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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순위로살펴보는연애

남친의 이별통보를 무르게 만든 여자들, 그 비법은?

by 무한 2017. 8. 24.

이별통보 징후를 느낀 여성대원들의 사연을 읽다 보면, 그녀들은

 

A.자존심 다 버리고 매달려서라도 붙잡는다. 생각할 시간이라도 벌어본다.

B.어차피 헤어질 거, 그간 마음 고생한 거 다 쏟아 붓는다. 욕이라도 해준다.

 

라는 극단적인 두 가지 선택지만 만지작거리는 걸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내게

 

“어떻게 보시나요? 가능성이 있어 보이시나요? 그런 거라면 A를 택하겠지만, 아니면 B를 택할래요. B를 택할 경우 좀 더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방법도 좀 알려주세요.”

 

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꼭 그렇게 둘 중 하나만을 고를 필요는 없다. 실제로 남친의 이별통보를 무르게 만든 사례를 보면, ‘이별통보 받는 중’이라는 판을 아예 바꿔버리거나, 남친의 예상을 뒤집는 반응을 보이거나, 이별통보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기보다는 그것마저 수용하는 듯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오늘은 바로 그, ‘남친의 이별통보를 무르게 만든 사례들’에 등장하는 멘트와 방법을 함께 알아보자.

 

 

1.그래, 무슨 말인지 잘 알겠어.

 

보통 남자들이 많이 하는 착각으로는

 

‘내가 헤어지자고 하면, 얘는 나 없이 못 살 것 같다고 하겠지? 실제로도 엄청 힘들어 할 거야.’

 

라는 게 있는데, 그런 착각을 단번에 뒤집으며 예상과 달리 덤덤하게 이별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저래버리면 그냥 끝나는 거 아닌가요? 헤어지자는 말에 알았다고 대답하고 끝내는 거잖아요?”

 

어떻게든 이별통보를 막아보려는 입장에서는 그런 걱정이 먼저 들 수 있긴 한데, 걱정과 달리 현실에서는 저런 태도가 상대로 하여금 ‘유기하는 것이 아니라 잃게 되는 것’이라는 마음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계속 더 만나기엔 아무래도 내가 아깝다거나 내가 더 손해를 보는 것 같아 헤어지자고 한 건데, 저런 리액션이 등장하니 자신이 정말 제대로 판단을 한 게 맞는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없으면 안 될 거라고, 제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거나 노력해 보자고 할 것 같았는데, 그런 예상과 달리 이쪽의 통보를 덤덤하게 수용하는 모습에 자신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난 더 괜찮은 상대를 만나고 여친은 그런 내게 매달리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받아들이는 걸 보니 오히려 여친이 더 괜찮은 상대를 만나고 나는 그런 여친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를 묻고 싶어지는 상황에 놓일 수 있을 것 같은 불안이 찾아올 수 있다.

 

“따지자면 자기가 찬 건데, 어떻게 그래놓고는 다른 사람 만난다고 ‘그럴 수 있는 거냐’는 생각을 할 수 있죠?”

 

그건 남녀를 불문하고 ‘무책임한 유기를 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카톡으로 이별통보를 해 놓곤 상대가 덤덤하게 수용하자 나중에 연락해서는 ‘우리 대화창 지웠냐’며 확인하려 드는 사례도 있고, 말 그대로 자기가 차놓고는 상대가 다른 연애를 시작하자 ‘나는 그래도 아직 혼자인데 넌 벌써 다른 사람 만나나 보네’하며 끝까지 이기적으로 구는 사례도 있다.

 

여하튼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상대가 진지하게 대화요청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어느 날 저녁 술 마시곤 연락해서 헛소리만 늘어놓으며 ‘날 잊은 건지’ 등을 묻는다거나, 아니면 ‘너라면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야’ 등의 이야기로 돌려 떠보기를 하려할 때, 거기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재회할 생각 없이 그저 지금 남은 감정으로 좀 자극해보고 안 되면 만다는 마음이 강할 뿐이니, 할 얘기가 있는 거라면 약속을 잡고 만나서 대화하기로 하자. 거기에 너무 쉽게 넘어가 버리면 ‘덤덤한 척’을 한 것으로 여겨져 더 휘둘리게 될 수 있으니, 그게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는 다급함 때문에 너무 쉽게 다시 매달리진 말도록 하자.

 

 

2.어떤 마음으로 헤어지자고 하는 건지, 알 것 같아.

 

이건 상대가 이쪽이란 사람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으며, 자신이 그간 다 이해하고 돌봐주거나 챙겨주었다고 착각하는 경우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우리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다 헤어디자이너가 영업을 한다는 걸 눈치 챘을 때, 겉으로 보이는 “아 그래요? 그럼 좋은 거네요!”하는 모습이 있는 반면, 속으로는 ‘날 호구로 봤나? 이거 온라인에서 만원인데 3만원에 팔려고 하네.’하는 모습도 있지 않은가. 연애 중 상대에게 전자의 모습만을 많이 보여줬다면 상대는 이쪽이 가만히만 있으니 가마니인 줄 알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이별통보를 하는 상대에게 ‘난 가마니가 아니야’라는 걸 보여주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상대에게 뭘 어떻게 얘기해야 하는 거죠?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전혀 안 떠오르는데요.”

