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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여린마음해외여행

마닐라 크라운호텔, 수영장, 시티오브드림 - 필리핀 여행 3부

by 무한 2015. 9. 16.

아직 1, 2부를 못 보신 분은 먼저 이전 글을 보고 오시길 권한다.

 

1부 - http://normalog.com/2060

2부 - http://normalog.com/2063

 

세부를 떠나 마닐라로 가야 하는 날이 되었다. 난 아침부터 나가 그간 못 찍은 리조트 사진을 좀 찍을까 했는데, 창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면 꽤 괜찮은 인피니티 풀에서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도 찍고 싶었는데, 역시나 조식을 먹고 들러보니 찍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풀장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비를 맞으면서도 좋다고 노는 관광객들이 있긴 했지만, 우린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에 들어가 짐을 싸야 했다.

 

방에 돌아와 짐을 싸곤, 우리를 다시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던 벤자민(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한 - Hello. I'm….

벤자민 - Oh~ Korean!

무한 - Yes.

벤자민 - I'm not @#$%@#$%.

무한 - 응?

벤자민 - 오늘 운전 안 해.

무한 - 10시에 우리 데리러 오기로 했잖아요?

벤자민 - 나 오늘 비번.

무한 - ??

벤자민 - I'm Sorry.

무한 - 지금 쏘리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공항 가야 되는데….

벤자민 - 잘 가.

무한 - 잘 가긴 할 건데, 우리 데려다 줘야지.

벤자민 - 비번이라 운전 안 해. 쏘리.

무한 - 하아….

 

진작 비번이라고 말해줬으면 우리가 알아서 대책을 세웠을 텐데, 그는 웃으며 시간약속까지 다 해 놓고는 결정적인 순간에 뒤통수를 쳤다. 다행인 건, 필리핀 여행 경험이 있는 공쥬님(여자친구)이 진작부터

 

"완전히 믿고 있지는 마. 내가 당해봐서 아는데, 저렇게 장담해 놓고 안 오는 경우도 있어."

 

라고 경고한 까닭에 차선책을 세워두었다는 것이다. 리조트 내에 있는 호텔택시를 이용해 공항까지 가기로 했다.

 

 

아, 지난 번 글에 리조트에 연락해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면 되는데 왜 그러지 않았냐는 댓글이 달렸다. 말씀하신 게 호텔택시라면, 요금이 다르다는 대답을 드리고 싶다. 일반택시로 공항까지는 150페소(3,750원)지만, 호텔택시로는 580페소(14,500원)이다. 일반택시를 말씀하신 거라면, 체크아웃 시간이나 식사시간엔 최대 1시간까지도 기다려야 겨우 탈 수 있다는 대답을 드리고 싶다.

 

 

 

호텔택시를 타기 전 직원에게 먼저 택시비 결제를 했는데, 1,000페소짜리를 내밀었더니 잔돈이 없다고 해서 그냥 달러로 계산을 했다. 15달러. 직원이 한 말은 한국으로 치자면 거스름돈으로 1,000원짜리가 없다는 얘기였는데, 황당한 얘기라 생각했지만 이미 차는 도착해 있고 비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 그냥 얼른 계산해 버렸다.

 

마닐라와 세부 여행 중 계속해서 느낀 부분인데, 돈을 내면 거스름 돈 없다며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는 일들이 꽤 많았다. 편의점에 가서 물건을 살 때에도 일단 잔돈을 맞춰서 달라고 하던데, 택시는 그렇다 쳐도 마트에서까지 특별히 잔돈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아침부터 날씨만큼이나 좋지 않았던 내 기분은, 운전기사님 덕분에 다시 좋아질 수 있었다. 이때부터 내 영어의 말문이 트여 BE동사와 DO동사의 구분까지 없앤 채 막 튀어 나왔는데, 기사님이 다 잘 받아주었다. 기사님은 다음번에 세부에 올 경우 들러야 하는 식당과 가볼만한 곳들을 알려주셨다. 거리를 지나며 간판이 보이면, 친절하게 저기는 어떤 곳이라고 하나하나 알려주시기도 했다. 위의 사진은 리조트를 나설 때, 기사님이

 

"사진기 들고 있는 거 보니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저거 찍었어? 안 찍었으면 내가 차 잠깐 세우고 있을 테니까 얼른 찍어."

