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여행 기분을 내려 아껴 두던 신발 신고 갔다가, 인천공항에서부터 발에 물집이 잡혔다. 공쥬님(여자친구)도 샌들을 신고 갔는데, 공항에서 체크인 하고 포켓 와이파이 기계 수령하고 예약한 엔화 찾고 나니 물집이 잡혔다.
짐을 먼저 부쳐서 신발을 갈아 신지도 못하는데 게이트까지는 왜 또 그리 먼 건지. 우리는 일본에 도착하면 신발부터 편한 걸로 갈아 신기로 했다.
게이트로 가기 전 출국수속을 할 때, 동남아 사람으로 보이는 한 승객이 공항 관계자에게 잡혔다. 공항 관계자가 “짐 가지고 따라오세요.”라고 하자, 그는
“쥠 가쥐고 따라과?”
라며 한국말을 잘 못하는 척 했다. 좀 전까진 누군가와 한국말로 통화 잘 하는 것 같던데….
난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느낌을 참 좋아한다. 온 몸이 뒤로 눌릴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달리다가, 엉덩이가 녹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과 동시에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 가슴이 쿵쾅댄다. 창밖을 보며 ‘이 정도 높이에서 추락하면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하고, 엔진 하나가 갑자기 폭발하면 난 뭘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상상하기도 한다. 바다에 불시착하면 비상구를 열고 나가 비행기 날개 위를 걸어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비행기 날개에서 볼트 하나가 빠지는 걸 나 혼자 목격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건 그냥, 내 개인적인 취미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 버스를 타고 다리 위를 건널 때, 지금 다리가 무너지면 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떠올려 보는, 그런 취미다. 비상 시 버스 유리를 깨라고 비치되어 있는 비상망치를 유심히 바라보는 누군가를 발견할 때, 난 그가 나와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동지애를 느끼기도 한다.
여행 얘기하다가 갑자기 내 취미생활 얘기로 빠지고 말았는데, 여하튼 물집 때문에 고생이긴 했지만 이륙까지는 무사히 했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날씨가 좋았기에, 이번 여행은 행운이 따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후쿠오카 공항에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시점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하늘을 보게 되었다. ‘이러면 나가린데….’하는 생각이 들었고, 날씨는 안 좋아도 괜찮으니 제발 비는 오지 않기를 미드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다면신’에게 기도했다. 발라 모르굴리스.
착륙 직전, 창밖으로 보이던 후쿠오카의 모습이다. 아, 여행사에서 숙소 바우처와 함께 여행 안내책자를 줬는데, ‘후쿠오카’대신 ‘훗카이도’지역 책자를 줬다. 공항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는 기사 아저씨가 <먼지가 되어>라는 노래를 틀어 놓아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라는 구절 때문에 마음이 좀 찝찝했는데, 여행사 직원들 까지도 왜 내 마음을 이렇게….
후쿠오카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의 입국수속은 양손 검지를 기계에 대서 스캔한 후 정면에 있는 카메라를 보고 사진촬영을 하는 건데, 내 앞에 있던 아저씨가 그림을 대충 보곤 계속 카메라 렌즈 부분에 검지를 갖다 댔다. 후쿠오카 공항 직원이 그러지 말고 검지를 아래 기계에 대라고 일본어로 말했는데, 아저씨는 다른 손을 대라는 줄 알고 오른손 검지 대신 왼손 검지를 카메라 렌즈에 갖다 댔다.
보다 못한 공항직원이 창구에서 일어나 아저씨 손을 잡으려 하자, 아저씨는 필사적으로 왼손을 피하며 오른손을 갖다 댔다. 직원이 ‘그냥 렌즈만 보세요. 손 내리고.’라는 의미로 자신의 얼굴과 카메라를 번갈아가며 가리키는 바디랭귀지를 하자, 아저씨는 검지를 자신의 얼굴에 갖다 댔다가 다시 카메라 렌즈에 갖다 댔다. 난 도와주려 ‘대기선’을 넘었다가 괜히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아저씨 도와주는 걸 망설이고 있었는데, 다행히 다른 직원이 와서 시범을 보이며 해결해줬다.
첫날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숙소직원이 태워다 주기로 한 까닭에,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룸미러를 보며 내게 일본어로 말을 해서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직원은 핸즈프리로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통화 중 내가 내게 말을 거는 줄 알고 눈썹을 치켜뜨며 쳐다보니, 직원은 또 직원 나름대로 내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 줄 알고 날 주시하며 통화했던 거다. 난 속으로
“네, 일본에는 처음 와보는 겁니다.”
