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337

넌 정말 착하다던 말이 미안하다는 말로 바뀌며 이별. 저도 참 정이 많으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성보다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편입니다. 이제 막 친해진 누군가가 있으면, 전 그 사람도 내 마음과 같은 거라 생각하며 계산하지 않고 마음으로 다가가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일이 벌어지면 주로 상처를 받는 쪽에, 실망하는 쪽에, 무너지는 쪽에 속하곤 합니다. '다급할 때 카톡 친추해 제발 한 마디라도 해달라고 부탁하다가, 훗날 갈등이 지나가고 나면 그저 카톡 게임초대 보내 하트 하나 얻을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제가 병적으로 싫어하는 것 역시, 그 일을 겪고 나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제가 생각한 것과 달리 깃털보다 가벼운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연을 보내시는 분께는 제가 그저, 사연을 보내면 매뉴얼을 발행해주는 매뉴얼 머신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 2015. 11. 3.
구남친의 갑질과 저주, 어떡하죠? 언젠가 이런 사연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여성분이 소개팅 어플에 자신을 등록했는데, 비키니 입고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두었답니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본 남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메시지를 보내는 까닭에, 답장을 해주느라 생활에까지 지장이 있다는 게 그 분의 고민이었습니다. 또 그분이 그 어플에서 만난 남자 중 '정상적인 남자'라고 생각했던 남자도, 결국은 비키니 얘기를 꺼내며 사진을 요구하고 이상한 쪽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 역시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여하튼 그래서 전, 그 여성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그냥 평범한 걸로 바꾸거나, 아니면 동물사진 같은 걸 올리면 어떨까요?" 저는 분명 저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 여성분은 사진을 바꾸진 않았고, 계속해서 남자들이 귀.. 2015. 10. 29.
이별했어요. 슬픔도 슬픔이지만 아무 의욕이 없어요. 갓 이별한 대원들이 글 한 편 읽어서 이별 후의 감정이 다 사라질 수 있다면, 저는 하루에 몇 편이라도 글을 쓰겠습니다. 사연을 주시는 분들은 자신이 얼른 괜찮아지길 바라며 매뉴얼을 부탁하시곤 하는데, 매뉴얼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동쪽으로 가면 섬이 하나 있을 겁니다. 일단 그 섬에 내려서 정비하신 후,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시면 될 겁니다. 물과 먹을 것을 챙겨 남쪽으로 내려가면, 배를 댈 곳이 있을 겁니다. 이전에 이 지점에서 표류하신 분들이 대개 그 루트를 따라가 뭍에 내렸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별과 함께 사라진 나침반을 대신해 길을 알려주는 것이지, 나침반 분실로 인한 표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때문에 매뉴얼을 읽고도 금방 .. 2015. 10. 23.
바라는 만큼 사랑해 줄 수 없으니 헤어지자는 남친. 서른 넘어 헤어져도 잘 사는 사람 많습니다. 그러니 제발 '서른'이라는 나이 때문에 패닉에 빠지거나 결혼에 대한 강박 같은 것에 시달리진 마셨으면 합니다. 제게 도착하는 사연 중엔, 어떻게든 이게 마지막 사랑이어야 하며 결혼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차 떼고, 포 떼고, 다 양보해서라도 우린 결혼까지 가는 거다. 면사포 쓸 영광의 그날을 위해!' 라는 심정으로 돌격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 대원들은 남친이 죽으라고 하면 죽는 시늉까지 해서라도 결혼을 쟁취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마치 시험종료 3분이 남은 상황에서 다 못 채운 오회말카드를(응?) 아무렇게나 마구 칠해 넣는 느낌으로 결혼을 하려 듭니다. 당연히 그러면 그럴수록 상대는 거부감만 더 느끼기에 잘 될 리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이.. 2015.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