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이륙시간’을 ‘탑승시간’으로 착각하고 있으면 참 많은 일이 일어난다.
난 고질적인 과민성불면증에 시달리는 까닭에 밤새 한숨도 못잔 채, 해외여행이 처음이신 –게다가 발목 관절 문제로 빨리 걷지도 못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길에, 공항에서 느긋하게 여유 잡으며 밥을 먹다가 티켓에 적힌 탑승시간을 보고는
‘응? 14시 50분 비행기인데 왜 탑승시간이 14시 25분으로 되어 있지? 잠깐만. 아….’
하며 뭔가를 잘못했다는 걸 발견했고, 패닉에 빠졌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식사 후 담배도 하나 피우고, 출국 검사대를 통과해 면세점도 좀 둘러보고, 게이트 부근 흡연실에서 담배 두 대를 다시 피워 니코틴 파워를 풀 충전하고 비행기에 탑승했어야 했다.
하지만 오후 3시경 인천공항 검색대의 줄은 길었고, 바구니 두 개에 나눠 둔 짐을 직원이 세 개에 남아 담으라고 했으며, 내 소형 삼각대가 권총 손잡이를 닮았다며 직원이 내 가방에서 짐을 꺼내 확인해야 한다고 했고, 검색대를 먼저 통과하신 어머니께서는 외국인 전용 출국 심사대 줄에 서 계셨고, 난 그제야 저가항공의 게이트는 가격으로 이득을 본 만큼 몸으로 때우라는 듯 무료셔틀을 타고 가야 하는 다른 곳에 있다는 걸 떠올렸으며, 어머니께서 ‘비행기에서 기내식이 안 나온다고 하니 이걸 먹자’고 하며 사오신 빵봉지를 챙겨야 했고, 공쥬님(여자친구)은 셔틀에서 내린 뒤 맨 마지막 게이트로 달려가 ‘남자친구와 어머니께서 오고 계시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해야 했다.
어쨌든 어머니께서 근 30년 사이에 이렇게 쉬지 않고 뛰어보기는 처음이라고 하실 정도로 헐떡이며 달려가 비행기를 타긴 탔는데, 타서 숨을 돌리며 이륙을 기다리다가
“어? 카메라 가방 누구한테 있지? 너한테 있어? 어머니가 메셨나?”
카메라 가방을 검색대에 두고 온 걸 발견했다.
카메라 가방을 공항 검색대에 두고 비행기에 탑승하면, 여행 중엔 결코 그 가방을 다시 찾을 수 없다는 잔인한 사실과 직면해야 하고, 그 카메라로 찍으려고 했던 수많은 사진들 역시 찍을 수 없다는 상실감에 시달려야 하며, 가방에 함께 넣어둔 카메라의 가격은 물론 카메라 액세서리와 메모리카드, 추가로 구입한 배터리 등의 가격까지 생각이 미치면 입에 쓴 침이 고인다. 차라리 카메라가 박살난 거라면 ‘에이 뭐 어쩔 수 없잖아’하며 털고 갈 수 있지만, 혹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기면 어떻게든 좀 확인하고 싶은 생각에 더 괴로울 수 있다. 하지만 폰도 비행기모드로 해야 해 연락도 해볼 수 없는 상황에선, 비행시간이 고스란히 고문당하는 시간으로 치환되고, 그 가방에 귀중품을 더 넣지 않았다는 사실을 애써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그런 까닭에 이번 여행기엔 사진이 없을 거라는 건 훼이크고. 분실한 건 서브로 가져갔던 미러리스라 DSLR이 남아 있었다는 소식을 먼저 전해드린다. 다만 공쥬님이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동안 난 길을 찾거나 연락을 해야 했고, 또 나 역시 도쿄를 처음 가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선 자꾸
“어디로 가? 여기야?”
“왼쪽에서 내려, 오른쪽에서 내려?”
“이거 타면 몇 시쯤 도착한대?”
라고 물으신 까닭에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첫 날엔 아예 한 컷도 사진을 찍을 수 없었고, 이후에도 공쥬님과 단둘이 여행을 갔을 때와는 달리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낼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 절반 이상의 사진이, 공쥬님이 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업로드 될 것 같다. 자 그럼 이미 서두가 너무 길어졌지만 이쯤에서 각설하고, 출발해 보자.
