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보기  댓글쓰기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긴 한데,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제가 결혼을 권했는데 결혼해보니 결혼생활이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을 경우 저는 인생을 망친 사람이 되고, 헤어지길 권했는데 헤어져보니 그보다 더 나은 남자가 없을 것 같으면 역시 저는 인생을 망친 사람이 되니 말입니다.

 

그래서 전

 

- 상대에겐 책임감이 있는가?

- 상대는 이쪽을 존중 하는가?

 

라는 참 간단한 두 기준을 확인해보길 권하고 있습니다. 저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함께 뭔가를 해나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기반은 마련된 것이니, 결혼 후 이쪽이 손 놓은 채 요구만 하고 있는 게 아닌 이상 함께 궁리하고 도울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저 기준에 정말 부합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닌 건지 참 애매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백지장 같이 하얀 남친을 둔 경우입니다.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L양의 사례와 같은 건데, 그런 사연 속 남자들은 대개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강하게 말하면 잘 따라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심하게 엇나가거나 안 함.

- 여자 문제로 속 썩이진 않지만 그건 아는 여자가 없어서 그런 것일 확률 높음.

- 성실하게 연락하고 데이트에도 충실하지만, 뭔가 영혼이 없는 느낌임.

- 주변에선 다 그런 남자 또 없다고 하는데 단점이 없는 거지 장점이 있는 건 아님.

 

이런 얘기를 하면 일부 남성대원들이 "여자만 저렇게 느끼냐. 그리고 문제없으면 된 거지 뭘 어디까지 더 해야 하냐."라며 분노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여성대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이고,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하지 않으려 막연한 이야기만 주례사식으로 읊는 것은 시간낭비가 될 것 같아 현실적인 고민을 가져다 이야기 하는 것이니, 조금만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양해해 주시리라 믿고, L양에게 보내는 이야기들 시작해 보겠습니다.

 

 

1. 현재에 더 무게를 두고 보기.

 

앞서 이야기 한 '백지장 같이 하얀 남친'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이거나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정서적 독립을 하지 못한 상황인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그가 많은 약속을 하고 달콤한 미래를 이야기 하며 사랑을 맹세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그 전과 완전히 달라지곤 합니다.

 

가장 흔한 사례는, 상대가 취업준비생일 때 만나 연애를 한 경우입니다. 그러면 대개

 

- 취업만 하고 나면 너에게 더 많은 것을 해 줄 것이다.

- 취업 하고 자리 잡으면 우리 결혼을 진행할 것이다.

- 취업 후에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상견례도 하자.

 

라는 말들을 하곤 하는데, 막상 취업 한 후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곤 합니다. 취업만 하고 나면 모든 것이 다 보장되며 '고생 끝 행복 시작'이 될 줄 알았는데, 취업을 해보니 그게 아닌 겁니다.

 

벌이가 커지고 나니 씀씀이도 커집니다. 그리고 예전엔 돈이 많이 들 거란 생각에 알아보지도 않았던 차량구입까지도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회사에 들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과 친해집니다. 이젠 회사원이 되었으니, 취준생일 땐 만나지 않았던 친구들에게도 연락해 대인관계를 정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참 슬픈 얘기지만, 목적을 달성하고 나니 이제 갚아야 할 일들만 남은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뭐, 대략 이런 심경의 변화들로 인해 전과 태도가 달라지곤 합니다. L양의 남친은 어땠습니까? 그도 역시 취업 전과 후의 모습이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제가 말하는 기준들을 살펴볼 땐, '현재'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살펴봐야 합니다. 상대가 취업 전에 무슨 약속을 하고 어떤 맹세를 했는지에는 2 정도의 무게만 두고, 지금 어떤지에 8 정도의 무게를 둬야 합니다. 그가 과거에 이러이러한 약속과 맹세를 했다는 얘기는 과거의 상황에서 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친구와의 금전거래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빌려갈 땐 정말 매달릴 곳이 이쪽밖에 없다는 듯 굴지만, 갚을 기한이 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다음 달로 미루는 친구가 꼭 하나쯤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독촉하면 줄 건데 왜 독촉하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오기도 하고, 갚을 땐 돈 주며 "돈 생겼으니 술이나 한 잔 사라."라는 괴상한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이런 친구가 있다면, L양은 '돈 빌려갈 때 상대가 보인 행동'과 '돈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가 보인 행동'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상대에 대해 정의하시겠습니까? 당연히 후자일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L양이 이 부분에서 실패한 건 아닙니다. 이미 위와 같은 기준으로 상대를 바라본 후,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 채곤 이별을 선언해 헤어진 적 있으니 말입니다. 한 번 낙제한 전력이 있는 건 상대입니다. 때문에 전 이제 막 상대와 재회를 한 상황에서 '결혼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를 결정하려 하시기보다는, 얼마쯤 더 상대를 겪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재회할 때 그가 한 말들이 행동으로 증명되는지,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단, 일부러 상대를 시험에 들게 하진 마시고, 상대가 잘 할 수 있도록 도와가면서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2. 10자 이상으로 대화하기. 진지하게도 대화하기.

