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사귀면 자신이 상처만 줄 뿐이라느니, 또는 자신은 나쁜 남자니 좋은 남자 만나라느니 하며 이별통보를 해놓고는, 여자친구가 알았다며 이별을 받아들이면 자꾸 연락을 해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여성대원들은
“정말 잡고 싶으면 저와 만나자고 하든지, 아니면 통화로라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하면 될 텐데, 왜 그런 것 없이 연락해서는 결론도 없이 주저리주저리 하다가 끊고 마는 건지 모르겠어요.”
라며 고통을 호소하곤 하는데, 구남친이 계속 그렇게 찔러대는 까닭에 갈팡질팡하고 있는 여성대원들을 위해 이 매뉴얼을 준비했다. 읽어보고, 벚꽃 피기 전에 결단 내리고 정리하자. 출발!
1. 아직 내게 반해있다는 걸 확인하고자.
자신은 훌훌 털고 연애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구여친은 그러지 못하리라 착각하는 남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심한 경우, 구여친이 이별 후 새로운 연애를 하다 결혼까지 한 상황에서,
“걔는 지금이라도 내가 전화하면 바로 나올 걸. 난 분명 그러리라는 자신이 있어.”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례도 있다.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경우와 그렇게 믿고 싶은 경우로 나뉘긴 하는데, 여하튼 그런 생각으로 구여친에게 연락을 했다가 욕을 먹고도
‘훗, 나에 대한 마음을 어쩌지 못해 저렇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군. 나랑 한 게 진짜 사랑이고 지금 만나는 남자와 하는 건 가짜 사랑인데, 자존심 때문에 진짜 사랑을 놓치는군.’
이라며 합리화를 하기도 한다.
위와 같은 마음으로 찔러보는 남자들은, 이렇다 할 결론 없이 계속 ‘재회의 가능성’이나 ‘내가 아직 널 잊지는 않았다는 것’만을 떡밥처럼 던지곤 한다. ‘내 마음은 이러이러하다’라고 용기 있게 말하거나 ‘앞으로 뭘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게 아니라, 빙빙 돌리고 열심히 꼬아가며 알쏭달쏭한 얘기만 하거나, 괴상한 조건부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물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가장 빈번하게 벌어지는 관계엔
- 남자가 자신이 대단하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타입이었음.
- 남자에게 허세가 많았는데, 여자가 지적하진 않고 그냥 장단을 맞춰주곤 했음.
- 연애 중 여자가 ‘을’의 입장에서 남자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쪽이었음.
이라는 특징이 있다. 혹 자신이 위의 경우에 속한다면, 상대는 그냥 연애 중 보이던 허세와 근자감, 착각을 헤어진 지금도 보이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으니, 상대가 보이는 태도의 기저에는 그런 것들이 깔려있는 게 아닌지 냉정하게 살펴보고 판단하길 권한다.
2. ‘난 잘 못 지내’ 코스프레를 하고자.
이건 엄살을 피우며 관심을 받고 싶거나, 자기 마음대로 아예 상황을 바꾼 채 자신의 비련의 주인공인 척 하는 걸 즐기는 거라 보면 되겠다.
- 헤어지자고는 내가 했지만 난 아직 끝난 게 아닌데 너는 나를 잊으려 하는구나.
정도의 마음이라고 할까. 그래서
“너 같은 여자는 못 만날 거야.”
“너만큼 날 좋아해줄 여자는 없을 거야.”
“잘 지내는 것 보니까 좋네. 내가 좀 더 빠른 선택을 했어야 하는데.”
“사귀면서 내가 힘들게만 했던 것 같아서 미안해.”
“미안했고 행복하게 잘 살아 안녕.”
등의 멘트와 함께 쓴 눈물을 삼키며 돌아서는 척 하는 경우가 많다.
뭐, 그렇게 한 번 그러고 정말 돌아서는 거라면 혹 진심이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기도 한데, 대부분 상대의 저런 연락이 지지난주에 한 번, 지난주에 두 번, 이번 주에 한 번, 뭐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SNS에 술이 생각난다느니,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을 이제야 알겠다느니, 하는 남김말을 적거나 자신은 구여친의 행복만을 빌어주는 사람인 듯한 뉘앙스의 멘트를 하기도 한다.
