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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37

잘난 그 남자와의 이별 후 자존감이 바닥났습니다. H양은, 인생의 운전대를 상대에게 맡긴 후 상대의 궤변에 세뇌당한 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럴 경우, 이쪽이 의사고 상대가 백수인 상황에서도 상대가 가타부타 하는 얘기에 휘둘릴 수 있습니다. 의사 그까짓 거 집에서 밀어주고 책만 파면 될 수 있는 건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겨우 의사 되었다고 우쭐댈 것 없다는, 의료계의 이러이러한 문제들과 병폐를 넌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거라는 식의 상대 이야기에 말려드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가 몇 년째 간단한 시험에서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망각한 채, 상대가 ‘진리의 말씀’을 해주시길 바라는 종교적 믿음까지를 갖게 되기도 합니다. 저런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상대는 그냥 무수히 많은 증권사 직원 중 하나일 뿐인데 그가 우리나라 .. 2018. 10. 13.
고시생 여자의 짝사랑. 친구들은 ‘기승전그남자아니야’ 래요. M양은 일단, 소설을 끊자. 픽션을 자꾸 보면서 현실에서의 남자들에게 그런 이미지를 씌우면 괴상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내가 요즘 를 다시 읽고 있다고 하면 M양은 “오오옷! 파스칼 좋죠!” 라고 할 것 같은데, 난 말고 도 읽고 있다. 아, 저걸 두고도 어쩌면 M양은 ‘오오옷! 무규칙이종독서법!’이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그거 말고 난 같은 영상이나 같은 영상도 보고 있다. 안경 코 받침 고무가 떨어졌는데 딱 맞는 사이즈의 여분을 파는 곳이 없어 수소문 하는 중이며, 백팩 큰 거 하나 사려고 하는데 온라인으론 사이즈를 확실히 알 수 없어 아울렛 가서 골라볼까 생각 중이다. 불면증 때문에 멜라토닌을 좀 먹을까 했는데 그게 직구가 막혔다고 해서 다른 걸 알아보는 중이며, 해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렌즈 지름.. 2018. 2. 3.
저 인기 많은데, 얘랑은 왜 썸이 안 타지고 친구일까요? 인기 많은 여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두 가지를 꼽으라면, 난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 그게 당연한 줄 앎. -상대랑 친해질 생각보다 유혹할 생각만 함. 라는 걸 꼽겠다. 내 지인 중에도 인기 많은 여자사람이 몇 있는데, 난 가끔 그들로부터 “무한~ 나 오늘 생일이야~” 라는 메시지를 받고는 ‘내 생일엔 메시지 하나 없더니, 어쩌라는 거지? 그리고 예의상 축하한다고 대답해주긴 했는데, 그러고 나서도 내가 인터뷰하듯 물어주길 기다리고 있네?’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다. 누군가와 연애하며 즐겁게 지낼 땐 내가 간단한 거 하나 부탁해도 차일피일 미루다 흐지부지 만들어 놓고는, 헤어지면 내게 연락해 자기 구남친 같이 욕해주길 바라는 듯한 모습에 빡쳐 그 지점을 짚어준 적도 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며 그런 모습이 .. 2018. 1. 22.
연애도 일도 대인관계도 엉망, 반짝이던 전 초라해졌네요. ‘내 이번 인생은 망한 것 같다’는 생각은, 스물여섯에서 일곱쯤 한 번 찾아오기 마련이니 너무 긴장할 건 없다. 그때가 되면 ‘늘 공짜로 추가되고 갱신되던 대인관계’도 유입이 적어지게 되며,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손가락 사이로 모래 빠져나가듯 빠져나가고 정제된다. 그 즈음 아직 사회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여전히 진로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앞서 말한 난감한 상황을 맞닥뜨리는 것과 동시에 불안과 다급함이 더해질 수 있다. 남들은 이미 고속도로에 올라타 달리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아직 진입도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 수 있고, 나아가 상황이 그렇다 보니 누구 얼굴 보고 대화하는 것도 싫으며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의 만남 요청에도 ‘나중에 보자’며 미루다 인연의 끈이 느슨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 2017.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