어머니 지인 댁은 <다카시마다이라>라는 역에 있었다. 그래서 나리타공항에 내린 우리는, ‘나리타 스카이 액세스’를 <닛포리>역에 간 후, 거기서 JR야마노테선을 타고 <스가모>역으로 간 뒤, 다시 미타선을 타고 <다카시마다이라>로 가기는 방법을 택했다.
<닛포리>까지 가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 정도가 있는데
- 스카이 라이너 : 40분 소요, 2470엔
- 스카이 액세스 : 55분 소요, 1240엔
- 게이세이 본선 : 70분 소요, 1030엔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다. 각각 대략 15분씩 차이나는 건데, 개인적으로 스카이 액세스가 가장 합리적인 것 같아 스카이 액세스를 택했다. 다만 오전과 이른 낮 시간에는 <닛포리>나 <우에노>까지 오는 스카이 액세스가 없는 것 같으니, 이용하실 분들은 꼭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14시 50분 비행기를 타고 왔으니 17시 58분 열차를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으니 대략 18시였다. 어머니께선 한 사람 한 사람 입국신고를 하는 걸 모르시는 까닭에 같이 막 들어오려고 하다가 한 번 제지 당하셨고, 입국신고서에 서명을 하지 않아 직원이 저쪽에 있는 데스크로 가 서명을 하고 오라고 하자
“그 펜 좀 잠깐 줘 봐요.”
라며 직원이 들고 있는 펜을 가로채 서명을 하셨다. 갑작스런 가로챔에 일본인 직원이 깜짝 놀라 펜을 안 빼앗기려 하다가, 힘에서 밀려 빼앗기곤 잠시 멍하니 쳐다봤다.
<다카시마다이라>도착. 저곳까지 도착하고 나서야 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한국에서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역 출입구부터 역전풍경, 그리고 어머니 지인 부부와 어머니께서 상봉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도 찍을 생각을 했는데, 현실에선 그런 것 다 접어두고 얼른 담배부터 좀 피우곤 지인 댁에 가 씻고 눕고 싶었다. 배고픔마저 그냥 다 귀찮게 느껴지는, 그런 상태였다.
지인 부부께선, 환영의 의미로 아네모네를 사선 역에 나와 계셨다. 난 DSLR 가방을 대각선으로 메고 한 손에는 빵봉지를 든 채, 다른 한 손으로는 캐리어를 끄느라 카메라를 아예 꺼내지도 못했다. 지인 댁에서 담배를 못 피울 것 같아 니코틴 껌을 사려고 했는데, 4mg짜리가 없어 사지 않았다. 이것도 사실 인천공항 약국에서 사려고 했던 건데, 늦는 바람에 살 시간이 없었다. 다행히 지인 댁에 ‘손님을 위한 발코니 흡연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안도할 수 있었다.
댁에 도착해선 다같이 맥주와 사케를 마셨고, 공항에서의 에피소드로 이야기꽃을 피웠으며, 난 인천공항 유실물센터에 연락을 해보려고 하다가 포기했다. 로밍을 한 게 아니라 현지 유심을 사서 끼운 까닭에, 회원가입을 위한 본인인증을 할 수 없었다. 경찰서 유실물 센터인가에 가입해야만 글을 남길 수 있게 되어 있던데, 혹시 모르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내가 겪은 그 끔찍한 상황을 피하고 싶으신 분은 미리 가입해 두시길 권한다. 분실신고 해야 하는데 해외 현지 유심이라 본인인증 안 되면, 또 다른 형태의 좌절감이 찾아올 수 있다.
그렇게 파란만장했던 여행의 첫째 날이 끝나고, 둘째 날이 밝았다. 지인 댁에서 내려다보이는 마트에 사람들이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 있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200엔인지 300엔인지 하는 쿠폰을 주는 행사 중인 것 같았다. 동네 마트에서 하는 작은 행사인데 저렇게까지 줄을 선다는 게 좀 놀라웠다. 사진이 작아 잘 안 보일 것 같은데, 대략 건물 한 바퀴를 둘러 쌀 수 있을 정도의 인원이 줄을 서있었다.
둘째 날 아침부터 부지런히 도쿄 탐방을 할 예정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인 부부가 다니시는 교회에 가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것도 한인 교회가 아닌, 일본어로 설교를 하는 일본인 교회였다. 교회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지인 부부는 일찍 나가셨고, 우리는 좀 더 게으름을 피우다 동네 구경도 할 겸 두 정거장을 걸어 교회가 있는 <하스네>역으로 갔다.
