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을 돌아다니다가 이런 이야기를 본 적 있다. 글쓴이 엄마의 동생, 그러니까 외삼촌이 암 말기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글쓴이의 가족 전체가 병문안을 갔는데, 글쓴이의 남동생이 누워 있는 외삼촌 앞에서
"그럼 나중에 삼촌 폰 내가 가져도 돼?"
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글쓴이의 남동생은 집에 돌아와 그 철없음만큼 아버지께 골프채로 맞았다고 한다.
난 두원군의 사연을 읽으며 저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직 어리기 때문인지, 두원군의 사연 곳곳에는 철없고 눈치 없어서 벌이는 문제들이 널려 있었다. 두원군에겐 많은 시간이 있으니 실수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가도 되겠지만, 운이 없는 경우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될 때까지 이유를 몰라 못 고치는 경우가 있기에, 이렇게 매뉴얼로 발행하기로 했다. 출발해 보자.
1. 여자친구와 연애의 이미지를 망치는 헛발질들.
본인의 집이 비었을 때 여자친구를 불러 함께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건 괜찮다. 그건 뭐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으니 괜찮은 건데, 가깝게 지내는 친척의 집이 비었을 때 거기에 들어가서 노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다. 나아가 그 친척이 어르신이며, 그 분이 병으로 입원해 계시기에 집이 비었을 때 거기 가서 노는 건 아직 개념이 안 선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완전 친하게 지내는 친척인데도요? 그리고 그 빈 집에 심부름 때문에 가서 제가 TV보다 온 적도 있고, 부탁 받아서 쓰레기 버리고 뭐 치워주는 등의 일도 할 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이라 하더라도, 두원군이 거길 혼자 가서 놀다 오는 것과 여자친구와 함께 가는 것은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 더군다나 두원군이 여자친구와 거기 가서 놀다 온다는 걸 다른 친척들도 알게 된 상황인데, 당연히 그 분들이야 앞에서 대놓고 안 된다고 하거나 뭐라고 하진 않겠지만, 속으로는 혀를 찰 수 있다.
위와 비슷한 사연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화장품' 사연이다. 엄마나 누나가 사 온 화장품을 상습적으로 가지고 나가 여자친구에게 준 사연이 있다. 선물을 하고 싶으면 본인 돈으로 사서 하면 되는 건데, 그는 학생이라 용돈도 부족하고, 어차피 엄마나 누나는 화장품이 많이 있으니 여자친구에게 몇 개 줘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나중엔 집에 뭔가 새로운 물건이 생기면 "이거 나 가져도 돼?"라는 이야기를 하곤 가져다 여자친구에게 줬는데, 결국 그런 행동들이 가족의 미움을 사 여자친구에 대한 이미지마저도 안 좋아 지고 말았다.
그 다음으로 생각나는 건 '엄마 부려먹기' 사연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본인과 여자친구가 놀러가면서 엄마에겐 도시락을 준비 시켰고, 더불어 여자친구가 먹고 싶다는 음식이 있으면 엄마에게 주문해 받은 뒤 여자친구에게 갖다 줬다. 그의 어머니는 처음엔 아들이 처음으로 연애를 하니 그러는가보다 하며 넘겼는데, 그런 일이 계속 벌어지자 결국 서운함과 분노에 폭발하셨다. 그의 어머니께서 차를 늦게까지 쓰시던 날, 그는 여자친구 데리러 가야 하는데 엄마는 왜 빨리 안 오는 거냐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어머니께 귓방망이를 맞고 말았다.
설거지 사연도 기억난다. 남자가 여자친구를 자주 집으로 불러서 데이트를 하던 커플이었는데, 그는 집에 부모님이 계시면 얼른 여자친구를 인사만 하게 한 뒤 자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문을 닫고 놀았다. 그렇게 놀다가 부모님께 하는 말이라고는 "집에 먹을 거 없나?"였고, 대개는 라면을 끓여 방에 가지고 들어가 둘이 먹고는, 빈 그릇을 설거지통에 집어넣고는 그냥 나가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어머니께서도 폭발해 "내가 너희 먹은 거 설거지 하는 사람이냐?"라며 혼을 내셨다. 이렇게까지 화가 나신 그의 어머니께서, 과연 여자친구를 좋게 보실 수 있을까?