 

역시나 '백지장 같이 하얀 남친'을 두고 있는 여성대원들은, 제가 '연인 역할극'이라고 말하는 연애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달달하고 행복해 보이는데, 그게 연인이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일 뿐 둘 사이에 끈끈함이나 신뢰, 서로에 대한 비전은 없는 겁니다. 좋아서 만나고 있긴 하지만, 그게 그냥 좋아서 만나고 있는 것일 뿐인,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들의 대화엔

 

"맛있게 먹엉~"

"웅. 잘자."

"알았어 쉬엉~"

"알았엉~"

"그러겡 그랬나보넹~"

 

등의 짧고 깊이 없는 멘트들만 등장합니다. 분명 연락은 자주하고 다양한 주제들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그저 '좋게좋게'만 대답하고 넘겨버리는 거라고 할까요.

 

매뉴얼을 통해 제가 "상대가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는지 정도는 알아야 친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이 대원들은, 저의 저런 조언을 듣곤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합니다.

 

여자 - 자기 고등학교 어디 나왔지?

남자 - 나? 백신고.

여자 - 그렇구낭 ㅎㅎ

남자 - 왜?

여자 - 그냥. 궁금해서 ㅎㅎㅎ

남자 - 퇴근했어?

여자 - 웅웅. 지금 집 가는 중.

남자 - 응. 들어가서 쉬어~

 

저 대화문을 보니, 평소의 대화들도 어떨지 대략 감이 잡히지 않으십니까? 저게 바로 제가 '연인 역할극'이라고 부르는 연애입니다. 저런 식이라면, 두 사람이 1000문 1000답을 해가며 10년을 사귄다 해도, 왠지 모르게 여전히 멀고 겉도는 느낌이 남아 있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L양 역시 제가 서두에서 소개한 것 중 하나인

 

- 성실하게 연락하고 데이트에도 충실하지만, 뭔가 영혼이 없는 느낌임.

 

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건 L양과 상대가 얕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파악한 'L양과 남친이 얕은 대화만 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L양이 상대를 너무 이해하며 L양 스스로도 얕은 질문만 하기 때문.

- 상대는 자신이 전부 장난식으로 대처해도 문제가 없으니, 장난만 치려하기 때문.

 

제가 사연 신청서를 통해서 느끼게 된 L양과 카톡대화 속 L양은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L양 자신이 봐도 카톡대화 속 자신은 뭔가 연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L양이 신청서에 적은 것의 딱 절반만큼만 상대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도, 둘의 관계는 50M쯤 깊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겨우 발목에서 찰랑대는 수준일 뿐인 것에 비해서 말입니다. 귀엽지 않아도 되고, 애교부리지 않아도 되고, 맹목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연기를 노력이라 생각하시며 열심히 하시다가 갈등이 생기면 그때만 잠깐 본 모습 보여주지 마시고, 되도록이면 늘 본래 L양의 모습으로 상대를 대하시길 권합니다.

 

 

3. 결혼이 '최종선택'이 아니라는 걸 잊지 말기.

