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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로그 <이상반응 어벤져스> 선정 결과 발표.

by 무한 2016. 10. 6.

노멀로그 독자 분들에게 책이나 영화 같은 거 추천을 부탁드리면,

 

“이리 와봐. 일단 앉아봐. 어디까지 봤어? 프랑스 영화 좀 알아?”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엔 ‘이상반응’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참여가 저조했다. 어쩌면 참여를 부탁드렸던 매뉴얼의 사연주인공이 강렬해서 그런지, 사연에 대한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이상반응’을 거침없이 드러내주신 분들이 있으니, 그 중 ‘이상반응 어벤져스’에 선정된 분들을 발표할까 한다. 댓글 중 ‘이상반응’이라며 올려주신 부분만을 추려 소개하고, 선정과 탈락 여부를 코멘트 하도록 하겠다. 출발!

 

 

 

“1.후시땡.메디뿅 같은 걸 바르거나 붙이면 상처 주변으로 알러지가 납니다. 상처엔 빨간약이 진리인가요..

2.이웃백 같은 가족형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배가 간지럽습니다. 하루종일 근질근질~ 이후 그런곳은 아예 안가게 되네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리필되는 빵 때문인지 아니면 그곳만의 공기?때문인지..”

 

결과 – 일단 합격.

그런데 왜 그런지 이유를 좀 알아야 어벤져스로서의 활동이 가능하다. 어벤져스는 예컨대, 새우를 먹으면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이 있는데 모 패스트푸드점 새우버거를 먹고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든지 하는 걸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니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대체 왜 배가 간지러운 건지, 투철한 실험정신으로 일단 알아내시길 권한다.

 

 

“(특정 맥주에만 근육통이 생긴다는 말에) 저도 전지현 맥주 먹고 며칠 고생해서 안 먹고 있습니다.”

 

결과 – 합격.

내 경우, 국산 맥주는 카X와 하이X를 마시면 근육통이 생긴다. 가장 흔하게 마시게 되는 게 카X인 까닭에, 난 서른 전까진 당연히 맥주 마시고 난 다음 날엔 근육통이 찾아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야구장에 갔다가 골든라거인지를 마셨는데, 다음 날 아프지 않았다. 맥주에 따라 다른 건가 싶어 실험을 해봤는데, 확실하게 ‘다음 날 근육통이 생기는 맥주, 그렇지 않은 맥주’가 구분되었다.

 

아, 그리고 이거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난 근 20년을 안경 쓰고 보냈으면서, 내가 안경 닦는 수건의 앞뒤를 바꿔 사용했다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다. 당연히 하얀 쪽으로 안경알을 닦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림이 있는 쪽으로 닦는 게 맞다고 한다. 호두가 나무에서 열린다는 것, 그리고 파인애플이 꽃처럼 자라나 피어난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밀가루를 먹으면 손에 수포가 올라와요 허허헐.”

 

결과 – 탈락.

고심하다가, 너무 무서운 능력이라 탈락시키기로 결정했다.

 

 

“엇, 저는 가루세제 쓰면 팔안쪽이 벌겋게 붓고 18K 금귀걸이도 반나절만 하면 귀가 붓고 땀나면 벌겋게 변해요~~우와~~(응?)“

 

결과 – 합격.

해당 대원을 이상반응 어벤져스 ‘금속 및 화학제품 탐지 부서’에 배치한다.

 

 

“상처나면 붙이는 밴드, 유명한 것으로 대O밴드가 있죠. 이걸 붙였다가 떼어내려고 보면 접착부위가 부어오릅니다.”

 

결과 – 합격.

저 위에 있는 후디X, 메디X 어벤져스 대원 옆자리에 않도록.

 

 

“1. 전 식구들이 '풀 메탈 패닉' 이라고 불러요. 금속 알러지가 심해서, 흔한 스텐레스 시계줄도 못쓰고요, 청바지 앞에 있는 단추가 금속이쟎아요, 고게 닿는 배꼽위에 상처 생기고요...대일밴드 붙이고 입는데, 라텍스 알러지도 있어서 좀 비싼 대일밴드 붙이고 청바지 입어요.

