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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여린마음국내여행

경기도 꽃구경 과천 경마공원 벚꽃축제

by 무한 2017. 4. 13.

과천 경마공원, 그러니까 ‘렛츠런 파크’의 벚꽃축제는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었던 곳을 26년 만에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는데, 지금 검색해 보니 그때 다녀와선 글로만 보고하곤 포스팅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인물사진이 8할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그냥 말로만 적어두면 두 번이나 그냥 넘어가는 느낌이 들 수 있으니 사진과 함께 포스팅으로 남겨둘까 한다.

 

 

이번 벚꽃놀이엔 나와 공쥬님 말고도 장모님(진), 이모님(진), 처제(진)가 함께했다. 해외에 살고 있는 처제가 잠시 한국에 들어온 사이 벚꽃놀이를 다녀온 건데, 난 운전사 겸 사진사의 역할을 맡았다. 운전하랴, 짐 챙기랴, 단체사진 찍으랴, 독사진 찍으랴 정신이 없던 까닭에 디테일한 풍경은 찍기 어려웠다는 점을 미리 밝히며, 아래 포스팅 중간중간 얼굴만 가린 인물사진을 넣는 것으로 분위기를 좀 전달할 예정이니 양해 부탁드린다. 출발해 보자.

 

 

 

올해 과천 경마공원 벚꽃축제의 주제는 <말(馬) 그대로 벚꽃>이다. 작년 주제는 <벚꽃이 예술이지 말(馬)입니다!>였던 것 같다.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에 내려 갈 수 있으며, 차를 몰고 갈 경우 내비에 ‘렛츠런 파크(서울)’를 찍고 가면 된다. 난 두 번 다 평일에 차를 몰고 가서 주차비가 무료였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엔 12,000원의 주차비를 받는다고 쓰여 있었다.

 

올해 축제는 4월 8일부터 12일까지로, 안타깝게도 이 글을 읽고 계실 때쯤엔 이미 축제가 끝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건, 올해 개화가 늦은 까닭에 아마 이번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가 절정일 것 같기 때문이다. 전화해서 확인하니 야간점등은 오늘까지만 하고 내일부터는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낮에라도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꽃잎을 흩뿌리는 걸 보실 분들을 방문하셔도 괜찮을 것 같다.

 

 

 

입구엔 저렇게 푸드트럭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닭꼬치는 3,500원, 솜사탕은 3,000원 정도다. 우린 미리 치킨을 사가지고 간 까닭에 솜사탕만 하나 사먹었다.

 

 

 

벚꽃 축제장으로 가는 길.

 

 

 

축제장 입구. 예전엔 없었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 길가에 간이 상점을 설치하곤 작은 소품이나 가방, 액세서리 등을 팔고 있었다. 혹 신청만으로 저기서 물건을 팔 수 있다면, 난 내년에 가서 무릎담요와 핫팩을 팔아 부자가 될 생각이다. 낮 기온만 생각하고 오거나 멋 부리고 온 사람들은 다들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벚꽃 길 시작.

 

 

 

올해엔 저렇게 벚꽃 길 위로 별자리 조명을 설치해두었다. 바로 앞에 페가수스자리, 그 뒤로 카시오페이아자리가 보인다. 우측에 있는 간이 상점에선 생화를 팔고 있었다.

 

 

 

삼각대도 안 가져가선 초점 확인하느라 찍은 사진을 이렇게 포스팅에 싣는 것이 마음에 걸려 핑크핑크한 느낌으로 보정해보려 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는 걸 볼 수 있는 사진이다.

 

 

 

벚꽃 길은 대략 이런 느낌으로 500m 가량 펼쳐져 있다.

 

 

 

어두워지자, 벚꽃 나무들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간쯤 갔을 때 이전엔 없던 평상이 보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출시했다는 한정판 맥주를 구입해갔다. 맥주는 차가운 게 진리인 까닭에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팩까지 넣어 들고 갔는데, 들고 다니는 게 벌 서는 느낌이었다. 입구에 편의점이 있으니 맥주를 드실 분은 그냥 편의점에서 사는 걸로….

 

 

 

벚꽃 길 한 편에 마련되어 있는 평상. 작은 테이블까지 저렇게 준비해두었던데, 우리 평상에 있는 테이블은 누가 가져갔는지 없었다.