병 없이 신음하는 것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는 영역이라, 저러는 걸 받아주면 그냥 계속 저럴 수 있다. 어차피 저 떡밥은 줄도 이어져 있지 않은 그냥 밑밥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저럴 땐
- 너의 통보에 내가 동의한다고 해서 나의 결정이 되는 게 아니다. 넌 지금 너의 결정을 나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일 뿐이다.
라는 의미로 응답해주길 권한다. 대략,
“넌 그렇다는 거지? 잘 알겠어.”
정도로 대응하면 된다. 그러면 또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너는 어떤지….”라는 뉘앙스로 다른 밑밥을 깔 텐데, 그럴 땐 “뭔가를 말하고자 하는 거라면, 너의 마음과 결정이 어떻다는 걸 분명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받거나, “최선을 다한 사람은 미련이 없대. 미련이 남는다는 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건데, 다시 만나도 최선을 다 할 생각이 없다면 미련에 대해 구구절절 말하진 말아야 할 것 같아.”정도로 받으면 된다. 여지를 남기는 듯한 상대의 멘트에 넘어가 휘둘리지 말고, 분명하게 정리된 상대의 생각과 마음이 어떤지를 확실하게 들어보고 밝히길 권한다.
3. 재회할 자신은 부족한데, 이대로 잊거나 잊히기도 싫어서.
차라리 다들 구남친이 이런 마음으로 연락한 것이기를 바랄 수 있는데, 이건 좋게 말하면
- 헤어지고 나니 구여친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더욱 크게 느끼게 되어서.
라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 그간 함께 지내왔던 관성 때문에.
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상황인 관계엔
- 남자가 걱정, 또는 겁이 많은 타입.
- 남자 집안의 반대, 또는 남자의 환경 때문에 헤어짐.
- 헤어지기 전 남자가 여자를 무서워하던 관계였음.
등의 특징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게 아무래도 저 위에서 이야기한 두 경우보단 좀 나아 보이지만, 이것 역시 ‘여전히 갈팡질팡이라면, 미래도 갈팡질팡일 확률 높음’이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확실하게 결론을 짓지 않으면 남자가 갈팡질팡하는 만큼 여자는 희망고문을 당하게 될 수 있고, ‘일단 문제를 접어두고 만나 보자’는 식의 관계를 이어가다가도 문제가 고개를 들면 다시 또 ‘여기서부턴 다시 남으로’ 지내게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놓인 여성대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양보’와 ‘타협’이라는 것도 있다는 걸 기억한 채 상대와 대화를 해보라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의 생각을 얘기해도 이쪽에선 무조건 이쪽의 생각만을 고집하다 헤어졌다거나, 아니면 당장 상대가 할 수 없거나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는 부분을 집요하게 지적하고 책임을 묻다 헤어졌다면, 그의 입장에서도 그 상황이 참 곤란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대화에 임해보길 바란다. 단, 충분히 그렇게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갈팡질팡할 뿐이라면, 상대는 훗날 더 큰 문제를 앞에 두고도 그럴 수 있다는 걸 기억하며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상황에 처해있는 여성대원들은, 공통적으로
“이 남자는 왜 이러는 건가요?”
“제가 이 연애를 계속 한다면, 그건 의미가 있는 일일까요?”
“연락이 오는 걸 보면 그게 뭐든 마음은 있다는 것 아닐까요?”
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난 그런 대원들에게
“그런 고민 그만하시고, 그 사람 보다 괜찮은 사람이 정말 없을 것 같은지, 그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지, 그 사람과의 연애가 과연 행복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가만히 보면 그 사연들엔, 상대가 허세만 부렸다거나, 결혼은 다른 여자와 할 거라는 등의 말을 했다거나, 사실 이쪽도 반쯤 포기한 상태였는데 상대가 이별통보를 한 것이었다거나 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헤어지기 전에도 그다지 행복하거나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당장 헤어졌다는 것에 슬프고 상대가 연락을 해왔다는 이유로 재회한다면, 그땐 그 연애가 저절로 행복모드로 바뀌어져 있을까? ‘다시 만날 생각으로 상대가 이러는 건지’를 고민하기 전에, ‘우리는 행복했는지, 왜 헤어졌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자 그럼, 다들 불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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