 

2. 젤로 힘든건 향기에 관한 건데, 모든 향기가 아니고 특정하게 알러지를 일으키는 향이 있어요. 아니면 용해제 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이게 향이 안들어간 제품이 거의 없어서리, 세제라든가 화장품이라던가 등등.....무향을 찾다가 없으면 그냥 없이 삽니다. 그래서 화장품도 거의 없다능...눈물 닦고

 

3. 향기에 관한 알러지의 연속인데, Lynx 같은거 뿌리면 접근을 못할 정도로 재채기와 두통이 몰려와서, 울 애들이 엄마가 구챦은 날은 방에 Lynx 뿌립니다. 엄마 쫓는 방향제 라나...ㅋㅋㅋ“

 

결과 – 합격.

다양한 능력이 있으니, 금속탐지 부서와 공기청정 부서를 오갈 수 있는 종합반응 부서에 배치하도록 하겠다.

 

 

“심한 비염으로 공기중 먼지농도 1PPM (실험적 근거값 없음) 만 있어도 1헥토파스칼의 바람을 입에서 생성, 시간당 1L의 맑은 액체를 코에서 생성 가능한 능력을 보유중입니다.”

 

결과 – 합격.

공기청정 부서로 배정하겠다.

 

 

“저도 금속알러지가 있어서 악세사리도 금이 아니면 못하고 청바지만 입어도 넘 간지러워요.ㅠㅠ 닿는 부위에 흉터가 남아서 정말 보기 안좋아요.

슬리퍼도 못신는답니다. 피부에 닿는 부분이 넘 간지럽고 알러지가 생겨요. 그래서 양말 신고 신거나 쪼리를 신어요. 쪼리는 그래도 잘 고정돼서 그런지 더 낫더군요. 쪼리도 간지러울 때가 가끔 있긴 하지만요.

귀고리도 못해요. 뚫은 부위에 염증이 생겨 도무지 낫질 않더라구요. 세번 시도해봤는데 매번.. 여잔데 악세사리도 잘 못하고 이게 젤 슬프네요.

왜 우리집에서 저만 이런건지 모르겠어요.ㅋㅋ 복숭아 알러지도 있답니다. 몸이 선천적으로 예민한가봐요.“

 

결과 – 합격.

간지럼에 특화된 대원이라 특별히 간지럼 부서로 배정하도록 하겠다.

 

 

“저는 캐슈넛 알레르기가 너무 심해서 여기 온지 일년 좀 넘는 기간동안 새벽응급실을 두번이나 갔었어요. 목-상체-하체-발-얼굴-두피 순으로 온몸이 파충류처럼 변해요 ㅠ 근데 직접적으로 캐슈넛을 먹지않아도 캐슈넛을 볶았던 프라이팬에 한 다른 요리를 먹어도 반응이 오더라구요.;

근데 이거보다 더 황당한 일이요. 제가 과자를 너무 좋아해서 엄마가 새로나오는 과자들을 종종 보내주시는데요. 몽쉐바나나,오예바나나,초코파바나나 이걸 쌓아두고 즐겨먹는데. 어느날 또 급파충류가 됐어요 ㅠ 초코알레르긴가 하면 다른 초코는 또 괜찮았던듯 하고. 의사쌤이 알레르기 원인을 찾아야 피할 수 있으니, 이거저거 의심가는부분을 찾아보라하시는데 아무래도 저 과자들을 폭풍흡입후 바로 반응이 왔었기땜에 쟤네들로 생각하고, 하나하나 먹고 시간을 두고 반응을 관찰했어요(왜 또 이리 진지하게 ;) 근데 제가 낸 결론은 몽쉐바나나를 다른 오예랑 초코파랑 같이 먹으면 반응이 오고, 따로 시간을 많이 두고 먹으면 괜찮더라구요. 이걸로 결론내고 오예랑 초코파를 연속 먹은후 몽쉐를 먹었을때 한2-3분만에 눈꺼풀이랑 입주변을 시작으로 모기 몇백방 물린듯, 권투시합에서 케이오된 선수얼굴처럼 되는거보고 회사동료들이 식겁했네요 ㅎ

그래도 몽쉐바나나 너무 맛나서 ㅠ 많이 먹고 싶을땐 꼭 금욜밤같이, 먹고 나서 출근까지 회복시간이 있을때에 작정하고 야무지게 먹고 있어요.”

 

결과 – 합격.

해당 대원이 말한 제품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알러지를 유발하나 살펴봤더니, 상자 표면에 “이 제품은 땅콩을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보통 한국에선 ‘캐슈넛’이나 ‘마카다미아’ 등도 전부 ‘땅콩’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이유로 인해 알러지 반응이 일어난 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직접 시간을 두고 먹어가며 반응까지 관찰한 그 노력을 인정하여, 해당 대원을 이상반응 어벤져스 견과 및 제과류 부서 부장으로 임명하도록 하겠다.