 

 

 

평상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면 보이던 모습. 사진을 막 찍었을 때만 해도 고흐의 <꽃 피는 아몬드 나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돌아와 그림을 검색해보니 전혀 다르다. 왜 난 저런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었지?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 왜곡해서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어제는 공쥬님과 처음으로 홍어를 먹으러 갔던 곳이 대화역이냐, 주엽역이냐로 다투기도 했다. 그 날 밥 먹고 만난 H군에게 물어보니, H군은 또 마두역에서 먹었던 거 아니냐고 한다. 셋 다 이상하다.

 

 

 

대략의 구성원 비는, 연인 50%, 아이 딸린 가족 20%, 이십대 초반 여자끼리 20%, 남자끼리 5%, 어르신 5% 정도였다. 위의 사진에는 커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너무 밝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둘이 온 커플들은 길 끄트머리 쪽 좀 어둑한 곳에서 열심히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 바빴다.

 

 

 

단체사진을 찍을 때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포즈들을 좀 공부해봐야겠다. 머리 위로 하트, 브이, 손가락 하트, 까지 하고 나면 밑천이 바닥난 느낌이었다.

 

 

 

저 멀리 사자자리, 그리고 그 뒤로 북두칠성이 보인다. 밤하늘을 보며 설명해주기 위해 한 별자리 공부를, 이런 곳에서 이렇게 써먹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국자처럼 생겼다며 저걸 보고 다들 북두칠성이라고 하던데, 저건 작은곰자리다. 작은곰자리를 국자모양으로 봤을 때 손잡이 맨 끝부분에 있는 것이 북극성이다. 그 뒤로 천칭자리, 그리고 카시오페이아가 보인다.

 

 

 

서로를 찍어주느라 바쁘면 커플, 셀카를 찍느라 바쁘면 솔로, 벚꽃을 찍느라 바쁘면 어르신이라고 생각하면 꼭 맞을 것 같다.

 

 

 

2/3지점쯤 가면 우측에 나타나는 오르막길. 저 위에 올라가 가로등 밑에 사람을 세워두고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으면, 얼굴도 환하게 나오며 배경을 벚꽃으로 채울 수 있다.

 

 

 

 

대략 요런 느낌으로 찍을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가로등 바로 아래에 있으면 얼굴에 그림자가 생기니, 서너 발자국 뒤로 가서 찍길 바란다.

 

 

 

많은 남자들의 이상형이라는 ‘처음 본 여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기에 찍어봤다. 카메라 노출을 확인하느라 찍어 본 사진.

 

 

 

오르막 벚꽃 길의 분위기는 대략 이렇다. 계속해서 조명 색이 변하니, 같은 장소에서도 여러 번 찍어보길 권한다. 배경색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벚꽃 길 중간에는 저렇게 실루엣 촬영이 가능한 곳도 마련되어 있다. 단점이라면, 조명을 좀 잘못 설치한 까닭에 상체는 길게, 하체는 짧게 나온다. 좀 뒤로 가면 다리가 길어지는 대신 그림자가 흐릿해 지고, 가까이 오면 그림자가 또렷해지는 대신 다리가 짧게 나온다. 임산부인 아내가 서 있고 남편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아내의 배에 뽀뽀하고 있는 사진을 찍은 커플이 인상적이었다. 어르신들도 많이 찍으시는데, 그냥 가만히 서서 그림자만 찍으시는 분이 8할이었다.

 

 

 

카시오페이아 뒤로 페가수스자리가 보인다. 아 이거 그만해야지 지겨워하겠네. 우측에 보면, 한 편에 놓인 피아노를 볼 수 있다. 피아노를 핑크빛으로 칠한 뒤 벚꽃을 그려 놨다. 피아노에 앉은 사람이 사진에 잘 담기도록 조명만 좀 더 설치해 준다면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장소가 될 것 같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내가 축제장에 간 날이 음력 보름이라 보름달이 떠 있었다. 벚꽃 길과 별자리 조명, 그 위로 보름달이 보이길래 사진에 담아봤다. 아마 오늘내일 쯤 만개하고 이후 바람 따라 꽃잎이 휘날리며 저 길바닥을 전부 덮을 텐데,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으니 과천이 가까운 분들은 이번 주말에 한 번 들르셔서 벚꽃 잎으로 샤워 한 번 하시길!

 

아, 카메라 설정은 표준줌렌즈 기준 야간 ISO1600~2000, 조리개 F2.8, 셔터스피드 1/60~1/80 정도면 손으로 들고 무난하게 찍으실 수 있을 것 같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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