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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남이38

고향에 돌아와 대인관계도 바닥난 상황인데, 연애는 어찌…. 바다에서 배를 원하는 곳에 대어 두기 위해선, 무거운 닻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조류에 의해 배는 계속 바닷물이 흐르는 방향대로 흘러갈 테니 말입니다. 당연한 얘깁니다만, 세워두려면 그렇게 닻을 내리고, 다시 또 출발할 땐 닻을 올려야 합니다. 인생에서도 그렇게, 닻을 내리고 올려야 할 시기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는 합니다. 보금자리로 삼고 있던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의 물리적 이동이 생겼을 때가 그렇고, 마음 두고 있던 어떤 관계가 끝났을 때가 그러하며, 줄기에서 가지로 갈라진 것처럼 인연의 갈림길을 꽤 지나왔을 때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닻을 내리고 올리는 것이, 마음 여린 사람들에겐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겁이 나는 까닭에 닻을 다 올리진 못한 채 닻과 연결된 줄만 조금씩 늘.. 2019. 12. 19.
심남이에게 말은 걸었어요, 근데 제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카톡으로 “심남이님!” 하고 불러 놓고는, 상대가 답하자. “아니에요. 담에 말씀드릴게요~” 라고 한 건 ‘말을 건 것’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난 가끔 모태솔로부대원들이 저런 짓(응?)을 해놓고는 “전 진짜 용기 내서 말을 건 건데 바로 답장이 온 것도 아니었고…. 근데 사실 저렇게 제가 ‘아니에요’라고는 했지만 궁금해서라도 다음에 다시 말을 걸어올 거라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냥 그 대화가 전부였고, 이후에는 뭐가 없네요.” 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놀텍을 한 알씩 먹곤 한다. 놀텍은 주황색의 타원형 장용성 필름코팅정제로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쓰이는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답답함에 위산이 역류하는 것 같아 복용 중이다.(응?) 현재, 사연의 주인공인 가을양과 상대의 관계는 ‘썸.. 2019. 5. 2.
도서관에서 늘 마주치는 남자, 카톡까진 텄는데 끝일까요? 먼저 다가가 번호를 줄 때까지만 용감하면 곤란하다. 그렇게 번호를 주곤 상대에게 연락이 왔는데, 그때부터 혼자 부끄러워하며 대화도 막 얼른 끝내려 하면, 번호 받고 연락한 쪽에선 ‘뭐지? 이럴 거면 왜 나한테 번호를 준 거지? 그냥 밑밥 같은 거 던진 건가?’ 할 수 있다. 집 구하는 문제에 비유하자면, 다래양의 문제는 부동산에 찾아갈 때까지만 용감하고 적극적인 거라 할 수 있겠다. 혼자 문 열고 들어가서 커피 한 잔 달라고 한 후 집 구하고 싶다는 얘기까진 꺼내는데, 그다음부터는 그냥 얘기를 듣기만 한다. 중개사가 얘기를 해도 고개만 끄덕끄덕, 집 보러 같이 가서는 오래 보면 민폐가 될 수 있으니 얼른 나오고, 이후 중개사가 그 집 어떠냐고 하면 뭐 나쁘지 않다고만…. 중개사는 다래양이 계약할 의사도 .. 2018. 1. 30.
타 부서 남자와 갠톡까진 하는데, 제게 관심 없는 거겠죠? J양이 용기를 내 상대와의 사적인 창구를 개척한 것엔 박수를 보낸다. 그 용기 덕분에 시작은 참 좋았는데, 이후에도 계속 용기만 더 내려하는 까닭에 상황은 좋지 않아지고 말았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내가 용기를 내 J양에게 번호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러고는 일주일간 “혹시 만나는 사람 있으세요?” “저랑 언제 커피 한 잔 하실래요?” “혹시 제가 이렇게 연락하는 게 부담스러우신가요?” “제가 커피 한 잔 하자고 한 게 부담스러우시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가끔씩 이렇게 연락해도 괜찮을까요?” “제가 톡 보내는 게 부담스럽거나 한 건 아니시죠?” 라는 이야기만 할 뿐이라면, 필연적으로 불편하고 부담스러워지는 것 아닐까? 이걸 이렇게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보면 J양도 ‘아오, 저 사람은 왜 저.. 2017.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