 

 

“물만 마셔도 살찌는 것도 "이상반응 어벤져스"에 포함되려나요... =_=;;”

 

결과 – 탈락.

이렇게 묻어가려 하시면 곤란하다. 

 

 

“저는 어께 허벅지에 근육통, 관절통 같은게 느껴지면 반나절 이내로 비가 옵니다... 쓰고 보니 부끄럽네요;;; 할머니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

 

결과 – 합격.

해당 대원을 기상청 부서와 경로당 부서에 배정한다.

 

 

“저는 신선도 떨어지는 음식 구별 능력이 있는 어벤저스! 상태 안 좋은 고기(주로 고속도로 휴게소) 먹으면 다리에 두드러기 나고, 유제품이나 해산물 살짝 맛 간 거 먹으면 바로 배 아프고; 지난 번엔 김밥천국에서 뭘 잘못 먹었는지 온몸이 벌겋게 부어 올라 며칠 동안 약까지 먹었는데, 홈페이지도 없어서 블로그에 들어가 봤더니 비슷한 불만글이 줄줄이.. (그리고 그 각종 항의를 무참히 씹는 관리자)”

 

결과 – 합격.

해당 대원을 유통기한 부서와 정육 부서, 해산물 부서에 배정한다.

 

 

“전 비염증세가 특이한데, 남들은 콧물로 나오는데 저는 그게 목뒤로 넘어가서 가래처럼 나옵니다. ㅜㅜ 그래서 코안이 헐기라도 하면 피섞인 콧물이 목에서 나옵니다. ㅜㅜㅜㅜㅜㅜㅜ

대학때 친구들이 콧물을 목으로 뱉는다고 더럽다고 놀렸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어벤져스 되나요 저“

 

결과 – 탈락.

내가 피를 무서워해서 탈락. 어벤져스 가입은 뒤로 미루고, 일단 병원으로.

 

 

“쌀로*, 혹은 비슷한 쌀과자나 특정 조미료가 들어간 육개장을 먹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습니다.

가려워서 새벽까지 못자요.“

 

결과 – 합격.

몽X 바나나 먹으면 능력이 나타난다는 대원 옆자리로.

 

 

“저는 눈 부시면 재채기를 해요!! 햇빛 알레르기 아니냐고 많이 물어보던데 햇빛이 아니라 무슨 빛이든 눈이 부시면 재채기가 나와요ㅋㅋㅋ”

 

결과 – 탈락.

빛 재채기 반사는 동양인 중 25%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중뇌에 존재하는 광반사 중추가 눈부심에 반응할 때, 홍채의 동공 괄약근만을 조여야 하는데, 그게 동시에 코샘에서 콧물 분비까지를 일으켜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설이 있다. 최근 고속도로의 터널 부근 사고나 편대 비행 중인 조종사의 사고에, 이 ‘빛 재채기 반사’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한다. 운전하며 터널 지나갈 때 주의하시길.

 

 

“전 사과를 먹으면 (부사 뻘건사과) 식도랑 입술 입안..위액을 거치기전 소화기관의 점막이 다 붓고 쓰라립니다. 전생에 백설공주였나봐요. 그리고 오디(뽕나무열매)먹으면 죽을지도 몰라요. 조그만거 2알먹고 기도부어서 호흡곤란와서 응급실 갔거든요. 정숙한? 백설공주였나봐요 ㅋㅋㅋㅋㅋ”

 

결과 – 탈락.

전생에 백설공주가 아니라, 누에였던 걸로 의심되어서 탈락.

 

 

“으.. 저는 투박한 말투 알레르기인 것 같아요. 상대가 악의없이 한 말을, 악의없이 한 말이겠지 하고 좋게 넘기는 과정이 제게 너무 스트레스라서, 이런 과정을 굳이 안 겪게 해주는 사람만 만나고 싶어요.”

 

결과 – 합격.

나도 사연신청서를 읽으며, 분명 악의 없이 한 말이겠지만 “~했다만은”, “~나 하세요.”, “각색은 맘대로 하세요.” 등의 문장에서 턱턱 걸리곤 한다. 이런 부분을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좋은 조언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으니, 해당 대원을 심의위원회 부서에 배정한다.

 

 

자, 오늘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지다. 오늘 하루만 무사히 버티면 내일 불금이 찾아오니, 다들 무사히, 몸 조심히 목요일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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