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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봐야 할 영화. 몇 주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연을 하나 읽었다. 제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오늘 여동생 정신교육을 시켰습니다."였나, 그랬을 거다. 여하튼 내가 '여동생'과 '정신교육'이란 키워드에 끌려 그 글을 클릭한 것은 확실하다. 편모 가정. 오빠는 대학교 이 학년. 여동생은 고등학교 삼 학년. 여동생은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학업은 포기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사고를 치고 다니는 상황. 오빠의 '정신교육'이 있기 몇 주 전부턴, 여동생이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글을 작성한 '오빠'는, 어머니는 당장 생계를 꾸려나가기 급급해서, 자긴 자기대로 학비를 마련하느라 바빠 여동생과 제대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 '정신교육'을 위해 그가 처음부터 폭력을 계획한 건 아.. 2011. 11. 13.
록키, 전성기 없는 사람들에게 두 다리에 힘주라고 말하다. 내가 스무 살일 때, 나보다 열 살 더 많았던 K형이 말했다. "이건 뭐 펴보지도 못했는데 지는 것 같어. 야, 너도 한 달에 십만 원씩이라도 모아. 그럼 내 나이 되면 천만 원이야. 내가 지금 천만 원만 있어도 뭘 해보겠는데, 아무 것도 없다. 뭐, 씨, 할 게 없어." 난 저 '조언과 신세한탄이 겸해진 이야기'를, 이후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겁먹지 말고, 그 나이 때 질러. 못 지르면 나처럼 된다."라거나 "매일 영어 단어 열 개씩만 외워봐. 그게 일 년이면 몇 개야? 아무튼,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꼭 해라."따위의 이야기로.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 전성기는 오지 않을 거야. 아니, 이미 놓쳐버린 건지도 모르지."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 2011. 11. 2.
생일맞이 <무한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놀이 며칠 전, 경기북부병무지청장에게서 편지가 한 통 왔다.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계시는 귀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경기도 전역에서 충무훈련을 실시합니다. 충무훈련은 비상시를 대비하여 불시에 병력 및 물자를 동원하는 대단위 정부종합훈련입니다. 충무훈련에 대하여 다음 사항을 안내하오니..." '뭔가 착오가 있나 보군. 난 동원 훈련 다 끝난 사람인데. 후후.'라는 생각을 했다. 병무청에 전화를 걸어 "어익후, 이거 수고가 많으십니다. 다름이 아니라 통지서가 잘못 날아와서요. 허허."라며 거드름을 좀 피우려고 하는데, 안내문 중간쯤에, "훈련을 다 받으신 분도 반드시 입영하셔야 합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응? 잠깐만. 이거, 나도 가야 하는 거였다. 충무훈련이 뭔가 웹에서 검색해 보니, .. 2011. 10. 19.
공원에서 사람에게 일촌신청하는 까치 이야기 양말 두 켤레를 준비한다. 한 양말 속에 다른 양말을 넣고 발목 부분을 묶는다. 간디(애완견, 애프리 푸들)의 훌륭한 장난감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애완견 장난감'들도 사용해 봤지만, 간디는 오직 양말에만 관심을 보인다. 그 날 오전에도 간디와 함께 공원에서 '양말 던지면 물어오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주머니들이 공원을 장악하는 오후 시간에 그 놀이를 하면 아주머니들이 "총각! 이거 말고, 강아지 장난감 팔아. 그거 하나 사서 해."라며 말을 걸어오는 까닭에 난 주로 이른 시간 공원에 간다. 그렇게 말을 걸어오는 아주머니들에게 "장난감도 사서 해 봤는데, 대부분 너무 무거워서 잘 물어 오질 못하더라고요. 양말만큼 흥미를 보이지도 않고요. 프리스비 제품도 사서 해 봤는데, 얘가 물어 오기엔 지름이 너.. 2011.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