 

아주 단순히 생각하자면 연애의 '최종선택'이 결혼일 순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이 인생의 최종선택이며 관계의 최종택인 것은 아니잖습니까? 그런데 L양이 하는 말들을 들어보면, L양은 결혼을 통해 안정과 정착과 행복과 즐거움과 앞으로의 인생 모든 것에 대한 보장을 얻으려는 것 같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남편 덕' 뭐 그런 게 아니라,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뭔가 정리가 되어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인천공항은 그냥 인천공항이고, 출국은 그냥 출국입니다. 출국 무사히 마쳤다고 이후 모든 여행에서의 안정과 행복과 즐거움이 보장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한국에서 하던 습관이 비행기 타고 외국 나갔다 해서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 거고, 한국에서의 인생고민이 역시 외국 나갔다고 해서 전부 해결되는 것 역시 아니고 말입니다.

 

지금 L양의 생활이 안정적이십니까? 지금 L양의 생활이 행복하십니까? 지금 L양의 생활에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습니까? 이 물음들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면, 결혼해도 마찬가지일 확률이 98.72%입니다. 혹시 많은 팬들이 '내가 죽기 전에 이 만화가 완결될까?'라고 생각하는 <베르세르크>라는 만화를 아십니까? 27년째 연재 중인 일본만화인데, 많은 팬들이 그 만화의 최고 명대사로 꼽는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도착한 곳, 그곳에 있는 건, 역시 전장뿐이다."

 

L양이 신청서에 적은 문장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가 처한 상황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생각에, 남자친구에게 결혼을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해도 되겠습니까? L양이 제 여동생이었다면, 저는 지금 당장 L양을 회사에서 불러내서라도 '급하게 결혼해선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둘에겐 준비된 것도 없고, 아무 대책도 없으며, 뭘 어떻게 하자는 진중한 대화조차 나눈 적 없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남친에 대한 L양의 애정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다는 문제까지 있습니다.

 

"저도 이제 곧 30대가 됩니다. 저를 이렇게 순수하게 좋아해 주는 사람도 없고, 헤어져보니 괜찮은 사람도 없고, 또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자신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만나는 게 맞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전 이 매뉴얼을 통해 L양이 말하는 '순수하게 좋아해 주는 사람'이라는 부분과 '괜찮은 사람'이라는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두 부분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으면 '더 좋은 사람'이라는 부분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고 말입니다. 그러니 맹목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애교를 부리는 것을 '노력'이라 생각하며 결혼 직전까지 그렇게만 애쓰지 마시고, 정말 그런지 만나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그간 '백지장같이 하얀 남친'들을 '아직 개간되지 않은 땅'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남친과 사귀게 되었을 경우, 상대가 알아서 다 해주지 않는다고 이별부터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개간된 적 없는 황무지인 까닭에 황폐해 보여도, 힘써 가꾸다 보면 그게 금싸라기 땅이었다는 걸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말입니다.

 

'힘써 가꾸다 보면'이라는 부분과 '발견하게 될 수도'라는 부분에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그냥 두고 묵히면 황무지는 계속 황무지일 뿐입니다. 거기에 몇 년 울타리를 친 채 입구를 지키고 앉아 있어도 황무지는 그냥 황무지입니다. L양은 상대에게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또 상대에게 어떻게 해주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무슨 삶을 살고 싶은지, 반대로 상대는 어떠했는지, 무엇이 좋고 무엇이 싫은지, 어느 때 좋고 어느 때 싫은지 등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 해준 적 있습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한 교류 없이 "잘자용, 웅웅, 맛있게 먹엉, 그랭, 고마웡…." 등의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면 그건 황무지에 자리 잡고 앉아 있었던 것에 불과합니다.