 

그럴 땐 노멀로그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사연신청서’를 열어본 뒤 거기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채워보면 된다. 그러면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며, 적고 보니 자신의 연애가 어떻게 시작되어 무슨 일을 겪으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게 도착하는 사연신청서를 보면, 혼자 내면의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 그 신청서엔 나름의 생각을 가진 하나의 사람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첨부된 카톡대화를 보면, ‘이 사람이 이 사람 맞나?’싶을 정도로 철없는 모습만을 보이거나, 실없는 소리만을 하거나, 아니면 속으로는 다르게 생각하면서 겉으로만 ‘문제가 없도록’ 상대를 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며, 이쪽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그간 보인 말과 행동과 습관 등으로 상대에게 기록되어 있다. 내가 만약 이 매뉴얼을 네이버 블로거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잇님들 안냐세여~ ㅎㅎ 오늘은 이별통보 하려는 남친 바짓가랑이 붙잡는 대신 ‘니가가라 하와이’하는 방법을 알아볼 거예요! 미친 것처럼 보이지 않겠냐고요? 헤헷 이미 엎질러 진 마당에 뭘 더 못하겠어요! 작은 하마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야죠!”

 

라는 식으로 작성한다면, ‘이 사람은 또 무슨 이유로 이렇게 된 걸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바로 그러한 고정관념과 한계를 깨고, ‘나도 너만큼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며, 지금 이게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지 알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 생각하면 되겠다.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들을 핑계로 대며 헤어지자고 할 땐, 어차피 핑계일 뿐인 그 이유들을 내가 더 잘해서 고치겠다거나 함께 노력하자며 애먼 매달림을 하지 말고, ‘내가 보는 지금의 상황, 내게 느껴지는 너의 말들’에 대해 이야기하길 권한다.

 

 

3.난 이 연애를 하면서…. 네가 내 입장이라면.

 

앞서 이야기를 했듯, 연애를 하다 보면 상대의 사정이나 상황, 또는 상대에게도 있는 ‘가능성’등을 생각하지 않은 채 이쪽이 편한 대로만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A라는 남자가 여친에 대해

 

-날마다 자신의 얘기를 너무 많이 쏟아냄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있음

-계속 만나면 힘이 되기보다는 짐이 될 것 같음

 

이라는 평가를 하게 되는 것과 같다. 실제로 내 주변에도 꽤 오래 만나다 저런 이유들로 이별하게 된 커플이 있는데, 이후 여자는 새로 만난 남자와 결혼해 딸 둘 낳고 잘 살고 있다. 남자도 불행하진 않지만, 어쨌든 몇 번의 연애를 더 하다가 지금은 ‘돈 모으는 게 먼저’라는 생각으로 일에 매진하며 사는 중이다.

 

여친에게 파파걸 성향이 짙다는 이유로 이별을 한 커플도 있는데, 그 커플의 여자 역시 다른 사람과 결혼해 잘 살고 있다. 남자는 ‘걔 얼마 안 가 이혼할 것’이라는 예언을 했는데, 3년 넘게 잘 사는 모습을 보면서는 ‘나와 이별하며 깨달은 게 있기에 덕분에 그 문제 고쳤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바로 저 지점들을 짚어주며 환기를 시키는 것이, 이 방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이미 이쪽에 대해 저런 평가를 내린 후 그게 한계일 거라고 지어버린 상대에게, 나라고 이 연애가 마냥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며, 나도 이해하고 배려하고 인내한 부분이 있고, 우리의 이러이러한 문제는 나만 노력해서 맞출 게 아니라 서로 어찌어찌 했으면 좋았을 것 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는 것이다.

 

‘나도 헤어지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대립하라는 게 아니라, ‘내 입장’에서의 이 연애는 어떠했으며 또 무엇이었는지를 조곤조곤 설명해주란 의미다. 그러면 지금까지 자신의 입장에서만, 그 연애만을 두고 판단한 한계들에 대해, 상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상대의 근자감이 크면 클수록, ‘내가 이 연애 끝난다고 죽는다거나, 못 사는 거 아님. 나도 노력을 해왔던 거지, 미쳐서 그랬던 게 아님.’을 꼭 이야기 해주길 권한다.

 

 

물론 위의 방법들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이별통보를 무를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다만, ‘매달리거나, 원수가 되거나’의 단 두 가지 선택 앞에서 고민하던 대원들에겐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각 사례들에서 설명한 것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저 효과들을 경험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하나 더 얘기하자면, 이별통보를 받는 순간엔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을 떠올리길 권해주고 싶다. 그때는 당장 상대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내 세계와 같던 연애가 영영 끝나버리는 것 같다는 다급함에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일단은 상대의 마음이 그렇다는 걸 잘 알겠다고 대답하곤 생각할 시간을 버는 게 좋다. 최악의 사례는 홧김에 맞붙어 갈기갈기 찢어 놓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울며 매달리는 거니, 그것만은 제발 피하길 바란다. 그리고 바로 그런 순간에 긴급사연을 보내라고 노멀로그 신청서가 있는 거니, 신청서를 꼭꼭 눌러 채워가며 생각도 다시 해보고, 도움도 요청하자. 신청서는 노멀로그 공지글에 마련되어 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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