난 두원군이 좀 넓게 바라보며 크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당장 딱 둘만 생각한다면 둘에게 이득이 되거나 절약하는 방법들을 찾게 되겠지만, 그게 가족을 비롯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개념 없는 행동으로 보여선 안 된다. 내 지인 중에도 연애만 시작하면 차 있는 친구들에게 여자친구를 어디까지 태워다 달라고 부탁하거나, 여자친구에게 필요한 걸 대신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 지인이 있었다. 난 평소에 그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도 사실 그닥 내키지가 않았는데, 여자친구 몫까지 부탁하는 걸 보며 2006년 이후 연락을 안 하고 있다.
두원군도 위의 일들을 경험하며 뉘우친 것이 많은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려면 제가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까요?"
라고 물었는데, 난 그 질문에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 벌이지 마세요. 그리고 여자친구의 몫까지 남에게 부탁하지 마세요."
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2. 내게 편하다고 해서 상대도 편한 게 아니다.
어쩌면 여기까지 읽어 내려온 두원군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한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거든요. 정말 다들 아무렇지 않게 허락해 주신 거예요. 그래서 전 그 부분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제가 그렇게 했을 때 여자친구가 좋아하지 않았다는 게 전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좋아하지 않은 것 정도가 아니라, 말도 잘 안하고 그냥 있다가 나가자고 했어요. 나와서 집에 데려다 줄 때에도 냉랭했고요."
여자친구가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둘이 있을 공간과 시간이 마련되었다는 것에 그냥 마냥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두원군보다 좀 더 넓게 바라보며 생각할 줄 알았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불편하고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더불어 그 친척어르신 댁에 갈 때, 또 다른 친척이 두 사람을 차로 태워다주지 않았는가. 그 상황은 미리 약속된 것이 아니었고, 두원군이 일방적으로 장소를 정한 뒤
"아, 그리고 나 지금 작은 아버지께서 태워다 주신다고 해서 타고 가는 중이야. 정류장 들러서 너 데리고 갈게."
라며 통보해서 벌어진 것이다. 때문에 그녀로서는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할 기회도 없었고, 남자친구 친척을 만날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만나게 된 것이었다.
위와 같은 일이 등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난 '군대 간 남친 면회'의 사연이다. 곰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군대에 있는 남자들 중엔 자신의 부모님이 면회 올 때 여자친구가 함께 오는 걸 별로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다.
- 우리 부모님은 나와 가깝고 좋은 분들이다.
- 내 여자친구는 나랑 친하고 역시 좋은 사람이다.
저렇게만 단순히 생각해 답을 낸 후,
"너 토요일에 면회 오기로 했잖아. 그런데 우리 부모님도 오신대. 내가 부모님께는 말해놨으니까, 그 날 8시까지 우리 집 앞으로 가면 돼. 내가 엄마한테 네 번호 말해놨으니까, 전화 하실 거야. '010-****-****'로 전화 오면 받아."
등의 이야기를 하고 마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여자친구가 부담스럽거나 불편해 하면, 오히려 그런 여자친구를 이해하지 못 하며 왜 어렵게 생각하냐는 말만 하는 경우도 있다.
사연의 주인공인 두원군 역시, '어차피 가는 길에 작은 아버지께서 우릴 태워다 주신 건데, 그럼 오히려 좋은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난 두원군에게
"입장을 바꿔 두원군이 여자친구를 만나러 나갔는데, 그녀가 사전에 연락도 없이 친척 어른과 함께 온다면 두원군도 당황스럽거나 혼란스럽지 않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은데, 가끔 저런 질문에
"전 좋은데요? 앞으로도 뵐 일이 있을 텐데 미리 뵙고 인사드리면 좋죠. 만약 여자친구 친척모임이 있어서 그쪽으로 오라고 했더라도 저는 기쁜 마음으로 갔을 겁니다. 가서 어른들께 인사도 드릴 수 있고, 우리가 사귄다는 걸 공식적으로 알리고 축하 받을 수 있으니까요."