 

라고 해서 찍은 사진이다. 물론 한국말로 저렇게 길게 얘기한 건 아니고, 짧은 영어로 얘기해주셨다.

 

 

 

세부 공항(국내선)에는 흡연실이 있긴 한데, 카페 내에 있는 까닭에 들어가서 뭔가를 시켜야만 담배를 피울 수 있다. 모든 흡연자가 모이는 까닭에 내부는 담배연기로 가득하고, 직원들은 모두 방진마스크 같은 걸 쓰고 있다. 바(BAR)와 비슷한 형태로 1인 의자가 놓여 있는데, 사람이 하도 많아 일부는 앉지도 못한 채 서서 재떨이를 공유해가며 담배를 피운다. 나도 흑인과 백인 사이에 끼어서 담배를 피웠다. 다들 한 개비만 피우고 나가면 음료수 값이 아까우니 연속으로 두 개비씩 피우고 나오는 듯했다. 나도 두 개비를 피우고 나왔다. 카페에 들어와 담배를 피우는 사람 모두, 초조해하며 들어왔다가 긴장이 풀린 얼굴로 나간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 보니, 세부의 흐렸던 하늘과는 다른 파란 하늘과 폭발하듯 피어나고 있는 구름들이 펼쳐졌다. 지나는 곳마다 다른 모양의 구름들이 황홀하게 펼쳐져 있어서, 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계속 감상했다.

 

 

 

저 때 찍은 구름 사진을 세어보니 100장정도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밀도 높아 보이는 구름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 한국의 구름이 솜사탕 같다면, 저곳의 구름은 소다, 또는 부침가루(응?) 같은 느낌이었다. 그만큼 태양 볕도 강렬했고,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 때문에 내 왼 팔은 벌겋게 익으며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좀 당겨서 찍으면 위와 같은 느낌이 든다. 만져보고 싶고, 혀를 대보고 싶고, 몸을 비벼보고 싶었다. 어제 타락죽을 먹어서 표현의 수위가 올라가는 것 같으니, 구름얘기는 이쯤하자.

 

 

 

그런데 맙소사. 마닐라에 다다르자 평범한 하늘과 구름만 가득했다. 내가 기대했던 건 이런 게 아닌데….

 

 

 

짐을 찾아 입구로 나가니, 전에 봤던 그 직원이 내 이름을 들곤 서 있었다. 굳이 저걸 사람 많은 곳에서 흔들지 않아도 잘 알아볼 수 있는데, 직원은 열심히 흔들어 대다 날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난 기념으로 저 명패만 좀 찍겠다고 말을 했는데, 내가 말을 잘못 했는지 직원은 내 명패를 들고는 포즈를 취해주었다. 명패만 찍을 거라 직원의 예쁜 미소 같은 건 필요 없었지만,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전체사진도 한 장 더 찍어주었다.(초상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그 사진은 올리지 않도록 하겠다.)

 

 

 

호텔로 가는 길. 기사는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은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내가 차 안에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허락을 구했을 때, 당연하다는 대답만 해주었을 뿐이다. 마음대로 찍으면 되는 걸 왜 물어보는지 이해하지 못 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난 인터벌 타이머를 걸곤 240장을 찍었다. 그제야 기사는 내가 왜 허락을 구했는지 이해하는 것 같았다.

 

 

 

호텔 도착. 지인이 첫 날 묵었던 곳보다 좋은 곳에서 묵게 될 거란 얘기를 해주긴 했는데,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스위트룸엔 처음 묵어보는 것이었는데, 침대가 없는 게 좀 특이했다.

 

 

 

라고 생각했는데, 침대도 있었다. 끝 쪽으로 가니 문이 하나 더 있었고, 거기에 침대와 샤워실, 파우더룸, 그리고 -옷 넣어두는 곳을 뭐라고 하던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아무튼 몇 개의 방이 더 있었다. 위의 사진에선 침대가 좀 작아 보이는데, 실제로는 황당할 만큼 크다. 전에 이야기 한 대로 난 숙소와 음식 사진은 안 찍는 타입이지만, 이번엔 여행기를 작성하고자 좀 찍어왔다. 궁금해 하실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아래엔 그 사진들을 몇 장 더 올려둘까 한다. 크라운호텔 스위트룸이다.

 

 

 

 

 

 

 

 

 

 

난 계속해서 지인에게

 

"둘이 묵는데 이렇게 클 필요 없잖아?"

"여기 묵는 사람들은 이런 게 왜 필요한 거야?"