라는 얘기를 영어로 하려고 문장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걸 소리 내서 말했으면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뻔했다. 이렇게 공개해서 공쥬님에게 미안하지만, 공쥬님도 우리에게 말을 거는 줄 알고 일본어로 대답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후쿠오카에 오기 전 구글 스트리트 뷰로 질리도록 봤던 니시테츠 버스가, 차창 밖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여행 간다고 올린 매뉴얼에 어느 독자분께서
“저도 어디 여행갈 땐 많이 알아보고 가서 ‘우와~~’하는 놀라움보다는 ‘아!! 여기구나?’하는 익숙함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ㅎㅎㅎ”
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딱 그 느낌이었다. 하카타 역을 지날 때도, ‘오! 어제 스트리트 뷰로 보던 곳이 저기구나.’하는 생각을 했고, 숙소 근처 세븐일레븐을 보면서는 ‘여긴 지도에서 민가였던 곳인데, 집을 허물고 편의점을 지었구나.’하는 생각까지를 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차들이 전부 작은 게 인상 깊었다. 도로 마지막 차선에 주정차 중인 차를 보기 어려웠고, 누가 끼어들면 끼어드는 대로 그냥 운전하는 것, 그리고 좁은 골목에서 차 두 대가 마주치면 알아서 비켜주고 지나가는 것도 한국과는 좀 달랐다. 단, 신호대기 중 폰을 만지작거리는 건 만국공통인지, 옆 차량에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몇 번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후쿠오카 ‘롯폰마츠’에 있었다. ‘롯폰마츠’라는 지명이 ‘록뽄마쓰’, ‘로폰마츠’, ‘로뽄마츠’, ‘록본마쓰’ 등으로 불리는 까닭에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 아, 그리고 입국 심사 시 직원이 체류 중 머물 곳을 집요하게 물어보는데, 난 거기에 ‘STAY ROPPONMATSU’라고 썼다가 직원과 긴 대화를 해야 했다. 숙소 상호가 스테이 롯폰마츠라서 그렇게 적은 건데, 공항 직원은 내게 계속 “롯폰마츠에 머문다고 쓰는 게 아니라, 숙소 상호를 쓰세요.”라고 말했다. 난 숙소 상호가 ‘스테이 롯폰마츠’라고 말했는데, 직원은 ‘STAY’를 동사로만 받아들이는지 계속 같은 말을 반복했다. 숙소 바우처를 꺼내 보여주고 나서야 통과할 수 있었다.
혹시 저곳에 머물려고 검색하던 중 들어오신 분이 계실 수 있으니, ‘스테이 롯폰마츠’의 주소를 적어둘까 한다. 해당 숙소 홈페이지에도 주소가 안 나와 있다.
[스테이 롯폰마츠 주소 및 연락처]
(4-3-11, Ropponmatsu, Chuo-ku, Fukuoka-shi)
혹시 숙소변경이 가능할 때 이 글을 보신다면, 숙소는 ‘하카타’나 ‘텐진’ 근처로 잡으시길 권한다. 스테이 롯폰마츠가 좁고 불편한 것도 문제지만, 쓸데없이 오가는 시간과 차비를 너무 많이 버리게 된다. 두 사람이 하루 묵는다고 해도 기본 두 시간은 버려야 하고, 한국 돈으로 이만 원 정도를 차비로 없애야 한다. 시내를 둘러보실 분들은 꼭 다시 생각하시길 권한다.
숙소에 밖으로 보이는 남쪽 풍경이다. 위에서 공항 밖으로 나왔을 때의 느낌을 안 적은 것 같은데, 후쿠오카의 첫인상은 ‘습하다’는 거였다. 비가 와서 습한 건지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좀 덥고 끈끈하고 찝찝했다. 경기도에서는 비가 와서 습한 날씨면 덥지라도 않은데, 후쿠오카는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더웠다.(이건, 숙소가 맨 꼭대기 층이라 더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는데, 롯폰마츠에는 까마귀가 우점종인지 한국에서 까치를 보는 것만큼 볼 수 있었으며, 계속해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렸다. 울음소리가 커서 동네 전체에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숙소 서쪽에서는 한창 공사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숙소에는 오래 머물 것이 아니라 별 상관은 없었다.‘스테이 롯폰마츠’는 현지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건물의 한 층만을 숙소로 개조한 걸로 아는데, 그래서인지 가정집 같은 느낌은 있었지만 좁고 불편했다.
