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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

정말 잘해줬는데,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진 남자. 이유는?

by 무한 2018. 5. 11.

다정하고 착하고 섬세하기까지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지는 사람들이 있어. 지훈씨처럼.

 

지훈씨의 사연을 다른 여자들이 들으면

 

“어머? 이렇게까지 잘해주고 다정하게 챙겨준 사람이, 왜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진 거죠?”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남의 이야기로 들을 때에나 막 좋아 보이지, 막상 경험해보면 금방 지겨워지기도 해. 지훈씨와의 연애는 먹는 거, 마시는 거, 자는 거, 노는 거 다 제공되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 와있는 것과 같거든. 얼마간은 분명 좋긴 하겠지만, 원헌드레드퍼센트 곧 지겨워져. 뭐가 어떨지 전부 예측 가능하며 그 선을 절대 벗어날 일도 없다는 걸, 매일매일 반복해서 경험하며 알게 되니까.

 

정말 잘해줬는데,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진 남자. 이유는?

 

 

그러니까 내 말은, 지훈씨 연애의 가장 큰 문제가 저렇게 고립되어 있었다는 거야. 상대를 연애라는 새장에 가두곤 상대에게 필요할 만한 것만 다 해주려 했던 거라 할까. 그러면서 동시에 지훈씨가 주는 것에 상대가 이렇다 할 리액션을 보이지 않으면 지훈씨는 급격히 실망하기도 하고, 지훈씨가 바라는 연애관에 맞춰 둘이 알콩달콩 해야 하는데 상대가 집중하지 않으면, 지훈씨는 그걸 꼬투리 잡아 ‘내가 지금 너에게 실망을 느끼는 지점들’에 대해 연설을 시작하기도 하지.

 

지훈씨와의 연애는 상대에게

 

-먹는 거, 마시는 거, 자는 거, 노는 거 전부 제공해줄 테니 마음껏 즐겨라. 다만, 리조트 밖으로는 나가지 마라.

 

라는 조건이 걸린 느낌일 거야. 그 리조트는 바로 지훈씨의 ‘연애관’인 거고, 예컨대

 

-카톡하다가 다른 사람의 전화가 걸려 오면 통화 얼른 끊고 나랑 이어서 톡하는 게 맞는 것.

 

등의 지훈씨 연애관에서 상대가 벗어날 경우, 지훈씨는 그것에 대해 지적하며 장문의 메시지를 여러 개 보내지. 상대가 그 선을 넘는 게 지훈씨에게는 전부 서운하고 섭섭하고 실망스러운 것이 되고 마니까.

 

 

그런 연애는 오래 가기 힘들어. 지훈씨가 사연신청서에 적을 걸 보면, 지훈씨는

 

-그렇게 서운하고 섭섭한 것들을 그때그때 말하며 조율해가는 것이 ‘맞춰가는 연애’를 하는 것.

 

이라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게 좀 달라. 지훈씨가 말하는 ‘맞춰가는 것’이라는 건 상대가 8할 이상 지훈씨에게 구속되어 있는 상태를 바라는 거거든. 게다가 지훈씨는 디테일하게 바라는 것도 많아서, 지훈씨의 메시지를 상대가 확인할 만한 시간이 있었을 텐데 확인 안 했으면 그걸로 이미 토라져 있기도 하고, 말투나 단어사용에서까지 지훈씨가 바라는 만큼 상대가 도달하지 못하면 상대에게 바라는 주문서를 잔뜩 적어서 내밀잖아.

 

헤어진 지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도 봐봐. 지훈씨는 상대가 하는 말을 안 들어. 그냥 지훈씨가 지금 바라는 게 재회이며 그러기 위해 상대가 지훈씨의 사과를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거기에만 매달려 있잖아. 상대가 하는 말을 봐봐.

 

“오빠, 솔직히 지금 오빠가 계속 이렇게 연락하는 것도 난 너무 힘들어.”

 

지훈씨가 하는 말들이 솔직한 것이든 아니든, 끊임없이 상대에게 반복해서 사과를 하며 떠오르는 모든 감정을 다 말하는 건, 민폐이며 집착이야. 그만큼 사랑했으며 다급하니 그런 거라 할지 모르겠는데, 바로 그런 이유로 연애할 때에도 지훈씨는 투머치토커 역할을 했잖아. 거기에 지쳐서 그만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지훈씨는 여전히 들어달라고 호소하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말이야.

 

난 지훈씨에게, 일단 좀 6월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보길 권하고 싶어. 다시 말하지만 지훈씨 문제는, 반성이 부족하다거나 사과가 진솔하지 못한 게 아니거든. 부족해서 문제가 아니라 넘쳐서 문제인 거야. 연애할 때 지훈씨는 막

 

-내가 너에게 서운한 점은 이러이러한 것들. 자 이제, 너도 나에 대한 서운한 점 말하기.

 

하며 ‘고립된 연애 안에서 알콩달콩 연애재판 하기’ 같은 거 하고 그랬잖아. 그걸 헤어진 지금까지 가지고 와선, 상대의 이목을 끌고자 자꾸 의제만 바꿔 달면 안 돼. 그래 버리면 상대는 차단할 수밖에 없는 거지. 그게 싫어서 헤어진 건데, 헤어진 후에도 계속 그러니까.

 

여기서 더 나가면, 상대는 지훈씨의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게 될 수 있어. 그 지점까지 가버리면, 훗날 서로의 감정이 잔잔해진 후 찾아올 수 있는 기회까지도 모두 잃게 될 수 있으니, 지금은 ‘일 또는 연애’ 두 가지로만 나눠 살고 있던 지훈씨의 삶부터 돌아보길 권할게.

 

일과 연애 외에도 친구, 가족, 취미 등 여러 가지 마음을 쓰며 돌봐야 할 것들이 있는데, 지훈씨는 연애 중 일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걸 여자친구가 담당해주길 바랐거든. 그래서 요구하는 것도 많고 서운했던 것도 많으며 여친이 다른 것에 물리적인 시간을 쓰는 것까지도 지훈씨에겐 불만이었던 건데, 재회를 위해서든 다음 연애를 위해서든 지금 필요한 건 지훈씨의 삶을 제대로 정비하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 적어둘게. 현 상황에서 무릎 꿇고 빌어 다시 만나봐야 지금 할 수 있는 건 ‘말도 못하며 냉가슴 앓기’인 연애밖에 없으니,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며 지금은 좀 참아보자고.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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