"숨바꼭질 하고 놀 것도 아닌데 무슨 방이 이렇게 많아?"

 

라며 질문을 해댔다. 내가 그렇게 스위트룸에 당황하고 있는 사이, 공쥬님은 이미 짐을 풀어 방 곳곳에 배열하며 집처럼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묵은 호텔은 세 호텔이 붙어 있는 곳이었다. 크라운, 노부, 하얏트인데, 등급으로 따지면 역시 저 순서와 동일하다고 한다. 그래서 크라운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은 노부나 하얏트의 수영장도 이용할 수 있지만, 노부나 하얏트를 이용하는 고객은 크라운의 수영장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대체 얼마나 대단한 수영장인가 수영하며 알아보려 일단 수영복을 입고 나섰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밤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렸다. 천둥과 번개까지 쳤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호텔과 연결된 카지노, 스파, 짐, 드림플레이, 쇼핑몰 등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좀 불편했던 건, 카메라를 소지한 채 카지노를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카지노는 어느 호텔에서든 올 수 있도록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때문에 카지노를 지나지 않고는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카메라를 든 채 다른 곳으로 가려면 밖으로 나가 카트를 타고 빙 둘러서 이동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몇 번이나 검색대와 금속탐지기를 거치며 돌아다녔다.

 

아, 카지노를 찍는 것도 안 되지만, 카지노가 배경으로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서도 안 된다고 한다. 난 그것도 모르고 카지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가드들이 달려나와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지우라고 하길래, 카지노가 나온 사진을 모두 지웠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보니 카지노가 배경으로 나온 사진을 올린 사람들도 많던데….

 

그리고 가방을 든 채로 카지노에 들어가거나 통과할 수도 없다고 한다. 내 앞에서도 한 외국인이 백팩을 맨 채 카지노를 들어가려 하다가 제지당했다. 가방을 들고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예외는, 그 가방이 돈으로 가득 차 있을 때라고 한다.

 

여하튼 우리는 그렇게 마닐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저녁에는 지인의 남자친구도 와서, 넷이 쓰레기통이 가득 찰 정도로 산미겔 캔을 비워내곤 둘이 돌아갔다. 중간에 안주가 떨어져 룸서비스를 시켰는데, 그 가격을 보고 놀라 잠이 깨기도 했다. 충격이 커서 지금까지도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다행히 날씨는 맑았고, 늦게 체크아웃을 하기로 한 까닭에 일찍부터 수영장에서 좀 놀기로 했다.

 

독자 -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사진이라면서, 왜 침대가 저렇게 깨끗하죠? 

무한 - 침대가 더러워질까봐 바닥에서 잤습니다.(응?)

 

농담이고. 호텔 직원들이 정리를 다시 해준 뒤에 찍은 사진이다. 좀 신기하고 황당했던 건, 시도 때도 없이 직원들이 와서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묻는 것이었다. 환영한다는 의미의 과일바구니도 가져다주고, 방안 정리도 해주고, 오후가 되면 잘 준비까지 해주겠다며 계속 찾아온다. 나쁘진 않았지만, 직원들이 자꾸 찾아오는 까닭에 벨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방해하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어디 있을 법도 한데,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두었다.

 

아, 그리고 침대에 있는 저 매트리스와 베개 정말 편하다. 매트리스는 딱 봐도 비싸 보이길래 살 생각을 못 하곤 베개 가격만 물어봤는데, 베개 한 개당 한국 돈으로 20만 원 정도에 판매한다고 했다. 안에 무슨 금 같은 게 들었나?

 

 

 

우리는 아침도 안 먹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세부에서의 교훈으로, 이번엔 '망고 스무스'라고 하지 않고 한 번에 '망고 스무디'를 제대로 시킬 수 있었다. 작은 술잔에 담긴 건 무슨 부스터 어쩌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으니 설명은 생략하자.

 

수영장 전체 모습과 구조를 사진으로 남겼어야 하는데, 인물사진을 찍느라 또 풍경을 놓치고 말았다. 때문에 역시나 염장을 지르려는 목적은 아니지만, 공쥬님께 허락을 받은 수영장 사진을 하나 올려둘까 한다.

 

 

 

사진만 보면 즐거운 휴가인 듯 보이지만, 공쥬님은 저 때 귀에 물이 들어가 이상이 생긴 까닭에 한국에 돌아온 뒤 이비인후과를 다녀야 했다.