특히 화장실! 변기에 앉아 몸을 조금만 돌려도 벽에 닿는다. 바지를 입으려고 일어서면 문에 얼굴이 붙을 지경이고, 욕조는 반신욕 전용 욕조인지 한국 욕조의 절반만하다. 한국의 공중화장실 두 칸 만한 곳에 욕조, 세면대, 변기가 다 들어가 있었다. 변기 뒤에는 물을 아끼기 위해 저장고에 채워지는 물이 작은 세면대를 한 번 거치는 형식으로 나오게 만들어 두었는데, 그건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았다. 볼일을 보고 간단히 손을 씻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박 2일의 여행인 까닭에 숙소에서 오래 지체할 수 없어, 얼른 버스를 타고 하카타 역 부근으로 나왔다. 버스 1일 이용권을 버스 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고 듣고 갔기에 구입하려 했는데, 버스 안에 발권기가 보이지 않아 살짝 당황했다. 폭풍검색을 해보니 버스 기사님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일본어로 숫자도 못 세는 입장에서 기사님에게 티켓 주문을 해야 한다고 하니, 용기를 내기 위해 내면에서 시동을 거는 시간이 5분 정도 필요했다. 그러고는 운전석까지 다가가 어느 블로그에 적혀있는 주문 멘트를 읽었다.
무한 – 바스 히토리, 또는 후타리, 페아티켓또 구다사이.
기사 - ?
무한 – 페어티켓 플리즈.
기사 – 아. 오키.
히토리가 1명, 후타리가 2명인데, 그 블로거가 ‘히토리(1명) 또는 후타리(2명)’라고 적어둔 까닭에 내가 잘못 얘기했던 것이다. 여하튼 다시 얘기해서 1일 2인 이용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버스는 이후에도 네 번을 더 탔는데, 난 후쿠오카에서 버스를 타며 내가 한국에서 버스기사님들에게 얼마나 많이 위축되어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한국의 기사님들은 내가 버스 안 탈 거면서 정류장 앞쪽으로 좀 나가 있으면 ‘너 때문에 괜히 정차했잖냐’라고 말하듯 눈을 부라리며 쳐다보는 경우가 많고, 빨리 타지 않거나 얼른 자리에 앉지 않으면 소리를 질러대는 일이 종종 있다. 운행 중 기사님에게 다가가 뭔가를 물어볼 때면 마치 내가 돈이라도 빌리러 온 사람이 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빨리 하차하지 않으면 뒷문에 낑기도록 만들겠다는 듯이 아직 계단에 발도 디디지 않았는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문 닫을 준비부터 하는 기사님들도 있다.
후쿠오카 버스에선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 누가 타든 안 타든 정류장에 서서는 문을 잠시 열고 있었고, 사람들은 벨을 누른 후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면 그제야 일어서서 내렸다. 기사님은 정류장으로 가는 중간중간 계속해서 육성으로 안내방송을 하고 신호대기를 할 때마다 시동을 껐다가 파란 불에 다시 시동을 켰는데, 그걸 계속 해야 한다고 하면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떠들거나 폰을 들여다보기는 힘들 것 같았다.
신호대기나 정차 시 시동을 끄는 이유가 공회전을 막기 위해서라던데, 주행하다 잠시 멈춰선 시동을 끄고 버스 천장을 때리는 소나기 소리를 듣는 게 내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마디도 하지 않았고, 자신의 숨소리가 크게 들릴까봐 숨마저 조용히 쉬는 듯한 분위기였다. 버스 안에서 유일하게 박장대소하며 끊임없이 재잘거리던 건 텐진에서 버스에 오른 이십대 초중반쯤의 한국 여자 두 명이었는데, 난 고지식해서인지 그녀들 때문에 좀 부끄럽고 불편했다.
일본에서의 첫 끼는, 일본식 곱창전골인 ‘모츠나베’를 먹기로 했다. 관광객들마다 최고로 꼽는 곳이 전부 다르기도 하거니와, 현지에서 생활 중인 한국분이 추천한 곳은 너무 접근성이 떨어지는 까닭에 하카타 역에 붙어 있는 식당가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상호는 ‘오오야마 모츠나베’. 일본어 까막눈인 까닭에 화장품 가게 직원에게 물어서 찾아갔다.
사람이 몰릴 때에는 30분이고 1시간이고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던 곳인데, 다행히 평일인데다 오후 4시쯤이라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손님은 현지 회사원들이 8할이었고, 역시 현지 중년 커플 하나와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모츠나베를 주문하면, 저 완두콩이 나온다. 일본에 온 김에 사케도 한 잔 마실까 해서 따뜻한 사케를 주문했다. 주문할 때마다 남자 직원이 와서는 테이블 옆에서 ‘무릎 앉아’를 했는데, 신속하지만 좀 과격하게 한쪽 무릎을 꿇는 걸 보며
‘저러다 전방 십자인대 나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이 전부 뭔가 좋은 일이 있는 사람들처럼 기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게 인상 깊었다.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다들 힘차게
“이랏샤이마세~”
라고 외쳐대기도 했다.
