로마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는데 ㅠ.ㅠ 친구가 떠나기 전에 아이스크림 하나만 더 먹고 가자고 할정도로요..-0-;; 무한님은 허풍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ㅜ.ㅜ

호걸2009.10.18 15:5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어짜피 인간사라 생각하고 웃고 넘어가죠.
그 허풍과 허세로 전쟁도 수 없이 났던 인간사인데요 뭐.
샤방하게 우후후 여긴 런던. 뉴옥임. 꺅- 꺅- 거린다고
자신의 스텐다드가 올라가는 건 전혀 아니니.

천지빼까리2009.10.28 16:4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핳하핳하하하하하핳
전 인천공항 냄새도 못맡아본 1人이지만
어쩐지 짠-한 마음이 들어 손가락을 살포시 눌러봅니다 ㅋ

비조2009.10.30 16:28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홍콩과의 시차는 30분입니다. 이유는 바끄네 아빠에게 물어보세요^&^
애드 센스란 말을 여기서 처음 봤는데
하여간 누를 수 있는 것은 다 눌러 보고 나갈께요...ㅎㅎㅎ

미키2009.11.21 11:19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행은 혼자 떠나는게 제 맛인 것 같아요.
23살 홀로 떠난 캐나다 여행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

저도 다 귀찮아서 비행기 티켓만 들고 아무것도 예약안하고 그냥 벤쿠버에
떨어져서 구경하고 돌아다니다가 유스호스텔 (정말 그지같았던 ㅋㅋ) 겨우
잡아서 2층 침대에서 곯아떨어졌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까
웬 건장한 백인청년들이 나머지 침대에서 반나체로 자고 있었음 -_-;;;
(오 지쟈스 땡크갓...)
눈을 정화하고 호스텔에서 주는 아침밥 꾸역꾸역 먹고 그대로 로키산맥까지
달려갔음. (로키산 꼭 가보세요 정말 멋져요 야생곰이랑 만년설 정말 괜츈함)

혼자 다니면 여러 국적 여러 사람들 만나면서 심심해질 틈이 없어서 더 신나고 외국인들이 혼자 여행하냐며 다가와서 알아서 사진도 찍어줌 -_-;
오히려 같이 다니면 의견차이로 싸움난다는 친구들 얘기 많이 들었음.
배고프고 정말 많이 걷는 여행이지만 살면서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이
아무 준비없이 홀로 떠나는 배낭여행인 것 같아용.

주사마2009.11.24 13:23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LA 갈비는 LA에서 파는 갈비가 아닌데요...^^

fkals2010.02.09 19:05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ㅎ 몇년 전에, 죽어라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부모님 돈으로 간 애도 있지만; 어쨌든!) 5월달에 비행기표부터 질러놓고서(사실은 싸게 갈려고 미리 샀다죠;) 다시 죽어라 돈벌어서 한달 전에 친구랑 머리 싸매고서 최대한 싸고 깨끗한 숙소 골라 예약 싹 다 하고(저흰 베니스가 새해 명소인줄 몰랐습니다; 그 숙소 잡는데만 반나절 쓴거 같..) 정작 볼거리에 대한 공부는 시험이 일찍 끝난 저 만 살펴본지라.. 볼거리는 전날에 즉흥적(?)으로 정해가면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ㅋ
시차적응이고 뭐고 없이, '밤꼴딱 새면 저녁에 잠 온다!'고 외치면서 영국 in한 날엔 교환학생으로 영국에 먼저 가있던 일행 기숙사에 짐 풀어놓고 여행 가이드보면서 날밤새서 계획짜고, 다음날 기차타고 벨기에로 이동했었죠. 벨기에 숙소에서 정말 죽은듯이 잘 자고 하루만에 시차 적응 잘 했습니다 ㅋㅋㅋ
여자 넷이서 10kg 배낭 하나씩 매고, 슈퍼에서 장도 봐보고, 음식도 해먹고, '한정거장 걸어가고 식당에서 맛있는거 사먹자!' 하면서 3~4km 내에 있는 거리 정도는 배낭 메고도 그냥 걸어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돈 들이기 시작하면 무섭게 많이 드는게 해외여행이지만, 아껴서 가는 것도 재미있어요 ㅎㅎ 가이드 쫓아다니며 보는 것 보단 우리 입맛대로 골라가면서 봐서 더 재미있었던거 같아요. 숙소 못찾아 헤메던 것들도 이젠 추억이고 ㅋㅋ

actorces2010.03.09 22:11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씨도 대단하시다~ 이 많은 댓글에 답글을 달아줄 생각을 하셨다니..

그래도 그래는 정이 넘치는 사람~~~^^

라동2010.03.16 17:45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ㅋ 오늘 처음 쓰신 글들 읽고 있는데..댓글을 안남길수가 없네요.
유쾌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다음글들 기대되네요 ㅎㅎ

토인2010.07.03 21:2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 진짜 최고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Do you understand?? ㅋㅋ 외워야지!!!!

달디단꿈2010.08.10 13:15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심술은ㅋㅋㅋㅋ님 블로그나 글고 사실 허세가 없다고는 할 수는 없자네요? ㅋㅋ 다 저 잘난맛에 사는게 인생이지 ㅋㅋㅋ

2012.01.12 01:06

수정/삭제 답글달기

비밀댓글입니다

몽상가2012.05.20 02:38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ㅋㅋㅋㅋ빵 빵 터진다ㅋㅋ 귀여워유

요정의구두2013.04.25 21:18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같아;;ㅜㅜ

요정의구두2013.04.25 21:18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같아;;ㅜㅜ

ㅂㅈㄷㄱ2015.01.20 19:2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답답한 새끼

ㅂㅈㄷㄱ2015.01.20 19:2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답답한 새끼

프리웨이2017.02.08 00:38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힘내요~!
댓글은 무료로(응?), 별도의 가입이나 로그인 필요 없이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연은 공지(클릭)를 읽으신 후 신청서에 적어 메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