 

더불어, 상대가 금싸라기가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를 하나 키우는 심정으로 남친을 데려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용돈까지 줘가며 지원했더니 결국 "누난 엄마 같아."라며 떠난 사연들이 있습니다. 취준생 남친의 자기소개서를 써주고 면접 연습을 시켜주고 자신감 높여준다고 이벤트까지 열어 주며 취직시켜 놨더니, 달라진 상황에 본인도 이제 좀 즐기며 살겠다며 밖으로만 돌다 떠난 사연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맹목적인 헌신의 문제와 권력관계의 문제, 기대와 보상의 문제 등이 얽혀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상대 인간성의 문제 역시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중요한 거 하나 더. 관심이 없으면 애정이 생기지 않고, 애정이 없으면 더는 설레거나 상대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없어집니다. 이쪽이 설정한 상대의 한계를 정말 상대라는 한 사람의 한계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상대에겐 권태만을 느끼며 다른 가능성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새로운 사람을 찾아가게 됩니다. 지금까지 L양의 연애가 대부분 그렇지 않았습니까? 콩깍지가 벗겨지고 나면 상대에 대해 지루한 감정만 느끼다 이별을 선언하게 되는 식으로 말입니다. 남친에 대해 좀 더 알아가며 깊은 관계를 가져보기로 한 현시점부터는, L양도 마음의 보호필름을 떼고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본 모습으로 상대를 대해보시길 바랍니다. 콩깍지 벗겨진 이후 혼자 마음 정리해 나중에 상대와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은, 그런 연애는 이제 그만 하셨으면 합니다.

 

 

카카오스토리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공감과 추천버튼 클릭은 의리입니다. 의리!

 

이전 댓글 더보기

기억안나2015.10.13 14:10

수정/삭제 답글달기

새 글 감사합니다

ㅎㄹ2015.10.13 14:57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 너무너무 잘 읽고 가요.
달달 외우고 싶은 글이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tt2015.10.13 15:05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무한님팬2015.10.13 15:24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는 유부녀인데요 사연주신분에 대한 무한님 말씀을 들어보니 동의가 되네요.
그냥저냥 좋지도 싫지도 않은데 서른이 되면 다른 사람 못 만날까봐 결혼을 하는건 정말 도박이에요.
그런 자신없는 결혼은 나한테도 못할짓이지만 상대한테도 실례입니다.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요?

결혼하면 돈 문제며 친구관계며 내 회사생활이며 우리 부모님의 장단점이며 다 같이 공유해야 됩니다. "밥먹었엉?" "아닝" "그랬구낭~" 하는 대화패턴으로는 결혼해서 닥치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을 못한단 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두려움을 핑계로 게으른 관계를 이어가시는 글쓴이가 나약하게 느껴지네요.
날씨도 좋은데 같이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 앞으로 관계에 대해 대화를 해보고 잘되면
새로운 국면을 맞아 관계를 이어나가면서 정말 결혼을 꿈꾸면 되는것이고,
더이상 아니다 싶으면 털고 일어나세요.
크리스마스에 내 옆에 누가 있을지 지금부터 글쓴분이 만들어가기 나름입니다.
주변에 보면 나이 30대 중반까지는 남자든 여자든 소개팅 잘 하고 선 잘 보고 다닙니다~

그저 답답한 마음에 보낸 사연이라고 믿고 싶네요.
그렇게 얕은 관계로, 그리고 그쓴분처럼 게으른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결혼 하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ㅋ2015.10.13 18:12

수정/삭제 답글달기

베르세르크 명대사 진짜 오랜만이네요. 안 챙겨 본지 몇년 됐는데 막상 스토리는 얼마 진행 안 됐을 거 같은 느낌이...

여튼 먼저 결혼한 사람으로 마지막 소주제 관련해서 L양께 드리고픈 말씀은, 너무 다 갖추고 결혼할 필요는 물론 없지만 결혼해서 모든게 다 갖춰지는 것도 아니라는거에요. 결혼은 각자가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행복감과 만족감을 상대방과 공유하는 식으로 이루어져야 좋은 것 같아요. 내 지금 생활이 불만족스러우니까 결혼으로 이걸 싹 역전시켜보겠어!! 라고 하면 결혼 후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꽤 잦은 것 같더라구요.

정아2015.10.13 19:30

수정/삭제 답글달기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거야...