우리가 주문한 된장맛 모츠나베의 등장. 한국인들 입맛엔 된장 맛이 제일 잘 맞는다고 한다. 2분만 더 익히곤 바로 먹어도 된다고 했는데, 1분도 지나지 않아 국물이 끓어 넘쳤다. 불을 줄이고 양배추부터 퍼서 먹었는데,
짰다.
그냥 짠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무시무시하게 짰다. 내 인생에서 가장 짜게 먹어 본 건 제주도 성게국수 였는데, 모츠나베는 성게국수가 울고 갈 정도로 짰다. 오죽하면 내가 ‘바닷물이 짠 이유는, 끊임없이 소금이 나오는 화분이 바다 속에 빠져있기 때문’이라는 옛날이야기를 떠올렸을까. 직원을 불러서
“쿠쥬 겟미 썸 핫 워러?”
라고 이야기를 하자, 직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잠시 짓더니 메뉴판을 가져왔다.
‘물 달라니까 왜 메뉴판을 주는 거지? 물도 돈 내고 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메뉴판을 봤는데, 메뉴판엔 물이 없었다. 나도 당황하고 직원도 당황한 상황이었는데, 내가 물컵을 가리키며 물 마시는 시늉을 하자,
“아, 워터! 핫 워터!”
라면서 물을 가져다 줬다. 그 물 한 컵을 바로 모츠나베에 투입했는데,
그래도 짰다.
이후 뜨거운 물을 더 달래기가 좀 그래서 찬물을 두 컵 더 넣었는데도, 짰다. 일본 된장은 짠맛이 자가 복제라도 하는 걸까. 사리를 넣으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다들 마지막에 넣어 먹는다는 짬뽕면 사리를 주문했다.
짬뽕면 사리를 더 넣었는데도, 짰다. 면에도 소금 간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 사람들, 이렇게 먹고도 고혈압 안 걸리나? 나트륨 섭취가 장난이 아닌데?’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더 놀라운 건, 현지인들은 그 국물을 졸여가며 먹는다는 것이었다. 건더기를 그릇에 담은 후, 졸여진 국물을 조금씩 덜어가며 적셔 먹었다. 옆 테이블에 있던 할머니께서는, 국물이 다 졸아 바닷물보다 더 짤 것 같은데 거기다 짬뽕면 사리를 넣어 드시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후쿠오카 사람들이 고혈압과 무릎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지 않을까 해서 검색해봤는데,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한데, 혹시 후쿠오카 주민들의 고혈압이나 무릎통증과 관련된 정보가 있으신 분은 댓글로 좀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모츠나베를 국물만 남긴 채 다 먹고 나서는, 하카타 역을 지날 때 꼭 먹어봐야 한다는 ‘델 미뇽 크루아상’을 사먹었다. 난 모츠나베가 너무 짜서 물을 많이 마신 까닭에 크루아상을 당일에 못 먹어봤고 포장해 간 걸 다음 날 먹어봤는데, 한국의 크루아상과 크게 다른 건 없었던 것 같다.
버터맛, 초코맛, 고구마맛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저기에 계속 크루아상을 부어 두는데, 사람들이 줄 서서 사가는 까닭에 금방금방 빠진다. 난 저 가격표만 보곤 하나에 162엔인줄 알고 1000엔짜리를 냈는데, 무게를 재서 파는 거였다. 88엔이 나왔는데 1000엔을 냈더니 직원이 날 잠깐 쳐다보곤 거스름돈을 줬다.
몸이 피곤한데다 밥까지 먹어서 좀 졸렸지만, 후쿠오카에 왔으면 돈키호테라는 상점엔 꼭 들러줘야 한다길래 돈키호테로 향했다. 저땐 잠시 비가 그쳤었는데, 돈키호테에 도착하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 들고, 짐 들고, 카메라까지 든 채 걷는 게 힘겨워 돈키호테에서는 사진을 못 찍었다. 사실 저때부터는 니코틴 파워가 떨어져 담배가 급했는데, 담배 피울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없어 내가 걷는 게 걷는 게 아닌 상황이었다.
돈키호테엔 선물을 좀 사가려고 들른 것이었는데, 전부 일어로만 설명이 되어 있어 물건을 고를 수가 없었다. 전에 일본에 다녀온 지인이 치약을 선물해줬는데, 난 그게 세안제인 줄 알고 그걸로 세수를 한 적 있다. 옷도 젖고, 짐도 무겁고, 저녁시간이라 사람들도 많아지고, 그 와중에 폰으로 지도를 검색하며 찾으러 가는 게 좀 버거웠다.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스시는 한 번 먹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에서 봐 두었던 스시집을 찾아갔는데, 그 이야기는 2부에서 이어 하기로 하자.
자 그럼 다들, 편안한 일요일 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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