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많은 여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두 가지를 꼽으라면, 난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 그게 당연한 줄 앎.
-상대랑 친해질 생각보다 유혹할 생각만 함.
라는 걸 꼽겠다. 내 지인 중에도 인기 많은 여자사람이 몇 있는데, 난 가끔 그들로부터
“무한~ 나 오늘 생일이야~”
라는 메시지를 받고는
‘내 생일엔 메시지 하나 없더니, 어쩌라는 거지? 그리고 예의상 축하한다고 대답해주긴 했는데, 그러고 나서도 내가 인터뷰하듯 물어주길 기다리고 있네?’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다. 누군가와 연애하며 즐겁게 지낼 땐 내가 간단한 거 하나 부탁해도 차일피일 미루다 흐지부지 만들어 놓고는, 헤어지면 내게 연락해 자기 구남친 같이 욕해주길 바라는 듯한 모습에 빡쳐 그 지점을 짚어준 적도 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며 그런 모습이 점점 사라지긴 한다. 다만 그게
-나 소화 안 되는 것에만 꽂혀있기에, 남 배고픔을 생각하지 않아 배고픈 사람 앞에서 소화 안 되는 얘기 하는 것.
의 교정이 아니라, 그냥
‘쟨 내가 소화 안 된다는 얘기를 해도 별 리액션이 없지.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걸거야.’
라는 생각으로 포기해버리는 것에 가깝다. 때문에 자기 얘길 잘 안 들어주면 그저 자기를 싫어하는 거라 여기며 자존감을 잃거나, 더욱 방어적으로 변해 자기 얘기도 3할만 꺼내곤 그걸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 눈치를 보는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애초부터 상대가 먼저 호감을 갖고 시작하는 관계나, 불공평한 상태로도 유지가 되는 관계에만 고립되는 일도 벌어진다. 가끔 자신이 먼저 호감을 느껴 상대와 친해지고 싶어 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에도 그저 ‘선 연락’ 정도, 또는 ‘우리 언제 한번 만나자’는 이야기를 꺼내는 정도에 그치고 마는 까닭에, 말만 한 번 나왔다 그냥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사연의 주인공인 S양 역시, ‘인기 많은 여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 빠져 있는 듯 보인다. S양과 상대의 대화를 보면 S양의 이전 연애와 이별 얘기, 외모 얘기, 술 얘기 등이 주를 이루는데, 남자인 내 입장에서 보자면 그런 얘기를 들어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런 대화를 해야 하면
‘내가 이 얘기를 왜 들어주고 있어야 하지?’
하는 생각이 결국 들게 될 것 같다. S양 입장에서야 자기 얘기를 상대가 잘 들어주니 그가 ‘좋은 사람’이겠지만, 상대는 상호작용 안 되며 일방적으로 들어주고 리액션해줘야 하는 관계가 그저 짐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S양이 신청서에 적은 말을 잠시 보자.
“먼저 영화 보자고 하려다가, 자존심 세우라고 하는 친구의 말에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상대와 만나자고 하고 싶은데, 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건지 먼저 만나자는 말도 없네요. 이 친구의 눈에도 제가 예뻐 보인다는 것은 확인했어요. 그럼 가장 기초적인 것은 해결이 된 것인데, 여기서 더 어떻게 해야 하죠?”
자존심 세워야 하니 먼저 영화 보잔 말을 꺼내진 말라는 조언이 참 별로긴 하지만, 그런 조언을 했던 친구와의 관계 이상의 친밀함을, 지금 S양이 호감을 가진 상대와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게 안 되면 운이 좋아 연애를 시작해도 본심은 늘 따로 둔 채 상대와 연애 역할극만 하게 될 뿐이고, 그러다 둘 중 하나의 콩깍지가 벗겨지면 ‘연인이긴 하지만 그렇게 가깝지도 않고, 연애 중이긴 하지만 보금자리가 되지 않는 연애’에 질려 금방 헤어질 수 있다. 이쪽에 대한 상대의 호감이 ‘알아서 다 할 정도’가 아니라면, 연애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말이다.
그러니 지금처럼 상대에게 일부러 내 외모나 인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해 다시 상대가 부정해주길 바라는 액션 취하지 말고, 이전 연애로 인해 힘들었던 점이나 상처받았던 걸 말하며 상대가 위로해 주면 그걸 호감의 증거로 삼을 생각도 말고,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뭐 좋아하고 요즘 무슨 생각 하며 사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가까워졌으면 한다.
-인기 많은 내가 요즘 만날 사람도 별로 없고 시간도 많이 남는다.
라는 이야기를 해 상대와 만날 약속 한 번 잡고, 그렇게 밥 먹고 술 마신다고 해서 모든 게 저절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S양은 자신이 두 번이나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들이대지 않기에 당황한 것 같은데, 상대가 S양에게 집중하며 성실하게 대답해주고 있는 지금의 시간들을 겨우 그런 떠보기만 하며 보내진 말았으면 한다. 그게 거듭되면 상대는 S양에게 인간적인 실망을 할 수 있으며, 나중엔 진심으로 S양이 상대와 만나거나 대화하고 싶어도 상대가 ‘이번엔 또 무슨 감정배출을 내게 하려 하나?’하는 생각만 하게 될 수 있다.
인기 많고 예쁜 S양과 착하고 순하며 그럭저럭 생긴 상대가 만나 상대의 헌신을 동력으로 돌아가는 걸 연애라고 생각한다면, 그 연애엔 반드시 끝이 있을 거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상대에게 여지를 남기고 자꾸 ‘너에게도 나와 사귈 기회가 있다’는 걸 흘리는 것으로 시작하려 하지 말자. 그러다간 S양을 ‘사귀고 싶은 여자’가 아니라 ‘괜찮은 여자’로 보고 다가온 사람들을 모두 잃게 될 수 있으며, 자신은 진심으로 대하는데 S양은 ‘대접받는 연애’를 하고 싶은 욕심으로만 이용한다 생각해 인연의 끈을 놓아버릴 수도 있다.
어깨에 기댄다거나 먼저 팔짱을 끼어본다거나 하는 방법들로 상대를 자극하려고만 하지 말고, 평생 함께할 친구라 생각하며 S양의 진심을 공유하는 관계로 만들어 보길 권한다. 더불어 S양의 상대의 일상이나 상대가 하고 있는 생각들에 관심을 별로 두지 않으며 상대의 생일도 챙기지 않는다면 그 일방적인 관계가 와해 되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으니, 그 부분도 꼭 주의했으면 한다. 자 그럼, 일단 만나서 상대와 보고 싶었던 영화 함께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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