저도 참.. 힘든 상황에서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한 사람인데
그러다보니 어느샌가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기 위해서 진짜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들, 정말 나라고 할 수 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어있더라구요..
요즘 제가 느끼는 것은 살아있자 입니다. 상대방과 살아있는 감정을 공유하고자하는게 제 바람이에요..
그로인해 좀 싸운다해도요..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이 포스팅을 보니 제 모습이 보이네요.
무한님께서 구체적인 방법을 일러주시니 제 생활에 잘 적용해서 좀 더 역동적이고 생동감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을것 같아요. 오늘 포스팅도 감사합니다^^

savin2015.10.15 08:07

수정/삭제 답글달기

하... 정아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고 했더니 내가 아닌 느낌이에요.
이젠 피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가 참고 피하는 게 아니라 난 원래 피하는 놈으로 느껴진다는...
갈대같이 유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제 안의 솟대를 굳게 세워야 할 때인가 봅니다.

밍밍콩2015.10.13 19:44

수정/삭제 답글달기

내 몸에 맞지도 않는 착한 연인의 탈을 쓰면 안되는건데... 연애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착한 연인의 탈 속으로 기어들어가더라구요 ㅋㅋㅋ 아무도 안 시켰는데 말이에요!
나도 힘들땐 힘들다고 표현해도 되고, 피곤할 땐 양해를 구하고 일찍 들어가서 쉬어도 되고, 정치 성향이 궁금하면 묻기도 하고(정치성향 다르면 괜히 서로 껄끄러워질까봐 궁금한데도 일부러 덮어 둔 적도 있었어요 ㅋㅋ) 그러는 건데 말이에요
누굴 만나든 상대방과 있을때 모습이 정말 내가 맞는지, 그 모습이 내 마음에 드는지 한번쯤은 잘 생각해 보세요!

진사유2015.10.13 20:00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늘도 말씀 새기고 갑니다.
무한렐루야~!!
당분간은 연애를 좀 떠나서 편하게 살아볼래요.
마음도 많이 아문것 같고...오늘 아침에 거울속의 제 표정이 많이 편해졌더군요.
아직도 이별 노래 듣고 개무룩한건 안자랑^^;

AtoZ2015.10.13 20:26

수정/삭제 답글달기

진사유님은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진사유2015.10.13 20:30

수정/삭제 답글달기

전 그때그때 꽂히는 가사 위주로 들어요.
굳이 꼽자면 R&B인데, 요즘은 rock 들어요.^^;

AtoZ2015.10.13 20:33

수정/삭제 답글달기

우왕,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팝락, RnB 좋아해요^^
우울할 때나 신날 때나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rock은 좋은 파트너죠ㅎㅎㅎㅎ 어떤 밴드 좋아하세요?

진사유2015.10.13 20:39

수정/삭제 답글달기

역시 글로도 결은 느껴져요.
요즘 하드락들어요.
출퇴근시 머리 흔들고 싶은 마디에선 참기가 힘드네욧
하하하..

AtoZ2015.10.13 20:48

수정/삭제 답글달기

글로도 결이 느껴지나요 ㅋㅋㅋㅋㅋㅋ 롹 스피릿??

스윗독자 (구싱가)2015.10.14 17:44

수정/삭제 답글달기

진사유님 홧팅!!! :)

AtoZ2015.10.13 20:26

수정/삭제 답글달기

결국은 내 인생인 겁니다. 옆사람이 아무리 멋져도, 그사람에게 얹혀 갈 수는 없는 거죠.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무게,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짐이예요.
자기 눈으로 보지 못하고 살지 못하면 멋진 사람 얻어봐야 의미도 없는 거고요.
자기 발 밑에 돌을 하나하나 놓아서 스스로 자기 갈 길을 만드는 거예요.
결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상견례하고, 예식장 잡고, 예물 정하고, 집 알아보고..
그 과정에서 넘쳐나는 수많은 갈등의 요소들과 의논할 거리들. 한쪽은 양보를 해야 하는 문제들..
매뉴얼대로 차근차근 진행되는 듯한 그 많은 일들이, 두 사람 모두 '내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처리해나가지 않으면 제대로 해결될 수 없다는 거.
결혼하기까지도 신경써야 할 일들이 산더미에, 결혼을 하고 나면 이제 한숨 돌리는 걸까요? 천만에..그 때부터 시작인 거죠. 신혼여행 나갔다가 입국하면서부터 인사드리러 갈 생각 하고, 시댁식구, 친인척 선물은 뭘 할지 고민해야 하는 걸요. 좀 있으면 아기 생길 거고..
이미 몸에 젖은 익숙한 생활, 나 한 사람도 감당이 안 돼서 도망치고 싶은 삶이라면 닥쳐오는 그 숱한 문제들을 직면할 수 있을까.. '뭐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되도록 우리 열심히 살아보아요. 지금 내 삶이 희미하면, 결혼에 대한 생각도 희미하고, 연애하는 상대에 대해서도 막연한 태도밖에 취할 수 없게 되는 것 같네요.

