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시생14

저만 바라보는 것 같은 고시생 남친, 계속 만나는 게 맞을까요? 상대가 연애에 집중하며 데이트와 연락에 성실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그게, 상대가 자신의 삶도 잘 챙기는 와중에 이쪽에 대한 애정이 커서 ‘아껴주는’ 느낌이라면 축복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좀 비뚤어진 형태의 도피나 집착일 수 있습니다. 그건 마치 고시생인 아무개 군이, 오늘도 인강을 팽개치고 나가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있듯, 그런 형태의 연애가 지속되는 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개 군은 입버릇처럼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활을 보면 남들 쉴 때 같이 다 쉬며 남들이 일 할 때에도 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친구가 당일치기 먼 지역 출장을 간다고 하니 자기도 바람 쐬겠다며 가는 김에 데려가라고 거길 따라가지 않나, 오후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 약속 잡아.. 2019. 7. 25.
시험 준비중이던 그녀, 두 달 사귀었는데 이별통보를 하네요. 상윤씨가 그녀에게, 완전히 속아 넘어간 것 같습니다. 그녀는 그냥 예쁘게 대답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건데, 상윤씨는 그녀가 딱 그 정도로 단순하며 그게 그녀 모습의 전부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 라고 말은 했어도, 실제로는 별로 웃기지 않으며 저거 말고는 해 줄 리액션이 없어서 저럴 수 있는 건데, 상윤씨는 ‘내 드립이 통했나보네 ㅎㅎ 완전 성공적! 담에 또 해야지!’ 라고 착각한 거라 할까요. 바람직한 건 아닙니다만 제 경우는 상대가 자신의 10% 정도만 제게 드러내 보여주며 그것과 다른 나머지 90%의 속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어쩌면 제가 여린마음동호회 회장인 게 이것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상윤씨는 저와 반대인 것 같습니다. 상.. 2019. 3. 27.
고시생 여자의 짝사랑. 친구들은 ‘기승전그남자아니야’ 래요. M양은 일단, 소설을 끊자. 픽션을 자꾸 보면서 현실에서의 남자들에게 그런 이미지를 씌우면 괴상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내가 요즘 를 다시 읽고 있다고 하면 M양은 “오오옷! 파스칼 좋죠!” 라고 할 것 같은데, 난 말고 도 읽고 있다. 아, 저걸 두고도 어쩌면 M양은 ‘오오옷! 무규칙이종독서법!’이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그거 말고 난 같은 영상이나 같은 영상도 보고 있다. 안경 코 받침 고무가 떨어졌는데 딱 맞는 사이즈의 여분을 파는 곳이 없어 수소문 하는 중이며, 백팩 큰 거 하나 사려고 하는데 온라인으론 사이즈를 확실히 알 수 없어 아울렛 가서 골라볼까 생각 중이다. 불면증 때문에 멜라토닌을 좀 먹을까 했는데 그게 직구가 막혔다고 해서 다른 걸 알아보는 중이며, 해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렌즈 지름.. 2018. 2. 3.
시험에도 떨어지고 심남이도 잃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고시를 준비할 땐 ‘두더지 모드’에 빠질 수 있다. 찬란한 햇살도 내 것이 아니며 내게는 그저 눈만 부실 뿐이고, 나는 본편에서 물러선 잉여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으며, 먼저 합격했거나 다른 분야에서 이미 자신의 몫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일 수 있고, 그러다 시험에까지 불합격할 경우 난 여기에 소질이 없는 건지, 기억력이나 응용력 같은 뇌의 문제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될 수 있다. 또, 고시생활이란 나 홀로 일궈가는 외딴 섬에서의 생활과 같기에, 어쩌다 사람이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같은 고시생인데 가까워질 경우, 동지애나 전우애 뭐 그런 감정까지를 느껴가며 비비고 싶어진다. 함께 밥을 먹으며 시험 볼 과목에 대해 토론을 할 땐, 이미.. 2016.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