목사님께선 내가 새로 온 그 동네 신자인 줄 아셨는지, 일어나라고 하신 뒤 자꾸 일본어로 질문을 하셨다. 질문도 못 알아듣겠고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도 몰라 그냥 웃고만 있으니, 어디가 좀 아픈 사람인 줄 아셨는지 다행히(응?) 관심을 거두셨다.
일본 교회에서 놀랐던 건, 밥을 돈 주고 사먹는다는 거였다. 한국 교회에선 예배 끝나면 식당에 다 모여 무료로 밥도 먹고 다과도 먹고 하는데, 일본에선 돈을 받았다. 그리고 식당에 가서 먹는 게 아니라, 접시에 담긴 식사를 가져와선 자신이 앉아 예배를 드렸던 그 자리에서 밥을 먹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혼밥’을 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놀러온 우리까지 혼밥을 할 순 없기에, 근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일본식 규동인가를 먹으려고 하다가, 혹시 입맛에 안 맞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에 만만한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난 지금까지 규동이라는 게 ‘우동의 일본식 이름’인 줄 알고 살았는데,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야 둘은 전혀 다른 음식이며 규동은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 여태껏 뭐 하고 산 거? 진작 알았으면 저 때 내가 규동을 먹자고 우겼을 텐데.
아보카도가 들어간 참치덮밥, 닭고기 구이를 곁들인 멕시코 스타일 밥, 돼지고기와 소시지와 닭고기, 명란 스파게티, 그리고 단호박과 브로콜리 등이 들어간 뭐였더라? 아무튼 무슨 밥을 먹었다. 양은 놀라울 정도록 작았지만 맛은 전체적으로 무난했고, 식사 후 마신 ‘녹차라테’가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 한 레벨 더 맛있는 듯 느껴졌다. 한국에선 따뜻한 녹차라테만 마셔봐서 그런가? 조만간 차가운 녹차라테도 한 번 사 마셔볼 생각이다.
<하스네>역에서 일본 교통카드인 파스모를 구입했다. 일본의 교통카드는 ‘스이카’와 ‘파스모’가 있는데, 기능은 거의 같고 환불 시 수수료를 제하냐 안 제하냐의 차이만 있다. 스이카는 카드에 잔액이 남아 있을 경우 210엔을 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난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 무엇을 구입하든 상관없었는데, 스이카는 JR라인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고 해 <하스네>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파스모를 구입했다. 2000엔을 충전했는데, 500엔 카드 보증금 제하고 1500엔이 충전된다. 누군가의 여행후기를 보니 ‘사용도 안 했는데 왜 카드에 1500엔만 남아있냐’며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였다고 하던데, 보증금 500엔이 빠져나가 그렇다는 걸 잊지 말도록 하자.
도쿄에 가기 전 내가 정리해뒀던 벚꽃 명소는 대략 아래와 같다.
1. 우에노 공원 – 가장 대표적인 벚꽃놀이장소.
2. 치요다(치도리가후치) - 뱃놀이 가능. 흐드러진 벚꽃 잎이 호수로 떨어짐.
3. 나카메구로 – 강변 벚꽃이 매력적. 밤에 가면 더 예쁠 듯.
4. 토시마엔 요자쿠라 위크 – 여긴 뭔지 모르겠지만 괜찮다고 함.
5. 스미다 공원 – 스카이트리를 배경에 담은 벚꽃사진 찍을 수 있음.
6. Tokyo Midtown – 롯폰기 힐즈 갈 때 들르면 될 듯.
현지 상황이 어떤지 잘 모르니 그냥 슬쩍슬쩍 구경하면 다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 계획을 본 지인 부부께선
“너 여기 (도쿄에 있는 동안 전부는)다 못 가 ㅎㅎㅎㅎㅎㅎ”
라는 반응을 보이셨다. 그러면서 저런 데 말고 당신들께서 아는 비밀스럽고 좋은 장소가 있으니 거기 가라고 하셨는데, 난 뭐 그것도 좋지만 일단은 한국에서 유명해진 저 코스들 중 하나는 가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가기로 한 게 ‘치도리가후치’와 ‘스미다 공원’이었다. 치도리가후치의 호수변 벚꽃을 보고는 스미다 공원에 가서 스카이트리 배경으로 한 벚꽃 보고, 그런 뒤 스카이트리 전망대를 갈 생각이었다. 그래서 남들은 대개 <구단시타>역에 내려 <한조몬> 역까지 걸어온다고 하는 벚꽃 길을, 환승할 것을 생각해 거꾸로 걸어 올라갔다.