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망설여진다. 여자친구 어머니 친구 분이 돌아가셨는데 남자친구가 그 장례식에 자기도 따라 가겠다고 하고, 그런 남자친구를 말리는 여자친구에게 왜 말리냐며 다툰 사연도 있기에,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긴 하다.
여하튼 두원군에게는, 내가 편하다고 해서 상대도 편한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말길 권해주고 싶다. 난 우리 집에 친척들이 와 있어도 내가 사는 곳이니 편하고 오히려 즐겁지만, 그런 상황에서 두원군을 초대하면 두원군은 '난 누구? 여긴 어디?'하며 혼란스러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혹 여친을 가족 식사 자리에 초대할 생각이라면, 입장을 바꿔 두원군이 상대 가족식사에 초대받았을 때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고, 그 후엔 여자친구에게 조심히 권한 후 그녀의 생각을 듣길 바란다. 그런 과정 없이 '그냥 와서 우리 가족이랑 밥만 먹는 건데 불편해 할 게 뭐 있냐, 누가 너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왜 겁을 내냐.' 하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면, 여자친구는 결국 남친인 두원군까지를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자꾸 두원군 두원군 하니까 행정구역 이름 같네. 경기도 파주시 두원군.
3. 첫 연애인데, 저 잘 하고 있는 건가요? 아니라면 뭐가….
아래의 이야기를 어딘가에라도 적어 기억해 두길 먼저 권한다.
"사귄다는 건 두 사람이 한 차에 타고 있다는 거고, 연애는 그 차를 타고 두 사람이 만들어 가는 여정이다."
유명한 사람이 한 말은 아니고, 언젠가 내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다가 떠올린 말이다.
위의 비유에 두원군을 대입해보자면, 두원군은 차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 기름을 가득 넣으면 얼마나 갈 수 있는지, 바퀴를 몇 년간 갈지 않아도 계속해서 탈 수 있는지, 언덕을 계속 오르게 될 경우 과열되어 오버히트하지 않을지 등을 고민한다. 그런 건 차를 타고 가면서 모자란 건 보충하고, 또 닳아서 못 쓰게 된 건 교환하거나 수리하면 되는 건데, 두원군은 처음부터 완벽한 상태로 준비가 되어 있으며 계속 써도 문제가 없기를 바란다. 두원군이 한 말을 보자.
"전 그녀가 뾰로통하게 있는 걸 보곤 진지해졌습니다. 그렇게 말도 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있는 게 원래의 모습인 거냐고 그녀에게 묻기도 했고, 그게 정말 원래의 모습이라고 해도 이해해 보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전 저에게 집중 안 하며 일부러 무시하는 이런 태도가 지금까지도 마음에 걸려서…."
사람이 특별히 조증 같은 걸 앓고 있는 게 아닌 이상, 매번 웃으며 언제나 긍정적인 리액션만 하긴 어려운 것 아닌가. 저때 벌어졌던 상황을 천천히 다시 살펴보자. 그녀로선 원치 않는 장소에, 원치 않은 만남까지 더해지며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 들어가자 남친인 두원군은 스킨십을 하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그녀가 긍정적인 리액션을 하며 두원군이 바라는 대로 스킨십 진도를 나가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닐까?
아무래도 두원군이 남자인 까닭에, 무드 보다는 누드에 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위의 상황이 대체 어떤 상황인 건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데, 남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말하자면, 위의 상황은 두원군이 어느 게임에서 파티원들과 몹을 잡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컴퓨터 전원을 내려 버리고선 빨리 코스트코 같이 가자고 하는 것과 같다.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지 않는가? 그런 상황에서 코스트코 따라나섰을 때의 기분이, 당시 여자친구의 기분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두원군이 평소와 달리 신경질적이 되거나 폭발하는 날이 있는 것처럼, 여자친구 역시 그럴 수 있는 거다. 그런데 두원군은 여친의 그런 모습을 보이면, 덜컥 겁을 먹곤 "원래 모습이 그런 거냐?" 등의 질문을 하고 만다. 손가락이 열 개인 것처럼 마음도 여러 개인 까닭에, 엄지손가락을 든 마음이 될 때가 있고, 어느 날은 가운데손가락을 든 마음일 때가 있는 건데 말이다. 그건 그녀가 가진 여러 모습 중의 하나일 뿐이니, 그걸 두고 그게 그녀의 '원래 모습'이라든가 '실제 마음'이라고 생각하진 말았으면 한다.
