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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순이의 죽음

by 무한 2026.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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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에서 떨어졌는지, 놔두면 어차피 죽을 목숨인 핏덩이 까치를 회사 물류팀에서 주워다가 돌봤습니다. 어떻게 보살폈는지는 솔직히 관심을 많이 두지 않아서 모르는데요. 개랑 비슷하게 낯선 사람이 오면 짖기도 한다는 까치는, 병아리와 닭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MZ 까치'의 느낌으로 자라났습니다. 이름은 투박하지만 직관적인 까순이였고요.

 

암컷이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걸 구분할 줄 알았다면 조류와 관련된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겠지요. 만약 '까돌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면, 아무 때나 배설을 해버리는 까치의 그것을 치우는 게 더욱 짜증났을 수 있기에, 울림소리가 들어간 -보다 부드러운- 이름을 지어줬을 거라고 막연하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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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순이가 점점 커지며 우리가 아는 까치의 몸집이 되자, 먹고 싸는 것도 그렇고, 연휴가 껴 까순이를 회사에 두고 퇴근해야 할 때 물류팀에서는 많은 신경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먹을 건 몰라도 마실 건 줘야 하는데, 그렇다고 누군가 출근해서 그걸 담당할 수는 없으니, 저에게 다가와 -'동물보호협회'에 연락해 데리고 가게 할 순 없는지-를 묻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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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까치가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지요. 해를 끼치는 새로 지정되어 일부러 포획을 하기도 하는 새인데, 그걸 또 보호해 달라고 어딘가 요청하면 무슨 대답을 듣겠냐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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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까순이는 물류팀의 어느 직원 분이, 연휴에 본인의 시골 농장으로 데려갔습니다. 회사에 있으면 굶을 수 있으니,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겨주며 보살피자는 의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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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농장 인근에 살고 있던, 고양이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지 않은 게 잘못이었습니다. '네가 사는 그 집, 그 집이 내 집이었어야 해'라고 생각한 것인지, 까순이가 농장에 간 당일 저녁, 두 마리의 고양이가 까순이에게 귀신이 들린 것 같다며 마녀사냥을 하고 말았습니다. 한 달 가량 생명을 연장한 까순이는, 둥지에서 떨어졌을 때의 운명을 찾아 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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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그 두 마리 중 한 고양이의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기서 다 얘기할 순 없으니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저라도, 노멀로그를 돌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 작성한 글입니다.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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