<한조몬>역에서 내려 치도리가후치 찾아가는 길. 건너편에 벚꽃길이 있는데 길 끝나는 곳까지 걸어가는 동안 횡단보도가 나오지 않아 좀 당황했다.
가로수로 심어져있는 벚꽃나무는 대략 40% 정도밖에 개화를 안 한 상황이었다. 길 건너편 그 유명한 치도리가후치의 벚꽃은 80% 이상 개화했기를 속으로 기도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가는 길에 마주친 벚꽃축제 안내원. 일본인 청년이었는데, 내가 길을 잘 못 찾자 어머니께서 청년에게 다가가 말을 거셨다.
어머니 – 한국말 할 줄 알아요?
청년 - ?
어머니 – 한국말. 한국말 못 해요?
청년 - ?
어머니 – 못 하네.
내가 그 사람은 일본 사람이니 당연히 한국말을 못 할 텐데 왜 물어봤냐고 어머니께 묻자, 어머니께선
“아니, 안내하는 사람이니까 혹시 한국말 할 줄 알 수도 있고, 한국말 할 수 있을 것처럼 생겨서 물어본 거지. 뭐 어때. 못하면 마는 거지.”
라고 하셨다.
드디어 들어선 벚꽃 길. 치도리가후치의 벚꽃도 대략 70% 정도 밖에는 개화를 안 한 상황이었다. 만개 예정이 4월 6일에서 8일 사이라고 하니, 이번 주 주말에 방문하면 흩날리는 벚꽃 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난 4월 2일에서 3일이 절정일 거라고 해서 갔던 건데…. 여하튼 내가 갔을 때에는 입구에 있던 저 나무 정도가 개화한 최대치의 상태였다.
기모노를 입고 벚꽃구경을 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예쁘긴 했는데 아무래도 좀 더울 것 같았고, 무엇보다 우리는
“저거(나막신) 신고 다니면 발가락 안 아플까? 저거 신고 오래 걸을 수 있나? 안 불편한가?”
라는 대화를 나누며 쿠션 없는 나무 신발 신은 그들을 걱정했다.
홍보용 사진에서 봤던 치도리가후치의 풍경을 보려면, 벚꽃이 만개한 평일 새벽쯤에 그곳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노를 저어 보트를 타며 벚꽃놀이를 한다는 게 말로는 참 매력적인데, 실제로 노를 젓는 사람들은 지쳐보였으며 다들 햇빛을 피해 나무 그늘 아래로 모여들고 있었다. 맨 마지막 사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트를 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지나가는 연인과 벚꽃.
길이 좁은 까닭에 떠밀려 걸어가며 벚꽃을 봐야 한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대부분 맥주 한 캔씩 손에 쥔 채 홀짝홀짝 마시며 걸어간다. 연인끼리도 맥주 한 캔, 친구끼리도 맥주 한 캔, 유모차를 밀며 가는 부부도 맥주 한 캔, 뭐 그렇게 마시며 벚꽃놀이를 즐긴다. 보온병에 따뜻한 사케를 담아왔는지 사케향 풍기며 홀짝홀짝 마시는 그룹도 있었다. 꽃은 이제 겨우 반개했는데 이미 만취하시고 만 일본인 할아버지들도 계셨는데, 아이들처럼 즐거운 표정으로 어깨동무를 한 채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시는 게 인상 깊었다. 물론 얼마쯤 그렇게 노래하며 걸어가시다 경찰에게 잡히고 마셨지만(응?).
호수 맨 끄트머리까지 노를 저어 온 사람들. 저기까지 노를 저어 갔다가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다음 날 팔에 분명 알배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건, 내가 낭만을 잃었다는 증거일까.
벚꽃 기념품 판매소. 파우치나 카드지갑 같은 게 있으면 하나 살까 했는데, 사람도 너무 많고 장식용 상품이 대부분인 듯하여 그냥 스치듯 지나쳤다.
기타노마루공원 표지판과 그 옆에 있는 연못에 비친 반영. 여기까지 보고 스미다공원으로 넘어가려는 찰나, 지인 부부에게 연락이 왔다. 차를 렌트했으니, 이후 일정을 ‘저녁식사 후 오다이바와 도쿄시내 드라이브’로 바꾸면 어떠냐는 것이었다. 이미 지친 우리는, 잠깐의 고민도 없이 그러겠다고 했다.
그렇게 곧장 <구단시타>역으로 가서는, <진보초>에서 환승해 <다카시마다이라>로 가기로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녁식사가 그렇게 힘겨울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는데….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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