물론 두원군의 여자친구에게서 점점 '갑'의 위치에 서려는 움직임이 보이긴 한다. 그녀의 멘트 중 몇몇 군데에서 이 연애의 지속이 자신의 결정에 달렸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난 그녀를 그렇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 두원군의 맹목적인 태도들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비유를 다시 좀 들자면, 두원군은 그녀에게
"어디 갈까?"
"의자가 불편하진 않아?"
"더워? 에어컨 켤까?"
"이번 휴게소 들를까, 다음 휴게소 들를까?"
"또 가고 싶은 곳 어디야? 거기 갔다 또 어디 갈까?"
등의 질문만을 하며 전부 다 그녀에게 맞추려 하고 있다. 때문에 카톡대화는 점점 상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처럼 변해가며, 상대는 자신이 무례하게 굴어도 아무 반응이 없으니 그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중이다.
이게 두원군의 첫 연애고 그녀가 정말 좋기에 잘 하려는 마음은 알겠는데, 그녀가 원하는 걸 다 물은 뒤 전부 들어줄 기세로 다가가면, 두원군이라는 한 사람은 없어진다는 걸 잊지 말길 권한다. 처음엔 분명 동행자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저 운전기사로만 느껴지고 만단 얘기다. 상대가 원하는 걸 들어주려 뒤따르며 노력만 하지 말고 상대 보다 한 발 앞서 상상도 못 했던 걸 보여주라고 매뉴얼을 통해 지겹게 얘기했는데, 그걸 못 봤는지 여자친구를 접대만 하려 하는 두원군의 모습이 좀 안타깝다.
두원군이 현재 바짝 긴장한 채 덜덜덜 떨고만 있다는 것은, 신청서에 적힌 한 문장만 봐도 알 수 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맞춰줘야 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충격과 공포의 대답이 되겠지만, 맞춰주지 않아도 된다. 거듭된 헌신과 호의, 그리고 양보와 배려로 인해, 이제 상대가 이 관계의 칼자루는 오로지 자신만이 가지고 있다고 착각한다면, 그때는 그게 아닌 거란 걸 보여주며 긴장감을 불어 넣어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여친이 시간만 갖자고 해도 두원군이 무릎을 꿇으며 시키는 건 무엇이든 다 하겠다는 이야기를 할 거라는 게 훤히 보인다. 가장 가까이서 두원군을 경험하고 있는 여자친구는 그걸 온 몸으로 느끼는 중일 테니, 이제 시트가 불편하지 않냐고 그녀에게 지겹게 묻기만 하는 그런 배려는 그만 하고, 목적지를 정해 출발하길 권한다.
끝으로 하나 더. 스킨십 진도는 올 크리스마스에 나간다고 생각하며 그 부분에 대해선 마음을 비우길 권한다. 피 끓는 이십대 초반 대원들의 사연 중엔, 여자친구가 '마음이 열렸을 때 진도를 나갔으면 한다'고 한 경우, 매일 같이 노크하며 "열렸어? 아직이야? 오늘은? 오늘은 마음 좀 열렸어? 몇 프로? 앞으로 몇 프로 더 채워야 다 열리는 거야?"라며 그것만 확인하는 사례가 많다. 그냥 아무 짓 안 하고 보는 걸로 예습을 좀 하겠다고 하다 헤어지는 사례도 있었는데, 두원군은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차에 문콕 좀 당해도 운행엔 아무 지장이 없으니, 문콕 때문에 그거 보험 되는지 알아보려, 또는 그것 때문에 문짝 다 갈아야 하는 건지 알아보려 거기 서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지 말자. 해가 바뀌면 10년이 되는 내 차에도 수많은 흉터들이 있지만, 우린 오늘이 오늘대로 또 즐겁다. 긴 여정을 함께하면 문콕 상처쯤은 언제 생긴 건지 기억도 안 날 정도가 되니, 거기 멈춰서 하고 있는 차 걱정은 그만 하고 얼른 다시 핸들을 잡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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