Michelle2015.10.13 20:29

수정/삭제 답글달기

왕자님과 결혼 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신데렐라와 왕자님은 행복 했을까요?
어릴 때부터 하녀처럼 자랐는데, 왕비가 되려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해야 했을까요.

백설공주는 행복 했을까요?
죽은 공주를 사랑한다고 시체를 달라고 하는 왕자라니.....

결혼은 혹은 결혼식은 그냥 비행기 티켓 산 정도 겠지요.
그 비행기가 사막에 떨어져도 선인장으로 김치 담궈 먹으면서
살 정도의 각오는 있어야 인생하고 한번 붙어 볼 만 하지요.

진사유2015.10.13 20:33

수정/삭제 답글달기

선인장김치 담글 정도의 각오!!!
너무 신선하고 와닿는 댓글입니다.
알로에와는 다르겠죠?

사막에사는선인장2015.10.13 20:32

수정/삭제 답글달기

결혼은 최종선택이 아니라는말 반드시 기억해야 할것 같네요

슬프미2015.10.13 20:58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늘 메뉴얼 정말정말 좋은 말이 많네요!

qlalflqlalf2015.10.13 21:14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늘 이야기는 정말로 공감이 많이 되네요.
잘읽고 갑니다^_^

2015.10.13 21:29

수정/삭제 답글달기

깊은 대화를 나누고도 진국인 사람을 발견하면 계속 궁금하고 계속 알아가며 놀랄 것이 있죠. 시간따라 계속 성숙하고 성장하니까 아무리 알아도 끝이 없고요.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아서 깊은 대화 해보면 황무지에 개간해도 별로인 땅도 많지만, 인연 잘 만나면 '알수록 좋은 사람이구나' 라는 잔잔한 감탄을 오래오래 이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고2015.10.14 00:03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 저도 사연 써야할까봐요..
3년째사귀어서 진지한얘기도해보고싶은데
남자가 전혀 그러려고하질않아요
그래서 밥얘기 피곤하단얘기 밖에없어요.
힘이듭니다. 정말.
이와 중에 남친은 마음잘맞는 친구랍시고 여자동기라 자주연락하는데 다때려치고 싶네요.

무한님팬2015.10.14 10:27

수정/삭제 답글달기

제가 무한님은 아니지만 한가지 제 의견을 얘기해드리자면 -
저 두 가지 문제는 사랑하는 사람이 진지하게 부탁하면 고쳐나가 볼 수 있는 문제거든요. 실제로 저도 피곤하면 '아 피곤해. 귀찮다'라고 말로 표현하는 편이었는데 남편이 그 말을 계속 들으면 제가 만사 피곤해서 나중에는 자기도 귀찮아 하는 날이 올까봐 걱정이 된다고 걱정하길래 많이 고쳤어요 ㅎㅎ

아이고 님이 한번만 더 기회를 주고 진지하게이야기 해보는건 어떨까요? 화내지는 말고 걱정하면서 진지하게 손 잡고 이야기해봐요. 저 두 가지가 날 힘들게 한다고 내 기분이 어떤지 말이에요.
사람이 누군가를 존중하면 정중한 지적에는 듣는척이라도 하고 노력이라도 하거든요.
그런데도 고치지 않는다라면 그 남자는 그런 사람 밖에 안되는 거 혹은 글쓴분과 인연이 아닌 것 같으니 헤어지는걸로 ^^

저도 이런식으로 이별을 해서 새 사람을 찾고 지금의 남편을 만났네요.

