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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

가난한 남친, 그의 리드를 안 따랐다가 헤어졌어요.

by 무한 2017. 2. 25.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나는 이십대 후반이라면,

 

- ‘나중에’ 뭘 어떻게 하고 싶다.

 

라는 이야기만 하기 보다는

 

- ‘현재’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라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은 현실인 까닭에, 서로 모아놓은 돈이 얼마쯤 되고, 집에서는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 뭘 하며 어떻게 먹고 살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 없이

 

“방 구해서 얼마쯤 같이 지내다가 결혼하자.”

 

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본인의 희망사항을 늘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N양의 경우, 남친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의 환경이나 상황이 결혼할 수 없는 조건이었기에 계속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건 그가 잘못한 게 아니니 접어두더라도, 노느라 모아둔 돈이 없으며 미래에 대한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는 지점은 분명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 부유한 N양은

 

“남친은 약간, 제가 자기 인생을 구해줄 것처럼 믿고 있었어요.”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여기서 보기에도 그는 N양과의 관계를 ‘연애’ 뿐만이 아닌 ‘기회’라고 여겼던 것 같다. 현재 그는 남의 집에 얹혀서 살고 있는데, 그렇기에 얹혀살던 그 집에서 ‘N양이 마련할 집(또는 둘이 돈을 합쳐 마련할 집)’으로의 환승을 기대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에게선 ‘내가 뭔가를 어떻게 하겠다’는 태도가 보이질 않으며, ‘우리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만이 강한 것 같다.

 

 

위의 문제 외에도 N양은 남친에 대해

 

- 허언증이 심하며, 습관적으로 거짓말 함.

- 애정결핍이 있으며 바람기가 심하고 노는 걸 좋아함.

- 현재 돈 아끼느라 밥도 잘 못 사먹을 정도로 어렵게 지냄.

 

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정도까지 확인했다면 거기서 돌아 나와야 하는 거다. 당장은 사귀는 사이니까 좀 더 만나보겠다며 시간만 보내고 있으면 안 된다. 그는 현재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는 것으로도 벅차할 정도인데 그렇다면 그런 사람과는 함께하기 어려운 것이며, 그런 와중에 그는 ‘나를 정말 사랑하는 거라면 동거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 듯 보이던데 난 그 주장을 따르는 게 N양의 인생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사랑 좋다. 사랑하니까 같이 있고 싶은 것도 좋다. 그런데

 

- 사랑하고 같이 있고 싶으니 동거하자. 네가 이쪽으로 와라. 내가 집을 얻어서 동거할 수도 있고, 아니면 둘이 돈을 합쳐 좀 더 좋은 집을 구할 수도 있다.

 

라는 주장을 하고, 그 주장에 따르지 않을 경우 결론이 ‘이별’이 된다는 건 협박에 지나지 않는 일이다. N양은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기에 ‘일단 가서 살아보자’고 마음을 먹었다가, 천만다행으로 SNS와 관련된 다툼이 생겨 현재 헤어진 상태다. 이걸 난 N양 조상님들께서 도우신 거라 생각하니, ‘남친 리드를 안 따르면 헤어지니까’라는 이유로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죽음의 골짜기 깊숙이 걸어들어가진 말았으면 한다.

 

“저희가 사귈 때 서로 폰에 위치추적앱을 깔아놨었거든요. 그런데 헤어진 지금도 남친은 위치추적앱을 삭제하지 않아서 제가 그의 동선을 볼 수 있어요. 남친은 이걸 왜 안 지운 거고, 또 SNS에 연애중 찍었던 사진도 그대로 둔 거고, 연애중으로 나오는 상태도 그대로 둔 걸까요? 위치추적앱을 작동시켜보니, 남친은 클럽도 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더라고요.”

 

그건 뭐, 그런 걸 깔아두었다는 걸 잊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고, 그게 아니라면 ‘네가 날 잡지 않으면 난 이렇게 놀 거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일 수 있다. 아니면, 그는 N양을 걱정하게 만들거나 헤어지겠다고 위협하는 걸 무기로 사용하던데, 그것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SNS사진은, 못 잊어서가 아니라 ‘나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다’, '내가 애써 잡진 않겠지만, 네가 날 잡으면 난 잡힐 수도 있다.'라는 걸 보여주려 놔두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거기에 너무 큰 의미는 두지 말길 바란다.

 

재회를 한다면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 후, 어느 정도 개선안을 세워두고 만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왜 헤어졌었는지’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 일을 피할 수 있는 거지, 당장의 조급함과 연락만 해도 다시 사귈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능성 때문에 만날 경우, N양은 그의 무절제하고 대책 없는 삶에 질질 끌려 다니게 될 뿐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N양이 결혼해 아이를 낳았을 때, 그가 아이의 아빠로 정말 괜찮은 사람일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현명한 답을 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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