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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3

취향도 잘 맞고 매너도 좋은 남자, 그와 사귀고 싶어요. 그러니까 이게 사람 성격이고 취향이고 뭐 그런 건데, 소영씨는 좀 긴장 푼 모습으로 편하게 대하기가 살짝 어려운 타입입니다. 같이 영화를 봐도 킬링타임용 액션영화는 질색할 것 같고, 유행가 얘기를 했다가는 수준 낮은 사람처럼 보일 것 같으며, 와인 마시자고 해야지 소주 마시자고 했다간 미개하게 여겨질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특이하고 흥미롭기는 한데, 편하지가 않습니다. 보통 소영씨 타입의 대원들이 보낸 사연을 보면 독백하듯 써내려가는 ‘사연신청서’엔 풍부한 인문학적 교양이 보이더라도 카톡에선 사람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소영씨의 경우는 사연신청서와 카톡대화 둘 다 잘 다려진 옷 같습니다. 각이 잘 잡혀있는 건 좋은데, 그래서야 어디 좀 철퍼덕 앉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영씨도, 상대와 대화하려면 막.. 2018. 9. 18.
정말 똑똑한데 연애만 못하는 여자, 이유는? 평균 2~3주에 한 번 꼴로, 난 똑똑한 여자들의 사연을 받아보곤 한다. 그녀들은 아는 것도 많고, 들은 것도 많으며, 자신만의 확고한 연애관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썸을 타거나 연애한 상대에 대해 -, 2018 공민지 류의 신청서를 보낸다는 특징이 있다. 그 내용은 대략 “엄밀히 말하면, 그분은 사회적 생존력이라는 측면에서 결혼상대자로서 적합한 사람은….” 이란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는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뭐야 이거, 그럴 듯 하잖아…’하며 그녀를 연애연구소 직원으로 뽑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연구직으로. 그녀들은 혈액형 별 사람 분류에 대해 코웃음을 치지만 MBTI 성격유형은 신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여하튼 그렇게 논문 몇 편은 후딱 쓸 수 있을 정도로 분석을 잘하지만 정.. 2018. 4. 15.
바쁘며 냉소적인 남자를 좋아하는 B양, 해결책은? 바쁘며 냉소적인 남자를 좋아하는 B양, 해결책은? 연애 매뉴얼을 발행하다보니, "그럼 무한님은 얼마나 연애를 잘 하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잘'이라는 기준이, 아무 갈등도 없으며 언제나 행복과 즐거움만 가득한 연애를 하는 것이라면, 그닥 잘하고 있지 못하다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잘'이라는 기준이, 자신의 형편없음을 깨달으며 문제의 해답을 함께 구하는 연애를 하는 것이라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본선에 진출할 정도는 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나는 사람이다. 인간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것치고 나에게 낯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테렌티우스의 말이다. 연애 사연을 읽으며 나는 종종 저 말을 떠올린다. 사연에 등장하는 남자들에게서 내 모습을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2012. 5. 14.