아이고2015.10.14 22:06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 감사합니다ㅜㅜ다른분들이 댓글달아주실지 몰라써요. 너무감사드려요. 꼭꼭 해볼게요ㅜㅠ

아이고2015.10.14 22:09

수정/삭제 답글달기

붉은 공주님 말처럼 충격도받고 난리도치고그랬는데. 친구로써그렇다는거지 절대아니라고 제발좀 믿으라고 몇번이나 그러네요. 헤어지자고 그러기도했는데 전혀 그럴문제아니라고 말은 하는데 행동은 또 별로에요. 현명하게 말해서 제대로 대답 얻으려고 생각하고있어요ㅜㅜ 조언감사드려요 진심으로..

스윗독자 (구싱가)2015.10.14 17:52

수정/삭제 답글달기

드뎌 진도를 따라잡았네요. 무한님 글 감사히 잘 읽었어요! :D

사람이 언제까지고 계속 두근두근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심장에 좋지 않다! T-T). 두근두근 그래프가 올라갔다 점점 내려가서 안정기에 접어드니까요. 그 안정기가 서로의 존재를 늘 감사하고 동반자로서 좀 더 성숙되는 시기가 되는지 아니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일보직전이 되는지는 무한님의 말씀대로 상대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4년 반만에 맞는 가을이 너무 좋네요. 역시 4계절이 있는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모두 행복한 가을날 보내시기를!!!

P.S. 그래도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두근두근 하는 순간들도 있는 것 같아요. 가령 저는 남편이 주차할 때(???)나 공항 등 어딘가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두근두근해요. 이히히. ;)

2015.10.14 23:28

수정/삭제 답글달기

P.S 부분이 달달합니당!

그런 순간 있죠, 저도 신랑이 무거운 거 드느라 팔에 근육 잡힐 때라든가
밖에서 각자 볼일보고 만나기로 했을 때 무표정하다가 이쪽을 보고 웃음이 확 번질때라든가 이럴 땐 늘 두근두근 하지요. 이런 순간이 많으면 결혼해도 연애하듯 달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덕분에 떠올리며 히죽히죽 웃습니다 ㅎㅎㅎ

별꽃소녀2015.10.15 10:55

수정/삭제 답글달기

스윗님과 현님이 말씀하신거 모두 좋더라고요 ㅋㅋ 나를 기다리는 남자의 모습은 언제나 매력적인듯! ㅎㅎ 주차하는것도 멋있고 무표정하다가 나를 보고 갑자기 활짝 웃는것도..오랜시간 기억 나더라구요 ㅎ

스윗독자 (구싱가)2015.10.19 20:25

수정/삭제 답글달기

현님@ 맞아요 맞아요! 그런 소소한 발견이 시간이 지나도 두근거림을 유지시켜 주는 것 같아요 :) (저도 무거운거 들때 좋아요! 그런데 지난번에 한번 제 수트케이스 들다 삐끗한 이후에는 좋긴좋은데 이제 안절부절함이 더 크네요 T-T)

별꽃소녀님@ 그쵸? :) 누군가가 기다려준다는 그 느낌은 남편, 남친뿐만이 아니라 친구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피안2015.10.14 17:59

수정/삭제 답글달기

뭔가 신청자는 다른데 내용은 비슷한 거 같은 느낌은
제가 노멀로그를 너무 오래봐왔기 때문일까요? ㅎㅎ
요즘 특히 뭔가 되돌이되는 느낌이네요
사람들의 고민이 들어보면 다 다르지만
결국은 다 비슷비슷한 것 처럼요 ㅎ

딸가진아빠2015.10.15 19:38

수정/삭제 답글달기

결혼을 내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늘어나서 부담감을 가지느냐
결혼을 해서 막연히 인생이 바뀌고 팔자가 피느냐 의 생각의 차이겠지

스트로베리2015.10.16 14:47

수정/삭제 답글달기

결혼이라.. 저도 이제 주위에 하는 사람 생기기 시작해요~ 전 누구랑 하게 될런지..ㅋㅋ하긴 하겠죠?

2016.02.04 23:15

수정/삭제 답글달기

비밀댓글입니다
댓글은 무료로(응?), 별도의 가입이나 로그인 필요 없이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연은 공지(클릭)를 읽으신 후 신청서에 적어 메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