 

 

 

저녁에는 마닐라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시내에서 카메라나 휴대폰을 꺼내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라기에, 카메라는 일부러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 위의 사진은 호텔에 돌아와 공항까지 데려다 줄 차를 기다리다 찍은 사진이다. 손님들이 호텔에 들어올 때마다 캐리어 냄새를 맡아가며 검사하는 녀석이다.

 

 

 

캐리어를 끄는 손님이 오지 않을 때엔, 위와 같은 자세로 대기하고 있다.

 

아, 그런데 쓰다 보니 하얏트 호텔 뷔페 부분을 누락한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에 다녀온 곳인데, 생략하긴 좀 아까우니 적도록 하자.

 

 

 

 

 

 

 

첫 번째 사진은 뷔페 내에서 라이브로 공연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밥을 먹는 동안 저 분들이 재즈를 연주해 주신다. 색소폰 연주자를 제외하곤 모두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는데, 연주 하시는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 계속해서 바라봤다. 아래 사진들은 우리가 먹은 메뉴 중 일부로, 이후 '회'가 있다는 걸 알고는 난 참치회와 연어회만 먹었다. 가서 접시를 들고 앞에서 기다려야 회를 떠주는데, 처음 가봤으니 그걸 알 리가 있겠는가. 다른 음식들도 맛있긴 했지만, 처음부터 회로 배를 채우지 못한 게 후회되었다.

 

보통 뷔페에 가면 맛있는 음식 두 종류에 먹을 만한 음식 세 종류, 그리고 나머지는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음식들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하얏트호텔 뷔페는 절반 이상이 맛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가격에서도 그만큼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하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뷔페 외에 100년 넘은 현지음식점에 들어가 점심을 먹기도 했는데, 거기서도 모든 음식이 맛있었다. 이름이 다 생소해서 기억하긴 어려운데, 메뉴에 전부 갈릭라이스가 함께 나왔던 건 기억이 난다. 다만, 새우가 들어간 음식은 좀 많이 짰다.

 

내가 찍은 사진은 여기까지가 전부인 것 같다. 이 이후에는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 했다. 다행히 공쥬님이 폰으로 찍어놓은 사진이 있기에, 그걸 빌려다 여행기를 마무리 지을까 한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이다. 마닐라 도착 첫 날 배웠던 '무드등'을 생각해 내곤, 내가 먼저 파란색 무드등을 켜달라고 했다. 음악은 뷔페에서의 감동을 계속 느끼고자 재즈를 틀어 달라고 했는데,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는지 필리핀 음악이 나왔다.

 

공항에 도착하니 남자 호텔직원이 서 있었고, 그가 우리의 발권까지를 도와주었다. 중국계 직원인 것 같았는데, 이때부터 공쥬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와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공쥬님은 수영할 때 귀에 들어간 물, 그리고 실내의 찬 공기와 외부의 더운 공기를 왕복한 것으로 인해 컨디션이 급속히 나빠진 것 같았다. 밤 11시 35분 비행기라 잘 시간이 지난 것도 한 몫 했다. 공항 내에서도 이미 짐을 다 부쳐 껴입을 옷이 없는데, 에어컨이 너무 강해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다시 4시간을 날아 무사히 인천공항 도착. 집까지 데려다 줄 공항버스를 기다릴 때의 모습이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지금 환절기 비염 증상으로 인해 심하게 훌쩍이고 있다. 약을 먹어야 하는데, 비염 약을 먹으면 몽롱하며 졸린 까닭에 계속 참으며 글을 썼다. 나도 여행기의 끝을 좀 뭉클하게 마무리 짓고 싶은데, 훌쩍이느라 정신이 없어 그럴 수 없음을 용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대신 다음 번 여행기는 훨씬 더 재미있게, 더 생생하게, 더불어 속마음의 움직임들까지 더 세세하게 적을 것을 약속드린다. 사진 역시 이번이 내 첫 해외여행이라 긴장해서 많이 못 찍기도 했고, 중간 중간 타임랩스를 찍겠다는 욕심 때문에 스냅 샷을 생략해 결과물이 적기도 하다. 다음 번 여행에선 과한 욕심을 버리고 간략한 장비만 챙겨 좀 더 자유롭게, 또 활발하게 기록할 예정이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즐거운 수요일 보내시고, 우린 내일 다시 매뉴얼에서 만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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