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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만남3

더 늦기 전에 고백하려다 실수하고 만 남자 외 1편 노랑이(새끼 고양이)가 하룻밤을 무사히 넘기긴 했는데, 여기서 더 나빠질 순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더 나빠지고 말았다. 먹질 않으니 가죽은 더 후퇴할 곳이 없을 정도로 뼈에 달라붙었고, 그래서 얼굴은 마치 눈알이 튀어나오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변했으며, 입을 벌린 채 겨우겨우 숨을 쉬고 있다. 어젯밤, 간헐적으로 박스를 긁어대는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시끄러워서는 아니다. 아주 잠깐 긁어대는 거라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리인데, 그게 아파서 그러는 건지, 박스 안이 너무 어둡기에 무서워서 그러는 건지, 배가 고파서 인지, 목이 말라서 인지, 아니면 절박하게 필요한 것이 있어 부르려고 그러는 건지, 한 쪽으로만 기대고 있으니 몸이 아파 자세를 .. 2016. 6. 15.
불타는 짧은 연애 후 잠적한 남자, 어떡해? 불타는 짧은 연애 후 잠적한 남자, 어떡해? 심각하다. 사연을 보낸 C양은 남들이 열여섯 살 때나 할 법한 일을 하고 있다. 단언컨대 그거, 펜팔상대와 서로 감수성 증폭시키며 '멜로 영화에 등장할 법한 러브레터' 쓰는 것일 뿐이다. "지난 며칠간 일어났던 일이 꿈같아.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너의 존재를 몰랐는데, 지금 난 널 그리워하고 있어. (중략) 신은 오늘 밤 너를 만나게 해달라는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지만, 난 신을 원망하지 않아. 난 신께서 널 알게 해주시고, 만나게 해 주신 걸 감사드려." 상대와 스마트폰 어플로 알게 된 지 5일 만에 C양이 한 말이다. 이후 C양은 직장에 연차를 신청하곤 상대가 살고 있는 외국까지 가기도 한다. 감정 하나만 붙잡고 하얗게 불태운 것이다. 총체적 난국인 C.. 2013. 6. 28.
가볍게 만나려던 남자에게 반한 여자, 문제는? 가볍게 만나려던 남자에게 반한 여자, 문제는?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그대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별'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렸다. 그 글은 며칠 전 헤어진 남자친구를 원망하는 글이다. 그런데 그 글 밑에 댓글이 하나 달렸다. "제가 힘이 되어드리고 싶군요. 연락 주세요. 010-..." 이 댓글을 본 그대는 그에게 연락을 하겠는가? 머리에 총을 맞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연락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총 맞은 사람이, 있었다. "총 맞은 것처럼~ 정신이 너무 없어~♬"라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최양. 이별을 한 직후엔 개수작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진다. 때문에 멀쩡할 땐 코웃음 칠 수 있는 수작에도, 이별 후 심신이 약해진 상태에선 덜컥, 걸려들고 마는 것이다. 1.일회용과 과감함의 관계 '사귀는 것.. 2011.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