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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336

밀당을 해달라는 여친, 어쩌면 좋을까? 외 2편 움베르트 에코의 부고를 듣고 이틀간 긴 글을 썼다가, 그냥 저장 해두었다. 쓴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고인에게 보내는 늦은 팬레터 같고, 최대한 감추려고 해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마는 팬심에 내 손이 오글거렸다. 그는 내가 참 사랑하는 작가였다, 정도로 적어두기로 하자. 난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가 천 년을 산 듯한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좀 이상하다. 편히 쉬시라는 말씀과 함께, 장미 한 송이와 담배 한 개비 드리고 싶다. 장미는 내 애정이고, 담배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에코가 미소 지으리라 생각한다. 에코는 세상을 떠났지만, 내 메일함에는 "사연이 많이 밀려서, 아니면 제 사연이 매뉴얼로 발행되기 부적합해서 다루시기 힘들면, 그냥 제가 끝에 한 질문.. 2016. 2. 22.
남자친구가 정말 저를 사랑하는 게 맞을까요? J양은 신청서에 "무한님께서는 아마 제 사연을 읽으시면서 '그래서 문제가 뭐지?'라고 생각하실 것 같네요." 라고 적었던데, 왜 나를 그렇게 2, 4, 6, 8, 10으로 보는가.(띄엄띄엄 보냐는 얘기다.) 만두를 10년 쯤 빚다보면 반죽을 쥐기만 해도 무게를 알 수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이젠 신청서만 읽어도 그 기저에 깔린 문제들이 마치 내가 경험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느껴져서 괴로운데 차라리 만두를 빚을 걸 그랬나. 그러니까 J양이 말하고 싶은 건, 남친이 잘해주긴 하지만 그게 꼭 J양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규격화 되어 있는 친절과 호의를 베푸는 것 같다는 것 아닌가. 더불어 남친이 말로 하는 애정표현과 그의 행동과의 차이가 보이기에 그 지점이 혼란스럽다는 것이고 말이다. 그런 와중에 J양은 .. 2016. 2. 2.
남친보다 더 다정한 남자가 눈에 들어와요. Y양은 성격 상, 바람을 피우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다행히 견고한 윤리의식을 가진 까닭에 그게 쉽게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연애 중 곁에 있는 사람에게 불만을 느끼며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거나, 다른 사람과 더 정신적으로 통한다는 생각 때문에 현재의 연애에 발목이 묶여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2년 전 저는 Y양에게 현남친이 왜 좋은 사람인지를 설명했고, '구남친에 대한 낭만과 환상' 때문에 현남친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Y양이 무언가를 잃게 된다는 것에 엄청난 두려움을 갖는다는 것, 그리고 관계를 맺고 끊음에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못한다는 것도 말했습니다. 저런 제 이야기를 Y양이 흘려듣지 않아주신 덕분에 Y양은 현남친과 견고한 관계를 만들게 되었고, 상대와 평생을 함께.. 2016. 1. 12.
늦은 나이에 시작한 첫 연애, 6년 후 이별.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선, 종종 '컷 수'로 그 내공을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을 한 장 찍으면 카메라엔 한 컷의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표시되는데,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대략 3만 컷 이상을 찍었다고 하면 초보를 벗어난 것으로 보곤 합니다. 또 카메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급기종의 경우 대략 10만 컷 정도에서 '셔터박스'라는 부품이 고장 나게 되는데, 그것을 가지고 자랑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게 셔터박스가 고장 날 때까지 그만큼 컷 수를 채워 찍어봤다는 경험을 증명하기에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 '컷 수'만으로 내공을 따지는 것에는 좀 문제가 있습니다. 연사를 즐겨 찍는 사람의 경우 보통사람들이 찍는 한 컷을 세 장씩만 찍어도 컷 수는 평균수치의 세 배가 될 수 있고.. 2016.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